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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세스 메이커 (177)화 (177/251)

177화

악령이는 왜 그러냐는 듯 순진한 눈망울로 희연을 돌아봤다. 희연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으면서도 끝까지 악령이의 귀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킹스메이커는 백희준이 희연과 혈연관계란 걸 알게 된 뒤로부터는 삐약이라거나, 뺙이라거나, 삐롱삐롱 같은 다소 직접적이고 맑은 새소리가 울려 퍼지는 욕을 자중했다.

그런 킹스메이커의 입에서 기어이 새소리가 다시 울려 퍼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희연은 백희준이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어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킹스메이커는 매우, 정말로 열 받은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화가 난 것인지 목걸이가 든 상자를 쥔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기까지 했다.

희연은 일단 안고 있던 악령이를 쿠션 위에 올려준 뒤 조심스레 킹스메이커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손에 들린 상자 안 목걸이는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도 보이지 않아 희연은 조금 의아해졌다.

겉모습에 문제가 없다는 건 효과나 그런 쪽으로 장난을 쳤다는 걸까?

그럴 경우 조금 더 심각한 문제이기는 했다. 킹스메이커는 희연의 장비를 만들어 줄 때도 옵션 하나가 마음에 안 든다고 강화된 장비를 내다 버리던 장인의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

대주교 냐드엘의 목걸이는 고유 명사인 냐드엘의 이름이 붙은 만큼 단 하나밖에 없는 아이템으로 추정되었다. 그런데 그런 아이템에 되돌릴 수 없는 결함이 생긴 거라고 한다면….

“그…, 나가서 오빠 잡아 올까요…?”

차마 게임 안에서는 백희준을 어떻게 할 수 없으므로 희연은 현실에서나마 응징해줄까의 여부를 물어보았다. 조심스러운 희연의 물음에 킹스메이커는 그제야 조금 진정된 듯 심호흡을 했다.

당장에라도 백희준을 찾아가 그의 목을 내리칠 것 같던 기세가 누그러진 뒤에야 희연은 왜 그런 것인지 이유를 물을 수 있었다.

“후… 이희준이, 내게 모욕을 줬어요.”

“모욕… 이요?”

“이런 모욕은 태어나서 처음은 아니지만 어쨌든 불쾌하네요.”

제가 걱정했던 종류의 방향은 아닌듯해 희연은 뒤늦게 목걸이의 정보 쪽으로 눈을 돌렸다. 누군가가 착용한 상태가 아니었기에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문제없었다. 기웃거리는 희연의 모습에 킹스메이커가 물었다.

“궁금해요 오리 님?”

“네? 그렇죠…?”

킹스메이커는 희연이 목걸이에 관심을 두는 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냉큼 그녀의 손에 상자를 들려주며 자세히 볼 것을 은근슬쩍 권유했다.

희연은 휙휙 바뀌는 킹스메이커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다 목걸이의 정보를 훑었다.

“…?”

일단, 목걸이의 이름은 ‘냐드엘의 목걸이’ 같은 게 아니었다.

[<거룩한 빛의 조각 목걸이 (동화)> +30(Max)

: 과거에 존재했던 거룩한 빛의 파편으로 만들어진 장신구이다. 위대한 과거의 영광이 느껴진다. 가장 최근의 소유자였던 대주교 냐드엘의 신성함이 과거의 영광과 함께 깃들었다.

영원한 영광이 함께하는 성물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망가지지 않는다.

힘(30 + 1850), 민첩(100 + 2350), 마력(800 + 64500) 추가로 HP, MP를 각각 5000씩 올려준다.

특수스킬 : 영광을 노래하는 자, 대주교 냐드엘의 축복

옵션 1. -

옵션 2. -

옵션 3. -

옵션 4. -

옵션 5. -]

[<영광을 노래하는 자(액티브)> : 위대한 존재의 힘을 짧은 시간 동안 빌려 와 과거의 영광이라 불렸던 성전을 재현시킨다.]

[<대주교 냐드엘의 축복(액티브)> : 르센 신의 어른 양 대주교 냐드엘의 축복.]

“…….”

희연은 일단 침착하게 들고 있던 목걸이 상자를 푹신하고 커다란 쿠션 위에 조심히 올려두었다. 혹여나 들고 있다 흠집이라도 날까 무서워서였다.

목걸이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그러나 희연의 눈에는 목걸이의 예술성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눈앞에 아른거리는 건 반짝이는 노란 보석 같은 게 아닌 숫자의 향연이었다.

