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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됐고, 돈이나벌렵니다-169화 (169/183)

169화

아버님,아버님, 아버님,아버님.

‘아버님!’

네프테르의 몸이 덜컥거리며 떨렸다.

그는 고개를 수그린 채 한 손 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그 손마저 부들거리고 있었다.

아리스티네는 당황해서 네프테르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왜 저러시는 걸까.

그때 네프테르의 입술에서 짧은 한 마디가 단호하게 흘러나 왔다.

“다시.”

“네?”

“다시 한번 말해 봐.”

네프테르가 얼굴을 덮었던 손 을 내리며 말했다.

튀르쿠아즈빛 눈동자가 뭔지 모를 이글거리는 열기로 뒤덮인 채 아리스티네를 내려다보았다.

강렬한 시선에 아리스티네는 움찔했다.

‘혹 심화가 나신 걸까.’

생각해 보니 너무 격의 없이 말한 것 같았다.

대뜸 도와 달라 고 부탁하다니.

“……말씀드리기 송구하나 부왕 폐하께 청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실바누스에서 라우넬 오라 버니를 노린一.”

“아니, 그거 말고.”

네프테르가 대번에 손을 내저 었다.

그의 눈빛은 한층 더 심각해져 있었다.

아리송하면서도 죄송스러운 기분에 아리스티네의 미간에 살짝 금이 갔다.

그 외에 딱히 자신이 무슨 말을 했단 말인가.

했던 말을 돌이켜 보던 아리스티네의 눈동자가 흠칫했다.

‘설마?’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거 외에는 딱히 더 한 말이 없었다.

아리스티네는 긴가민가한 표정 으로 조심스레 네프테르를 불렀다.

“아버님……?”

그 말에 네프테르가 다시 부들 떨기 시작했다.

다시 얼굴을 가리는데 손바닥 아래로 “아, 진짜……” 하고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까부터 심상치 않았던 반응에 아리스티네는 그제야 제 실 수를 깨닫고 고개를 숙였다.

“아,제가 실례를……. 사가의 사람처럼 경솔하게 부왕 폐하를 입에 담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부왕 폐하를 감히 아버님이라 부르지 않겠습니다.”

“뭐라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전율하 고 있던 네프테르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제가 말실수를……”

“그게 실수였다는 말이냐!”

“예?”

상처받은 왕의 다그침에 아리 스티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 아비에게 그런 끔찍한 말은 하지 말거라.”

“예?”

“옳아,라우넬을 도와 달라고? 그래그래, 이 아비가 뭐든 들어 주마. 내 째끼 부탁이면 뭐든 도 와주어야지.”

아리스티네는 눈을 끔백이며 자신의 어깨를 붙잡은 채 싱글 벙글 웃는 네프테르를 바라보았다.

‘이 반응은…… 아버님 소리가 좋았던 걸까……?,

“자,리네,나를 불러 보렴.”

“……아버님?”

“그래,네 아비가 여기 있다.”

네프테르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솔직히 아리스티네가 메스를 만들었을 때보다도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

‘음……’

그 격렬했던 반응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어쨌든 기분이 상하기 는커녕 오히려 좋은 것 같았다.

타르칸은 쯧,하고 혀를 차며 주책을 부리는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사람이 이렇게나 변할 수 있나 싶었다.

가장 많이 변한 사람은 본인이 라는 걸 자각하지 못한 자의 생 각이 었다.

“흠,그래서 라우넬리안 황자를 도와 달라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그리고 듣고 싶은 이야기 가 있는데.”

네프테르가 원래의 빛깔로 돌아온 아리스티네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눈짓하며 말했다.

아이루고 왕가에 전해져 내려 오는 이야기를 알고 있는 데다가,실바누스의 신문에 난 소식 을 보았다.

얼추 예상이 가지만 정확한 말 을 듣고 싶었다.

아리스티네는 혀를 내밀어 입 술을 축였다.

긴장되어서 삼킨 것은 아니었다.

네프테르를 온전히 믿으니까.

그저 긴 이야기에 앞서 입을축인 것뿐이었다.

Chapter 39. 거울의 뒷면

눈이 멀어 버린 것 같았다.

심연보다도 더 새까만 어둠 속에서 왕후는 주먹을 꽉 쥐었다.

자신의 몸이 어디까지인지도 분 간되지 않는 곳에서 그녀를 유지 시키는 건 어둠보다도 더 짙은 독기 였다.

