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주를 죽여도 되나요-29화 (29/40)

29화

스핑크스가 울었다.

“메에…….”

“야옹이겠지!”

심지어 울음소리도 틀렸다. 타락천사스핑크스염소고양이가 둥글게 만 손으로 빨개진 얼굴을 가렸다.

“헷갈렸어…….”

그리고 침대 위에서 한 바퀴를 돌았다. 유연하고 우아했다. 이족 보행 하다 사족 보행 하게 됐는데도 어색함 없이 제법 그럴싸했다. 그리고 고양이 꼬리가 위로 예쁘게 솟아 있으니 진짜 스핑크스 같다. 수수께끼를 내달라고 하면 삐지겠지?

“야옹.”

칭찬해 달라는 눈빛이다.

“……잘 버텼어.”

“귀엽진 않아?”

“귀여워, 귀여워.”

엎드려 절받기다. 미카는 뒤돌아서 허리를 높이 들었다.

“그, 그거 해줘. 궁디팡팡.”

미쳐 버리겠네……. 남주를 예뻐해 준다는 건 이렇게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내가 당할 스팽킹을 미카가 뺏어 가는 것 같기도 하고.

꼬리를 꽉 물고 있는 분홍색 애널에 시선이 간다. 억울한 마음을 담아 흰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우리 둘 다 실제 고양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그저 막연한 이미지에 의존해 아무 일이나 하는 수밖에.

손바닥에 부딪히는 살이 지방보다는 근육에 더 가깝다. 미카가 구멍을 꽉 조이며 헐떡였다.

“흐으, 은하 양한테 맞는데 좋기만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야.”

“그렇게 좋냐?”

“역시 천사가 아니라 고양이로 태어났어야 했어.”

행복해한다.

남주들의 행복은 나의 불행이다……. 예고 없이 꼬리를 잡고 힘주어 잡아당겼다.

“히야아악!?”

천사의 연약한 구멍이 불시에 벌어지며 자극당했다. 투명하고 끈적한 물이 튀고, 접혀 있던 날개가 펄럭이며 깃털이 휘날렸다. 윤활유로 쓴 복숭아 향 핸드크림이 체온에 녹아 애액처럼 흘러내렸다.

“꼬리, 빼지 마……. 다시 넣어 줘.”

날개가 있는 주제에 가짜 꼬리가 소중해? 벌름대는 구멍에 다시 꼬리를 꾸역꾸역 넣었다.

“읏, 윽…….”

구슬이 아까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들어갔다. 뒷구멍으로 구슬을 먹는 천사라니, 돈 주고도 못 볼 희귀한 광경이다. 미카는 천천히 숨 쉬면서 하반신에 힘을 뺐다. 어지간히도 고양이가 되고 싶은가 보다.

“행복하면 야옹 해.”

“야옹.”

난 불행해…….

“그렇게 꼬리가 갖고 싶으면 힘줘서 버텨 봐.”

“그게 무슨 말…… 아흑!?”

또 힘차게 잡아당겼다. 다시 투명한 물이 튀면서 미카가 날개를 파들파들 떨었다. 조금 재미있다. 미카가 애원했다.

“아, 안 돼. 다시 넣어 줘. 나는 귀여워지고 싶단 말이야아아아앗…….”

쉴 시간도 주지 않고 다시 구슬을 집어넣었다. 점점 더 미끄러지듯 수월하게 들어가는데, 막상 넣고 나면 아무런 경험이 없는 애널인 것처럼 구슬을 꽉 문다. 남주면 괄약근까지도 발달해야 하나. 꼬리를 다 넣고 나니, 미카가 냉큼 기어 도망치려 했다.

“어디 가.”

“또 뺄 것 같아서.”

붙잡아서 어깨를 내리누르고, 꼬리를 잡아당겼다. 이번에는 엉덩이에 힘을 줘서 버텨 보려 한 건지 손끝에 걸리는 무게감이 조금 달랐다. 하지만 그래 봤자 버틸 수 있을 리가 없고, 이번에도 알알이 연결된 구슬들이 미카의 괄약근을 벌리며 주르륵 빠져나갔다.

“아, 아흑. 으응……!”

