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화
상당히 뜬금없이 튀어나온 독초에 희연은 조금 마음이 심란해졌다. 매번 인벤토리 정리를 미루고 미룬 것의 업보를 이런 식으로 돌려받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희연은 아직까지도 그녀의 인벤토리에 정확히 무엇무엇이 있는지 몰랐다. 게임 시작할 당시 무자비하게 들이친 소매 넣기로 인해 부산스러워진 꼴을 보기 싫어 쓰는 것만 쓰고 외면해왔기 때문이었다.
“정리를 먼저 하는 게 나으려나….”
방도 생겼으니 이렇게 된 거 인벤토리에 있는 아이템을 전부 다 끄집어내 제대로 정리하는 게 마음이 편할지도 몰랐다. 매도 먼저 맞으라는 말처럼 귀찮은 것도 먼저 해치우는 게 낫기 때문이었다.
또 혹시 모를 일이었다.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방 안을 꾸미기에 적당한 것들이 나올 수도 있었다. 또한 힐두르의 결혼반지처럼 귀하지만 쓰려면 한참 남은 물건도 이곳에 보관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딕톤과 땃쥐 미처럼 남의 손에 의해 별님을 만나러 가는 슬픈 일이 벌어질 경우 중요한 것을 떨어트리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희연이 딕톤이 떨군 돈과 기타 등등을 전리품으로 쟁취해낸 것처럼 그러한 일이 그녀에게도 똑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됐다.
결심을 끝낸 희연은 먼저 악령이를 설득했다. 인벤토리를 정리한 다음 방을 꾸미자고 말이다. 악령이는 조금 부루퉁해지긴 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넬과 함께 쿠션 위를 꾸물거리는 악령이를 확인한 희연은 일단 거추장스러운 머리를 이전에 잔뜩 만들어두었던 리본을 이용해 정리했다. 뭐가 뭔지 모르는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일단 기준을 잡는 게 중요했다.
당장에 쓸 일은 없지만 귀하니 이곳에 두고 갈 것, 들고 다녀야 하는 것, 뭔지 모르겠는 것. 버릴 잡다한 것들.
희연은 일단 눈에 익은 것들을 위주로 인벤토리에서 끄집어냈다. 뒤를 이어 게임 초반 얼결에 받게 된 고인물들의 선물도 모두 꺼냈다.
첫 번째 조건에 맞는 건 힐두르의 결혼반지였다. 두 번째 조건으로는 포션이나 간단한 먹거리, 지도. 그리고 뱀과 관련된 물건들과 악의의 응집 같은 게 있었다.
“이것도 얼마 안 남았네….”
정리하게 되면서 알게 된 것도 있었는데 처음 50개나 받았던 악의의 응집이 어느새 10병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일단 퍼주고 봤던 이름 없는 그분도 희연이 이걸 이렇게나 열심히, 그리고 살뜰히 써먹을 거라고는 예상 못 했을 것이다.
희연은 너무 막 썼나 하는 생각을 하며 조금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작자가 제작자인 만큼 다시 얻기란 요원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악마에게 통풍을 선사하는 상태 이상 포션이란 아주 귀한 거였다.
“사슬도 가지고 다녀야 하나? 이것도 뱀 관련이기는 한데….”
<영혼 속박의 사슬>은 조금 애매했다. 쓸 일이라곤 악령을 붙잡을 때 외에는 없을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희연이 악령이나 넬을 속박할 생각이 있지 않은 이상 쓸 일은 없을 것이다.
희연은 잠시 고민하긴 했지만 그것을 포션 옆자리에 놔두었다. <길을 잃은 아이들>의 퀘스트가 끝나기 전까지는 관련 아이템은 전부 들고 다니는 게 나을 거란 판단 때문이었다.
남은 아이템을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던 희연의 고개를 들게 한 것은 악령이의 먹성이었다.
[이름 없는 악령 : 이거 먹어도 돼?]
“응? 어떤 거?”
악령이가 희연의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온 것은 보라색 사탕이 들어간 작은 병이었다.
[<머루머루 사탕> : 에빌론의 카페 아타락시아의 주인 레몬이 직접 만든 사탕은 언제나 먹는 이를 기쁘게 만들어준다. 대부분의 독을 해독시키는 효과가 있다.]
희연을 사탕 병을 들어 올렸다. 세 개 중, 이제 두 개밖에 남지 않은 작은 사탕이 병 안을 굴러다녔다.
