549회
준비
"마계가 중간계로 전송될 확률은 37% 수준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귀족 및 군주급 마족이 모습을 들어낼 경우에 84%까지 상승합니다."
"추가로 루시퍼가 자기 희생까지 더 한다면 98% 정도 수준의 완성도를 유지한 마계가 중간계에 전송되면 신마대전이 펼쳐지게 될 겁니다."
연이은 부하 직원들의 보고에 장원영 팀장은 지끈거리는 두통을 없애기 위하여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드래곤들이 활동을 하는데 종말이 움직이진 않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중간계의 이번 사태는 중간계의 존재들이 마계화라는 작업을 1차적으로 진행하여 생긴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 서버의 카르마 수치를 확인했을 때 종말이 활동하는 시기는 아니지만…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더욱 더 머리가 아파지는 말을 들으면서 왜 이런 미친 판단을 루시퍼가 내릴 수 밖에 없었는지, 왜 지금 움직이는 것인지를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노력의 결실로 벨페고르와 간신히 접촉을 하여 해당 부분에 대해서 파악을 하고자 했으나 결과는 없었다.
벨페고르 역시 모든 것은 흘러가는 운명과 같다는 뜬 구름 잡는 소리를 내뱉을 뿐이었다.
이 말을 내뱉을 때 장난기 없는 진지한 말이었기 때문에 운영진들은 해당 내용을 파악하고자 했는데 결론으로 추론한 것은 창조주 가이아, 즉 서버 컴퓨터의 의지라고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이아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는데 지금 히어로 크로니클은 너무 순항 중에 있었다.
큰 문제도 없었고 각자의 즐거움을 표현하며 모험가들도 자리를 잘 잡은 상태였다.
초기에 일부 국가에서 작업장 형식으로 진행을 하려다 토벌을 당하는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기는 했어도 이는 곧 빠르게 사라졌다.
그것을 하지 않아도 더 즐겁게 게임을 즐기면서 골드를 모을 수 있는 방법들을 라온 크루가 풀어나가면서 무의미한 반복 노동 보다는 즐기면서 골드 수급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런 집단 세력에서 독립을 하는 이들도 생겼고 빠르게 자정 작용을 하기 시작했다.
즉 서버 컴퓨터가 문제로 삼을 부분이 전혀 없었다는 뜻이었다.
이 부분을 파악하고 난 뒤에 서버 컴퓨터인 가이아의 AI에 문제를 제기하고 만남을 가지려 했지만 강제로 접촉을 하려고 한다면 서버를 리셋 시키겠다는 문구가 전달되고 있는 상태였다.
다만 운영진의 권한을 폭 넓게 해주었는데 이는 수습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좀 더 주었다는 뜻이라서 이거라도 잘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운영진들을 마계 전역에 뿌린다면 어느 정도 될까."
"한 30%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겁니다. 동대륙의 단군과 접촉을 했는데, 해당 문제를 이미 천계에서 파악을 한 듯 싶습니다. 도움을 준다고 이야기를 했고 단군이 제대로 도와준다면 중간계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80% 정도까지 커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모험가들이 20%만 막으면 된다는 건가?"
"네. 하지만… 단군이 이야기 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 남과 북 그리고 동대륙에 마계가 전송이 된다면 제대로 할 수 있지만 서대륙에 걸친다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쪽의 황제는 중간계가 멸망해도 중립인 만큼 본인의 영역에 타존재가 힘을 쓰는 것을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르메쉬!"
장원영은 기르메쉬를 부르며 분통을 터트리며 주먹으로 사무용 책상을 내리쳤다.
"아니, 이 미친 녀석은 그렇게 중간계를 아끼면서 왜!"
"마계화… 로 인한 사태고 이게 그들의 선택이라서 그런 듯 싶습니다. 이번에 보고가 들어 온 것이 있는 마계화에 핵심적으로 쓰인 마족들을 파악했는데 혼혈족이었습니다. 반인반마로 몽마들을 이용해서 만든 존재로 중간계에 몽마들한테 넘어간 존재들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모험가들도 있다고 합니다."
"… 모험가들이?!"
"아무래도 유희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환장하겠네. 무슨 유희야!"
"그… 이런 말을 하기 좀 그렇지만… 음. 몽마들의 외형이 좀 너무 좋다 보니까… 그 모험가들 중에서 좀… 아직 연애 경험이 없는… 그… 뭐, 그렇다고 해야 하나. 좀… 어음."
솔로들을 적극적으로 노려서 진행했다는 부하 직원의 설명에 장원영 팀장은 잠시 얼굴이 발갛게 되었다가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 그러니까 솔로들이 몽마들에게 넘어갔다는 거야?"