그러나 숫자 같은 다소 세속적인 것에 눈길을 뺏긴 희연과 달리 악령이는 순수하게 목걸이의 반짝임에 매혹되었다. 성물이라 불리는 만큼 신성함이 가득할 물건에 질색해야 마땅함에도 악령이는 성큼성큼 목걸이 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이게 뭐야? 반짝반짝해!”

“만지면 안 돼!”

상자 주위를 알짱대는 인형을 꽉 끌어안으며 희연은 멀찍이 물러섰다. 여러 가지 의미로 악령이가 목걸이를 만지는 건 위험한 짓이었다.

성물이라 불리는 목걸이를 위험 물질 취급하는 희연을 보며 킹스메이커는 슬프다는 듯 중얼거렸다.

“오리 님, 그거 나름 구하기 힘든 물건인데….”

“그걸 아니까 이러는 거죠.”

“사실 그렇게 귀한 물건은 아니에요.”

“…?”

순식간에 말을 번복한 킹스메이커는 목걸이 상자를 희연 쪽으로 슥 밀었다.

“그러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줄 거죠?”

“아뇨.”

“차가워라…. 역시 정성이 들어가지 않아서 안 받아주는 거구나!”

“…네?”

희연은 이건 또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싶어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킹스메이커는 앞치마 자락으로 없는 눈물을 콕콕 찍으며 말을 이었다.

“목걸이에 내 정성과 노력이 깃들지 않은 건 전부 다, 이희준이 멋대로 강화를 해놔서 그렇다는 걸 기억해요 오리 님. 흑흑.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오리 님 맞춤으로 완성시켜 주려고 했는데….”

킹스메이커의 거짓 울음을 못 본 체하면서도 희연은 그녀의 말에서 차마 넘겨듣지 못할 부분을 지적했다.

“그러면 이거 오빠가 전부 다 강화했다는 거잖아요… 강화 맥스라고 뜨는데 대체 얼마가 들어간 거예요?”

“금화 좀 들어간 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오리 님. 지금 중요한 건 이희준이 멋대로 강화를 해서 보냈다는 점이죠. 이건 나에 대한 모욕이에요. 내가 강화 맥스 못 찍을 거라고 조롱하고 무시한 거라고요!”

그럴 리가….

무시라니, 백희준이 평소 킹스메이커를 어떤 취급 했는지 생각해보면 그건 절대 아니었다.

그러나 킹스메이커가 정말로 커다란 모욕이라도 당한 것처럼 굴었기에 희연은 대신 강화 좀 해준 것이 그렇게 문제 되는 사안인가 싶어져 고개만 갸웃거렸다.

솔직히 말해 희연은 강화라는 그렇게 험난하고 위험한 행위를 대신해 준다는 말은 빈말이라도 못할 것 같았다. 대신 그 고행을 자처한 백희준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될 정도였다.

그렇다면 킹스메이커는 고행의 길을 자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그녀는 날로 먹을 수 있다면 그 기회를 절대 안 놓칠 사람이었다.

“…….”

그냥 백희준이 싫어서 그런 건가?

정답에 가까운 추론을 한 희연은 걱정할 필요가 없던 문제구나 싶어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목걸이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희연이 다시 목걸이 쪽으로 눈을 돌리자 킹스메이커도 거짓 울음소리를 멈추고 희연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뒤늦게야 눈에 들어온 목걸이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감히 평가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목걸이는 성물이라는 이름답게 정갈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러나 결코 단순하거나 하지 않았다. 중앙에 박힌 햇살 같은 노란 보석 하나와 작고 반짝이는 불투명한 하얀 보석들.

각 보석을 에워싼 백금의 줄은 촘촘하디촘촘한 섬세함을 갖고 있었다. 배배 꼬이고 나선으로 휘어지고, 굴곡을 이뤘다. 이리저리 꼬여 풀과 꽃, 나무, 동물을 비롯한 기하학적인 다양한 형상물을 흉내 냈다.

“…….”

희연은 느릿느릿 손을 들어 귓가를 더듬었다. 지금은 투명화된 이어 커프가 있는 위치였다. 아무리 봐도 그녀가 끼고 있는 아이템과 눈앞에 목걸이는 한 세트인 것처럼 보였다.

보석의 색도 같았고, 디자인도 비슷했다. 심지어 이름도 말이다. 다른 점은 희연의 귀걸이는 초보자용으로 손색없는 물건이라 한다면 냐드엘의 목걸이라고도 불리는 이 빛의 조각 목걸이는 누가 봐도 초보자가 낄 수 없는 아이템이라는 것 정도였다.

