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설마,설마 하며 물었고 맞다는 확인까지 받았지만 믿기지 않았다.
기름과 먼지로 원래 색이 어떤 지 알아보기 힘들던 머리카락은 라일락 꽃물이 살짝 물든 것 같은 은빛이었다.
더러운 상태였어도 눈동자만은 신비롭고 아름다웠으니 그에 대해선 말할 것도 없다.
내리뜬 긴 속눈썹은 나비의 날개 같았고,입술은 꽃잎처럼 도톰하면서 폭신해 보였다.
방금 목욕을 끝낸 탓인지 촉촉한 머리칼에 뺨에는 장밋빛 흥조가 들어 보는 사람의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갸름한 턱 선과 쭉 뻗은 목선, 속이 비칠 듯 투명한 흰 피부.
타르칸은 그간 누군가의 외모에 이렇게 반응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왕궁에 찾아온 그 어떤 절세미인도 그의 눈길조차 끌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이 여자는.....
‘단순히 전에 봤던 모습과 대비되기 때문이야.’
타르칸은 서둘러 그렇게 결론 을 내렸다.
“...........?”
아리스티네는 이상하게 구는 두 사람을 보다가 신경을 끄고 의자에앉았다.
테이블에 찻잔이 세팅된 걸 보니 아무래도 자기 몫을 추가로 꺼내 온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앉기까지 했는데도 차를 따라 주지 않길래 아리스티네는 찻주전자로 손을 뻗었다.
그제야 깜짝 놀란 디오나가 찻 주전자를 쥐었다.
“소,송구합니다,황녀님.”
디오나는 고개를 숙이며 황급히 차를 따랐다.
혹시라도 황녀가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으면 어쩌나 싶었다.
‘타르칸 전하의 앞에서 분쟁을 만들 순 없어.’
가만히 눈치를 살피는데 황녀는 조용히 고개를 저을 뿐이다.
표정이 없어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없었다. 감정이 상한 건지, 아니면 신경 쓰지 않는 건지.
그마저도 어쩐지 신비롭고 묘해 보였다.
무표정한 얼굴이 이다지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게 당황스러웠다.
‘둘째 황녀가 아니라 첫째 황녀가 왔다고 해서 기뻐했는데……!’
이래서야 기뻐할 이유가 없었다.
타르칸이 아무리 여자의 외모에 관심 없다고 해도 이런 절세 미인을 매일매일 마주하면 어떨 지 모른다.
‘분명 아까도 동요하셨어!’
찻주전자를 움켜쥔 디오나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타르칸이 동요를 내보이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하지만 저 여자가 오고 나서 이미 몇 번이나 동요를 내비치고 있었다.
‘겨우 몇 분 보았을 뿐인데!’
치솟는 감정을 애써 숨기며 차 를 따른 디오나가 아리스티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황녀님을 뵙습니다. 디오나라 합니다.”
“그래.”
목소리까지 맑고 청아했다.
디오나는 애써 미소 지었지만 가슴속에 어두운 그늘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제 나가 봐.”
타르칸의 말에 다기를 정리하던 디오나의 손이 멈칫했다.
‘나가라니. 둘만 있겠다고?’
그러나 그녀는 곧 홈 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궁인들도 함께 물러나 방 안에 는 아리스티네와 타르칸 둘만 남았다.
* * *
정적이 찾아왔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은 타르칸이었다.
“뭐가?”
“할 말이 있어서 찾아온 것 아닌가.”
“우린 곧 부부가 될 사이인데 꼭 용건이 있어야 함께 차 마실 수 있는 거야?”
“적어도 너와 난 그렇지.”
‘생각보다 더 삐딱한데.’
아리스티네는 홈, 하고 생각했다.
분위기를 풀겠다고 담소를 나누다간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쫓겨날 수 있겠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용건을 꺼내는 게 더 나을 듯했다.
“어쨌든 너도 이 혼담을 받아 들인 거잖아?”
그 말에 타르칸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아리스티네와의 혼사를 받아들인 게 제 뜻이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아니,나도 마찬가지거든. 누군 원해서 자원해 가며 너랑 결혼한 줄 아나.’
아리스티네가 찻잔에 입술을 대며 꿍얼거렸다.
비강을 타고 들어오는 향이 황홀했다. 따뜻한 찻물이 혀에 매끄럽게 감겼다가 목 뒤로 넘어 갔다.
이런 고급 차를 마시는 건 처음이다.
