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비세스 메이커 (141)화 (141/251)

141화

***

“추워….”

크림 산사태를 맞고 잠시 기절했다 일어난 희연이 한 첫 말이었다.

차가운 크림 속에 파묻힌다는 건 생각보다 고역이었다.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희연은 사방이 새하얀 풍경이라는 점에 헛웃음을 흘렸다. 나뭇가지가 매달려 있던 상록수도 보이지 않았고, 방패를 타고 내려왔던 경사로도 보이지 않았다.

허허벌판 크림으로 덮인 텅 빈 공간에 그녀 홀로 있었다. 칙칙한 하늘은 여전히 얇은 실뭉치 같은 솜사탕에 덮여 있었지만 더 이상 별사탕이 떨어진다거나 하지 않았다.

붉은 머리는 이런 새하얀 공간일수록 눈에 띄어야 하는데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뉴비 없지는 아주 멀리 있거나 같은 공간에 없는 것 같았다.

“어디로 가야 하지….”

이정표 하나 없는 크림 밭에 서 있으려니 머리까지 어지러워지는 기분이었다. 크림 속에 파묻힌 발이 어는 기분에 희연은 일단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귓속말 같은 채팅 기능은 불가했다. 에흐테를 꺼내는 것 역시도 불가했다.

불가한 것밖에 없는 조난 사태에 희연은 머리를 짚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일단 방향성을 잡아 줄 이정표를 만들었다. 누네띠네를 잔뜩 받아와서 다행이었다. 돌은 무게가 나가 크림 속에 파묻혔지만 가벼운 제과류는 크림 위에 둥둥 떠다녔다.

이런 식으로 다시 헨젤과 그레텔을 재현하게 될 줄 몰랐다 생각하며 희연은 누네띠네를 툭툭 떨어트리며 걸었다. 그렇게 얼마쯤 걸었을까.

“이쪽 방향이 아닌가?”

슬슬 방향을 조금 바꿔볼까 생각하며 자신의 흔적을 찾아 뒤돈 희연의 얼굴이 굳었다. 지금까지 표식으로 남겨두고 왔던 모든 누네띠네가 사라져 있었다.

분명 크림에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혼란스러워하던 그때 크림 뭉치가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

삐롱-

희연이 크림 뭉치라고 착각한 그것은 하얀 새였다. 완벽한 위장술을 선보이던 하얀 새는 희연과 눈이 마주치자 바짝 굳었다.

서로서로 어색하게 바라보는 것도 잠시, 하얀 새가 날개를 활짝 펼치더니 희연에게 달려들었다.

“어…?”

깔끔한 솜씨로 누네띠네를 낚아챈 새는 희연이 걸어왔던 방향과는 반대되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사실, 표식이 사라진 지금 하얀 새가 날아가는 방향을 반대라고 정의하기도 힘들었다.

괜히 새를 따라갔다가 그나마 있는 방향 감각마저 상실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이대로 가만히 있어 봤자 해결되는 것은 없다는 생각 끝에 희연은 새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차가운 크림 속에 파묻혀 있느라 꽁꽁 언 발로 뛰는 희연이 속도가 날 리가 없었다. 그런 그녀와 달리 새는 야속하게도 점점 더 멀어지기만 했다.

이대로는 놓친다는 생각에 희연은 서둘러 총을 꺼내 손에 쥐었다.

“<등불의 천사>!”

갑작스러운 총소리에 놀랄 만도 하건만, 하얀 새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여섯 장의 날개에 휘감긴 등불이 새의 머리 위로 떠 올랐다. 흐릿해지는 하늘 아래 등불의 빛은 제법 잘 보였다.

그것을 확인한 희연은 천천히 뛰는 속도를 늦추며 숨을 골랐다. 하얀 새가 점점 멀어지며 등불의 빛도 약해졌다. 등불 하나 믿고 여유 부릴 틈은 없었다.

희연은 일단 신발부터 벗었다. 신발의 틈 사이로 크림이 스며들어왔기에 신으나 마나 똑같았다. 도리어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이 더 안 좋았다. 푹푹 파묻히는 크림 속에서 가죽 신발은 발목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들고 있던 신발을 인벤토리에 집어넣고 추위에 닳아버린 HP를 채울 물약까지 다 먹은 뒤 희연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벌판에는 안개가 끼기 시작했다. 하얀 새의 머리 위에서 깜박이는 등불의 빛이 더더욱 약해졌다. 희연은 놓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빛만 보고 달렸다.

