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화
그런 희연의 반응에 킹스메이커는 조금 더 놀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이상 희연이 삐지면 곤란한 건 그녀였기에 킹스메이커는 자제심을 발휘해 놀리는 것을 멈추었다.
대신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던 아이템을 주워 희연의 정리를 도와주었다.
능수능란한 사람이 둘이나 있으니 더뎠던 물건 정리가 순식간에 끝이 났다. 그 과정에서 희연이 놀란 것은 게임을 시작한 첫날 지나가던 고인물들이 쥐여 준 물건 중 다수가 그녀에게는 썩 필요치 않은 것들이었다는 점이다.
“이거랑, 이거, 이거. 전부 그냥 파는 게 나요. 오리 님한텐 하등 필요 없는 물건이거든요.”
“거의 다네요?”
이에 대해 킹스메이커는 이렇게 설명했다.
“캐릭터 생성 구역에 죽치고 있는 애들 중에 진짜로 뉴비 하나 잘 키워봐야겠다 하는 애들은 별로 없어요. 그냥 심심해서 선물 주기 한번 해보자 하는 애들이 대부분이죠.”
“아….”
“정말로 관심이 있다? 그러면 그 뉴비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보고 준비하지 이렇게 대충 인벤토리에 있던 거 쥐여 주는 식으로는 안 하죠. 돈으로 때우는 애들은 제일 성의 없는 애들인 거고요.”
진정으로 뉴비 하나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로그인하는 법부터 가르칠 각오를 해야 하는 거라며 일장 연설을 하는 킹스메이커와 뉴비 없지를 보며 희연은 그저 웃었다.
애초에 로그인도 못 했으면 뉴비세스 메이커의 가장 중요한 준비물인 뉴비도 없으니 시작도 못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대강 정리가 끝났을 때쯤 희연은 이도 저도 하지 못해 쿠션 위에 올려두었던 목걸이를 들어 올리며 킹스메이커에게 물었다.
“이 목걸이는 어떻게 할까요?”
“아, 그건 내가 갖고 있다가 나중에 오리 님 레벨에 맞을 때쯤 완벽하게 옵션 돌려서 주도록 할게요.”
“…그런데 그거 성물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막 불이익이 생긴다든가 하지는 않겠죠?”
“에이. 이걸 착용할 때쯤이면 그딴 불이익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성장해 있을 텐데 무슨 걱정이에요!”
“…그렇구나.”
킹스메이커의 손으로 되돌아간 거룩한 빛의 목걸이를 마지막으로 희연의 인벤토리 정리는 끝났다. 초반에 대충 쑤셔 넣은 것들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으나 대충 훑었을 때 썩 중요해 보이는 건 없었으므로 희연은 여기서 정리를 마치기로 했다.
이제는 길드 성의 수리를 위해 잠시 밖으로 나가야 할 시간이었다. 정작 방 꾸미기는 시도도 못 했다. 뒤늦게 깨달은 사실에 악령이는 절망했다.
“안 돼…!”
“…미안.”
어린애를 속인 것 같단 생각에 희연은 순순히 사과했다.
***
길드전을 치르며 가장 많이 손상된 곳은 첨탑의 망루였다. 이세인이 디버프를 남발하는 희연을 잡겠다며 천벌을 날렸기 때문이다.
킹스메이커는 첨탑에 희연이 정한 방이 있는 만큼 다른 곳을 제쳐두고 그곳을 가장 먼저 수리하기로 결심했다. 때마침 희연의 인벤토리 정리도 끝났고, 방의 주 사용 목적인 악령이와 넬의 놀이방 역할도 아직 희연이 로그아웃을 하지 않아 필요치 않던 차였다.
비록 악령이는 목적으로 삼았던 방 꾸미기를 시도도 못 해봤다는 점에서 잔뜩 침울해지긴 했지만, 성주인 킹스메이커는 그 점을 놀리면 모를까 고려해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악령이를 달래는 건 희연의 몫이 되었다.
“사악한 흑마법사! 못된, 못된 마법사…!”
“못된 마법사의 성에 사는 악령을 사람들은 뭐라고 부를까요? 바로 경험치!”
“…으앙!”
“킹 님….”
한때 악령이에게 경험치 운운했던 전적이 있는 희연은 아련히 킹스메이커를 부르는 것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 악령이는 희연의 품에 안겨서도 한참을 분한 마음에 짧은 팔다리를 동동 굴렀다.