‘조금만,조금만 더 기다리면.......’

그녀는 손바닥에 엉망으로 긴 손톱을 찔러 넣으며 미쳐 버릴 것만 같은 정신을 어떻게든 수 습하려 애썼다.

그때,희미한 빛이 심연을 살라 먹으며 탑 안으로 기어들어 왔다.

그 연약한 빛에 왕후는 제가 눈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 했다.

그녀는 더듬더듬 몸을 움직여 문 앞으로 다가갔다.

눈을 몇 번 낌책이자,매끄럽 고 유려한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하미르,내 아들!”

왕후가 비쩍 마른 손을 뻗었다.

한겨울, 얼어붙은 시린 쇠창 살이 살갗을 찌르는 듯했다.

그러나 그녀는 개의치 않고 창 살을 움켜쥐었다.

“왜,왜 이렇게 늦게 왔느냐! 이 어미가 널 기다리느라 얼마나…. 아니다. 이제라도 왔으 니 됐다. 어서 다음을 생각하고 움직여야 해. 네 외조부가 움직여 이미 손을 써 놨으니……

“모후.”

하미르의 딱딱한 음성이 왕후 의 말을 가로막았다.

“왜 그러셨습니까.”

새파란 튀르쿠아즈빛 눈동자가 물끄러미 왕후를 응시했다.

왕후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 갔다. 애써 돋웠던 반가움이 노기로 물들어 간다.

버석하게 마른 그녀의 얼굴에서 두 눈동자만이 형형하게 빛 났다.

“몰라서 묻는 게냐?”

“타르칸의 세력을 낮추는 것엔 다른 방법도 있었습니다. 하마터면一.”

“하마터면, 어쨌을 거란 말이 냐. 지금 이 어미가 이렇게 수모 를 당하는 와중에 그 계집이 겁 간이라도 당할 뻔했다고 화내는 것이냐!”

왕후의 목소리는 쇠를 긁는 것 처럼 상해 있었다.

웃음기 하나 없는 하미르의 얼 굴을 확인한 왕후가 픽 웃었다.

“하,차라리 그런 일이 정말로 일어났으면 네가 정신을 차렸을 까.”

“모후!”

“내가 모를 줄 알았더냐? 네가 그 요망한 년에게 자꾸만 마음을 주는 것을……!”

그 말에 하미르의 얼굴이 굳었다.

“그런 거 아닙니다.”

부정하는 그의 눈가가 괴롭게 일그러졌다.

“……연회장에서 모후를 변호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던 건 왕자비를 위해서가 아니라 저까지 연루되면 모든 것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래, 그렇지. 옳은 판단이다.”

그러다 왕위 계승권을 박탈당 할 빌미를 제공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그리고 그게 이유의 전부여야 할 것이야.”

어둠 속에서도 왕후의 눈동자 가 번뜩이며 하미르를 노려보았다.

하미르는 잠시 안타까운 눈으 로 왕후를 바라보다가 창살을 움켜쥔 그녀의 손 위에 제 손을 얹었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 속 에서 구르기라도 했는지,손가락 마디마디가 다 까져 피가 말라 붙어 있었다.

“모후,이만하면 됐습니다. 제가 외조부를 설득할 테니 모후 께서도 이만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일축 하는 왕후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하미르,너도 아직 어리구나. 고작 사랑 따위에 흔들려서 죄책감을 느끼다니.”

왕후는 자신의 자랑이라고 생 각했던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지금 눈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자에게선 자신이 자랑스러워하던 모습 따윈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의 입술이 열렸다.

“하지만 위선 아니냐?”

그 말에 하미르가 고개를 들어 왕후를 바라보았다.

“그런 애틋하고 해맑은 연심이 었다면 실바누스와 협력해 전략용 통신석에 장난을 치지 않았겠지.”

왕후가 허옇게 튼 입술로 비죽 웃었다.

“타르칸을 죽이고 그년을 네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었느냐.”

하미르는 부정하지 못했다.

어떻게 해서든 아리스티네의 두 눈에 자신이 담겼으면 했다.

처절한 증오라도 좋았다. 가장 강렬한 감정을 제게 느꼈으면 했다.

“그때 계획은 내가 짠 것이라고 해도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 은 하미르,너였다.”

하미르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며 왕후는 그의 손을 꽉 붙잡았다.