천사가 침대에 엎어졌다. 색깔 안 맞는 고양이 귀를 단 채로 신음하고 있으니까 이렇게 기품 있는 남자도 싸구려 같다. 게다가 아직도 욕심을 못 버렸다.

“은하 양. 그냥 내 몸 가지고 장난치는 거지.”

“어.”

“꼬리 돌려줘…….”

“좋아.”

하얀 둔부 한쪽을 잡고 구슬을 차례차례 넣었다. 반투명한 검은색 구슬이 구멍을 벌릴 때마다 벌게진 속살이 다 보였다. 천사도 내벽은 선홍색이다. 애액도 나오고. 괄약근 자극하면 느끼고. 확실히 넣을 때마다 점점 더 구슬이 미끄러지듯 들어간다.

미카가 엉덩이를 높이 든 채 중얼거렸다.

“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좀……. 구슬 자꾸 넣었다 빼면 나 좀, 뭐랄까, 다시는 예전으로 못 돌아갈 것 같아. 이제 빼지 말아아아앗……!”

뺐다. 이번에는 항문에서가 아니라 발기한 음경 끄트머리에서 물이 튀었다. 갈수록 점점 예민해지는 것 같다. 여자를 유혹하는 음란한 수고양이……. 말이 돼?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팡팡 때렸다.

“넣어 줄 테니까 허리 들어.”

“이번에는 안 뺄 거지?”

“그러게 힘줘서 잘 잡고 있으라니까.”

“절대 못 해. 못 버텨. 힘이 빠진다고.”

다시 꾸역꾸역 구슬을 넣었다. 굳이 거부하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다. 조금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그가 색깔 안 맞는 귀를 착용하고 있다는 부분이 특히.

“안 돼, 이번에는 진짜 빼지 마. 살면서 처음으로 귀여워졌는데 너무 무자비하게, 아흑.”

빼지 않았다. 때렸다.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가격할 때마다 분홍색 주름이 움찔움찔 움츠러들었다. 아예 무릎에 엎어 놓고 본격적으로 때렸다.

“귀여운 캐릭터를 욕심내고 있었어?”

“아얏, 아얏. 나 예뻐해 준다며.”

미카의 볼이 발그레했다. 언제부터 저런 음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 한 대 더 세게 때리고, 꼬리를 잡아당겼다.

“히야앗!?”

구슬들이 빠르게 괄약근을 자극하며 빠져나갔다. 타다다닥 손끝에 걸리는 감각이 좋았다. 날개가 뻣뻣하게 펼쳐져서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부드럽네……. 수건 아니야?

빼낸 꼬리 구슬이 음액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항문이 칠칠치 못하게 벌어졌다. 손가락으로 쿡 찔러 벌렸다. 하루 종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천사의 항문을 애널비즈로 왕복시켜서 느슨하게 하는 일을…….

“구멍 간수 똑바로 해. 남주 구멍이 벌어져 있으면 되겠냐? 힘준 거 맞아?”

“으, 흐으…… 마, 맞아…… 맞는데…….”

“제대로 안 하면 머리띠도 뺏어 버린다.”

구슬을 밀어 넣고 빙글빙글 돌렸다. 재미있다. 미카의 표정이 야릇하게 풀어졌다.

“은하 양은 귀여운 아기 고양이를 괴롭히는 일이 즐거워?”

“말이 길다. 야옹, 해봐. 네가 잘하는 거.”

“왜 은하 양은 남주들 괴롭힐 때만 활짝 웃고, ……야옹!”

성의 없는 고양이 울음소리에서 ‘먹고 떨어져’ 같은 뉘앙스가 느껴졌다. 나는 하얀 엉덩이를 잡은 채 그대로 멈췄다.

……내가 웃고 있었나?

아니, 그럴 리가……. 갑자기 미카가 또 아니꼬워 보인다.

“꽉 잡아.”

“읏…….”

괄약근이 꽉 오므라들었다. 이런다고 꼬리가 잡힐 리가 없지. 힘줘서 세게 잡아당겼다.

“아, 아아…… 아……!”

당연히 버티지 못했고, 미카는 거의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항문이 힘없이 헤 벌어졌다. 한심한 꼴이었다. 손가락 두 개를 넣고 가위질하는 것처럼 벌려도 미카는 쓰러진 채 등허리만 떨었다.

