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회
준비
"준혁씨에게 면목이 없네요."
장원영 팀장이 부끄러움에 붉게 달아 오른 얼굴을 숙이며 사죄하듯 이야기를 하니 준혁은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어, 아닙니다. 뭐, 그럴 수도 있죠. 제가 분명히 협조를 더 한다고 이야기를 했던 부분도 있는걸요."
"그래도… 최근에 여러 콘텐츠를 진행 중에 있잖아요. 그것도 히어로 크로니클 관련 콘텐츠도 섞여져 있고요."
"음! 뭐, 그렇긴 한데요. 금방 콘텐츠가 끝날 거라서요. 괜찮습니다. 그렇게까지 생각을 하지 않으셔도 돼요."
준혁이 되려 위로의 말을 건네 주니 장원영 팀장의 안색은 그나마 조금 풀렸다. 사실 준혁은 오늘 만남에 있어서 마계화 관련 부분으로 자신이 뭔가 주도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할 생각이었다.
아주 크게 말이다. 슬슬 마족에 대한 공격성을 더 키워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낚시 대회로 인해서 살짝 꼬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저 다크 서클 봐. 위로를 내가 해줘야지.'
장원영 팀장 외에도 다른 수 많은 직원들이 하얗게 질린 얼굴에 짙은 다크 서클이 정말 거짓말 하나도 보태지 않고 광대 근처까지 내려오려는 모습을 보였는데 집에도 못들어 가고 현재 회사에서 살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좀비 같았지.'
그저 집에서 쉬고 싶다. 잠을 좀 더 자고 싶다는 소리를 하면서 서버 컴퓨터를 향해서 울분을 터트리는 이들이 꽤 보였는데, 그걸 볼 때마다 꽤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리고 대표인 위신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게 되었는데, 수습을 도와준다고 해 놓고서 직원들을 오지게 굴리고 있었다.
장원영 팀장은 좀 다를까 했지만 그녀 역시 별반 다를 것 없이 구르는 듯 보였고 대표의 의중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에게는 1000억 원이 넘는 미친 듯한 거금을 준다고 이야기를 해 놓고는 직원들은 그냥 굴린다?
'이해할 수가 없다.'
혹시 서버 컴퓨터를 시켜서 일부러 조작을 한 것인가?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내 장원영 팀장의 안도의 한숨 소리에 정신을 바로 한 준혁은 차릴 수 있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그리고 마계화 관련으로 적극적인 협조를 할 생각이라서 이번에 라온 길드에서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할 생각이었어요."
"라온 길드에서요?"
"네. 뭐, 1억 원 상당의 현금 이벤트를 걸고 의뢰 완료를 가지고 이벤트를 진행할 생각이었거든요. 팀을 구성해서 얼만큼 많이 마계화 의뢰를 전문적으로 해치웠는지 또 얼마나 많이 보급 물자들을 생산, 지원을 했는지… 이런 식으로 말이죠."
"
1억 원이라는 말에 장원영 팀장은 눈이 동그랗게 떠질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요?"
"네, 그 정도는 충분히 진행할 수 있어요."
V LOG 반응이 점점 오르기 시작하더니 오늘 평균적으로 92만 정도의 수치로 영상 조회수가 늘어났다.
또 낚시 대회와 관련된 영상들은 평균 3500만 정도의 조회수를 찍었는데, 예선인대도 이 정도였다.
본선으로 진행된다면 좀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이것저것 준비하면 충분히 영상 수익으로 진행이 가능하다.
"그건… 저희 측에서 엄청 빚을 지는 건데요."
"음. 그리고 추가로 대연맹에 소속된 길드에서도 이걸 진행할 생각입니다. 동일하게 1억 원으로요."
"네에!?"
"1등 4000만 원, 2등 2000만 원, 3등 1000만 원. 4등, 5등 500만 원. 용병 생산, 지원 도우미 우수자 20명 100만 원 이렇게 해서 1억 원 상금 규모죠. 생산 쪽이 되려 단가가 더 좋은 편이라서 꽤 공평하죠."
"그럼 2억 원을 쓰신다고요?"
"네. 그래야 좀 화끈하게 달려들 맛이 나잖아요. 그리고 사실 이렇게 지원을 한다고 해도 연이은 마계화 토벌을 진행한다고 하면 적자가 날 수도 있어요. 초기에 빠르게 클리어를 하려면 투자는 기본일 테니까."
장원영 팀장은 준혁이 말한 내용들을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서 확실히 저렇게 된다면 이슈도 많이 되고 모험가들이 달라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전문적으로 이런 퇴치 업무를 진행하는 이들도 생길 것 같았고 말이다.
"기간을 어느 정도까지 하실 예정이에요?"
"음, 사실 이 상금으로는 2주 정도가 한계죠. 그래서 라온 길드 2주, 대연명 2주 정도를 진행할 요량입니다. 뭐 규모가 커지면 좋겠지만 그 이상은 저도 껄끄럽네요."
너무 과도하게 규모를 잡게 된다면 다음에 열리는 이벤트들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이 나올 수 있었다.
"혹시, 저희가 지원을 하게 된다면 기간을 좀 더 늘일 수 있습니까요?"
