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화
***
한참을 복도를 내달려 온실로부터 멀어졌을 때쯤 되어서야 희연은 제 발로 걷게라도 해달라 요청할 수 있었다. 다행히 킹스메이커는 희연의 요청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운신이 자유로워진 희연이 가장 먼저 한 것은 가까운 아무 방의 문을 여는 거였다. 이렇게 된 거 대충 아무 방이나 고르자 하고 마음먹은 것이다.
“아, 거기는….”
“…….”
[이름 없는 악령 : 사악한 흑마법사의 타락한 성!]
쾅…!
“땡! 꽝이었습니다!”
희연이 열었던 문은 킹스메이커에 의해 빠르게 닫혔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이미 본 것을 못 봤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희연은 자미엘과의 죽음의 숨바꼭질을 할 때도 이렇게까지 심장 떨리지는 않았다. 독립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고려해봐야 했던 게 아닐까? 날아간 기회가 아쉬울 정도의 광경이었다.
“자, 오리 님. 방금 전에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거예요.”
“그런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자자, 우리 반짝이고 예쁜, 오리 님이 좋아하는 귀염뽀짝 나비보벳따우 같은 걸 보러 가볼까요?”
킹스메이커는 희연의 등을 밀며 어서 갈 것을 재촉했다. 반항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았기에 희연은 순순히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이후 희연이 보게 된 방들은 모두 정상적인 범위 안의 것들이었는데,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킹스메이커가 엄선한 곳들이었기 때문이다.
조금 전의 사고가 다시 재현될까 싶어 킹스메이커는 이후 희연이 직접 방문을 열 틈도 주지 않았다.
희연은 순순히 의도한 방만 구경하면서도 속으로는 킹스메이커가 그냥 지나치도록 유도했던 방문의 개수를 세어보았다.
“…….”
만약 방을 정하게 된다면 그곳 외에는 그 어느 곳의 문도 함부로 열지 말자는 결심이 절로 들었다. 설마하니 이 많은 방 중에 꽝이 걸리겠어, 하고 태평하게 생각하기엔 지나친 방의 개수가 너무 많았다.
마할라틴 성의 원래 주인도 마법사라고 했는데, 혹시 그 마법사도 흑마법사였던 건 아닐까?
기록이 소실되었다고 하니 정확히 알 수 없을 것 같았지만 희연은 제 생각이 맞을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
“오리 님, 오리 님 집중해야죠. 지금까지 봤던 방 중에 어디가 제일 좋았어요?”
다른 생각을 하느라 방을 찾아 떠나는 모험에 설렁설렁해진 희연의 기색을 빠르게 눈치챈 킹스메이커가 그녀에게 집중을 요구했다. 희연은 지금까지 보았던 방들을 대략 머릿속에 떠올리다 입을 열었다.
“저는… 저는 그냥 다 좋은데….”
“그런 애매한 답은 안 돼요.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야죠.”
“진짜 다 좋은데…. 방 정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에요?”
“당연히 중요하죠! 하우징을 대충한다? 그런 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에요. 온실을 봐요. 훌륭히 자란 길마님의 성취가 엿보이는 공간이잖아요.”
“그건 그렇죠….”
“물론 이런 이유도 있지만, 내 취향대로 마음껏 꾸미는 공간이라는 건 상당히 낭만 있잖아요.”
하지만 그렇게 따진다면 킹스메이커의 취향은 공방에 있는 뱀 사체와 이상한 마법진으로 드러난다고 봐야 했다. 그에 희연이 묘한 표정을 짓는 것을 무어라 해석한 것인지 뉴비 없지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요청했다.
“아니면 다른 사람이 꾸며놓은 방을 먼저 보는 건 어때요 오리 님? 여러 방을 볼수록 방을 어떻게 꾸밀지 감이 잡히잖아요. 그러면 오리 님의 방 찾기에도 더 좋지 않을까요?”
확실히, 좋은 생각인 것 같았다. 희연이 긍정하는 기색을 내비치자마자 뉴비 없지는 신이 나서 열심히 조잘거렸다.
“좋아요, 좋아! 그러면 일단 귀농 님이 꾸민 방부터 봐요! 갑시다!”
“?”
다른 길드원의 방을 보러 가자면서 뉴비 없지는 대뜸 창문을 열었다. 창틀에 발을 올린 뉴비 없지는 뛰어내리기 직전 희연에게 말했다.
“오리 님은 혼자 내려오면 안 돼요!”
