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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세스 메이커 (127)화 (127/251)

127화

땃쥐 미 덕에 파티 상태라 할지라도 팀킬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희연은 배웠다.

그러나 특정 대상을 정하지 않은 범위 디버프, 능력을 깎거나 상태 이상을 먹이는 스킬마저 같은 편에게 효과를 주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규모 마법을 준비하느라 옹기종기 모여있던 이름은 말할 수가 없어 길드는 쓰러지면서 뒤엉키게 되었는데 서로의 무게 때문에 앓는 소리를 내며 닉을 욕했다.

아무래도 서로가 엉켜 있는 바람에 디버프 효과가 끝났음에도 곧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기에 그 분노가 더한 듯했다.

그들과는 달리 상태 이상이 끝난 희연은 곧바로 성벽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수의 사람에게 피해를 줌에도 닉이 디버프 스킬을 쓴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녀의 믿음은 정확했다.

“…저게 뭐야?”

의문은 느끼게 만드는 거대한 무언가가 아래에 있었다.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사람들과 함께 바닥을 구르고 있는 몬스터와 같은 분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같은 선상에 두면 안 될 것 같은 존재였다.

희연은 처음 그것을 보았을 때 드래곤을 떠올렸다. 뒤엉킨 이들을 짓밟고 주저앉아 있는, 절반은 파충류를 닮고 절반은 조류를 닮은 그 모습이 언뜻 보면 드래곤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드래곤을 떠올리게 만드는 거대한 날개를 가진 몸은 전체적으로 파충류 특유의 날렵한 모양새였다. 갈고리발톱에는 누구의 살점인지 모를 것이 흔적처럼 남아 있었다.

그러나 희연은 실제 드래곤을 본 적이 있었다. 거대하고 공포스러우나 루로는 아름답고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단순히 크고 날 줄 아는 파충류라고 해서 드래곤이라 부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아름다움이었다. 성벽 아래 그것에게는 없는 종류이기도 했다.

그것은 파충류 쪽에 가깝게 느껴지는 몸과 달리 두상은 새를 닮아 있었는데, 보통 새의 눈이 정면을 향하지 않는 것과 달리 이름 모를 괴조의 눈은 정확히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괴조의 하나뿐인 거대한 눈이 이마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눈 아래의 부리는 따로 분리된 기관이 아닌지 얼굴의 피부와 그대로 이어져 있었다. 특이한 것은 끝으로 갈수록 빛을 받아 번들거렸다는 점이다. 검은 철로 만들어진 것처럼 말이다.

입안을 빼곡하게 채운 것은 칼날 같은 이빨이었는데, 쉭쉭거리며 숨을 뱉을 때마다 그 이빨 위로 여러 갈래로 나뉜 혀가 밖으로 삐져나왔다.

괴조가 입을 벌려 소리를 낼 때면 그 혀는 사방으로 휘어지며 침인지 뭐지 모를 액체를 뚝뚝 흘렸다.

삐이이익-!

그중 한 마리가 울음을 내뱉자 다른 녀석들도 고개를 치켜들며 울음을 내뱉었다.

울음소리는 날카로운 휘슬 소리 같았다. 유리를 손톱으로 긁어내는 것과도 닮아 듣고 있으면 절로 소름이 끼쳤다.

희연은 그 소리에 반사적으로 인상을 찡그리며 어깨를 움츠렸다. 상당히 듣기 싫은 소리였다.

지금까지 메르헨 호라이즌의 몬스터 대부분이 말랑말랑 귀여운 모습이거나 멋들어진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면 눈앞에 괴조는 게임을 잘못 찾아온 것처럼 동떨어진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징그러웠다.

당장에 괴조가 깔고 뭉갠 몬스터들도 동글동글하니 귀여운 초보자 존 몬스터들처럼 생겼기에 더더욱 비교되었다.

처음 희연이 게임을 시작한 날 보았던 잘린 다리를 던졌던 몬스터마저 온몸을 나뭇잎으로 가리는 배려심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눈앞에 괴조는 아니었고 그 적나라한 모습에 희연은 제법 큰 충격을 받았다.

저런 몬스터도 나오는데 이걸 힐링 게임이라고 그녀를 속였던 백희준의 머릿속을 열어보고 싶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때마침 상태 이상이 풀린 괴조 한 마리가 갈고리에 잡힌 유저를 입에 집어넣어 와작와작 씹었다. 그 유저는 도와달라는 말도 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폴리곤이 되어 사라졌다.