“흐으……. 예쁨받는 거 좀 버겁구나…….”

“일어나.”

미카가 멋대로 바닥으로 내려가 기었다.

“그, 은하 양. 나…… 나…… 화, 화장실…… 가고 싶어.”

“!”

그의 수치심은 그가 아기 고양이를 자칭한 순간부터 사라진 줄 알았다. 아니었나 보다. 미카는 지금 바로 혀 깨물고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나를 피폐하게 만들 노예 훈련의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직감했다.

간단히 명령했다.

“싸.”

“…….”

천사의 하얀 목덜미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게 눈으로도 보였다. 드물게도 미카의 목소리가 딱딱했다.

미카가 벌벌 떨었다.

“어디서?”

“거기서.”

“여기…… 네 침실인데?

“근데?”

미카의 목덜미에 턱을 괴고 재촉했다. 지금껏 한 번도 남자를 뒤에서 껴안아 본 적이 없는데, 의외로 백허그에서 안정감이 느껴졌다.

“은, 은, 은하 양. 어떻, 어떻게…… 은하 양 침실에서 오줌을 싸라고 할 수가……. 밑에 아무것도 없는데!”

“배변 패드 받쳐 줘?”

“그거라도…… 아, 읏, 아니, 아니. 화장실에 보내 줘.”

“음…….”

애완 고양이가 되어 아무 데나 소변을 싸지르는 플레이는 내가 바라던 것이다.

나의 행복을 미카에게 양도하려니 마음이 쓰라리고 피폐하다.

“바닥에 싸.”

“은하 양!”

미카가 절박하게 소리 질렀다.

“평소에도 폭군이었지만 오늘은 진짜, 은하 양은 갈수록, 점점 더……! 아!”

뜨거운 살 기둥을 잡고 위아래로 문질렀다. 미카의 허리가 음란하게 비틀렸다.

“끅…… 만지지 마.”

미카는 내 손길에 버티려고 무의미하게 허벅지에 힘을 줬다. 금방 목덜미가 벌게졌다. 살랑거리는 그의 금발에서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아니, 실제로 천사의 몸에서 꽃향기가 났다. 하지만 그도 야설 남주. 쉽게 쌀 것 같진 않다.

일단 간지럽히자.

배꼽을 살살 쓸었다.

“아흑! 은하 양, 지금 뭐 하는 거야.”

“네가 오줌 쌀 때까지 간지럽히게.”

“예뻐해 주는 거 아니었어?”

“예뻐해 주고 있잖아. 안 예뻤으면 이런 거 안 시켜. 미쳤다고 안 예쁜 애가 내 침실에서 오줌 싸게 놔두겠어?”

“은하 양의 예쁨은 좀 이상…… 아, 하지 마. 나 같은 거 괴롭혀 봤자 재미없어.”

괴롭히는 게 아니래도……. 마음 같아서는 내가 싸고 싶다.

이렇게 능욕물 주인공 같은 대사를 뱉은 이상 그는 이제 끝났다. 나는 엄지로 뜨거운 귀두를 살살 문질러 가며 바닥 아무 데나를 겨누었다.

“자, 마음을 열고.”

“으, 으, 은하 양. 아무리 그래도 갑자기 나…… 나올 리가 없잖아, 그게.”

“아니야, 미카. 나는 널 믿어. 너는 여주인공 침실에서 오줌 싸라고 하면 싸는 멋진 남자라는 걸 알아.”

“은하 양. 다정한 톤으로 말한다고 다 말이 되는 건 아니야.”

미카를 압박하느라 그를 뒤에서 끌어안았는데, 그가 내 골반에 엉덩이를 비볐다. 일부러 그러려 한 건 아니고 내 품에 안긴 채 발버둥 치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우리 소설이 이렇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부자연스럽게 음란한 일이 일어나지만 자연스럽다고 우긴다. 뭘 해도 이렇게 되는 세계다.

“자, 미카. 쉬이이…….”

“제발. 차라리 배변 패드라도. 응? 고양이 버릇 잘못 들이면 나중에 힘들어.”

일단 고양이가 아니다.

“미카. 자꾸 버티면 네가 실금할 때까지 팰 거야.”