"네… 뭐, 좀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건 비단 남성들만 아닙니다. 여성들도 마찬가집니다. 그 몽마들이 워낙 아이돌 뺨 치게 생기다 보니."
"… 환장하겠네."
"그래도 숫자가 대략 1000명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1000명이 많지! 얘들이 U튜브나 방송으로 홍보해 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분명히 생길 거라고."
"아… 그게 또 그렇게 되네요."
"후우, 현실에서 사귈 것이지 왜? 아니 그리고 사귀려면 정상적으로 인간 쪽을 택하던가 그도 아니면 중간계 인물들을 사귀면 되는 거지. 그러니 연애를 못하는 거지. 어휴!"
"… 팀장님. 그건 좀 말이 너무 과하신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도 유저입니다."
주눅이 든 채로 이야기를 하던 부하 직원이 조금은 강경한 어투로 이야기를 하니 장원영 팀장은 화가 나기 보다는 실수라는 것을 인정했다.
히어로 크로니클은 무한한 자유를 부여한 곳이니 저들의 방식 역시 즐기는 것 중에 하나이다.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고 이걸 탓할 순 없다.
"후, 그래. 내가 민감했네. 실수했어."
"네? 아… 그. 조금 화가 많으셔서 혹시 이게 실수 하실까 말씀드린 겁니다. 주제 넘었다면 죄송합니다."
"아니야. 맞는 말이야. 요새 쌓인게 많아. 누구는 머리 터지게 마계화 토벌하고 문제 해결 위해서 노력하는데 누군 몽마랑 희희덕 거리면서 논다고 하니까 화가 욱하고 끌어 오르네."
"… 예. 뭐,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하아…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그나저나 라온 길드 반응은 어떤 가요? 거기가 좀 많이 도와줘야 하는데."
라온 길드는 운영진들 입장에서는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였다.
사실 상 군주급 마족을 제외하면 어지간한 마계의 영토를 빼앗을 수 있을 정도로 라온 길드는 강력했다.
특히 상급 마족이 진행한 마계화 관련 부분을 홀로 토벌한 준혁의 모습은 운영진 입장에서도 경악을 금치 못할 수준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최상급 마족 수준이 된다는 뜻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중간 이상의 실력자로 말이다. 그 말은 그랜드 마스터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그 실력이 초급, 중급을 넘어선 상급 이상의 경지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었고 이건 확실히 영향력이 강력한 수준이었다.
그 외에도 마스터 급에 도달한 인원이 현재 파악이 된 수치가 192명에 도달한 상태였는데 초급 152 명, 중급 40명에 해당했다.
라온 크루에 속한 전투 메인 직업군은 전원 중급인 상태였고 임원급 역시 중급 및 거의 중급에 도달한 수치를 찍고 있었다.
이들이 그나마 마계화 관련 부분을 꾸준히 진행해주고 있어서 꾸역꾸역 버티고 있는데 최근에 준혁이 어째서인지 몰라도 방송에 있어서 토벌 보다는 다른 콘텐츠들을 주로 진행하고 있어서 운영진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토벌을 좀 부탁한다는 말을 하기도 그런 것이 방송 콘텐츠를 보니 이건 다른 곳과 계약을 해서 일정이 짜여져 있었으며 이걸 무시하고 계속 돌아 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낚시 대회가 진행되고 난 뒤에 마계화 토벌보다는 조금 느긋하게 서브 직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아무래도 마계화 자체를 크게 위험하게 보지 않는 듯 합니다. 이벤트라고 생각을 하니까… 적당히 참여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후우… 머리가 아프군."
"아무래도 가장 오래 마계화를 상대한 곳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더 할 겁니다. 계속해서 동일 콘텐츠를 진행한 꼴이니까요. 그나마 라온 용병단에 속한 인원들은 용병 포인트 때문에 쉬지 않고 타이트하게 일정을 진행한다고 하네요."
부하 직원의 이야기는 틀리지 않았다. 확실히 가장 먼저 마계화 관련 의뢰를 받고 부지런히 처리하며 돌아다닌 라온 길드 입장에서는 지겨울 때도 되었다.
다른 의뢰 퀘스트도 많고 살필 것도 많은데 굳이 이제 여기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꽤 있었으니 말이다.
"… 강준혁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좀 해야겠지?"
"아무래도 우리를 지원하는 역할인 만큼 조금 더 신경을 써 달라고 하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겠지?"
"대신에 좀 지원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지원이야 뭐 얼마든지 가능하니까. 제발 의뢰 좀 더 돌아서 시간을 늦춰졌으면 좋겠네."
현금 지원이든 게임 지원이든 뭐든 다 해줄 수 있으니 부디 자신들이 늘어난 권한으로 최소한의 피해가 나올 수 있게 수정할 수 있는 시간만 좀 벌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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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