[Lv. ??? <스낼리개스터>]

“레벨이….”

정보가 제대로 뜨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는 레벨 차이가 심하다는 것을 뜻했다. 희연이 자미엘의 이름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던 것과 같은 원리였다.

킹스메이커는 기껏해야 에빌론에 나올 몬스터는 레벨이 150일 것이라고 했다. 120의 차이가 작은 것은 아니었지만 희연이 정보를 보지 못할 정도의 큰 차이도 아니었다.

희연은 고개를 돌려 검은 망토 무리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성공한 이름 없는 그분을 보았다.

사람들 틈을 구르느라 후드가 벗겨져 얼굴이 드러난 덕에 희연은 그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얼굴에 떠오른 감정은 당혹이었다.

“스낼리개스터가 왜 여기서 나오지? 여기서 나오는 몬스터가 아닌데?”

“저거 많이 강해요?”

“어… 많이는 아닌데, 200렙 조금 넘는 몬스터라…. 아니 애초에 쟤네는 시드론에서 나오면 안 되는 몬스터인데?”

희연의 귀에는 그의 말이 우리 망했어요! 라고 하는 것처럼 들렸다. 실제로 상황은 좋지 못했다.

지금껏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사람들을 습격하고 사냥했던 스낼리개스터 무리는 모습이 드러나자 더 이상 거리낄 것 없다는 듯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유저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에빌론에 남은 이들의 평균 레벨은 결코 낮은 것은 아니었으나 그 기준은 당연하게도 이 근방에서 나올 몬스터와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희연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떠난 킹스메이커마저 뜬금없이 이곳에 렙 200을 넘는 몬스터가 나올 것이라 예상 못 했다. 알았으면 가지 않았을 것이고 평균 레벨 운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현재 레벨 200을 넘은, 누구나 고였다고 인정해 주는 유저들은 더 많은 경험치를 얻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갔다.

성벽 위 무리의 평균 레벨을 뻥튀기시키는 역할을 하는 이름은 말할 수가 없어 길드는 마지막 한 방으로 경험치 독식을 하기 위해 남은 케이스였다.

하필이면 고였다고 할 법한 유저들 전원이 마법사였고,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앞을 막아줘야 할 유저 중 그들처럼 고인 이들은 없다시피 했다.

스낼리개스터가 지금 당장은 눈앞에 있는 성벽 아래 유저들만 사냥하고 있지만, 날개가 장식이 아닌 이상 조만간 날아올라 성벽 위에 옹기종기 모인 그들을 공격할 것이 자명했다.

희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갑옷을 입어 그나마 튼튼하게라도 보이는 성벽 아래 유저들과 달리 성벽 위에 있는 유저들의 거의 다 천 옷을 입고 있었다.

스낼리개스터의 저 날카로운 이빨 아래 살아남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차림이었다. 희연은 반사적으로 물었다.

“저희 망했어요?”

이름 없는 그분은 펄쩍 뛰며 그 말에 반박했다.

“안 망했어요! 저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뉴비님! 그냥 좀… 물몸이라 물리면 많이 아파서 그렇지, 제 레벨이 몇인데 200 좀 넘은 몬스터한테 지겠어요!”

하지만 스낼리개스터의 수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에 당당한 발언과 달리 이름 없는 그분의 표정도 영 좋지는 못했다.

“하…, 민첩이랑 힘 찍었어야 했나 진짜.”

이름 없는 그분이 근접 마법사에 대한 짧은 아쉬움을 느끼는 사이 스낼리개스터는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상대가 되지 않아 근접 딜러 유저들이 모두 도시 안으로 도망치고 있었기에 성벽 위를 노리기 시작한 것이다.

번뜩이는 눈이 위를 향한다는 것을 느낀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물리면 끝이라는 걸 다들 깨달은 것이다.

그 와중에도 닉은 여전히 성벽 난간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 회색빛 성벽에 서 있는 새하얀 그는 상당히 눈에 띄는지라 저러다 스낼리개스터의 첫 사냥감이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희연은 그를 불렀다.

“닉 님!”

그만 내려오라는 그녀의 부름에도 닉은 돌아보지 않았다. 여전히 침착한 눈은 저 아래 괴조에게 향해 있었고 손에 들린 활은 언제든 리라를 연주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스낼리개스터가 성벽 위를 노리며 날개를 펼치는 순간 음울한 리라의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악…!”