장원영 팀장의 물음에 준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을 했다. 1억 원은 확실히 임펙트 있는 금액이었고 자신이 개인적으로 진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무난한 금액이었다.
이 이상의 금액이 된다면, 라온 크루가 합쳐서 진행하는 대회가 생겼을 때 괜한 구설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준혁의 이러한 모습에 장원영 팀장은 이해를 하지 못해 조심스레 되물었다.
"그, 제안이 좀 무례한 부분이 있었나요?"
"아뇨. 그게 아니라. 이게 개인 후원 대회와 라온 크루 전체 후원 대회랑 상금의 금액 부분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게 된다면 이래저래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라온 크루가 대연맹을 맺고 난 뒤에 진행한 대회의 상금들이 있고 그러니까요."
"아! 그 부분을 고려하지 못했군요."
"음~ 개인적인 대회로 한다면 최대로 진행해도 2억 원 정도입니다. 이것도 1주 정도 더 끌 정도지 그 이상을 끌어내는 것은 좀 그렇죠. 2억 원 이상이 된다면 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겁니다. 사실 2억 원도 좀 그렇거든요."
장원영 팀장은 준혁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았음을 깨달아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개인이 저렇게 막대한 돈을 들여서 대회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도 조금 이상하게 보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1억 원 정도는 준혁이 버는 수익이 어느 정도 추측이 되어져 있기에 2주 정도 진행하는 것이라면 납득을 할 수 있는 수치지만 그 이상은 조금 과하다는 말이 나올 것 같아 보였다.
더군다나 낚시 대회까지 진행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 그러면 기존 그대로 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잠시만요. 그러면 판을 좀 키워 봅시다."
"판을 키워요"
"네. 최대 얼마까지 지원이 가능한가요?"
얼마까지 가능하냐는 말에 장원영 팀장은 운영진이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들을 굴려 보았고 이내 말했다.
"10억 원 정도는 제가 알아서 운영을 할 수 있습니다."
"워, 그렇게나 많이요? 그 정도까진 필요 없고… 각 대회마다 2억 원 정도만 추가 지원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총 4억 원 이군요?"
"네. 그렇게 하면 그냥 라온 크루 멤버들에게 소액 정도를 조금 각출을 해서 라온 크루 대회로 묶어서 진행하게요."
많이도 아니고 100만 원 ~ 200만 원 정도만 각출을 하면 그 이상 벌어 들일 수 있는 영상을 쫙쫙 뽑아내는 콘텐츠인 만큼 확실하게 투자를 할 것이다.
그러면 자신이 지원하는 상금이랑 이것저것 포함해서 3억 원 ~ 4억 원 사이의 금액 정도의 대회가 형성되는데, 이건 충분히 욕심을 내볼 수준이었다.
이런 부분을 장영원 팀장에게 이야기를 하니 그녀는 깔끔하게 각 대회를 총 상금 4억 원 대회로 맞추겠다고 뜻을 보여왔다.
이에 준혁은 상금이나 이런 부분을 이야기를 하면서 바로 라온 크루 메신저 채팅방에 해당 사실을 이야기 하며 실시간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물론, 현재 방송을 진행 중인 이들은 참여를 하지 못하고 있기에 바로 답변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라온 크루 멤버들은 치트키 사가 거액을 지원하여 자신들의 이름으로 대회를 열어준다는 것에 만족을 했다.
또 자신들의 금액은 적게 투자해도 되니 나쁘지 거저 먹는 대회라서 되려 미안해 하는 기색을 보였다.
준혁이 치트키 사에 방문을 해서 어떠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고 그러다가 얼떨결에 적은 금액으로 생색내는 입장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더 내고 싶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준혁은 수익 적인 부분에서 물론 크루원들도 평범한 직장인들과 비교를 한다면 월등한 수익을 올리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이들과 비교했을 때 수 십 배는 족히 되는 수익을 올리는 입장이기에 그 정도만 내도 충분히 진행이 되며 더 내고 싶다면 자신의 방 시청자들에게 기프티콘을 쏘라고 이야기를 해 놓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장원영 팀장은 라온 크루의 빠른 의사 결정과 단결력 등을 보며 감탄을 하면서 말했다.
"사이가 굉장히 좋네요."
"아무래도 뭐, 그렇죠. 가족으로 생각하고 대하고 있으니까요. 서로서로 챙기고 그러는 거죠."
"돈이라는 거 앞에서 그게 참 쉽지 않을 건데. 이래서 라온 크루, 라온 크루 하는 거구나 싶네요."
"하하. 그렇게 비행기 띄워주셔도 4주 이상은 안돼요. 최대 맥심업 수치가 라온 길드에서 먼저 시작하고 대연맹 대회를 2주 후에 시작해서 총 6주 동안 진행하는 것이 한계치에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운영진들이 충분히 커버를 할 시간이 될 거에요."
"대연맹은 라온 크루보다 부족할 겁니다. 그리고 4주가 지나면 라온 길드 역시 번아웃이 될 거고요."
"라온 길드에 모든 걸 의존할 순 없으니까요. 정말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준혁은 그렇다면 상관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해당 이벤트를 잘 부탁한다는 듯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 장원영 팀장은 준혁이 내민 손을 꽉 잡고 이 귀한 시간을 최대한 마계가 온전하지 못한 상태로 전송되도록 하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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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