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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됐고, 돈이나벌렵니다-112화 (112/183)

112화

귀부인들의 경악과 상관없이 타르칸은 아주 자연스럽게 마차 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암 체인을 착용한 우아한 손이 그 위에 얹어지고,왕자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화보의 한 장면과도 같은 모습에 부인들은 입을 벌렸다.

마중 나와 있던 이사라 후작 부인 역시 잠시 당황해 맞이하는 것을 잊었다.

마차에서 내린 왕자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몇 마디 말을 주고받았다.

그 모습이 그렇게 정다워 보일 수가 없었다.

뒤늦게 이사라 후작 부인이 둘 가까이로 다가갔다.

인사를 나누고 타르칸과 몇 마 디 주고받은 뒤,이사라 후작 부인은 왕자비와 저택 안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타르칸은 그대로 돌아가지 않고 제 아내가 건물 안으로 들어 갈 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전면 유리창을 통해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귀부인들이 사춘기 소녀처럼 재잘거렸다.

“지금 봤어요?”

“봤어요,봤지요!”

“타르칸 전하께서 저런 눈으로 누군가를 바라볼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어쩜 시선에서 꿀이 떨어진다 는 말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첫날밤부터 침대를...”

귀부인들이 꺄르록 웃었다.

물론 그 분위기를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이사라 후작 부인이 왕자비와 함께 다실로 들어섰다.

“다들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계시는군요. 무슨 이야기인지 저도 끼워 주세요.”

이사라 후작 부인의 말에 고개를 든 부인들이 수다를 멈추고 일어났다.

“비전하를 뵙습니다.”

“비전하.”

귀부인들이 아리스티네를 향해 우아하게 고개를 숙었다.

“모두 고개를 드세요.”

살며시 고개를 들자 아리스티네가 생긋 미소 지었다.

친근함이 느껴지는 미소였다.

“그간 워낙 궁에서 두문불출했 다 보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나도 유부녀의 모임 하나쯤은 편히 가져도 되지 않겠 어요?”

아리스티네가 눈을 찡긋했다.

편히 대하라는 걸 센스 있게 돌려 말하는 모습에 귀부인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경직됐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풀어졌다.

‘사교 활동에 참여하지 않아 경험이 없는 어린 왕자비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야.’

이사라 후작 부인의 눈이 이채 를 띠었다.

원래 편하게 대하라고 해서 진 짜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리스티네의 말로 웃음과 유부녀라는 동질감이 동시에 생겨났다.

“우선 이리로 앉으시지요,비전하.”

아리스티네 가 착석 하자 다른 귀부인들도 따라 착석했다.

아리스티네는 주변 분위기를 살폈다.

전반적으로 호의적인 시선이 돌아왔다.

베일에 싸여 있던 왕 자비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눈길이었다.

‘그런데 왜 저렇게 웃지?’

귀부인들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가 있었다.

그저 예의상의 미소라고 하기엔 각도나 눈빛이 이상했다.

아리스티네는 저런 표정을 본 적이 있다.

‘저건 궁인들이 자주 짓는 표 정인데.’

낯선 귀부인들에게서 익숙한 궁인들의 향기가 느껴졌다.

눈이 마주치자 입이 간질간질 한듯 움찔거리던 한 귀부인이 말을 걸었다.

“비전하,타르칸 전하와 함께 오셨더라고요.”

“아,전하께서 바래다주겠다고 해서요.”

“세상에, 부인을 티 파티 장소까지 에스코트하는 남편은 처음이에요.”

“역시 신혼이라는 느낌이죠.”

“아무리 금슬 좋은 부부의 신혼이라고 해도 그런 경우는 못 봤는데요.”

귀부인들이 광대를 올린 채 말 을 주고받았다.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

남편이 부인의 티 파티 장소에 까지 오면 의처증이라거나 유난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갖춘 남자가 그러니 그저 로맨틱하니 보기 좋을 뿐이었다.

“정말 부러워요.”

“타르칸 전하께서 비전하를 많 이 아끼신다더니.”

“두 분 금슬에 대한 소문은 자자하지요.”

까르륵,나이 많은 귀부인들이 소녀처럼 웃었다.

젊은 사람들의 알콩달콩한 연애를 지켜보는 것만큼 재미난 일이 또 어딨을까.

그것도 왕가의 유일한 젊은 부부인 데다가 세기의 커플이라는 말까지 듣는 연인이었으니.