솔직히 맛있었다. 좀 좋았다.
……엄청 원해서,좋아서 온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런 건 괜찮은지도.
‘그치만 타르칸한텐 비밀로 하자.’
“뭐,좋아. 사이좋게 수다나 떨자고 찾아온 건 아니니까.”
아리스티네는 자세를 바로 하고 타르칸을 똑바로 쳐다봤다.
일단 디오나도 나갔으니 사랑이니,아이니 하는 것보다 더 확 실한 걸 말해야겠다.
외부적 관계를 이용하는 건 차선책이다.
아리스티네가 자신 있는 건 그녀 자신의 능력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태양 같은 금빛 눈동자와 새벽 하늘 같은 보랏빛 눈동자가 허공에서 부딪쳤다.
“우리 사업하자.”
Chapter 3. 사업병이 있는 정혼자,이대로 결혼해도 될까요?
“……사업?”
타르칸의 눈빛이 묘해졌다.
“아,아니! 나한테 사업병이 있 는 건 아니고.”
아리스티네는 서둘러 손사래 쳤다.
제왕안으로 봤던 전생에서도 그렇고,지금 이곳에서도 사업병은 만악의 근원이었다.
“돈 빌려 달라는 말이 아니야. 투자해 달라는 말도 아니고. 이거 하기만 하면 대박 난다 그런 말도 아니야! 아니,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업 아이템이 있긴 한데……”
“..............”
“아니,진짜 아니거든. 정말로. 그러니까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아 줄래?”
“설마 내탕금도 사업 자금으로 쓰려는 건 아니겠지. 이거 조정 해야……”
타르칸이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내탕금이라면 분명 아리스티네가 결혼 후 왕족으로서 쓸 수 있는 돈이다.
사업병에 걸린 예비 아내가 헛 돈 쓰기 전에 관리를 해야겠다는 말이렷다.
아리스티네가 다급하게 부정했다.
타르칸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머물렀다.
조금은 감정이 보이는 얼굴. 뺨이 아까와 다르게 상기되어 있다.
조금 신기했다. 그래서 저절로 입술이 열렸다. 답지 않게 장난스러운 말이 나온다.
“돈 빌려 달라,투자해 달라, 이거 분명 대박 난다를 빼면 여기 인장 좀 찍어 줘,인가?”
“그게 아니래두.”
아리스티네가 투덜거렸다.
얼굴 근육은 그다지 움직이지 않았지만,입술이 살짝 더 도톰 해진다.
타르칸은 그 모습을 눈에 담았다.
“정략혼으로 우리 둘은 정치적으로 엮였잖아.”
아리스티네가 검지와 검지를 들어 얽었다.
“그러니까 서로 도움이 되는 윈윈 관계가 되면 좋지 않을까. 개인적인 친분 말고 사업…… 사무적으로.”
아리스티네는 최대한 단어를 골랐다.
우리 결혼에 사랑은 됐고 전략적으로 거래하자는 건데 뭔가 사업병 걸린 사람 취급을 받게 되어 버렸다.
아무래도 사람과 직접 대화를 한 건 몇 번 되지 않아서 전달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그래도 나 정도면 양호한 거 아니야?’
못 알아들을 소리는 절대 하지 않았다.
“윈원이라.”
간도 크다. 그 누구도 감히 타르칸에게 원윈이라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타르칸이 입매를 끌어 올렸다. 사나운 웃음이었다.
“그렇게 될 수 있다면야 좋겠지.”
절대 그렇게 될 리 없다는 어조였다.
“나는 네게 도움을 주겠지. 하지만 너는?”
타르칸이 아리스티네를 내려다 봤다.
금빛 눈동자는 오만하기보 다는 여유로웠다.
“내게 뭐를 해 줄 수 있지?”
다른 사람은 모두 타르칸의 태 도에 위축되었지만 아리스티네 는 달랐다.
위축되기는커녕 오히려 되물었다.
“내게 뭘 바라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숨 쉬고 있는 것.”
“어머나.”
아리스티네가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나른하게 감탄을 내뱉었다.
“마음은 고마운데,조금 당황스럽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아리스티네의 얼굴은 하나도 고맙거나 당황스러운 표정이 아니었다.
“내가 첫눈에 반했다는 말을 안 믿는 건 아닌데. 그래도 그…… 우리 첫 만남이라는 게.”
아리스티네는 한 달 동안 씻지도 못한 상태였다.
