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비세스 메이커 (122)화 (122/251)

122화

『종탑 까마귀의 울음』

그들이 다시 장인 거리의 중앙 광장으로 이동한 것은 희연의 무기를 만들어주기로 했던 유저에게서 연락이 온 뒤였다.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든 새벽녘이었다.

희연은 새벽 시간의 도시 에빌론을 돌아다녀 본 적이 없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헬르벨과 숲속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게임을 시작한 이래로 그녀는 모든 새벽을 숲에서 맞이했다.

그랬기에 새벽의 조용한 도시를 둘러보는 희연의 얼굴에는 낯선 기색이 완연했다.

“이 시간에는 NPC의 잠을 깨울 정도로 시끄럽게 굴면 연행되니까 조심해야 해요. 그래서 보통 새벽 시간에 많이들 일일 퀘스트를 하러 도시 밖으로 나가죠.”

킹스메이커의 말마따나, 도시 에빌론은 텅 빈 것처럼 고요했다. 장인 거리로 들어서자 그 고요함에 금이 가기 시작했지만 아주 미미한 정도였다. 시끄럽게 하다 연행되고 싶은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장인 거리의 중앙 광장은 에빌론의 중앙 광장과 달리 주변에 있는 건물 중 다수가 거주 건물이 아니었기에 이만큼이나마 떠드는 것이 가능한 거였다.

그래도 마음 놓고 떠들 수는 없는 것이, 가게로 쓰이는 건물에서 NPC가 거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을 깨우는 것 역시도 연행되는 루트였다.

날이 저물면 자동으로 빛을 내는 마법 등이 설치된 세상에서 그 불이 켜지기 전까지 도시를 밝히는 것은 유저들이 설치한 모닥불이었다.

도시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닥불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불을 쬐는 사람들의 모습은 멈춰버린 시간의 도시를 탐험하는 모험가들처럼 보였다.

“오리 님, 이쪽이에요.”

“네!”

사람들 틈을 요리조리 피한 그들이 도착한 곳은 이전에도 왔던 제작 장소인 천막 아래였다. 그중 커튼을 쳐서 바깥과 분리한 곳이 몇몇 있었지만 킹스메이커는 거침없는 손길로 그중 하나를 골라 거두었다.

그러자 마치 두꺼운 천에 막혀 있었다는 듯 강렬한 불 냄새, 화약 냄새와 함께 새빨간 불티가 날름거리며 밖으로 빠져나왔다. 얼굴로 드리워지는 불길에 깜짝 놀란 희연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지만 뜨거움 외에는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희연은 자신을 덮쳤던 불에 대한 궁금증으로 고개를 기웃거리며 안을 훔쳐보았다.

킹스메이커가 장비를 만들 때 골랐던 곳이 작은 의상실과 같았다면 눈앞에 공간은 작은 대장간과 같았다.

화로와 풀무, 모루, 그리고 다양한 크기의 망치를 진열하듯 늘어놓은 장식대가 그 안을 채웠다. 화로의 불길이 등을 대신해서인지 유난히 낡고 오래된 느낌을 주었다.

커튼을 거두자마자 달려들 듯 타오른 불 역시도 화로의 불씨였는데, 신기하게도 마치 뱀과 같이 살아 움직이며 화로 위를 노닐고 있었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불길은 얼마 안 있어 부지깽이에 붙잡혀 화로 안으로 던져졌다. 부지깽이의 주인이자 이 작은 대장간의 주인이 고개를 들었다.

대장간의 주인은 아주 짧은 금색 머리에 초록색 눈을 하고 있었다. 머리가 짧은 것과는 별개로 수염이 아주 길었고, 길고 굵게 땋은 수염은 눈 색과 같은 초록색 리본으로 묶고 있었으며 옷과 두꺼운 가죽 장갑에 묻어나는 그을음이 상대가 얼마나 오랜 시간 불 앞에서 서 있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다만 그는 평범한 사람과는 조금 달랐다. 키는 희연의 허리에는 올까 싶을 정도로 작았고 그에 반해 몸집은 근육으로 가득 차 두툼했으며 피부는 몇 번이나 망치 아래 두들겨진 쇠처럼 단단했다. 불길이 일렁이는 순간이면 그의 피부는 마치 금속처럼 반들반들한 윤이 났다.

“어…?”

희연은 당혹감 섞인 탄식 비스름한 것을 내뱉었다. 낯선 외양의 대장장이 때문이었다. 그런 희연의 반응에 그녀 바로 뒤에 서 있었던 닉이 슬쩍 귀띔해 주었다.