그러던 그녀의 걸음을 멈추게 만든 것은 안개 사이에 숨겨져 있던 숲이 드러났을 때였다. 하얀 새는 숲의 입구 앞에 얌전히 앉아 그녀에게서 갈취한 것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숲이….”

바로 코앞에 올 때까지 희연이 숲을 숲이라 알아보지 못한 이유는 새하얀 이 공간과 그 숲의 색이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상록수의 숲이라고 부르기 민망하게도 숲은 푸르지 않았다. 새하얀 숲이었다. 그건 자작나무처럼 나무 자체가 하얀색을 띠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었다.

겨울을 맞은 숲은 모두 타버린 재로써 이곳에 존재했다. 희연은 조심히 손에 닿는 나뭇가지를 건드렸다. 간신히 모습을 유지하던 것이 재로 바스러지며 바람에 흩어졌다.

불에 탄 숲. 그것을 깨닫는 것과 동시에 희연은 이 근처에 헨젤과 그레텔의 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숲이 헨젤이 불을 냈던 그들의 고향이었다.

하얀 새는 재가 된 숲속으로 들어갈 생각이 없는 건지 숲의 경계선에서만 알짱거리며 돌아다녔다. 그런 새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희연은 천천히 숲속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도 뭐가 있어야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재가 되어 간신히 숲의 형상만 유지하며 이곳에 숲이 있었다 주장하는 이런 장소에선 그런 표현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황량했다.

어느 순간부터 희연은 미끄러움에 비틀거리지 않았다. 전처럼 다리가 파묻히지도 않았다. 바람에 스쳐 떨어지는 나무의 재가 크림에 뒤섞이며 그것은 눈이 되었다. 희연은 그렇게 얕고 어설픈 눈에 덮인 겨울의 숲을 걸었다.

본격적인 추위에 볼과 코끝이 빨개지고 어깨가 떨릴 때쯤 희연은 눈 속에 파묻힌 자갈을 발견했다. 자갈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차례로 늘어져 있었다.

그것이 헨젤과 그레텔의 집으로 가는 이정표임을 그녀가 모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쯤에서 희연은 벗어두었던 신발을 다시 꺼내 신었고 손에는 총을 들었다. 자갈을 쫓아 걷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나 먼 거리였기 때문이다.

“찾았다….”

마침내, 재가 된 숲속에서 희연은 헨젤과 그레텔의 집을 발견했다. 재가 되어버린 숲과 달리 그들 남매의 집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는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그 문 앞에 한 아이가 서 있었다. 아이의 주변에는 어찌 된 일인지 수많은 새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정확히는 헨젤과 그레텔의 집 이곳저곳에 많은 새가 기우뚱거리는 목을 돌려가며 앉아 있었다.

새 한 마리를 손에 얹고 서 있는 아이는 어려졌던 뉴비 없지와 키가 엇비슷했다. 그레텔의 옷을 입고 있었다. 아이는 뒤돌아 서 있었고 예의 하얀 모자를 썼기에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희연은 확신에 차서 아이를 불렀다.

“그레텔…!”

아이가 슬쩍 뒤돌아보며 웃음을 지었다. 모자 때문에 여전히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손에 올려두었던 새를 날려 보내며 까르르 웃은 아이가 집 뒤편을 향해 달려갔다.

그에 희연은 그 뒤를 쫓으려고 했지만 얌전히 앉아 있다 말고 그녀에게로 달려드는 새 떼 무리 때문에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야 했다.

희연으로부터 멀어진 아이가 재가 된 나무 뒤에 숨어 몸을 반만 내밀었다. 거리 때문에 희연의 눈에는 올라간 입꼬리만 어렴풋이 보였다. 아이가 말했다.

“나는 그레텔이 아니야.”

“뭐?”

“바보 같은 소리. 그레텔은 죽었어! 그것도 열다섯을 앞두고 죽었다고. 네가 보기에 내가 그리 나이가 많아 보여?”

