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화
달달한 걸 먹었더니 머리가 좀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나는 침울하게 어깨를 떨궜다.
“이거 익숙한데. 익숙한데……!”
비록 금방 사랑에 빠지는 만큼 금방 식기는 한다만, 심장이 두근거린 횟수를 세려면 한 손으로 모자라다.
이 분야의 경력자라 이 말이다.
‘큰일 났네. 큰일 났어.’
의미 부여하고, 착각하고…….
완전히 그거잖아!
……그렇다.
나는 짝사랑의 전철을 착실히 밟아가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세상아.’
이대로면 위험하다.
양 손바닥을 침대에 짚고 좌절하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나는 주섬주섬 일어났다.
“공녀님. 로나터스에서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고마워.”
‘에리히 놈인가.’
레아가 나간 후, 대충 열어서 확인한 서신은 에리히 자식이 보낸 것이 맞았다.
“흠.”
타임라인을 보니 최근 시점부터 제대로 조사한 듯했다. 그 당시에만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은근슬쩍 없는 부분이 제법 됐다.
‘부담 주길 잘했다.’
훌렁훌렁 페이지를 넘기던 중 나는 손을 멈췄다.
“일리든 포르테.”
카타리나 황후는 모든 일을 죽음으로 끝내는 것을 선호했고, 일리든은 그렇게 죽었다.
‘라베트가 여러모로 특이점이었지.’
그녀가 목숨을 부지할 수 있던 이유는 황후가 그녀에게 명령한 일이 사교계에 국한되는 사소한 일이었단 것도 있지만 일단은 후작이 황제파이기 때문이다.
‘라베트가 그녀의 명을 따르면서 살았다고 후작에게 말했으리라 판단했을 테니까, 라베트 죽으면 너무 티가 나서 두고 보는 거지.’
로나터스 후작의 병력은 리엔타 공작과 바이에르 공작이 중립파인 한은 황실로서 놓치기 아까운 패인 거다.
나는 다시 서신을 확인했다.
일리든 포르테 경이 술에 절어 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곧 퇴직할 것 같다는 추측이 정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