“이종족으로 종족을 변경한 거예요.”

“이종족이요?”

“네. 드베르그라고 손재주 쪽으로 특화된 종족이에요.”

“우와….”

지금껏 희연이 본 이종족이라고 할 법한 이들은 모두 요정이거나 유령이었다. 공통점은 모두 NPC였다는 거다. 그런고로 희연은 현재 처음으로 유저가 이종족의 모습을 취한 것을 본 것이다.

신기한 마음에 눈을 빛내는 희연의 반응에 드베르그 종족 유저는 뽐내듯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 반응을 통해 희연은 이종족으로 종족을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애초에 아무리 많은 시간을 숲속에서 보냈다고는 하나 희연이 있는 곳은 도시 에빌론이었다. 모든 유저들의 고향이 되는 장소이며 매일매일 사건 사고가 터지는 만남의 장이었다.

그런 곳을 돌아다니면서 이종족 유저나 NPC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자랑 다 했나요?”

“크흠!”

킹스메이커의 물음에 그는 뒤늦은 쑥스러움을 느끼며 헛기침을 하고는 자세를 바로 했다. 불에 그을린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 모습에 혀를 끌끌 차며 킹스메이커는 희연에게 말했다.

“오리 님 이쪽은 ‘합법 도박’이에요.”

“네…?”

“이 사람 이름이 ‘합법 도박’이에요.”

“아.”

도박이라는 말에 지레 놀랐던 희연은 안도하며 다시 드베르그 종족 남자를 보았다. 그는 자신의 닉네임에 놀란 희연의 반응이 마음에 들었던 건지 밝아진 얼굴로 앞으로 나섰다. 의도한 닉네임인 듯했다.

“안녕하세요. ‘합법 도박’이라고 합니다. 명실상부 이 게임 최고의 대장장이이며 특기는 화기류 제작과 회로 삽입이고 원할 경우 인챈트 대리작 해드립니다.”

대략적인 자기소개를 마친 합법 도박은 견적을 내듯 희연을 쭉 훑어보았다.

“장비 보니까 힐러 같은데… 총 쓰는 거 보니 총기류에 자신 있으신가 보네요. 어떤 총 원하시나요? 웬만한 총은 다 만들어 놔서 원하는 종 말하면 예시로 보여드릴 수 있어요.”

그의 물음에 희연은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그녀는 총에 관심이 있어서 총을 쓰는 게 아니라 얼떨결에 총을 쓰게 되었고, 이제 와서 무기를 바꾸기엔 자동 사격 스킬이 생겨 무기를 유지한 케이스였다. 총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몰랐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합법 도박은 힐러면서 호기롭게 총을 쓰는 희연이 흥미로웠는지 기대감으로 눈을 빛내고 있었다. 그 눈빛에 희연은 더더욱 곤란해졌다.

머뭇거리기만 할 뿐 마땅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희연을 낯가려서 그렇다고 생각한 합법 도박은 상인의 사회성을 발휘해 친절하게 물었다.

“고민된다면 지금까지 써 봤던 총 종류를 말해보세요. 제가 맞춰서 꺼내드릴게요.”

“아… 권총이요.”

“네, 그리고?”

희연은 헬르벨의 총을 떠올리며 손을 허우적거렸다.

“저… 이만한 크기에 이렇게 생겨서 막 이쯤에 쇠로 된 장식 같은 거 있고, 전체적으로 나무 느낌 나는 총이요.”

“상당히… 색다른 설명인데, 아는 총 이름 아무거나 말해 줄 수 있나요? 권총 빼고.”

“…샷건?”

합법 도박의 눈에 의심의 기색이 떠올랐다. 그는 킹스메이커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봤자 천막 안의 대장간은 그리 크지 않았기에 희연의 귀에도 다 들렸다.

“저 사람 총 쏘는 사람인 거 맞죠?”

“그럼요. 명사수예요, 명사수.”

“근데 왜 총 이름을 몰라요?”

“장인은 도구를 따지지 않으니까요.”

“…?”

합법 도박이 혼란에 빠진 사이 킹스메이커는 희연에게로 가까이 오더니 그녀에게 은근슬쩍 제 취향을 들이밀었다.

“오리 님, 오리 님. 총 두 자루를 드는 거 어때요? 한 손에 하나씩.”

“갑자기요?”

“멋있지 않을까요?”

“그렇겠죠…?”

“네! 멋있고, 공격도 빨리빨리 되고 남들이 공격 한 번 할 때 오리 님은 두 번 공격할 수도 있죠!”