킹스메이커와 악령이 간에 한바탕 다소 유치한 싸움이 오고 간 후, 그들은 첨탑 수리를 위해 밖으로 나왔다.
비밀의 방에는 곧바로 첨탑 외부로 내려갈 수 있는 숨겨진 계단이 있었기에 번거로운 일을 피할 수 있었다. 킹스메이커는 앞으로 방을 오갈 때 내부로 들어오는 게 귀찮으면 이걸 쓰라며 귀띔해 주었다.
파릇파릇한 수풀을 밟으며 희연은 첨탑의 외견을 훑어보았다. 방금까지 있던 비밀의 계단마저 모습을 감춰버리자 정말로 저 첨탑에 그녀의 방이 있을까 싶은 모습이 되었다.
“수리는 대충 3시간 정도 걸릴 거예요. 그전까지는 들어가지 말아요.”
“네!”
곧잘 대답하는 희연에게 고개를 끄덕인 킹스메이커는 인벤토리에서 하나둘, 금화가 가득 든 주머니를 꺼내기 시작했다. 성 수리에 쓰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물건의 등장에 희연은 무엇을 하려고 그러나 싶어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필요한 만큼의 금화를 꺼낸 킹스메이커는 희연의 시선에 웃으며 설명을 해주었다.
“아까 초코 님하고 대화할 때 내가 그랬잖아요. 난 돈이 없어 길드원을 노동시키는 사람이 아니라고요. 돈만 있으면 안 되는 게 없다는 걸 기억해요 오리 님.”
지나치게 자본주의적인 관점의 이야기였다. 꿈도 희망도 없는 킹스메이커의 발언에 희연은 괜스레 악령이를 힐끔 바라보며 말을 어물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돈만 갖고 전부 해결은….”
“아뇨. 돈으로도 안 된다? 그럴 때는 돈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맞아요. 그래도 안 된다? 그때도 더 많은 돈이 필요했던 게 아닌가 먼저 생각해야 하죠.”
“…….”
어린아이 정서에 그리 좋은 주장은 아니었다. 희연은 킹스메이커에게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악령이를 손에 올리고는 세상은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몇 번이나 말해주었다.
“하지만 돈이 많으면 전부 다 내 거 할 수 있는데?”
“악령아….”
희연이 악령이의 답에 나름 충격받은 그때, 킹스메이커는 인형들을 불러와 길드 성 복구 작업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조그마한 인형들은 어디서 난 것인지 모를 근력으로 금화 주머니를 하나씩 들쳐 메고는 성벽을 타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장관이라 할 법한 그 광경에 희연과 악령이는 입을 벌리며 감탄했다.
“우와….”
콩콩 성벽을 타고 올라 어느새 무너진 망루까지 도달한 인형들은 자루의 끈을 풀어내더니 그 안에 들어있던 금화를 사방으로 뿌려대기 시작했다. 작은 빛무리가 된 금화는 손상된 성을 복구시켰다.
“저게 무슨 원리에요 대체…?”
“음…, 왜, 농사 게임이나 공방 게임 같은 거 보면 키우거나 제작하거나 할 때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보석 아이템을 쓰면 시간이 단축되잖아요. 그런 원리인 거죠.”
“…?”
어쨌든 돈으로 부린 요술이란 소리였다. 정말로 게임에선 돈이면 전부인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물질만능주의에 익숙해지면 안 되는데 시기가 안 좋았다. 때마침 희연은 게임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주머니가 두둑한 상태였다. 백희준이 게임 초반에 약속했던 것들을 보내줬기 때문이다.
대충 돈주머니구나, 싶어 인벤토리에 집어넣는 바람에 정확한 금액을 보지는 않았지만 희연은 백희준이 섭섭하지 않게끔 챙겨줬으리란 건 알았다. 백희준은 돈으로는 인색하게 안 굴었다. 후하다면 후한 편이었다.
그래도 대충이나마 금액은 제대로 확인하는 게 좋겠다 싶어 희연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
“오리 님?”
“…저 이제 진짜 부자예요.”
“네?”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해하는 킹스메이커와 뉴비 없지를 앞에 두고도 희연은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백희준은 통이 컸다!
인벤토리에 쌓인 금화만큼이나 눈을 빛내던 희연은 문득 든 생각에 품에 안은 악령이를 바라보았다.
