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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의 조카가 나를 너무 좋아한다(13) (13/232)

13화

공작이 여전히 빵에 시선을 두며 물었다. 연습이라도 했는지 목소리는 하나도 떨리지 않았고, 말을 더듬지도 않았다. 그러나 딱히 지나가듯 하는 질문이라고는 안 느껴졌다.

저러면서 나를 흘깃흘깃 살피는 기색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네, 다음에 또 초대받았어요.”

“쿠, 쿨럭!”

“여기요.”

내가 건넨 물 잔을 받아 꿀꺽꿀꺽 마신 공작이 가냘픈 목소리를 겨우 쥐어짰다.

“무, 무슨 일로?”

“선황자 전하께서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하셔서 성의를 표하고 싶으시다네요.”

“아, 그 펜던트.”

“네. 급하게 구해서 걱정이었는데 마음에 들어 하셔서 다행이에요.”

잠시 나를 흘긋 바라본 공작이 중얼거렸다.

“우리 샤를이 눈치는 조금…… 없구나. 네가 줘서 더 좋아하신 것 아니겠어?”

“음…….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죠.”

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소중하게 여겨 준다면 고마운 일이다.

어차피 이리안이랑 만나게 되면 이리안이 선물해 줄 야광석 목걸이를 더 소중하게 여길 테지만.

이리안이 옆에서 없어지기만 해도 훌쩍훌쩍 소리 없이 울기 바빴던 소년 선황자는 내가 돌아간다고 해도 잡기는커녕 잘 가라며 나풀나풀 손을 젓는다.

‘그때, 무도회장에서 울었던 건 다른 사람들이 많아서 무서워서 그랬던 거려나.’

“샤를? 왜 갑자기 화가 났느냐?”

“……저 시무룩해 하고 있었는데요…….”

공작이 숨을 들이켰다.

“감히 누가 너를 시무룩하게 했어!”

“저요.”

“뭐? 왜!”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샤, 샤를 역시 대공 전하를 다시 뵈니 마음이…….”

“아닙니다.”

번쩍 고개를 쳐들고 단호하게 말을 자르자 공작이 “그렇다면 다행이로구나.” 하며 촉촉하게 젖은 눈을 했다.

그렇게 식사가 끝나고.

침실로 올라간 나는 편지 한 통을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내 인간관계에서 이런 거 줄 사람 없는데…….”

나 또 뭐 잘못했나?

저번에 받은 처절한 저주의 의도가 담긴, ‘이 편지는 휴양 도시 엔젤에서 시작되어…….’를 떠올린 나는 흠칫했다. 경계하며 편지 봉투를 이리저리 뒤집던 차, 멀쩡히 적힌 발신인을 발견했다.

“이리안이잖아?”

그러고 보니 저번 무도회에서 이리안을 못 본 것 같았다.

불참했다면 그 이유가 초대장이 없었기 때문은 아닐 터였다. 대공은 수도에 기거하는 모든 가문에 초대장을 보냈다. 물론 대공이 직접 작성한 건 아니고, 가문 차원에서 집사가 보낸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도 가문 차원에서 보낸 거였으면 안 갔을 텐데 하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가서 천만다행이었지만.

“무슨 일 있나?”

후다닥 내용물을 꺼낸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으잉?”

감사한 샤를리즈 리엔타 공녀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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