킹스메이커의 말이 이어질수록 희연은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다. 그러고는 시선을 밑으로 내려 지금은 투명화시킨 홀스터 쪽을 보았다.

어쩐지….

병사 악령이 내리는 꽃비가 끝나고 깜깜해진 밤이 되었을 때, 아나토가 완성된 신발과 함께 건네주었던 홀스터의 개수는 둘이었다. 교차형으로 허리에 매고 각각 허벅지에 추가로 고정하는 줄을 매는 방식이었다.

기능성 아이템인 홀스터의 경우 액세서리로 적용되어 따로 스텟을 주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투명화 기능이 있었기에 희연은 왜 물건이 두 개인 걸까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착실하게 그것을 착용했다.

그리고 지금, 마침내 희연은 왜 홀스터가 두 개였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알 수 있었다. 킹스메이커는 무기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희연의 손에 총을 두 자루 들게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킹스메이커의 생각을 눈치챈 것은 그 총을 제작해야 하는 대장장이 합법 도박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마뜩잖은 눈빛으로 희연을 보았다. 그녀가 총에 일가견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그는 약간의 우려와 약간의 불만이 서린 얼굴로 말했다.

“힘 스텟이 안 될 텐데…. 의외로 총은 아주 무거워요. 게임이라 탄환이 안 들어가서 그 무겟값은 없다고 해도 힐러가 드는 건 좀….”

“설마하니 내가 총 두 자루 들고 뛰어다닐 정도의 스펙도 안 만들고 얘기 꺼냈을까 봐요? 우리가 한두 번 본 사이도 아닌데 아직도 내 성격을 모르나?”

“알죠, 아주 잘 알죠. 그런데 총을 두 개 쓰는 만큼 조준율이 떨어질 텐데 그 문제는 어떻게 하게요? 보니까 총 쪽으로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닌 것 같던데….”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오리 님은 명사수예요.”

이번에도 킹스메이커는 당당하게 말했다. 스킬빨 조건부 명사수인 희연은 조금 양심이 찔렸다. 그러나 답지 않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킹스메이커 탓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명사수라는 것을 증명하고 그녀가 좋은 무기를 갖는 것이 소원이라는데 못 해줄 것도 없었다. 희연은 여전히 자신을 비뚜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합법 도박에게 말했다.

“전… 눈 감고도 다 맞출 수 있어요.”

실제로 스킬 낭만의 프라이쉬츠는 맞추고 싶은 대상만 머릿속에 제대로 인식하면 눈 감고도 맞추게 해주었다. 그 사실을 던전에서 알게 된 희연은 조금은 멋쩍을지언정 사실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합법 도박이 보기엔 허세였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하면 전 제가 만드는 것들에 대단한 자부심이 있어서 아무나 의뢰 안 받아요. 상대가 상대니 제대로 설명 안 듣고 일단 의뢰를 받긴 했지만… 지금은 좀 후회하고 있고요.”

“…….”

“그러니 미안하지만, 증명 좀 해주세요. 눈 감고 다 맞춘다, 뭐 이런 말 하지 말고요.”

합법 도박은 인벤토리에서 총 하나를 꺼내더니 희연에게 내밀었다. 판타지 세계관에는 썩 어울리지 않는 현대식 총이었다.

“어, 이거….”

“제가 최근에 만든 총의 샘플이에요. 윈 쪽에서 들어왔던 의뢰라 본격적으로 만들기 전에 샘플로 하나 뽑았죠.”

희연이 놀란 건 합법 도박이 내민 총이 익숙해서였다. 그의 입에서 길드 윈의 이름이 나온 순간 그녀는 자신의 익숙함이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내민 총은 료한이 들고 있던 것과 똑같았다.

물론 그녀는 총을 잘 몰랐기에 언뜻 보고 확신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었지만, 길드 이름까지 나온 이상 거의 맞다고 봐도 될 성싶었다.

그쪽에도 뉴비 키우기에 재미 들린 사람이 역시 있는 걸까? 희연은 그런 생각을 하며 총을 살펴보았다. 그사이 합법 도박은 벽에 과녁판을 설치했다.

애초에 작은 대장간 안에서 설치한 과녁이었다. 최대한 멀리 선다고 해도 과녁판은 아주 또렷하게 잘 보였다. 그 사실에 희연은 합법 도박이 얼마나 그녀의 실력에 믿음이 없는지 알게 되었고, 남들이 보기에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도 대략 체감할 수 있었다.