아리스티네는 하하,웃으며 차를 마셨다.

“두 분 전하의 연애가 궁금하 네요.”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때부터 불꽃이 튀고 그랬나요? 운명처 럼?”

“그러고 보니 타르칸 전하께서 비전하를 보자마자 공주님처럼 안아 드셨다던데.”

“역시 첫눈에 반한 건가요?”

“타르칸 전하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어요?”

아리스티네는 노부인들의 질문 공세에 조금 당황했다.

오히려 젊은 부인들은 왕자비 에 대한 호기심만 보일 뿐,딱히 연애사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나이 든 부인들은 굉장 히 적극적이었다.

“음,글쎄요.”

아리스티네는 차를 마시며 눈 을 굴렸다.

‘타르칸에 대한 첫인상이라면....’

수줍음 많은 변태.

그걸 곧이곧대로 말하지 않을 정도의 이성은 있었다.

“아무래도 정략혼이었고 낯설 다 보니까 그렇게까진……”

“어머?”

귀부인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당연히 첫 만남부터 종이 뎅뎅 뎅 울리고,온몸이 짜릿하고,하 늘에서 천사의 노랫소리가 들렸을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옆에서 바라보면 아리스티네와 타르칸은 현실이 아니라 오페라 속에서 사는 것 같았다.

“물론 결혼하고 나서 차차 알아가다 보니 정말 이 사람과 결혼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지만요.”

“아아.”

귀부인들이 알겠다는 듯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알아 가는 게 중요하죠. 결혼하고 나서 알 수 있는 게 있으니까.”

“특히 침대를 부수는 것 같은”

“역시 몸정이란 게……”

몸정?

귓가에 꽂힌 단어에 아리스티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고 보니 최근 자꾸만 타르 칸의 가슴에 손이 가곤 했다.

아니,그냥 손이 가는 게 아니라 보면 저도 모르게 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바로 몸정인가?’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드는 아주 무서운 정이라는 말은 들었다.

“여러분,마음은 알지만 비전하 께 무례를 범하지 말도록 해요.”

이사라 후작 부인이 부드럽게 부인들을 제지했다.

“어머,죄송해요,비전하. 우리 가 조금 주책이었죠. 이렇게 젊은 사람이 모임에 참석한 게 처음이라……”

티 파티에서는 아리스티네 또 래의 귀부인은 없었다.

가장 젊어 보이는 부인도 그녀보다 예닐곱 살은 더 많아 보였고, 대부분의 부인들은 주최자인 이사라 후작 부인처럼 백발이 성성했다.

“나쁜 의도는 아니었는데……. 직접 뵙게 되니 너무 신기해서 실례를 범했군요.”

“어휴,우리 같은 늙은이들과 받아들이는 것도 다를 텐데,나이 들면 얼굴이 두꺼워져서.”

“실바누스는 분위기가 좀 다르 죠? 더 놀랐겠네요.”

확실히 실바누스에서는 아무리 나이 든 노부인이라도 이런 식 의 언사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리스티네는 당혹스럽긴 했지만 딱히 불편하진 않았다.

어색한 분위기보다는 오히려 살갑게 대해 주는 편이 좋았다.

“아니에요. 이런 게 바로 마음 편한 유부녀들의 모임 아닐까요?”

아리스티네의 말에 노부인들은 미소를 지었다.

“유부녀들의 모임 하나 편히 가지고 싶으셨다고 하셨죠.”

“다른 곳이 아니라 이 티 파티 를 선택하신 건 탁월한 결정이세요. 마음 편히 가질 수 있으실 거예요. 복잡한 일은 상관없이요.”

그 말에 아리스티네가 미소 지었다.

복잡한 일 상관없이.

즉,정치적인 일은 별개라는 뜻이다.

다소 주책을 떠는 듯 보이는 노부인들은 사실 정치•사교계에서 이골이 난 귀부인들이었다.

후계 다툼 중에 계속해서 정치적인 중립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힘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왕자비인 아리스티네를 반갑게 대하면서도 이렇게 선을 그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그렇겠지.’

아리스티네는 아까부터 웃곤 있으나 미묘하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는 두 여인을 바라보았다.

티 파티에 참석한 귀부인들은 이사라 부인과 친하게 지내는 만큼 대다수가 중립파였지만,친 타르칸인 사람과 왕후파인 사람이 소수 섞여 있었다.