“…그러면 너는 누구야?”

이름 모를 아이는 희연의 질문이 정말 재밌다는 것처럼 다시 까르르 웃었다. 아이의 웃음소리를 새들이 따라 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희연의 얼굴은 굳었다.

“내가 누구인지는 알 필요 없어. 아니, 알 자격이 없어! 지금은 이것만 기억해 이방인. 나는 이 세계의 비밀을 아는 자야. 그래서 나는 그레텔의 친구지. 너희 이방인들의 적이야.”

“적…?”

“나는 너희 이방인들이 무엇인지 알아. 너희는 바깥에서 왔어.”

“아까부터 무슨 말을….”

바깥이라는 말에 의아해하던 희연은 설마 하는 생각에 입을 꾹 다물었다. 문득 든 생각이 있어서였다.

설마 저 애가 말하는 바깥이 게임의 밖, 현실을 말하는 건가?

그 생각이 들자마자 희연은 오래전에 들었던 괴담이 떠올랐다. 막 게임을 시작했을 때쯤부터 알고 있었던 괴담이었다.

NPC에게 ‘너 NPC지?’라고 물으면 해당 NPC가 그 유저의 목을 베어버린다는 괴담.

NPC가 스스로 NPC라는 점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묘함이 공포가 되는 종류의 괴담이었다.

희연은 경계 어린 눈으로 아이를 보았다. 애당초 저 아이가 NPC가 맞는지도 의문이었다. 그레텔의 악몽에 헨젤과 그레텔이 아닌 다른 아이가 나온다는 것도 이상했다.

“너 누구야?”

다시 한번 정체를 묻는 희연에게 아이는 웃음만 들려주었다. 새들이 다시 따라 했다.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웃음소리 사이로 아이가 말했다.

“너는 이미 보상을 받았어 이방인.”

아이가 말하는 보상이란, 파이퍼에 대한 정보를 뜻하는 것일 터였다. 애초에 이 퀘스트가 내건 보상은 딱 한 가지였다. 작은 단서. 악령이를 위한, 그리고 뱀 집단에 관한 정보였다.

그것을 잘 알았기에 희연은 별말 하지 않았던 거지만 무엇이 문제였는지 아이는 날카로워진 어조로 희연을 비난했다.

“뭐야? 왜 아무 말도 안 해? 설마, 네 보상이 마음에 안 드는 거야?”

“뭐?”

“네게 부와 명예, 힘을 안겨주는 보상이 아니라 불만족스러워? 그래? 그런 거야? 그렇지. 너희 이방인들은 그래. 너희는 참 참된 어른이라 아주 욕망에 충실하거든.”

갑작스럽게 방향을 튼 비난에 희연은 표정만 굳힌 채 부러 답하거나 하지 않았다. 여기서 희연이 답해봤자 상대를 더 자극할 뿐이었다.

“꼴도 보기 싫어! 어디 한번 능력껏 그레텔이나 구해 봐!”

“네가 누구인지 아직 말 안 했어.”

“너희들한테 알려 줄 이름 따위 없어!”

아이가 손짓하자 끼익- 거리며 낡은 나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가 헨젤과 그레텔의 집 문을 연 것이다. 실상, 이 이상 자신에게 매달리지 말고 원래 할 일을 하라는 일종에 축객령이었다.

희연은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 천천히 발을 뗐다. 이내 뒤도는 희연을 보며 이름 모를 아이가 말했다.

“옳은 선택이야 이방인. 착한 아이에게는 선물을 줄게.”

선물이라는 말에 희연은 반사적으로 다시 뒤돌았다. 그런 그녀를 향해 무언가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잡아챈 뒤에야 희연은 자신이 무엇을 받아냈는지 알고는 경악했다.

“넬!”

삐익-!

만약 날아오는 것을 잡아채는 것이 아닌 손으로 쳐냈다면, 까지 생각한 희연의 얼굴이 희게 질렸다. 그녀는 화가 난 얼굴로 아이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작고 연약한 넬을 집어 던지는 극악무도한 짓을 한 이름 모를 아이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웃음소리를 따라 하던 새들도 사라졌다.