방심하고 있다 무릎부터 박은 이름 없는 그분이 앓는 소리를 냈다. 그 혼자만 그런 게 아니었다. 대부분이 무릎부터 박으며 데굴데굴 굴렀다. 이번에도 닉만이 멀쩡하게 서 있었다.

리라로 짧은 음만을 내던 조금 전과 달리 닉은 이번에는 제대로 연주를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건조하고 삭막한 노래가 이어지며 디버프 효과는 계속 지속되었다.

마치 방해라도 하듯 스낼리개스터 무리가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뱉어냈지만 닉의 리라 소리를 이기지는 못했다. 그의 연주는 공기 중에 퍼져나가는 소리라는 개념이란 보기보단 머릿속에서 울리는 소리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닉 혼자서 저 많은 몬스터 군락을 견제한다는 것이 대단하긴 했지만, 유저 전원이 그 건제의 대상에 같이 들어간다는 점 앞에서는 별거 아니었다.

성벽 난간에 매달린 상태로 주저앉아 있던 희연은 무릎의 고통에 인상을 찡그리고 있던 이름 없는 그분에게 물었다.

“원래 디버프 스킬은 이렇게 막… 무분별해요?”

“설마요. 그냥 테이머가 망직이라 그런 거죠.”

한번 들어봤던 이야기였지만 그때만 해도 희연은 반쯤 장난스럽게 하는 말일 것이라 생각했다. 요목조목 따지고 들었을 때 망직 소리 안 들을 직업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에는 희연 역시도 테이머 망직 소리가 그냥 나온 게 아님을 인정해야 했다.

“디렉터한테 그런 건 왜 물어봐서….”

“디렉터요?”

“쇼케이스라고 오프라인 이벤트에서 누가 인간도 길들일 수 있는 동물이냐고 물어봤거든요. 그런데 디렉터가 진짜로 그 의견을 받아 준 거예요.”

“어, 그러면….”

“테이머의 디버프는 친구가 되기를 거부한 이들에게 내리는 벌, 뭐 그런 이미지라서 길들일 수 있지만 길들이지 않은 대상인 몬스터를 공격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여기에 인간도 길들일 수 있는 대상에 들어간 거죠. 인간이랑 몬스터가 같은 카테고리로 묶인 거예요.”

“아….”

“테이머는 원래부터가 스킬의 사정거리가 넓은 대신 타깃 설정이 안 됐는데, 이게 인간도 동물로 결정 나면서… 테이머는 망직이 된 거죠. 몬스터 포함 주변에 있는 사람 전부한테 디버프를 먹이니까요.”

많은 버프 스킬과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랑받던 테이머의 주식은 그렇게 상장 폐지되었다. 이름 없는 그분은 툴툴거리며 말을 이었다.

“줏대 없는 망직이죠. 테이머 진짜 누가 해요. 만렙 찍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직업인데.”

당당한 직업 혐오 발언이었다. 희연은 왜 닉이 뉴비 없지가 GM 박제 사건에 대하여 말할 때 싫어했는지 알 것 같았다.

“애초에 왜 인간도 길들일 수 있냐고 물은 거예요?”

“아, 그거. 그 질문에 목적이 있었거든요. 고렙에 능력 좋은 NPC를 길들여 소환수로 써먹겠다는 야심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길들이기가 공격으로 처리된 거예요. NPC는 특정 상황이 아니면 공격도 못 하니까 그냥 꾀 한 번 부렸다가 자기 포함 동종 업계 사람들까지 한 번에 물 먹인 거죠.”

“아….”

잘 키운 테이머는 1인 군단이라는 말이 있다. 아군을 못 만드니 1인 군단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현재 몬스터를 상대로 움직이는 것은 닉뿐이었다.

이름 없는 그분은 탄식했다.

“무기 교환권…! 무기 교환권만 있었어도 지팡이에 있는 저항력으로 이깟 디버프 무시할 수 있었는데…!”

“그 교환권이라는 건 어디서 얻는데요?”

“캐시샵이요. 할인 이벤트 기다리느라 안 사고 있었는데 하필…!”

이름 없는 그분은 한참을 흑흑거리며 슬퍼했다. 희연은 처음 몇 번만 대충 위로해주다 눈을 굴려 아래 상황을 훔쳐보았다.

난간에 기대어 있다가 디버프를 먹는 바람에 현재 그녀는 난간 위에 몸을 반쯤 밖으로 빼놓고 널브러진 상태였다. 덕분에 상황을 잘 볼 수 있어 좋기는 했다.