저 둘은 왕후파의 사람이라는 게 티가 났다.

두 사람은 아리스티네와 눈이 마주치자 움찔하며 시선을 돌렸다.

본인들이 기세에 밀렸다고 생 각한 것인지,곧 도도한 표정을 짓고 다시 아리스티네를 바라보 며 입을 열었다.

“원래 인연이라는 게 처음 느 낌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비전하의 말씀을 들으니 두 분 전하께서는 백년해로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아요,오히려 잘됐어요. 그 도 그럴 것이 타르칸 전하와 첫 눈에 서로 반하긴 힘든 상황이 었잖아요.”

폭신폭신한 모카 시폰 케이크를 집던 아리스티네의 손길이 멈칫했다.

반하기 힘든 상황이라니,디오나의 일을 말하는 걸까?

“타르칸 전하께선 10년 가까이 마음에 품고 계시는 첫사랑이 있으니까요. 아니,있었다고 해야 하죠? 저도 참……. 하도 오 랫동안 현재 진행형이었던 일이 다 보니 습관이 되어서.”

“아무튼 그래서 결혼 후에 잘 지내실까 걱정이 많았거든요. 잘 됐어요,정말로.”

두 부인은 활짝 웃으며 아리스티네를 바라보았다.

아리스티네는 눈을 깜빡이는 것도 잊은 채 그들을 바라봤다.

“거참. 다 지난 일을 왜 꺼내고 그러시는지.”

이사라 후작 부인이 헛기침하며 아리스티네에게 말했다.

“현재가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타르칸 전하께서 이렇게 직접 바래다주실 정도로 비전하를 아끼시니……”

“디오나 영애를 말하는 건가요?”

아리스티네는 참지 못하고 두 사람을 향해 물었다.

전혀 그럴 필요 없는 일인데 이상하게 가슴이 진정되지 않고 마음이 초조했다.

저들에게 말려드는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확인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저희도 원래는 디오나 영애인 줄 알았어요. 그 발칙한 아가씨가 타르칸 전하의 첫사랑 행세 를 하고 다녔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 아닌 게 밝혀 졌고,알아보니 타르칸 전하의 첫사랑은 따로 있다고 하더라고요.”

두 부인은 짙은 미소를 지으며 아리스티네를 바라봤다.

“어머,모르셨구나. 모르는 사람은 몰라도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인데.”

여자 보기를 돌같이 봤던 타르칸의 태도 또한 첫사랑에 대한 신빙성을 더해 주었었다.

아리스티네의 얼굴을 위아래로 살펴보는 시선이 노골적이었다.

그들은 왕자비가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이 티 파티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아리스티네는 그들을 향해 미소 지었다.

차가운 미소였다.

“네,처음 들어요. 정말 금시초 문이라 궁금하네요. 그 첫사랑이 대체 누구길래 실제 인물을 놔 두고 디오나 영애가 본인인 체 행세할 수 있었는지.”

“그건,워낙 비밀이라서……”

“비밀?”

아리스티네가 픽 웃었다.

“누군지도 모른다는 뜻이군요.”

타르칸의 첫사랑 운운하던 부인들이 입을 다물었다.

“디오나 영애가 거짓말로 내 남편의 연인 행세를 했다는 게 밝혀진 지 얼마나 지났다고,이 번에는 또 정체를 알지 못하는 첫사랑이라니.”

아리스티네가 중얼거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디오나 영애가 자신이 첫사랑 인 척했던 것이 와전되어서 그렇게 소문이 난 거겠죠.”

“비전하 말씀대로 그 일이 있은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런 말이 나오는지.”

귀부인들이 아리스티네에게 동조하며 혀를 찼다.

근거 없는 소문을 퍼트린게 된 두 부인은 얼굴을 붉힌 채 조그닿게 항변했다.

“저는 그저 걱정했던 것과 달 리 비전하께서 타르칸 전하와 금슬이 좋은 것이 잘됐다 싶어 서 말씀을 드린 것이었어요.”

“맞아요. 그저 축하드린 것뿐이었는데.”

“어머나,그러셨군요.”

아리스티네가 입 끝을 올리며 두 사람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전혀 할 필요 없던 걱정을 사서 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절 생각하는 두 분의 마음을 잘 알 것 같아요.”