이 정도 돈이라면 마담도 고용할 수 있지 않나?
금화로 성을 재건축하는 사람을 옆에 두고 생각하기엔 다소 소박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희연에게 있어 돈으로 몸값 비싸다며 스스로 자부하던 마담을 고용하는 것은 대단한 자신감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리고 희연은 이제 그 자신감이 생겼다. 희연이 마담에게 제시했던 5만 골드. 그 정도는 이제 악령이가 입 심심하면 먹으라고 줘도 되는 금액일 정도였다.
급작스레 변한 지갑 사정에 조금 흥분했던 희연은 악령이가 팔을 톡톡 치자 그제야 조금 진정하며 생각을 다듬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돈으로 마담을 굴복시키는 게 아니었다.
악령이에 대하여 아직까지 마담에게선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의뢰를 맡긴 지 이제 겨우 며칠이 지났을 뿐이니 그사이 연락이 오길 바라는 건 희연이 생각해도 양심이 없는 바람이었다.
그러나 마음이 자꾸만 초조해져 재촉하고 싶어지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킹스메이커 왈, 돈으로 안 되는 것은 없다. 그 주장에 따르면 돈으로 마담을 재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 되었다. 문제는 그 마담을 어떻게 만나냐는 거였지만 말이다.
희연은 혼자 골목길로 들어가 마담이 있을 정보 길드를 찾아갈 자신은 없었다.
돈은 이제 많은데….
뚝딱뚝딱 지어지는 성을 멍하니 바라보며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것과 달리 희연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흘러갔다.
나는 이제 부자다! 하고 외친 뒤 조용해진 희연을 킹스메이커와 뉴비 없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갑자기 생긴 돈이 세금 떼일까 봐 그래요 오리 님?”
“네? 아뇨…. 그런데 세금 내야 해요?”
“오리 님은 명성이 낮아서 내라고 하진 않을 거예요.”
잘못 짚은 생각에 킹스메이커는 그러면 왜 그런 건가 싶어 조금 고심했다. 그런 킹스메이커에게는 다행히도 희연은 오래 지나지 않아 먼저 입을 열었다.
“…킹 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네? 네네, 뭐든 물어봐요 오리 님.”
“마담… 정보 구해달라고 하면 보통 금액이 어떻게 되나요?”
“원하는 정보라도 있어요? 뭔데요? 말만 해요 오리 님.”
“저도 이제 돈 있어요!”
당당히 말하는 희연의 모습에 킹스메이커는 조금 삐뚤어진 웃음을 지었다.
“아… 이희준.”
노골적으로 아쉬워하는 모습이었지만 킹스메이커는 희연이 원하는 답을 들려주었다.
“안 그래도 마담이 이따가 오기로 했어요.”
“정말요?”
그 복잡하고 험난한 골목길에 안 들어가도 된다는 소식에 희연의 얼굴은 절로 밝아졌다.
“네. 길마님 일로 얻을 정보도 있고, 초코 님도 살 정보 좀 있다길래 아예 방문 서비스를 신청했거든요. 그러고 보니까 이제 슬슬 올 때가 되긴 했는데…. 얜 어디서 뭘 하길래 연락이 없지?”
“오다가 길 잃은 거 아닐까요?”
“걔가요? 글쎄요. 딴 길로 샌 것 같기는 한데….”
고민하는 듯하던 킹스메이커는 얼마 안 있어 마담을 잡아 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잡아 와요?”
“네. 마담은 가끔 방문 서비스 핑계로 마할라틴에 오면 뭐 하나 정보 건질 거 없나 하고 멋대로 성안을 돌아다니거든요. 여태 연락 없는 거 보면 오늘도 그런 것 같아서요.”
그 사람도 참….
희연은 마담을 떠올리며 씁쓸하게 웃음만 지었다. 이미 자신의 정보도 이리저리 팔려봐서 그런지 그 점에 대해서는 별로 화도 나지 않았다.
킹스메이커가 마담을 잡으러 떠나고 뉴비 없지와 남게 된 희연은 잠시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없지 님, 있잖아요…. 혹시 메인 퀘스트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메인 퀘스트요?”
뉴비 없지는 다소 갑작스럽게 꺼내진 주제에 고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 그의 입이 열렸을 때 희연은 자신도 모르게 조금 축 처지고 말았다.