“그래,원하는 것은 얻어야지.”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 써서라 도 원하는 것은 손에 움켜쥐어야 했다.

왕후의 자리도 그랬고,이제는 아들의 왕위가 그러했다.

하미르가 아리스티네를 그렇게 나 원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손 에 넣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 욕망이 곧 그를 왕좌로 인도해 줄 테니.

“괜한 감상에 젖을 필요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하미르, 네가 이기면 그년도 네게 떨어 질 것이야.”

왕후로서도,스키엘라 공작으로 서도 모든 것을 걸었다.

“그래도 갖지 못한다면.”

왕후의 눈동자가 기묘한 열기로 번들거렸다. 열기보다는 광기 에 가까운 빛이었다.

“차라리 망가트려서 아무도 갖 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왕후의 입꼬리가 야릇하게 뒤틀리며 올라갔다.

하미르는 쓰게 웃었다.

모후는 왕위를 망가트려서라도 가지고 싶은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루고의 안보에 위협이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마수 토벌을 방해했다.

그의 웃음에는 자조가 섞여 있었다.

깨달아 버린 것이다.

비록 가지고 싶은 것은 다르나 자신이 어미의 피를 누구보다 짙게 이어받았다는 것을.

* * *

아리스티네는 푹신한 의자에 기댄 채 눈을 감았다.

네프테르가 선물한 마차는 흔들림이 없어서 몸에 부담이 없는 게 좋았다.

한겨울에 마차 안에 있는데도

몸은 따스했다. 이뮤나 은여우 모피와 플레어의 정수 덕분이었다.

거기다가 네프테르가 준 사나타스의 정수가 있으니 컨디션은 좋았다.

사나타스의 정수는 정화의 힘이 있어서 염증이나 부종을 없 애 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리스티네가 수심에 잠겨 있는 것은 걱정 때문이었다.

‘라우넬 오라버니와 칸은 괜찮을까.’

오늘 아침에도 연락을 했지만 매 순간 순간이 걱정이었다.

아직까지 그림자 저주는 발현 하지 않았다.

아리스티네는 습관적으로 배에 손을 얹었다.

이제 제법 부피감 이 느껴졌다.

‘너무 오래 떨어져 있으면 힘들 텐데.’

크리세아꽃처럼 임신 상태를 안정시켜 주던 타르칸이 떠났다.

아이루고에 아리스티네의 상태 를 안정시켜 줄 사람이나 꽃은 하나도 없었다.

물론 떠나기 전에 타르칸이 힘을 최대한 충전해 주고 갔다.

아리스티네의 얼굴이 조금 붉어 졌다.

아리스티네와 타르칸은 스킨십이 짙을수록 안정화가 잘 이뤄 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원래 아리스티네는 저도 함께 실바누스에 갈 생각이었지만, 네프테르와 타르칸이 강력하게 반 대했다.

암살 시도가 일어날 실바누스 에 가는 것만은 안 된다며 펄쩍 뛴 것이다.

‘빨리 잘 해결하고 와.’

두 사람 모두 무사하길.

두 손 모아 염원하던 아리스티네는 위화감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마차가 멈췄어……?’

마차야 가다가 멈추기 마련이었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벌써 도착했을 리가 없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아리스티네는 커튼을 살짝 들췄다.

투명한 유리창 밖의 풍경은 한산했다. 울창한 숲길까지는 아니었어도 앙상한 나뭇가지가 여러 겹으로 겹쳐 있었다.

이상하다.

‘나는 오늘 시내에 나가는 일정이었는데……?’

의문을 느낀 찰나였다.

턱,하는 소리와 함께 마차가 흔들렸다.

무언가에 떠밀린 듯 마차 창에 병사의 뒷모습이 달라붙었다.

천천히, 병사의 몸이 아래로 미끄러져 내렸다.

그 궤적을 따 라 붉은 피가 투명했던 창을 물 들였다.

아리스티네는 날카로운 숨을 들이삼켰다.

‘습격?!’

그녀가 깨닫는 것과 동시에 밖에서 커다란 외침이 울렸다.

“습격이다!”

“비전하를 지켜라!”

“마차를 보호해!”

검을 빼 드는 소리와 날붙이가 부딪치는 소리.

‘도대체 누가?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왕후는 이미 날개를 잃었다. 그 상태에서 남은 총력을 모조리 동원해 라우넬리안을 죽이려 하고 있던 것 아니었는가.