“음,취향은 다양하고 존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아리스티네의 시선이 타르칸을 위아래로 훌었다.
“일단은 너도 네 취향이 조금 부끄러우니까 아까 착각하지 말라면서 숨겼던 거 아냐? 그러고 보니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는데.”
종알종알 떠드는 여자를 보고 타르칸은 머리가 다 아팠다.
정말 이 여자는 대체 뭘까.
평생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보아 왔다.
그러나 남녀노소를 떠나 이런 사람은 처음이었다.
“내 곁에 가만히 숨 쉬고 있는 걸로 만족한다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짓씹듯 말하는 타르칸에게 아리스티네가 싱긋 웃으며 동의를 표했다.
“타르칸.”
낮고 부드러운 음성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가느다란 은발이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살랑 흔들렸다.
“내게 바라는 게 있지 않아?”
오묘한 빛의 눈동자가 그를 향했다.
‘자자,어서 얘기해. 대강 네가 원하는 걸 알고 있으니까.’
아리스티네는 어서 타르칸이 입을 열길 기다렸다.
하지만 그는 어쩐지 멍하게 자신을 보다가 인상을 쓰고 고개를 돌리는 것 아닌가. 꼭 못 볼 걸 봤다는 것처럼.
“포크 드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 그 가느다란 팔로 뭘 하겠다고.”
그가 중얼거렸다.
확실히 아이루고인들이 보기에 실바누스인은 모두 가녀렸다.
‘그래도 나 정도면 실바누스에서 평균인데.’
어렸을 때 유폐당해 못 먹고 자란 것치고는 키도 큰 편이었다.
“나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냐?”
“네가 내게 도움이 될 일은 없다.”
타르칸이 아리스티네의 투덜거림을 일축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기여하는 구도를 윈윈이라고 하진 않지.”
그는 그렇게 단언하며 아리스티네에게 물었다.
“내 손해가 빤히 보이는 사업에 뛰어들자는 건 읽지 말고 인장 찍으라는 것과 뭐가 다르지?”
‘저놈이 사람을 사기꾼 취급하잖아.’
아리스티네는 눈썹을 세웠다.
“내가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완전히 단언하네.”
“그게 사실이니까.”
‘마음에 안 들어.’
아리스티네는 손가락으로 찻잔을 톡톡 두드렸다.
아무래도 좋을 땐 상대가 자길 무시하든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 없지만,지금은 꼭 타르칸의 협 력을 받아 내야 했다.
‘흥,과연 나에 대해 알고 나서도 그렇게 나올까?’
제게 제왕안이 있다는 게 밝혀지는 순간 타르칸은 물론이고 자신을 냉대하던 황제마저도 평생 화목했던 부녀지간처럼 살갑게 굴 것이다.
생각하니 화가 났다. 오기가 생겼다.
‘적어도 이쪽이 어떤 패를 쥐고 있는지는 확인해 봐야 하는 거 아냐?’
타르칸이 원해서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 역시 이 정략혼에 동의했고,그들은 이제 정치적 동반자였다.
이건 예의의 문제였다.
‘하,내가 이놈이 무릎 꿇고 자기랑 사업하자고 싹싹 빌게 만든다!’
그렇게 다짐한 아리스티네가 식은 차를 한입에 털어 넣었다.
“좋아,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면 내 능력을 먼저 증명해야 하는 거겠지.”
챙그랑, 거칠게 소서에 찻잔을 내려놓은 그녀가 벌떡 일어났다.
“가자.”
“어디를?”
“인장 찍기 전에 물건 확인하셔야지.”
* * *
“황녀가 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예,어찌할까요.”
궁인의 말에 아이루고 왕은 한 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원래 실바누스 사절단은 내일 낮까지 여독을 풀고 저녁에 공식 알현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황녀가 왜 따로……’
왕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던 2 공주 예니카리나가 사랑스럽게 웃으며 아비의 귓가에 속삭였다.
“만나 보심이 어떠세요? 예니카도 소문의 황녀님이 어떠실지 궁금하여 요.”
왕의 시선이 예니카리나를 향했다.
그는 이미 그녀를 비롯한 자식들 여럿이 타르칸의 궁에 다녀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보고 왔는데도 궁금하다며 알현을 받아 주라고 하는 속셈이 뭔지 빤히 보였다.
‘둘째가 아니라 유폐당했던 첫째가 왔다지.’
그것도 길거리의 비렁뱅이만도 못한 꼴로 왔다고 한다.
