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두 번째 시스템 : 방출 (4)
[6-879]
여타 감방과 달리 은은한 촛대가 빛나는 고급스러운 방.
아늑한 분위기를 내는 카펫, 앤티크한 표지의 책들이 정리된 서재, 부드러운 소파와 깔끔한 업무용 나무 책상까지.
마치 귀족의 집무실을 보는 듯했다.
감방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잘 꾸며진 이곳은 고요한 분위기가 흘렀다.
“흠…….”
장신의 남자가 책상 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붉은 수실이 수놓아진 망토와 소매에 레이스가 달린 셔츠를 입은 남자.
검은 머리를 전부 넘겼고 피부는 얼음처럼 창백했다.
팔짱을 끼고 한 손으론 이마를 짚은 자세에도 기품이 서려 있었다.
고독에서는 백작(伯爵).
또는 진조(真祖), 흡혈귀의 왕이라 불리는 자.
귀족의 품위를 물씬 풍기는 그는 고운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똑똑.
-차를 내왔습니다, 인듀라스 님.
“들어와라.”
허락을 받은 그의 메이드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주전자와 에쁜 찻잔을 들고 방에 들어왔다.
쪼르륵.
그녀는 백작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차를 진상했다.
백작은 한 손으로 찻잔을 받았다.
“몇 급이지?”
무릎을 꿇은 메이드가 말했다.
“5급입니다.”
“나가라.”
“예, 백작님. 평안히 쉬소서.”
메이드는 주전자를 테이블에 두고 천천히 물러나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나갔다.
호록.
5급 죄수의 신선하고 따뜻한 피가 그의 기도를 타고 흐른다.
달콤한 혈향이 그를 진정시켰지만, 여전히 아쉬운 감정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이 다시 미간을 짚었다.
“정중히 데려오라고 했건만.”
1년 전에 3급이라고도 보기 힘든 버러지 하나에게 은총을 내려 준 참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버러지가 있는 감방에 아겔 영감이 이감되었다는 걸, 오늘 방출이 시작되고서야 알았다.
서둘러 버러지에게 명령을 내려 봤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실패였다.
호로록.
버러지의 시야를 통해 마지막으로 본 영감의 모습.
감히 자신에게 입 다물라고 경고하는 말.
너무나 탐스러웠다.
“다음엔 더 격식을 차려야겠군. 하긴, 여태까지 버러지들만 보냈으니. 내 실수다.”
중급 죄수들의 정상에 서 있는 그였지만, 귀족답게 실수를 자책하고, 다음엔 그러지 않으리라 마음먹는 인듀라스였다.
방출이 시작되고 나서 운 좋게 금방 자신의 감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개방이 시작될 때까지 책이나 읽을 요량이었기에 서재에서 책을 골라, 책상 의자에 앉았다.
그러던 그를 방해하는 소음이 문밖에서 들려왔다.
-이러시면 곤란……!
-비켜. 안 그럼 죽이겠다.
덜컥……!
고풍스러운 나무문이 예의 없게 열렸다.
문 너머에는 로브로 전신을 가린 자가 서 있었다.
파지지지직…….
남의 감방을 침입하여 전기가 그의 몸을 지지는 듯했지만, 그는 핏발 선 눈으로 충격을 감수하는 듯 보였다.
로브의 남자가 성큼성큼 걸어와 인듀라스의 책상 앞에 섰다.
책을 책상 위에 둔 인듀라스가 의자에 기댄 채로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무슨 일이지, 다르키스? 굉장히 무례하구나.”
악마의 종, 다르키스.
인듀라스 백작처럼 6급 죄수이며 하나의 집단을 세워 이끄는 수장인 그가 찾아왔다.
“인듀라스. 너에게 제안할 것이 있다.”
“또 무례하기 짝이 없다. 예절이라곤 눈곱만큼도 없구나.”
그는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의 언행 때문에 미간이 절로 꿈틀거렸지만, 굳이 그에게 손대진 않았다.
다르키스는 고독에서 자신과 함께 ‘공좌’를 따르는 몇 안 되는 인물이었으니.
“헛소리는 집어치우고. 너도 혹할 만한 제안이다.”
“뭐지?”
제안이라.
이제 막 6급에 올라선 애송이 따위가 그의 마음에 드는 제안을 할 수 있을까.
“아겔을 잡는 데 협력해라.”