그 말을 끝으로 뉴비 없지는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왜 창으로…?”
“여기서 문까지 가기엔 머니까요.”
희연의 의문에 킹스메이커가 답했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한 말투였다. 그에 희연은 조금 억울해졌다.
나한텐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낙하 대미지로 죽는다고 겁까지 줬으면서…!
그 때문에 희연은 윈의 길드 하우스에서 뛰어내릴 때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막상 그 고민을 안겨 준 당사자는 당연하다는 듯 창문을 통로로 이용하고 있었다.
물론 뉴비 없지는 이 정도 높이에서 떨어져도 안 죽을 자신이 있어서 그런 거였겠지만 말이다.
조금 불퉁해진 희연의 얼굴에 킹스메이커는 왜 그러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유를 물어보는 대신 손을 먼저 내밀었다.
“자, 이리 와요 오리 님.”
“네에….”
희연은 얌전히 킹스메이커에게 매달렸다. 희연 정도는 거뜬하게 한 손으로 들어 올린 킹스메이커는 가볍게 창틀을 밟아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방을 구경하면서 은근히 많은 층수를 오른 상태였기에 두 사람이 땅에 착지하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원래라면 이 정도 높이에서 뛰어내렸다는 점에 당연히 겁을 먹어야 할 희연이었지만 킹스메이커라는 안전장치가 바로 옆에 있었기에 그녀는 그 시간 동안 성 밖의 풍경을 훑으며 다른 생각을 했다.
어째서 귀농이 꾸민 방을 보여준다고 했으면서 밖으로 나온 걸까 하는 생각을 말이다.
킹스메이커는 발소리 하나 내지 않고 땅 위로 착지했다. 뒤늦게 날아온 악령이와 넬이 희연의 머리 위로 찰싹 달라붙었다. 머리카락 사이로 꼬물거리는 두 악령의 기척을 느끼며 희연은 물었다.
“그런데 방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여기는 밖인데….”
내려오는 내내 궁금했던 사안이었다. 킹스메이커는 희연을 내려주며 무어라 말하려 했지만 그들 머리 위로 종이 꽃가루가 떨어지는 것이 먼저였다.
언제 준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꽃가루를 뿌린 범인은 뉴비 없지였다.
[<축복의 꽃가루> 아이템의 효과로 일시적으로 이동속도가 크게 증가합니다.]
“…?”
혼란스러워하는 희연 대신 머리에 찰싹 붙어 있던 두 악령들이 그녀의 머리 위로 쌓여가는 꽃가루를 손을 휘저으며 털어주었다. 눈앞에서 살랑살랑 떨어지는 꽃가루를 보며 희연은 눈만 깜박였다.
그런 희연에게 뉴비 없지는 다시 한번 꽃가루를 뿌려주며 말했다.
“귀농 님의 농촌과 도시의 콜라보를 구경할 준비가 됐나요 오리 님?”
“농촌과 도시의 콜라보요…?”
그게 뭔가 싶어 희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름만 들어서는 조금도 짐작되지 않았다. 최신 설비가 마련된 밭이라도 있다는 걸까?
이전에 날아다니는 밭을 이끌고 나타났던 귀농의 모습을 떠올린 희연은 로봇이 대신 관리하는 밭 정도는 무난히 상상해 볼 수 있었다.
두 악령들이 차마 털어내지 못한 희연의 머리에 붙은 꽃가루를 대신 털어주며 킹스메이커가 입을 열었다.
“귀농 님의 꿈과 욕망이 한데 엮인 자아 표출의 공간 같은 곳이에요.”
“그렇게 들으니까 점점 더 이상한 곳인 거 같은데요….”
“그래요? 내 생각엔 오리 님은 제법 좋아할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면 또 내심 기대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였다. 희연은 걱정과 기대심을 안고 뉴비 없지가 만들어낸 꽃가루 길을 따라 걸었다.
“그런데 없지 님은 저거 왜 뿌리는 거예요?”
“꽃길 흉내를 내고 싶었나 봐요.”
“아….”
“길마님이 여기 있었다면 자연산 꽃길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네요.”
마지막 말은 흘려들으며 희연은 착실하게 걸음을 옮겼다. 성은 물론이고 이 일대의 숲도 모두 마할라틴이라는 이름하에 킹스메이커의 소유였고, 귀농의 방은 그 숲에 있었다.