“이건 해독약 같은 거야.”
약이라는 말에 악령이는 쓴맛을 생각했는지 짧은 팔로 제 입을 틀어막고는 도망쳤다. 그 모습을 보며 웃던 것도 잠시, 희연은 세 개 중 하나를 써먹었던 기억이 나 묘한 표정을 지었다.
희연은 악령이를 처음 만났던 날 이 사탕을 처음 써봤다. 자미엘의 독에 당한 헬르벨에게 억지로 사탕을 먹인 날이기도 했다.
그때는 효과가 있는 건지 아닌지도 모르고 급한 마음에 일단 먹였던 거지만, 이후 헬르벨이 자미엘과 대치하고 있던 희연을 찾아왔던 것을 보면 확실히 해독 효과가 좋은 약 같았다.
그녀 자신은 화상 때문에 몇 초 만에 죽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썩 좋지 못한 기억이었지만, 동시에 그 점 때문에 주목할 만한 물건이기도 했다.
자미엘은 정말로 강한 악마였으니 말이다. 킹스메이커도 끝내 자미엘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던 점을 생각하면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런 악마의 독에 당한 헬르벨을 움직이게끔 만든 게 이 사탕이었다. 카폐 주인 NPC가 만든 사탕이 말이다.
생각해보면 레몬은 참 특이한 존재였다. 킹스메이커가 농장의 일꾼이라고 하기엔 힐두르의 디자인을 너무 잘 뽑아서 수상하다고 한 것처럼, 레몬 역시도 외모로만 따지면 평범한 NPC라고 할 수는 없는 존재였다.
상냥한 미인은 성정이 유약한 듯하면서도 유저들이 카페 물건을 부수는 걸 보며 인자하게 웃음 지을 정도로 인내심이 깊었다. 동시에 에빌론의 장인들이 헬르벨이나 전투 신관에 대해 전혀 모르던 것과 달리 그는 전투 신관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 있었다.
확실히 마을에 흔히 있는 주민1은 절대 아니었다.
“레몬….”
[이름 없는 악령 : 레몬!]
“그건 레몬 케이크고.”
마스커레이드 당시 챙겨두었던 레몬 케이크를 탐내는 악령이를 보며 실없이 웃던 희연의 표정이 굳었다.
“…….”
금발에 푸른 눈. 웃을 때 한정이지만 상냥한 인상의 미인. 희연은 최근, 그런 존재를 한 명 더 만난 적이 있었다. 악령이가 톡톡 건들고 있는 레몬 케이크의 출처인 마스커레이드에서 말이다.
“어…?”
시드론 왕실의 후계자 싸움. 실종된 왕자와 유배지로 쓰이는 자유 도시 에빌론. 시드론의 왕은 에빌론에 일절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니, 그 유배지에서 실종된 왕자가 카페를 차려 정치와는 일절 상관없는 평화로운 삶을 산다는 건 어쩌면 아예 말이 안 되는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레몬, 레오디아….”
게다가 이름도 언뜻 비슷했다. 레자 돌림으로 말이다. 딱딱 들어맞는 상황에 멍하니 생각하던 희연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돌림자 이름은 우리나라만 쓰는….”
메르헨 호라이즌은 한국산 게임이었다.
“말도 안 돼….”
[이름 없는 악령 : 있잖아….]
왕자 이름을 레몬이라고 짓는 게 말이 되나? 레오디아는 왕녀의 이름으로 손색없었지만, 왕자 이름이 레몬이라는 건 너무 성의 없었다!
“성격도 완전 반대였는데….”
신분제의 기득권자로서 오만함을 가진 왕녀와 그런 건 모른다는 듯 웃던 카페 주인. 후자의 존재가 실종된 왕자라고 말한다면 모두가 비웃을 것 같은 주장이었다.
[이름 없는 악령 : 저기, 있잖아, 있잖아….]