힐러가 총을 든다는 것은, 단순히 치료할 때 머리에 총을 들이미는 것 말고도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전에 보았던 마리아는 채찍질을 했다. 유명도에 따라 다른 신뢰 같은 걸까?

희연은 그런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쉬다 과녁의 가운데 숫자 10을 확실하게 눈에 담은 뒤 킹스메이커에게 물었다.

“킹 님, 눈 가릴 거 아무거나 있나요?”

희연의 의도를 눈치챈 킹스메이커는 묘한 미소를 짓더니 냉큼 답했다.

“물론이죠!”

그녀는 인벤토리에서 천 하나를 꺼내고는 합법 도박 앞에서 보란 듯이 천을 쫙쫙 펼친 뒤 손수 희연의 눈을 가려주었다. 그 모습에 합법 도박은 혀를 찼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요….”

“확실한 게 좋으니까요.”

희연은 손을 내밀었다. 합법 도박은 자신이 있는 쪽도 몰라 엉뚱한 곳을 향해 팔을 뻗는 그녀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착실하게 희연의 손에 총을 올려주었다.

손안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철의 감촉을 느끼며 희연은 자세를 잡았다. 잡아본 적 없는 총임에도 자세는 자연스러웠다. 이상한 곳으로 빗나갔던 총구는 정확히 과녁판을 향해 움직였다.

멋대로 움직이는 손끝을 따라 몸을 트는 것이 어찌나 자연스럽던지 사정 모를 이들이 보기엔 스킬인 것이 전혀 티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손끝을 느끼며 희연은 기다릴 것도 없다는 듯 곧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그때까지도 희연이 걱정한 것은 총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경비대에게 연행되면 어쩌나 하는 사소한 문제 정도였다.

다행히 총에는 소음기가 부착되어 있었기에 소리가 그리 크지는 않았다. 총알이 어딘가에 걸린 것 같은 낯선 소음을 들으며 사격을 끝낸 희연은 곧바로 손을 들어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을 거두었다. 과녁판에 새겨진 결과물은 아주 깔끔했고 또한 훌륭했다.

합법 도박은 커다랗게 뜬 눈으로 희연을 보았다.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이 그의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희연은 넋 놓은 그의 손에 조심히 들고 있던 총을 돌려준 뒤에 뒤로 물러났다.

“어…, 이게, 이게 된다고요?”

합법 도박의 반응에 조금 뿌듯해진 희연은 당당히 말했다.

“저는 총 아무거나 상관없어요.”

상대가 무슨 총을 주든 간에 완벽하게 써먹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패기로운 그 말에 반응한 것은 킹스메이커였다.

그녀는 혹여나 합법 도박이 정말로 아무 총이나 줄까 걱정된다는 듯 원하는 것을 빠르게 내뱉었다.

“소드 오프 샷건 두 자루! 인챈트 홈 세 개 열고 회로 최소 열다섯 줄! 추가로 속성 탄환 제작 의뢰!”

킹스메이커가 말하는 것을 멀뚱멀뚱 듣던 희연이 물었다.

“저… 총 두 자루 쓰는 거로 확정 난 거예요?”

물어보면서도 사실 희연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쯤 되니 킹스메이커가 왜 저리 총 두 자루를 사용하는 것에 집착하는지 궁금해졌다. 희연의 물음에 킹스메이커는 냉큼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멋있잖아요.”

“쌍권총은 낭만이죠.”

뉴비 없지의 반응도 킹스메이커와 크게 다를 건 없었다. 희연은 낭만 참 좋아한다 생각하며 총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은 포기했다. 애당초 아는 것이 없었기에 할 말도 없었다.

또한, 그녀도 내심 쌍권총은 멋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기에 의견 조율은 평화롭게 끝날 수 있었다.

“말도 안 돼….”

산뜻할 정도로 분위기 좋은 뉴비세스 메이커 길드와 달리 합법 도박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과녁판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절망도 잠시 그는 그 감정을 털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뭣 모르고 평가해서 죄송합니다.”

“아, 아뇨… 사과 안 하셔도 되는데….”

스킬 덕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희연은 합법 도박의 사과에 손을 흔들며 그를 만류했다. 그러나 합법 도박은 사과를 거절하는 희연에게 고개를 저으며 약속했다.

“그렇다면 사과는 결과물로 보여드릴게요. 최고의 무기를 만들어드리죠!”

“그건 오리 님 레벨이 낮아서 안 돼요.”

“…적당히 최고인 무기를 만들어드리죠!”

의외로 그는 수용이 빠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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