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의 조카가 나를 너무 좋아한다(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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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의 조카가 나를 너무 좋아한다(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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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사샤가 조심스레 한 가지를 골랐다.
“‘사랑스러운 왕자님은 언제까지고 행복했다’가 두 번째로 좋아요.”
엄청난 침묵이 내려앉았다.
심각한 얼굴로 눈꺼풀을 반쯤 내린 칼릭스는 고민에 빠진 눈치였다.
무엇이 영광의 첫 번째를 차지했을지 짐작이 갔다.
‘개성 없는 브로치랑 답답한 장갑을 빼면 내 선물밖에 없어.’
그들도 내 선물을 무식한 돌덩어리라고 폄하하고 있을 테니 죄책감은 없다.
‘1, 2위를 다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진짜였다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 그럼 3위는 무엇이신지요, 사샤 님?”
어허, 리반.
기대하지 마, 다친다고.
속으로 히죽 웃고 있던 순간이었다.
“이 덩어리요. 색깔이 반짝반짝하게 잘 보여서 예뻐요.”
나는 광물처럼 굳어 버렸다.
“예, 그러셨군요. 정말 어여쁩니다.”
리반이 실실 웃었다.
제 선물이 1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모든 의욕을 잃고 처량하게 앉아 떨리는 손으로 차를 마셨다.
생일 파티가 끝나고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 길.
터벅터벅 지친 걸음을 옮겨 도착한 침실에는 웬 편지가 도착해 있었다.
‘두꺼운 편지 읽을 기분 아닌데.’
힘없이 확인한 발신인에는 로제타 이클리스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응?”
설마 이리안이랑 싸웠나.
대강 찢어 열어 보려다가 멀리서 레터 나이프를 가져와 조심조심 개봉했다.
요즘 아이들 취향이래요. 하루 늦어 버렸는데 조사한 게 아까우니까 내년에 꼭 쓰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