환하게 웃으며 하는 말에 두 사람의 얼굴이 확 굳었다.

“왜 그러세요? 전 감사의 인사를 드린 것뿐인데.”

고개를 갸웃하며 그들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는 아리스티네의 모습은 그토록 순진무구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표정을 수습하지도 못한 채 입술을 움찔거렸다.

“아,그리고 이건 두 분께서 그렇다는 말은 아니고요.”

아리스티네는 여유롭게 테이블 위에 팔을 얹으며 웃었다.

“자신이 갖지 못한 걸 남이 가지고 있는 걸 보면 어떻게든 그 걸 망가트리려고 혈안이 되어 추한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보랏빛 눈동자가 정확하게 두 사람을 직시했다.

“지금 저희 보고 하는 말씀인 가요?!”

“어머,두 분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왜 그렇게 화를 내시는지……. 보통 이런 때 화를 내면 제 발 저려서라던 데.”

그 말에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부인이 한마디 하려는 때,아리스티네가 찻잔을 들며 싱긋 웃었다.

“농담이에요.”

역으로 두 사람을 완전히 제압 하는 아리스티네의 모습에 지켜보던 귀부인들이 눈짓을 주고받았다.

남의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식으로 시비를 거는 짓은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부인이 탐탁지 않아 하는 일이었다.

물론 그렇더라도 아리스티네가 발끈해 화를 냈다면 그녀에 대한 기대가 확 꺾였을 것이다.

왕자비,아니,차기 왕후가 될 사람이란 어느 때나 흔들림 없이 고고해야 하는 법이다.

그러나 아직 어린 왕자비는 자신이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 는 것을 확실히 보여 주며 상대를 눌렀다.

‘디오나를 말하는 거냐고 물을 때는 젊은 혈기에 발끈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유하게 넘어가면 당한 채 넘어간 거나 다름없어서 짚고 넘어간 거 였구나.’

결과가 좋으면 과정도 좋게 해석되기 마련이다.

“재밌는 농담이었어요. 담소에 농담이 빠지면 섭섭하지요.”

이사라 후작 부인이 웃으며 아리스티네의 찻잔에 손수 차를 따라 주었다.

다른 귀부인들 역시 만면에 웃음을 머금었다.

“오늘 귀부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확실히 알겠어요. 다들 타르칸 전하와 나에게 관심이 많으시군요.”

“어머,오해하지 마세요. 부정적인 관심은 아니랍니다.”

“그런 사람이 있을진 몰라도 우린 아니에요.”

‘그런 사람’이라고 말할 때 부 인의 시선이 아리스티네에게 시비를 걸었던 두 사람을 향했다.

“이제 직접 설레는 감정을 느 끼기엔 우리 모두 낡고 지쳤으 니까요.”

“무슨 말씀이세요. 오히려 결혼 한 지 얼마 안 된 나보다 부군과의 관계가 깊을 것 같은데요. 오랜 세월 동안 함께 쌓아 온 추억이 있으니까.”

아리스티네의 말에 귀부인들이 후후,웃었다.

“부부는 연인이 아니라 가족이지요. 연인이 사랑하는 것하고는 다르답니다.”

“그렇지요. 동료라고 해야 하나.”

“전우에 가깝죠.”

귀부인들이 햇병아리를 보는 것처럼 아리스티네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주책맞게도 젊은 사람들의 알콩달콩한 연애를 보면서 흐뭇해하곤 한답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 외에도 비 전하 내외께 관심이 많긴 하지요.”

아리스티네와 타르칸의 결합이 대륙의 역사를 새로 쓴 만큼 주목을 받기 마련이다.

아리스티네는 전생에서 봤던 어느 왕세자비를 떠올렸다. 파파 라치를 피하느라 죽음을 맞이했던 사람.

그런 걸 생각하면 아리스티네와 타르칸의 결혼 생활에 사람들이 막대한 관심을 보이는 건 아주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첫사랑 이야기를 내게 직접할 정도니 꽤 소문이 많이 퍼져 있나 봐요.”

“비전하……”

“이참에 확실히 말씀드리죠.”

아리스티네가 생긋 웃었다.

“남편의 명예를 위해 내가 보장하지요. 내 남편은 순결하답니다.”

“네,네?!”

귀부인들이 깜짝 놀라 아리스티네를 바라봤다.

“제가 처음이거든요.”

남편은 됐고,돈이나 벌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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