그 덕에 귀농의 방을 보기 위해선, 성에서 조금 먼 숲 안쪽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이동하면서 희연이 심심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기 위해 킹스메이커는 귀농의 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원래 귀농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실제로는 물론 다르겠지만 상상만 할 때는 사람은 적고 새소리 같은 게 들리는 자연의 삶 같은 거라고요.”
“그렇죠?”
“귀농 님도 그런 걸 원하길래 기꺼이 성 밖 숲에다가 오두막 하나를 지어드렸죠. 그 오두막 주변에는 밭을 설치해줬고요. 그 주변 전부를 귀농 님의 방이라고 보면 돼요.”
“어? 그러면 방을 정한다는 게 마할라틴 숲 안이면 아무 곳이나 상관없던 거예요?”
놀랍다는 듯 구는 희연의 모습에 킹스메이커는 방긋 웃었다.
“그렇죠! 오두막 같은 곳에서 살고 싶다고 하면 마할라틴 숲 내에서는 얼마든지 만들어 줄 수 있어요. 이래서 땅 가진 사람이 좋은 거죠.”
본인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길드원들에게 숲 내에 집도 지어 줄 수 있고 땅에 폭탄도 묻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땅 주인의 권리였다.
오늘도 자신이 쟁취해낸 결과물을 자랑스러워하며 킹스메이커는 말을 덧붙였다.
“단, 그런 경우에는 일단 레벨이 최소 100은 넘었을 때지만요.”
“이유가 있어요?”
“네. 100 아래면 좀… 그렇거든요. 내가 숲에 풀어둔 키메라 때문에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서요.”
“…….”
땅 주인인 킹스메이커가 숲에다가 키메라도 방생시켰다는 새로운 정보에 희연은 고개를 바로 했다. 갑자기 이 숲속이 더없이 위험해 보이고 이전에 멋모르고 홀로 사냥하겠다며 나섰던 과거의 자신이 참으로 겁도 없었구나 싶어졌다.
희연이 용케 안 죽고 살아 돌아왔던 지난날을 회고하는 사이 그들은 귀농의 귀농 라이프를 실현한 장소에 도착했다.
빼곡한 숲속에 제법 크게 난 공터에는 귀농이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밭의 끝에는 작은 오두막이 하나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오두막에는 지붕이 없었다. 그 특징이 워낙에 도드라졌기에 희연 또한 그쪽으로 자연스레 눈이 움직였다.
희연의 시선을 눈치챈 뉴비 없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자, 사람들이 집을 볼 때 빼놓지 않고 보는 조건이 있습니다 오리 님. 바로 얼마나 집에 볕이 잘 드느냐! 귀농 님의 귀농 라이프 하우스! 이 집으로 말할 것 같으면 싱그러운 농촌의 볕이 집 안까지 착실하게 들어오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게 매력이죠!”
“…지붕이 없으면 볕이 잘 드는 게 아니라 직사광 아니에요?”
희연의 말에도 뉴비 없지는 굴하지 않았다. 반드시 앞으로 소개할 방 중 하나는 희연의 입에서 마음에 든다는 말이 나오게 하겠다 마음먹은 사람 같았다.
“이 집에는 반전 매력이 있습니다. 바로 농촌과 도시의 매력을 한데 모은 장소라는 점이죠!”
성큼성큼 걸음을 옮긴 뉴비 없지는 망설임 없이 오두막의 문을 열었다. 그는 어서어서 오라며 희연에게 손짓했다.
희연은 데굴데굴 눈을 굴려 킹스메이커를 보았다. 그녀는 그저 웃으며 희연을 지켜보았다. 이 집 구경을 패스하고 다른 방을 볼지 여기도 볼지 오로지 희연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태도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오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은 사람이 둘이나 되는데 한 번은 들여다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희연은 일단 뉴비 없지가 바라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
“…?”
오두막 안을 훑어본 희연은 그대로 다시 문밖으로 나와 집의 외관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안을 들여다보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희연을 만류하며 뉴비 없지가 설명했다.
“평화로운 시골에서 사람에게 치이지 않는 자연을 벗 삼아 사는 인생, 그러나 도시의 최신 인프라는 즐기고 싶다는 욕망이 반영된 귀농 님의 자아가 표출된 방입니다.”
“네에…, 잘 반영됐네요….”
정말로 그랬다.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운 숲속 오두막, 그러나 안에 든 것은 도시의 정수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듯 모든 것이 최신이다 못해 미래 지향적인 인테리어였다.