예니카리나가 무슨 속셈 인지 너무 빤해서 오히려 귀여울 정도라 왕은 공주를 꾸짖지 않고 궁인에게 말했다.
“정무 중도 아닌데 못 만날 이유는 없지.”
“와,기뻐라!”
예니카리나가 왕의 목을 와락 끌어안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제 그 더럽고 추한 황녀를 부왕 앞에서 신나게 눌러 줄 수 있겠어.’
그럼 덩달아 타르칸의 평판 역시 내려갈 것이다.
아리스티네를 구경하며 모욕 줄 생각에 예니카리나는 기분이 좋았다.
또,그 못난이가 제 옆에 있으면 자신이 더더욱 돋보일 것이다.
‘그럼 부왕께서도 더더욱 나를 총애하시겠지.’
부왕이 워낙 실바누스의 황녀를 강력히 원했던지라 예니카리나는 계속 긴장 상태였었다.
‘아까 보니 그럴 가치도 없는 반편이더만.’
다행이었지만 걱정에 몇 날 며 칠을 잠 못 이뤘던 걸 생각하면 황녀가 괘씹했다.
그 값은 톡톡끼 치르게 할 것이다.
예니카리나는 궁인 중 한 명에게 시선을 보냈다.
시선을 알아챈 궁인이 작게 고 개를 끄덕였다.
* * *
시선을 받았던 궁인은 밖으로 나가자마자 왕후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그래,그렇단 말이지.”
왕후는 부채를 탁 접으며 중얼거렸다.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비공식적인 만남인데 내가 가면 너무 유난스러워.”
“그러시면……”
“내 귀여운 예니카가 있으니 괜찮겠지만……. 거들어 줄 사람이 있으면 좋으니 이 세 사람을 보내렴. 한가한 애들이니 가도 이상하지 않겠지.”
“알겠습니다.”
궁인은 고개를 숙이고 왕후궁을 나섰다.
그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왕후의 명을 받은 공주와 왕자들이 왕의 궁으로 향했다.
“부왕의 반응이 기대되는걸.”
“그래,그 거지 황녀를 보고 대체 무슨 생각을 하실지.”
“그 정도야? 아무리 그래도 실바누스 황가의 직계인데……”
“그 천것에게 어울리는 시궁쥐 였어.”
그들은 킥킥거리며 아리스티네 를 비웃었다.
“그래도 씻긴 했겠지. 왕에게 보이기 위해 타르칸이 어떻게든 때를 벗기고 꾸며 놨을 테니.”
“흥,그래 봤자야. 아무리 광내 봤자 그 꼬락서니가 특별히 달라지겠어? 본판은 변하지 않는 다고.”
“맞아. 곁에 있는 제 시녀들보다도 못하던데. 황녀보다 시녀가 더 빛나서야.”
“실바누스 황녀가 미인이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첫째가 아니라 둘째 황녀 이야기였나 봐. 마르텐,넌 둘째 황녀를 만나 본 적 있지 않아?”
“둘째는 확실히 미인이었지. 금발에 가날프고 청초한 게 전형적인 실바누스 여자였어. 자매여도 다 닮는 건 아닌가 보군.”
“이복 자매니 그렇겠지.”
“타르칸도 차암 불쌍해. 예쁘고 제국민에게도 인기 많은 둘째 황녀가 올 줄 알았는데 저런 쭉정이가 오다니.”
“듣자 하니 첫째 황녀는 정신이 이상해 유폐당했다던데.”
“어머,그럼 정신병자야?”
왕자와 공주들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희열이 가득했다.
그 천한 어미에게서 태어난 타르칸이 고귀한 황녀와 결혼한다고 들었을 때 얼마나 배 아팠던가.
“타르칸도 꽤 애가 달았나 봐. 이렇게 갑작스럽게 알현하겠다는게 어디 황녀의 뜻이겠어? 그딴 불량품이 왔으니 똥줄 탄 타르칸이 부왕을 뵈려는 거지.”
“예니카가 부왕과 함께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르겠지?”
“우리가 갈 줄도.”
“오늘 정말 재밌는 꼴을 보게 되겠네.”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 어느새 다실 앞에 도착했다.
그들은 만면에 비웃음을 가득 지은 채 열리는 문을 바라봤다.
언제 봐도 재수 없도록 위압적인 타르칸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의 반짝이는 은발.
‘반짝이는..........?’
남편은 됐고,돈이나 벌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