마땅한 해결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닉은 연주를 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이를 방해하기 위함인지 스낼리개스터도 계속 목이 찢어져라 울고 있었다.

불안한 것은 길쭉한 목들이 조금씩이지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모습을 발견한 희연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쟤네 조금씩 움직여요.”

“슬슬 디버프 안 먹을 때 돼서 그래요. 연주만 안 끊기면 계속 디버프 건다는 건데 그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디버프 효과가 약해져요.”

희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끝을 움직여 보았다. 안 움직였다.

그런 그녀와 달리 이름 없는 그분을 포함한 이름은 말할 수가 없어 길드원들은 조금씩이지만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낼리개스터보다도 상태 이상이 풀리는 속도가 빨랐다.

자유의 몸이 된 이름 없는 그분은 일단 불안불안하게 난간에 걸쳐져 있던 희연을 내려주고 입을 뗐다.

“스낼리개스터의 기본 패시브는 인비저블과 흡혈이에요. 이렇게 투명화에 자가 회복 스킬까지 갖고 있는 경우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편이라 가능하다면 한 방에 죽이는 게 좋아요.”

“…가능하세요?”

“가능은 하죠….”

말끝을 흐린다는 것은 지금 상황에선 조금 걸리는 것이 있다는 것을 뜻했다. 이름 없는 그분은 무언가 가늠해 보는 듯 희연과 닉을 번갈아 보았다.

“뉴비님. 레벨 몇이예요?”

“저 33이요.”

“33이면 2차 이제 막 전직했을 거고. 디스펠 스킬 지금 없겠네요?”

“그런 스킬은 없긴 한데….”

“그러면 MP 2000 넘어요? 장비 인챈트에 공속 세트는요?”

이번에는 모두 해당하는 사안이었기에 희연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 없는 그분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러면 우리가 이겼네요.”

단순히 말뿐인 발언이 아니라는 것처럼 그는 곧바로 상황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지호야! 파티 가입하고 스킬북 <독독> 하나 줘! 그리고 거기! 연주 그만해요! 이따 다시 해야 하니까 쿨타임 채워요! 너희는 스낼리개스터 견제하면서 성벽 위에 힐러 좀 전부 찾아와! 기본 버프 외에 다른 버프 가진 사람이랑 공속 관련으로 템 맞춘 사람 위주로!”

연주가 끝났다. 몇 초의 시간이 지나자마자 희연은 몸의 자유를 찾았고 그건 몬스터도 마찬가지였다.

스낼리개스터는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 날개를 펼쳤다. 그들의 갈고리 같은 발톱에는 죽은 몬스터 사체가 전리품처럼 걸려 있었다.

운 좋게도 괴조의 밑에 깔리는 불운에서 벗어났던 몬스터 군락도 일제히 다시 공격을 강행하기 시작했다.

희연은 정신없는 상황에서 지호가 파티에 가입했다는 문구를 언뜻 보았다가 날아오는 책 한 권에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아슬아슬하게 책을 잡는 것에 성공한 희연에게 이름 없는 그분이 말했다.

“뉴비님, 그거 스킬북이거든요? 최대한 빨리 쓰고 스킬 습득하세요!”

이름 없는 그분은 닉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희연은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책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두툼한 양장본 책의 제목은 ‘독독’으로 희연이 처음으로 보는 스킬북이었다.

[독독(액티브) : 독은 독으로 다스려라. 대상의 HP를 제물로 어떤 상태 이상이든 한 번 무효화로 만든다. 제물로 바쳐지는 HP는 랜덤이다. MP 소비 2000, 재사용 대기시간 5시간.

제작자(힐 받고 싶냐)의 한 마디 : ♥운빨????망겜♥ ]

[스킬을 습득하시겠습니까?]

가챠 시스템 엿 먹으라고 만든 스킬인 게 분명한 설명이었지만 희연은 서둘러 책을 펼쳤다. 다행히 두툼한 겉모습과 달리 책에 적힌 문구는 딱 한 줄이었다.

‘이 스킬을 개발한 나에 대한 찬양의 글을 공백 미포함 500자 내외로 쓰시오.’

빨리 읽는 게 아니라 쓰라고 한 이유가 있었다. 희연이 잠시 멍하니 있는 사이 스킬북은 친절하게도 펜 하나를 제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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