이에 관하여 킹스메이커는 이렇게 표현했다.
“귀농 님은 귀농 귀농 노래 부르는데 아마 영원히 귀농 못 할 것 같아요. 귀농을 바라기엔 너무 현대 문물에 맛을 들였잖아요.”
“…….”
“퇴근하면 바로 게임에 들어오는 사람이 귀농해서 농사를 짓겠다뇨. 허황된 꿈이죠.”
귀농이 들었다면 무척이나 슬퍼했을 말이었다. 하지만 희연도 킹스메이커의 말에 동의하는 바였다. 귀농은 아마 시골로 간다면 좀이 쑤셔 매일 울 것이다.
농촌과 도시의 풍경이 잘 어울려 있다기보단 혼종해 있는 귀농의 방 구경을 끝낸 그들은 오두막의 문을 잘 닫은 뒤 다음 장소를 물색했다.
“없지 방으로 가볼까요?”
“아니오.”
“오리 님한테 물어본 건데 왜 네가 대답해 없지 없지.”
“내 방은 좀….”
킹스메이커와 뉴비 없지가 장소를 선택하는 사이 희연은 악령이와 넬과 함께 잘 자란 작물을 구경했다. 악령이는 토마토와 크기가 비슷했고 넬은 방울토마토와 크기가 비슷했다.
각자 크기가 비슷한 작물 옆을 날아다니는 악령들을 보며 희연은 조금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악령이는 귀농의 밭에 있는 모든 작물을 탐내듯 바라보고 있었지만 말이다.
“멋대로 서리하면 안 돼 악령아.”
눈에 띄게 축 처진 악령이를 뒤로하고 희연은 넬을 바라보았다. 악령이에 비해 점잖은 편인 넬은 얌전히 토마토 줄기 위에 앉아 이리저리 작은 머리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먹을 거에 대한 욕심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까 뭘 안 먹네….”
악령이는 뭐든 잘 먹었다. 과자, 빵, 고기, 야채, 뱀 등등 무엇이든 잘 먹었고 계속 부족하다는 듯 기회가 오면 먹었다. 반면 넬은 지금껏 무엇 하나 입에 댄 적이 없었다.
악령이가 인형의 몸을 입은 뒤에야 무언가를 먹을 수 있는 것처럼 넬도 인형의 몸에 깃들어서야 뭔가를 먹을 수 있는 걸까?
실험해 보기엔 넬은 인형의 몸을 차지할 정도로 강하지 못했다. 희연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킹스메이커에게 악령에 대해 제대로 배워보자 생각하며 악령이를 잡았다.
메리 인형이 없어 마음대로 뭔가를 먹지도 못하면서 악령이는 제 욕심껏 입을 벌리고 작물을 서리하려 하고 있었다.
희연의 손에 붙잡힌 악령이는 아쉽다는 듯 팔을 휘적휘적거렸다. 그 모습이 제법 귀엽다면 귀엽다고 할 수 있었지만 희연은 속지 않았다.
한때 저 갈라진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 그대로 악령이의 한 끼가 될 뻔했던 경험자로서 무언가를 먹으려 하는 그 모습을 마냥 귀엽게 보기엔 조금 힘들었다.
“이따가 인형 속에 들어가고 맛있는 거 먹자.”
희연이 떼쓰는 악령이를 달래는 사이 킹스메이커와 뉴비 없지의 대화도 끝나가고 있었다.
“염소 님 방도 재밌지 않나? 거기도 컨셉 맞춰서 잘 꾸며놨잖아.”
“그래도 거긴 안 돼. 염소 님은 자랑하고 뽐내는 걸 좋아하면서도 은근히 자기 방 남이 보는 걸 싫어하거든. 섬세한 청소년의 마음은 지켜줘야지.”
“그러면 이번엔 어디로 가?”
희연은 그들의 대화에 구경은 이쯤 하면 괜찮다고 하려 했다. 이미 충분히 많은 방을 봤고, 귀농의 방을 통해 방 꾸미기라는 콘텐츠가 생각보다 훨씬 자유롭다는 것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킹스메이커가 말하는 것이 먼저였다.
“초코 님! 초코 님 방으로 가자!”
킹스메이커는 이미 결심한 모양이었다. 희연에게 청산가리의 방을 꼭 보여주겠다고 말이다.
아직 청산가리의 방 근처에도 가보지 않았음에도 희연은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 암살자의 방이라니, 듣기만 해도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