“내, 내, 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게 예뻐해 준다는 사람의 언행이야!?”

질투 날 만큼 예뻐해 주고 있다.

미카의 겨드랑이 안으로 손을 넣었다. 천사의 겨드랑이는 따듯하고 조금 축축했다. 미카가 펄쩍 뛰었다.

“은하 양!”

겨드랑이가 약하구나. 피폐물 여주인공의 손이 절대 닿아선 안 되는 부분들은 하나같이 다 약하구나.

아니, 반대인가? 약하기 때문에 피폐물 여주인공의 손이 닿아서는 안 되는 건가?

“미카. 가만히 있어.”

간지럽히겠다.

“아학, 흑, 하아악, 아하하하…….”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르겠다. 겨드랑이 안으로 파고들수록 천사가 밟힌 벌레처럼 격렬하게 꿈틀거렸다. 겨드랑이가 많이 약하구나. 유두를 꼬집자, 미카는 유혹하는 것처럼 엉덩이를 내 골반에 빠르게 비비며 바닥에 쓰러졌다.

“으, 은하 양, 잘, 잘못해써, 용서, 용서를……. 여기서 쌀 순 엄써어어…….”

미카가 혀가 풀려서는 침을 질질 흘리며 뭐라 가증스러운 대사를 뱉었다. 나는 부지런히 그의 겨드랑이를 쓰다듬고 가슴을 꼬집으며, 반대쪽 손으로는 그의 음경을 빠르게 쓰다듬었다. 부럽고 분했다. 미카는 지금 좋아 죽겠지? 내가 당하고 싶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노동을 시킬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

나는 피폐물 여주인공이다. 남주들이 나를 묶어 두고 가슴과 겨드랑이와 국부를 간지럽혀야 이치에 맞다. 그런데 내가 남주한테 이런 짓을 하고 있다니, 스스로가 불쌍했다. 마음이 피폐해졌다. 나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에 온몸이 귀갑 묶기로 묶여서는 감금당하고 혹사당하고 운명의 노예가 되어 목에 개 목줄이 묶인 채 옷도 입지 못하고 짐승처럼 바닥을 기어 다니며 짖고 온갖 수치와 모욕을 당하고 끝끝내 발목이 꺾여 영원히 아파하며 살았어야 했다. 나에겐 그런 미래뿐이어야 하는데!

사실상 자해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지금 나를 슬프고 고통스럽게 만든 장본인, 미카는, 끝끝내 또다시 눈물을 후드득 떨구며, 힘없이 소변을 터트렸다. 우리 집 거실 바닥이 천사의 성수에 젖어 갔다.

“으흑………”

쥐고 있는 성기가 뜨거워지며 부들부들 떨리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떨군 금발 미남의 목덜미가 벌겠다. 침실 바닥에 오줌 싸는 소리가 적나라했고, 귀를 기울여 보면 천사가 울음을 삼키는 소리도 들렸다. 의외로 별다른 냄새는 안 났다. 천사의 체액이니만큼 뭔가 꽃향기라도 날 거라 생각했는데.

미카는 자신의 엉덩이에 뭐가 쑤셔 박힐 때도 이렇게까지 궁지에 몰리지 않았다. 야구 방망이로 죽을 때까지 팼을 때조차 이런 표정은 못 봤다. 그는 이제 아까처럼 요란하게 소리를 내서 울지 않았다. 그냥 금빛 속눈썹을 눈물로 적시고 소리 없이 보석 같은 눈물을 떨굴 뿐이었다. 나한테 붙잡혀서 강제로 방뇨하는 상황만 아니었더라면 없던 신앙심도 생겼을 것 같은 얼굴이다.

미카가 엎어져 울었다.

“난 끝이야.”

가짜 고양이 귀와 함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많이도 쌌네.”

“아아아아!!”

거의 절규를 한다.

항문은 여전히 벌어져 있고, 그 아래로는 오줌을 싸지른 채, 상심해서 엉엉 우는 미카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좋겠다……. 겉으로는 울어도 속으로는 행복하겠지? 오줌 쌀 기회를 준 나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이 들 거란 거 다 안다. 복 받은 새끼…….

“닦을래.”

이족 보행 하려는 고양이를 바닥으로 밀쳤다. 미카는 누워서 울었다.