악령이가 전달하는 글을 읽지 못할 정도로 희연은 심각하게 고민했다. 모든 가정이 맞다는 전제하에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레몬은 누가 봐도 왕녀 레오디아와 닮았다. 더불어 시드론의 왕과도 쏙 빼닮았다. 왜 그들을 보자마자 레몬을 곧바로 떠올리지 못했는지 의아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희연이 그런 생각을 했는데 다른 이들이라고 해서 비슷한 생각을 하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레몬은 버젓이 에빌론에서 카페 주인으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높은 신분이라 얼굴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다기엔 마스커레이드에 온 유저의 수가 적지 않았다. 그들은 왕과 왕녀의 얼굴을 봤다. 그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의 얼굴에서 레몬의 얼굴을 상기하지 못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킹스메이커라면 제대로 된 답을 줄 수도 있었다. 단순히 희연의 착각이라거나 아니면 다른 비밀스러운 비화가 숨겨져 있다거나 말이다.
그러나 시드론의 후계자를 정하던 메인 퀘스트에 있어 가장 의뭉스러운 존재인 킹스메이커에게서 제대로 된 답변을 듣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게 희연의 생각이었다.
킹스메이커는 희연이 물어볼 때면 대체로 모두 친절히 알려주는 편이었지만 본인이 말하기 싫을 때면 끝까지 안 알려주는 사람이기도 했다.
결국은 다른 사람을 통해 진실을 듣는 게 희연으로서도 마음이 편할 거란 의미였다. 희연은 킹스메이커 외에 진실을 알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답은 어렵지 않게 나왔다. 백희준.
물론 마담도 알 것 같긴 했다. 그러나 희연에겐 마담과 거래로 써먹을 정보가 더 이상 없었고, 재력도 없었다. 그러니 조금 비겁한 것 같아도 혈연을 이용해야 했다.
어떻게 해야 백희준의 입에서 진실을 들을 수 있을까 희연은 고민했고, 그런 희연의 주변을 배회하던 악령이는 결국 인내심이 끝나 그녀의 얼굴로 냅다 달려들어 자신에게 집중하게 만들었다.
“까, 깜짝이야….”
[이름 없는 악령 : 와아아아아악!]
희연은 그제야 시야 한쪽에 밀려난 악령이의 메시지를 눈치챘다. 뒤늦은 발견에 잠시 당황한 희연은 일단 악령이의 손을 잡고 둥실둥실 무게 없는 악령을 띄워주며 기분을 풀어주려 했다.
“미안해, 생각 좀 하느라 못 봤어. 무슨 일인데 그래?”
[이름 없는 악령 ; …….]
“?”
막상 대화를 시작하니 대답 없이 눈만 도로록 굴리는 악령이의 모습에 희연은 약간 불안해졌다.
희연은 이런 식으로 눈을 데굴데굴 굴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명절이면 만나고 하는 나이 어린 친척 아이들이 사고 쳤을 때 꼭 이런 식으로 행동하곤 했다.
“무슨 사고 쳤어…?”
물으면서도 희연은 설마 싶었다. 넓다고는 못할 이 방 안에서, 그녀가 생각에 빠졌던 그 짧은 시간 동안 사고를 친다는 건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악령이는 희연의 시선을 피해 아예 몸까지 비틀었다. 그러고는 슬그머니 희연의 손에서 제 손을 빼더니 슬금슬금 어딘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악령아…?”
악령이는 오래 걸리지 않아 제 발로 희연의 앞에 다시 찾아왔다. 그런 악령이가 쭉쭉 밀어서 가져온 상자는 희연에게도 익숙한 물건이었다.
이름 없는 그분이 줬던 것 중 희연이 가장 기꺼워한 선물이자 지금쯤 에흐테가 편히 쉬고 있을 <즐거운 나의 집>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이건 왜….”
[이름 없는 악령 :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대체 무슨 사고를 친 건가 싶어 희연은 서둘러 아이템을 확인했다.
[<즐거운 나의 집> : 길들인 동물이 지낼 수 있는 차원의 공간이다. 해당 동물에게 맞는 환경이 제공되며 현재 총 4마리의 동물을 키울 수 있다. (2/4)]
“…?”
처음에 희연은 이상한 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아이템의 설명을 몇 번이나 다시 읽고 난 다음에야 기이한 점을 짚어냈다.
왜, 정원이 둘이지…?
나올 수 없는 숫자에 혼란스러워하던 희연은 곧이어, 방 안에 하나 더 있어야 할 존재가 보이지 않음을 깨달았다.
“넬…?”
넬을 찾는 희연의 말에 악령이는 눈에 띄게 몸을 움찔거렸다. 희연은 다급하게 상자를 들어 그 안을 확인했다.