“아직 메인 퀘스트가 시작된 지 일주일도 안 지나서… 솔직히 누가 퀘스트 진행 중이라고 하면 진짜인지 의심부터 해야 하는 때죠.”
“아….”
“오리 님. 그… 마담한테서 메인 퀘스트 관련 정보 산 거죠…?”
“네….”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뉴비 없지의 모습에 희연은 잘못된 선택을 한 건가 싶어져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그런 희연의 모습에 뉴비 없지는 서둘러 말했다.
“마담한테서 정보를 샀다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그냥… 마담이랑 거래할 때는 우선순위라는 게 있어서요….”
“우선순위요?”
“네…, 마담은 유저를 상대로는 정보를 사고팔고 NPC를 상대로는 보험 상품을 팔거든요. 필요하다면 그 반대로도 하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개인정보도 함께 모으는데, 이때 중요한 건 마담에게 제약을 확실히 걸어두지 않으면 내 정보는 자연스럽게 상품이 된다는 거예요 오리 님.”
개인정보 상품화가 이미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희연은 뒤늦은 충고에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 이래서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거래를 진행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 거였다.
그런 희연의 반응에 뉴비 없지는 예상했다는 듯 씁쓸히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그러니까, 가능하면 오빠분에게서 받은 돈은 정보 사는 데 쓰지 말고 오리 님 정보를 파는 걸 금지하는 계약에 쓰는 게 좋을 거예요.”
“그것도 비싸요?”
“어… 달에 한 번씩 내는 건데, 석 달 치 계약금을 한 번에 내면 첫 달 비용은 반값으로 해주는 거로 알고 있어요. 장기간 거래할수록 마일리지도 쌓이는데 이걸로 거래금을 대신하기도 하고, 가끔 할인 이벤트도….”
“…장사 잘하시네요.”
마담은 고객의 마음을 흔드는 법을 아주 잘 아는 상인이었다.
희연은 인벤토리의 돈으로 몇 달 치 계약금을 내는 게 좋을까 고민하며 시간을 보냈다. 고민하는 희연에게 뉴비 없지가 상담 서비스도 있다는 걸 알려줄 때쯤 킹스메이커가 마담을 잡아 오는 것에 성공했다. 정확히는 킹스메이커와 청산가리가 말이다.
“…?”
마담은 청산가리에게 붙잡혀 있었는데, 머리에는 종이비행기가 꽂혀 있는 상태였다. 정말로 종이비행기가 머리에 꽂혀 있었다.
“…혹시 청산가리 님 방에 계셨어요?”
마담은 기절한 것인지 답이 없었다. 대신 킹스메이커가 친절하게 마담을 잡게 된 경위를 알려주었다.
“글쎄, 신뢰감 넘치는 우리의 이정보 씨가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 암살자 초코 님의 다음 타깃 좀 알아내겠답시고 설쳤지 뭐예요. 연약한 상인의 몸으로 암살자의 방에 들어갈 생각이나 하고 말이야. 이렇게 용감무쌍한 인간인 줄은 몰랐지 뭐예요.”
“…….”
“알았으면….”
말끝을 흐리는 킹스메이커 탓인지 반쯤 늘어져 있던 마담의 몸이 조금 움찔거렸다.
희연은 조금 머뭇거리다 아까부터 신경 쓰였던 마담의 머리에 꽂힌 종이비행기를 조심히 빼냈다. 킹스메이커도 청산가리도 이를 제지하지는 않았다.
마담이 괘씸해 그냥 두기에는 희연은 이전에 그의 도움을 받아 살아났었다. 적어도 겉보기에도 불쌍해 보이는 모습에서 조금이나마 괜찮아 보이는 모습으로 구해주는 건 도리상 해줄 수 있단 뜻이었다.
“쯧.”
킹스메이커는 혀를 차긴 했지만 마음이 누그러졌는지 손수 마담의 입을 벌려 포션을 들이붓는 친절도 발휘했다.
“크헉, 쿨럭…!”
“아이참. 나이가 몇인데 이것도 제대로 못 받아먹어. 자, 착하지?”
“크흡, 그, 그만….”
포션으로 흠뻑 젖어 눈도 제대로 못 뜨는 마담을 보며 희연은 다음에 만난다면 멋대로 정보를 판 것에 대해 앙갚음을 하겠다던 생각을 접었다.
굳이 그녀가 손수 그러지 않아도 마담은 충분히 힘겨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