“나가 죽을래.”

왜, 또.

“적어도 배변 패드나 모래 화장실이었더라면……. 은하 양은 처음부터 날 고양이로 인정할 마음이 없었지? 꼬리도 자꾸 뺏어 가고. 내가 싫은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어차피 나는 벨 군에 비하면 매력도 없고…… 읍.”

헛소리하는 입술을 틀어막았다. 물론, 당연한 말이지만, 자존감이 박살 난 남주인공이 자신을 비하하는 말은 듣기 좋다. 어쨌든 남주인공이란 존재는 자존감이 바닥을 기어야 한다. 그렇게 산산조각 난 정신을 이어 붙이는 게 여주인공이니까. 반대로 말하면, 완결이 나기 전까지 자존감이 회복되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자신감 있는 남자는 별로 안 꼴린다.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다.

내가 깜빡하고 방치한 사이 알아서 자존감이 박살 나고 있던 서브 남주를 이제 챙길 때가 되었다. 혀를 얽고 어깨에 손을 올리자 미카가 순진한 총각처럼 놀라는 게 느껴졌다. 앞도 뒤도 총각이 아닌 주제에 깨끗한 척을 하는 게 어이없었다. 그렇지만 티를 내지 않고 옆구리를 살살 쓸었다.

“으읍…… 응…… 으, 은, 하.”

키스하면서 살 좀 만진 것뿐인데 미카가 과도하게 숨소리를 섞어 가며 내 이름을 불렀다. 눈을 감고 있는데도 내 밑에서 꿈틀거리는 남자의 육체가 선명히 느껴졌다. 감히 이 여주인공에게 심한 짓을 해놓고 도망가려던 남주인공은 붙잡아서 강제로 오줌을 싸게 만든 후 달래 줘야 한다. 기초적인 훈육법이다.

스르르 힘이 풀리는 미카의 몸을 눕히고 올라탔다. 수치심에 축 처져 있던 미카의 성기가 빠르게 딱딱해졌다. 비록 오줌도 오래 못 참는 한심한 성기지만 그래도 내 거니까 손으로 감싸 쥐고 살살 쓸어 줬다. 미카가 또 발버둥 치길래 입술을 깨물었다.

“윽.”

천사의 입술에서 피가 나왔다. 고개를 들자 입술 사이로 타액이 실처럼 길게 늘어졌다. 미카가 열병에라도 걸린 것처럼 할딱거렸다.

말없이 미카를 내려다봤다. 미카가 알아서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작게 물었다.

“……나 지금 혼나?”

“어.”

“적어도 배변 패드나 모래 화장실이었더라면…….”

미카의 골반 위에 주저앉자 그가 눈썹을 찡그렸다. 아파서는 당연히 아닐 거다. 엉덩이 밑에 깔린 뜨겁고 딱딱한 게 반응하는 것이 느껴졌으니까.

“미카. 고양이가 하고 싶어?”

“이젠 그냥 죽고 싶어…….”

“산책할까?”

나는 우리 집에 굴러다니는 야설 소품, 원격 진동기를 서랍에서 꺼냈다. 이것도 작가가 쓰려다 만 건데……. 이 #무심녀의 집에서 원격 진동기를 꺼내게 한 죗값, 반드시 치르게 해주겠다.

“다리 벌려.”

“적어도 저…… 저건 치우게 해 줘!”

미카가 자기가 싸지른 물웅덩이를 가리켰다. 음, 싫은데…….

“다리나 벌려.”

사색이 된 천사의 다리 한쪽을 들어 올렸다. 한쪽 다리를 깔아뭉개고 다른 쪽 다리를 어깨 위에 올리니까, 어째 딱 이대로 박으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한 소리 할 때마다 부피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웃기는 성기는 반만 발기해 있었다.

그 아래, 고환을 들어 올리고, 예쁜 색깔의 조그만 구멍을 엄지로 쓰다듬었다.

“너 너무 느끼잖아. 꼬리 구슬 줄다리기도 못 버티고.”

“그, 그치만, 힘주면 줄수록 왠지 더 느끼게 돼서…….”

“그래도 미카, 난 너를 믿어. 내 허락 없이는 뒤로 안 느낄 거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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