그쯤에서 희연은 킹스메이커의 진실의 고백을 상기했다. 희연을 잘 키워 교황과 성전을 치르고 신권 장악을 이룬 뒤 메이저 종교로 다져진 기본기 탄탄한 권력의 맛 좀 보려고 했다던 다소 구체적이었던 계획을 말이다.

언제 폐지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냐드엘의 목걸이를 구할 당시나 희연에게 귀걸이를 넘겼던 때에는 실현하고자 했던 계획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딱딱 들어맞다시피 희연의 손아귀에 물건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희연은 일단 목걸이에 손이라도 대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레벨이 부족해 착용이 불가하다는 안내가 떠올랐다.

별 미련 없이 목걸이에서 손을 떼는 희연의 모습에 킹스메이커는 너무나 섭섭하다는 듯 굴었다.

“오리 님, 겨우 한 번 만져보고 끝이라뇨. 내가 이 목걸이를 오리 님 목에 걸어주려고 얼마나 많은 수모를 겪었는데…!”

“…수모요?”

“이희준에게 낙찰을 빼앗겼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날 것 같은걸요.”

“아, 네에….”

“비록 지금은 레벨이 맞지 않아 착용 불가이지만 오리 님이 이걸 차고 누군가의 머리를 터트리고 다닐 걸 생각한다면, 경매 날에 이어 오늘도 느껴야 했던 이 수모를 마음속에 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필요하다면 그 묻은 수모를 다시 끄집어내 피의 복수를 할 거면서 킹스메이커는 무해한 척 눈을 빛냈다.

희연은 일단 답을 피하며 목걸이의 정보를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이거 옵션이 없네요?”

“바로 그 점에서 이 목걸이의 진가가 발휘되는 거예요. 등급이 오페라로 분류된 아이템은 강화 실패 파괴 방지가 기본 패시브로 있어요. 거기다 옵션작도 따로 할 수 있죠! 게다가! 나중에 옵션 재설정까지 가능해요!”

강화와 옵션이 함께하기 때문에 버려져야 했던 수많은 사제복을 떠올린 희연은 어렵지 않게 그것이 무척이나 귀하고 대단한 조건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목걸이는 등급이 동화인데요? 동화면 오페라보다 한 단계 낮은 거 아니었어요?”

민담, 설화, 동화, 오페라. 희연은 이전에 들었던 등급의 이름을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맞아요. 하지만 내가 말한 적 있죠? 장비의 꽃은 뭐다? 바로 세트 아이템 효과. 거룩한 빛의 장신구 세트 추가 옵션 효과, 그건 바로 아이템의 등급 상승이에요.”

“오….”

“귀걸이, 목걸이, 팔찌, 반지, 네 개의 파츠를 전부 다 모으면 오페라로 등급이 올라요. 그런 경우엔 세트를 전부 다 모으기 전에도 준 오페라 급으로 분류돼서 장비 파괴 방지 효과 정도는 미리 맛보기로 쥐여주는 거죠.”

일단, 대단해 보였다. 좀 예쁘고, 좀 성스러운 게 다가 아니구나 싶어 희연은 거룩한 빛의 목걸이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정도면 킹스메이커가 과하다시피 집착할 법한 물건이었다.

“그러면 제가 지금 착용한 귀걸이가 이 목걸이랑 세트인 아이템인 거죠?”

“맞아요 오리 님! 이젠 말 안 해도 척척 아네요? 자, 칭찬해 없지 없지.”

“우리 오리 님이 이렇게…!”

뉴비 없지의 말을 흘려들으며 희연은 손을 들어 다시 귀를 만지작거렸다.

킹스메이커의 말에 따르면 현재 이 자리에는 거룩한 빛의 장신구 세트 중 두 개가 이미 모여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희연의 의문은 풀리지 않았고 말이다.

“그런데 귀걸이는 등급이 동화가 아니라 민담이잖아요. 그러면 앞뒤 설명이 조금 안 맞는 것 같은데….”

“아, 그거. 사실은 말이죠, 여기에는 눈물 없이도 들을 수 있는 조금 심심한 비화가 숨겨져 있어요.”

“…?”

“자, 없지 없지가 잘 설명해 주겠다고 하네요.”

“어? 나? 내가?”

쿠션을 끌어안고 편안히 누워있던 뉴비 없지는 갑작스러운 지목에 놀라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뉴비 없지를 보며 킹스메이커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

“아직 우리 길드에 길마님이 없던 시절, 없지가 나를 위해 신전의 정보를 물어다 준 적이 있었죠.”