분한 마음에 씩씩거리던 희연은 붉은 눈을 끔벅이는 넬이 정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뒤에야 진정했다. 다친 곳은 보이지 않았다.

“악령이….”

넬이 여기 있다는 건 악령이 역시 이 근처에 있을 확률이 높음을 뜻했다. 희연을 발견한 악령이라면 진즉 달려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수중에 돌아온 것은 넬뿐이었다. 작은 인형이 있을 만한 곳은 지금으로선 하나뿐이었다. 헨젤과 그레텔의 집.

그 안에 그레텔도 악령도, 어쩌면 뉴비 없지도 있을 것이다.

그레텔의 악몽을 끝낼 준비는 되었다. 희연은 반쯤 열려 있는 문을 손으로 툭 쳐 보았다. 그레텔의 악몽으로 재현된 집은 마치 그녀의 입장을 거부하는 것처럼 안에서부터 기이한 소리를 냈다.

묘한 탄내가 나는 집안은 불빛 하나 없이 어두웠다. 희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총을 들어 집안 이곳저곳에 예광탄을 날려보았다. 그러나 빛의 궤적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희연은 조심히 집 안으로 발을 들였다.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는데 그녀 뒤의 문이 저절로 닫혔다.

쾅-!

큰소리에 놀라 매달리는 넬을 달래며 희연은 조금씩 발을 움직였다.

마녀의 과자 집도, 숲속도 묘하게 비틀린 것처럼 헨젤과 그레텔의 집 역시도 원래 그녀가 알던 그 집과는 조금 달랐다. 빛이 없는 건 둘째치고 너무 넓었던 것이다.

희연은 벽이라도 짚으며 걷기 위해 일직선으로 쭉 걸었다. 그 과정에서 집안의 가구에 부딪힐 법도 한데 단 한 번을 그러지 않았고 그녀의 손끝 역시도 벽에 닿지 않았다.

천천히 걷던 속도가 점차 빨라졌다. 희연은 어느새 달리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길이 하나밖에 없다는 미궁임에도 희연은 미로를 헤매는 기분이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그녀는 일단 멈추었다. 초조한 마음에 입술을 잘근잘근 씹던 희연을 넬이 불렀다.

삐-

“?”

짧은 팔을 파닥거리는 작은 악령을 보며 희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언가 원하는 바가 있는 것 같았지만 삐삐거리는 소리만 듣고 이를 파악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삣-!

넬이 팔에 이어 온몸을 흔들고 난 다음에야 희연은 그 의미를 눈치챘다.

“모자 벗겨달라고 하는 거야?”

정답이라는 듯 넬이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넬의 모자는 악령이의 부두 인형처럼 햇빛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희연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단은 해가 없으니 벗겨주어도 괜찮을 성싶었다.

작은 모자 달린 케이프를 인벤토리 안으로 집어넣은 후 희연은 넬이 뭘 하는 걸까 싶어 손 위에 올려두고 관찰했다. 넬은 집중하려는지 눈을 질끈 감았다.

“아….”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넬에게서 변화가 생겼다. 검은 기체를 뭉쳐 만든 것 같던 몸이 조금씩 울렁이며 흩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놀란 희연이 어깨를 움찔거렸지만, 악령이 역시도 어두운 공간에선 가끔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떠올리곤 조금 더 넬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삐이잇-!

새까만 기체로 이루어진 몸이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치 넬, 등불이라는 뜻의 이름에 맞춘 것처럼 말이다. 그 모습에 희연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병사 악령의 이름으로 넬을 택한 것은, 던전에서 처음 병사 악령을 보았을 때 횃불로 둘러싸인 방 안에 혼자 있던 모습을 떠올려서였다.

그렇게 감상적인 만남은 아니었지만 어두운 동굴에서 홀로 불에 둘러싸인 모습은 충분히 등불을 연상시켰다. 그런데 지금, 마치 그 이름의 뜻을 따르듯 병사 악령은 희연의 등불이 되어주었다.

희연은 넬을 내려주었다. 넬이 비추는 빛에 반응하듯 새까맣던 방 안에 점차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나타난 낡은 나무 문은 헨젤과 그레텔의 방으로 가는 문이었다. 문에는 전에 없던 낙서가 그려져 있었다. 울고 있는 아이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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