에흐테흐의 숲이 그대로 재현된 상장의 방 안에서 아름다운 유니콘 에흐테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전과 다른 점이라 하면 상자를 열면 볼 수 있던 에흐테의 방이 에흐테와 함께 0.5배쯤 작아졌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작아진 방 옆에는 새로운 방이 생겼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제비꽃으로 가득한 방. 그 방 안에 토끼 모자를 쓴 넬이 가엽게 떨며 희연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게 왜….”
<즐거운 나의 집>은 희연에게 귀속된 펫을 넣어 다닐 수 있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넬은 펫이 아니었다. 굳이 따지고 보면 자유로운 몬스터라고 봐야 했다.
어쩌다가 넬이 여기에 들어갔는지 모를 일이었지만 희연은 일단 에흐테를 꺼내듯 넬을 상자 안에서 꺼내주었다.
삐잇…! 삣, 쀼웃, 삑, 삐잇!
안성맞춤으로 만들어진 방일지라도 급작스레 갇혀서 놀랐던 것인지 밖으로 나온 넬은 처음으로 희연에게 안기며 삐삐거리고 울음을 터트렸다.
손가락 끝으로 그런 넬을 조심스레 토닥이며 희연은 이 일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존재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범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설명해 봐.”
[이름 없는 악령 : 난 잘못 없어! 일부러 그런 거 아니란 말이야…!]
악령이는 억울하다면서 쿠션 위에 얼굴을 묻고는 엉엉 울기만 했다. 그 모습에 답을 듣기란 요원할 것이란 걸 깨달은 희연은 자체적으로 일의 원인을 찾기로 하였다.
정황상 악령이가 실수로 넬을 상자 안에 넣어버렸다는 건 확실했다. 문제는 그게 어떻게 가능했느냐였다.
에흐테의 정보를 확인할 때면 에흐테흐 숲의 유니콘, 에흐테라던가, ‘에흐테 : 뿔이 0.8mm 갈린 에흐테흐 숲의 유니콘’ 같은 식으로 정보가 뜨곤 했다. 그 옆에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도 함께 말이다.
만약, 넬이 희연에게 에흐테가 그랬듯 일종의 펫처럼 귀속된 거로 처리된다면 이와 비슷한 정보가 뜰 것이다.
“…역시 아닌가?”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넬에게선 어떠한 정보도 얻어낼 수 없었다.
<즐거운 나의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은 귀속된 펫, 정확히는 길들인 동물일 것. 사람도 대충 동물이라 치면 악령이라 해서 동물로 못 볼 이유도 없었다. 그러나 ‘길들였다’, 이 조건은 상당히 애매한 구석이 있었다.
희연은 여태껏 그 길들이다의 기준을 에흐테와 같은 귀속된 펫으로 여겼다. 그러나 만약 그 길들이다 라는 기준이 일종의 친애나 호감 같은 종류의 영역이라면 어떨까?
달래주지 않는 야속함에 울먹이며 슬금슬금 소매에 매달리기 시작한 악령이를 한 번, 어느 정도 진정된 넬을 한 번 바라본 희연은 조심스레 두 악령에게 한 가지 제안을 내밀었다.
“여기 들어가 볼래?”
[이름 없는 악령 : 으아앙…!]
“벌 같은 거 주는 게 아니라….”
뒤늦게 악령이를 달래주며 희연은 <즐거운 나의 집>의 설명을 다시 한번 차근차근 읽었다. 해당 동물에게 맞는 환경이 제공된다. 희연은 이 문구가 마음에 걸렸다.
악령에게도 맞는 환경이 제공된다는 건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넬을 통해 확인했다. 그러나 알맞은 환경을 제공받은 악령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남아 있었다.
이름 없는 달빛의 요람은 유령이 된 존재들에게 알맞은 환경을 제공해 주었고, 햇빛 아래에선 버틸 재간이 없는 어린 유령들은 그 안에서나마 사라지지 않고 조금 더 이 땅에서 살아갈 유예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만약 악령이와 넬이 달빛의 요람에 있었다면 지금처럼 조그마해지고 연약해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게 희연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현재, 그녀는 <즐거운 나의 집>이 달빛의 요람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마담은 말했다. 결국 악령은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달빛 요람의 힘은 그 죽음의 순간을 끝없이 유예시킨다.
언제 악령이와 넬의 슬픔이 끝날지 모르는 지금, 작은 아이템 하나로 두 악령의 죽음을 유예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희연은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