“노예 시절이요?”

“네! 거룩한 빛의 장신구 세트에 대해 나한테 알려준 게 없지였어요. 그러니, 그와 관련된 설명도 없지에게 듣는 게 맞는 일이 아닐까요?”

물끄러미 바라보는 희연의 시선에 뉴비 없지는 일단,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했다.

“결코 불법적으로 얻어낸 정보가 아님을 먼저 알아주세요 오리 님.”

“네에….”

다소 불법적인 방법이었나 보다. 희연은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뉴비 없지는 정말 자신이 말해야 하냐는 듯 몇 번 더 킹스메이커를 돌아보았지만 그녀는 굳건했다. 힘내라며 뉴비 없지의 등도 두들겨주었다. 뉴비 없지는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거룩한 빛의 장신구 세트, 사실 이게 연계 퀘스트의 보상이거든요….”

“그래요?”

“그리고 그 퀘스트를 진행하는 첫 번째 조건이 바로 귀걸이 습득이라서 비교적 귀걸이는 얻기가 쉬운 대신 등급이 낮게 나와요. 그리고 그 귀걸이를 가지고 있는 상태로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연계 퀘스트가 진행되는 거고요.”

“아하.”

“여러 개인 귀걸이랑 다르게 반지랑 팔찌, 목걸이는 딱 하나씩 있고요.”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시되는 사안이 없는 설명이었다. 뉴비 없지는 거기서 설명을 끝내려 했고 이를 킹스메이커가 제지했다.

“안 되지 없지 없지. 정작 중요한 얘기만 쏙 빼놓고 이야기하면 어떻게 해. 과정이 중요하다며.”

“뒤끝 심하네 진짜…!”

킹스메이커는 앙심을 바로바로 푸는 사람이었다. 또한 두 사람이 싸워봤자 어차피 결과는 언제나 정해져 있었다.

뉴비 없지는 제 몸만 한 쿠션을 끌어안고 거짓 울음소리를 내는 등 킹스메이커의 말에 거부하려 몸부림쳤지만 끝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진실을 말하게 되었다.

“사실은 말이죠…, 이 정보는 원래 저는 알면 안 되는 정보입니다 오리 님. 신관 전용 퀘스트거든요….”

참회라도 하듯 경건한 자세로 말문을 트는 뉴비 없지의 모습에 희연은 일단 그의 말에 귀 기울이기로 하였다.

“마치, 운명이 저를 이끄는 것 같았죠. 저는! 성기사 단장님의 명령을 받고 신전을 벗어나던 중 정말 우연히! 정말로 우연히!”

“사족이 너무 길어 없지 없지.”

“…신전 복도에서 교황이 거룩한 빛 세트 퀘스트 내리는 거 엿들었어요.”

사족을 빼니 굉장히 별거 아닌 뒷이야기였다. 일부러 엿들은 건 아니라며 자기변명을 하는 뉴비 없지를 뒤로하고 희연은 목걸이를 바라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뉴비 없지가 진실로 억울한지 아닌지는 사실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 퀘스트를 받았다던 유저가 누구이냐 하는 점이었다.

“아, 혹시 그 퀘스트 원래 주인이 킹 님 친구분이에요?”

마리아라면 킹스메이커가 진즉 돈으로 꾀어 아이템을 포기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킹스메이커는 고개를 저으며 희연의 의견에 부정했다.

“마리아는 그래 보여도 충실한 미르그의 성녀예요. 그리고 이건 르센 측의 성물이고요. 마리아가 제 신을 두고 바람을 피울 정도로 배짱 좋은 애는 아니랍니다 오리 님.”

“그러면 이건….”

“퀘스트 주인은 오리 님도 아는 사람이에요.”

“제가 아는 사람이요?”

“네. 게다가 그쪽은 이미 귀걸이는 물론이고 팔찌까지 습득해 이 목걸이를 얻고 최종 관문인 반지의 주인 교황과의 만남을 코앞에 두고 있던 사람이기도 하죠.”

“…….”

희연이 알고 있고, 직업이 신관이며, 팔찌를 가지고 있는 사람.

킹스메이커는 희연에게 힌트를 주듯 악령이의 뺨을 손끝으로 콕콕 두들겼다. 얼마 전 금이 갔던 그 부분이었다.

“…이세인?”

“정답.”

그러니까 지금, 희연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거룩한 빛의 장신구 세트의 완성이 머지않았던 이세인으로부터 목걸이를 강탈했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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