그런데 자신을 공격하다니?

아니,이런 건 지금 상황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이었다.

아리스티네는 그 생각을 털어내고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첫 습격이 조용했던 걸 보면 나를 호위하고 있는 자들 틈에 암살자들이 섞여 있었다는 거야.’

마부가 마차를 멈추는 것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호위들을 베었겠지.

‘그래서 초기 대응이 늦었어.’

당연하지만 고작 사업 차 시내에 나가는 일에 장군급 전사들이 함께 오진 않았다.

물론 말하면 흔쾌히 동행했겠지만,그들은 타르칸의 부재를 메우는 것만으로도 바빴다.

라우넬리안을 지키느라 생긴 구멍이었기에 아리스티네는 그 들을 방해하기 싫었다.

라우넬리안을 두고 흉계를 꾸 미고 있는 왕후파가 자신을 습격하긴 힘들 거라고 속단해서 위험은 없을 거라고 판단한 것 도 있었다.

즉,지금 호위들은 대체로 실 력이 비슷했다.

‘숫자 싸움에서 지면 결과는 뻔해.’

하지만 이미 초기 대응이 늦은 바람에 숫자는 비등해지거나 이 쪽이 더 적어졌을 것이다.

생각이 있다면 분명 그렇게 작전을 짰을 테니까.

심지어 호위들은 그냥 전투를 치르는 게 아니라 자신을 지켜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서른 명이나 되는 과한 호위가 붙어서 문제가 생겨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그 호위들 사이에 암살자가 끼어 있을 줄이야.

그녀의 염려가 옳다는 것을 증 명이라도 해 주듯 마차가 크게 흔들렸다.

호위들이 확연하게 밀리고 있 다는 증거였다.

아리스티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보호하듯 자신의 배를 감쌌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녀의 눈동자가 주변을 훑었다.

마차 안에 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면 거울을 이동 통로로 쓸 가능성마저 없다.

그때,마차 문이 벌컥 열렸다.

“비전하,피하십시오……!”

병사가 아리스티네의 팔을 다 급하게 잡아당겼다.

아리스티네가 그를 따라 마차 밖으로 나오는 순간,병사가 아리스티네를 감쌌다.

푸욱, 검이 살을 가르는 소리 와 함께 아리스티네의 몸에 뜨거운 피가 튀었다.

아리스티네의 눈동자가 흑 좁아들었다.

“비전하,어서,빨리…”

자신을 감싼 채 말하는 병사의 입술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아리스티네는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바보처럼 주저앉지도 않았다.

그저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 의 힘을 다해 달렸다.

“왕자비가 도망친다!”

“어서 쫓아!”

“목숨을 바쳐서라도 막아라!”

아리스티네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생각하지 마.’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버티면 돼.’

늦든 빠르든 이변을 느낀 왕궁에서 지원이 나올 것이다.

아무리 겨울이라고 하지만 자신에겐 이뮤나 은여우 망토와 플레어의 정수가 있다. 얼어 죽을 일은 없다.

거기다 사나타스의 정수가 있으니 탈진할 일도 없다.

‘잡히지만 않으면……’

하지만 아리스티네의 작은 몸으로 뛰어 봤자 커다란 아이루고인들과의 격차는 좁혀지기만 했다.

쭉 뻗은 마찻길을 따라가면 반드시 붙잡힌다.

그러나 그녀가 나무 틈으로 미처 몸을 숨기기도 전에 암살자들이 그녀의 지척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아리스티네는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할 수 없었다.

숲길에서 달리면 언젠가는 넘어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알면서 도 발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마치 예정된 결말처럼 나무뿌 리가 아리스티네의 발등을 후려 쳤다.

아리스티네의 몸이 기울었다.

고개를 들기도 전에 머리 위로 짙은 그림자가 졌다.

“이리 금방 잡히실 걸 뭐 그리 도망치셨습니까.”

히죽거리는 비웃음이 칼날처럼 떨어져 내렸다.

암살자 서넛이 아리스티네를 둘러싸고 있었다.

“마지막 유언이라도 들어 드리고 싶지만 변수는 만들지 않는 주의라.”

암살자는 지체 없이 검을 빼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아리스티네를 향해 휘둘렀다.

푸욱, 붉은 피가 튀었다.

남편은 됐고,돈이나 벌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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