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주의 조카가 나를 너무 좋아한다(57) (57/232)

57화

미려한 이목구비가 미소를 그려 냈다. 단정하게 맞물려 있던 입술이 조금 휘어지고, 시선이 보다 짙어…….

‘이만하면 오래 버텼다.’

나는 숙연하게 인정했다.

“지겹네.”

느릿한 투로 중얼거린 샤를리즈가 목덜미를 주물렀다.

살짝 틀어진 각도의 고개에서 빈틈을 발견해 눈을 빛낸 순간.

악력이라고는 조금도 없을 것만 같은 손이 불시에 뻗어 나와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컥!”

가까워진 얼굴은 환상처럼 아름다웠으나 이 상황에서 얼굴을 붉히는 정신 빠진 놈이 있을 리 없다.

페르난 백작은 마구 떨리는 목소리를 어떻게든 쥐어짜 냈다.

“귀, 귀족을 살해하는 건 아무리 리엔타의 공녀님이라도 엄벌을 피할 수 없으실 텐데요?”

“아, 그거.”

샤를리즈가 뚜둑 고개를 꺾었다.

“상관없어. 아버지께서 내게 면책권을 사용해 주시겠다고 하셨거든.”

‘이, 이, 이, 미친……!’

역시 미친개였다.

페르난 백작은 대화로는 이 앞뒤 가리지 못하는 공녀를 설득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