다르키스의 목소리는 분노로 떨렸다.
인듀라스는 대충 상황을 이해했다.
올 것이 온 것이다.
고독의 내로라하는 죄수 누구라도 탐내는 그 노인에게 이 애송이도 꽂혀 버린 것이리라.
‘늙은 인간에게 무슨 파리들이 이리 꼬이는지.’
다르키스는 이전부터 아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겼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 건드렸다가 아마 한 방 먹은 모양이고.
누구나 영감을 건드리면 한 번쯤 그런 경험은 한다.
“우리 둘이라면 반드시 잡을 수 있다.”
“이유는?”
다르키스가 분노로 주먹을 떨었다.
“놈은 내 제자 하나를 백치로 만들어 버렸다. 귀한 놈이었는데…… 그 늙은이를 당장 붙잡아서 제물로 바칠 거다.”
풋.
인듀라스는 비웃음을 흘리며 다르키스를 쳐다보았다.
흑마법사가 무슨 스승과 제자의 연이 있단 말인가.
어차피 나중에 전부 잡아먹을 거면서.
그 능력과 영혼, 여태까지 쌓아 왔던 모든 결과물을.
“기각하지.”
“뭐?”
백작은 그의 이야기엔 흥미가 없다는 듯이 책을 집어 들었다.
다르키스가 말했다.
“너도 영감을 잡는 걸 원하지 않나? 오늘 네가 수작을 부렸다는 건 나도 알고 있다.”
“너와 목적부터 다르니, 함부로 매도하지 마라. 난 그를 죽일 생각이 전혀 없다.”
인듀라스는 자신이 말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겔 영감을 죽인다라.
과연 가능할까.
귀 있고,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른 죄수라면 아겔에 대해서 어렴풋이라도 알게 된다.
여태 수없이 많이 스러져 간 고독의 죄수 중에서 그를 죽이려는 자가 단 한 명도 없었을까.
인간 주제에 수십 년 동안 고독에서 살아남은 건 어째서 그런 것일까.
“애송아. 네가 건드릴 영역이 아니다.”
“뭐?”
“더는 이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말지.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손 떼라.”
다르키스는 네가 그런 말은 할 줄 몰랐다는 표정으로 백작을 쳐다보았다.
으득.
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두고 봐라…… 나 혼자서라도 그 늙은이를 붙잡아서 보여 주고 말 테다. 이 다르키스가 홀로 붙잡았노라고.”
“행운을 빌지.”
파지지직.
잔뜩 성이 난 다르키스는 성큼성큼 걸어서 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전기 충격을 오래 참아서 발이 시꺼멓게 물들었다.
꽤 화가 난 모양이었다.
“쯧, 버르장머리 없는 애송이.”
문도 닫지 않고 나가 백작의 방 바깥이 훤하게 보였다.
따로 명령하지 않으면 메이드가 문을 닫을 일은 없을 것이다.
바람은 불지 않아도 백작은 답답한 기분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열린 문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호록.
벌써 식어 버린 차를 홀짝인다.
“동지 하나를 잃겠군.”
매번 있었던 일이다.
노인을 탐낸 자들은 죽는다.
이유를 알았다면 백작인 자신이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다.
모르기에 그저 쿡쿡 찔러볼 뿐이다.
감히 그 이유를 추측하기론 그를 노리는 건 겨우 자신과 같은 중급 죄수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고독엔 괴물들이 산다.
“나조차도 그와 겸상 한 번 못 해 봤건만.”
고독에 수감된 지 17년이나 지났지만, 그와 오붓한 시간 한번 보낸 적이 없다.
이제 막 6급에 올라선 애송이가 함부로 건드릴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백작의 눈은 방 바깥으로 향했다.
“언제쯤이면 차 한잔할 수 있을지.”
방 바깥에는 수백 명의 시체가 갈고리에 매달려 있었고, 그들의 팔을 뚫은 링거에서 피가 빨려 나와 탱크에 저장되고 있었다.
방출에 길을 잃은 죄수들을 그의 수하들이 붙잡아 온 것이다.
아주 싱싱한 채로.
“기대되는군.”
* * *
촤악!
아겔은 사정없이 적의 목에 단검 구멍을 내주고 있었다.
감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죄수들.
5시간만 걸으면 되는 걸 자꾸 죄수들을 만나서 싸우느라 시간이 지체되고 있었다.
‘대개 흑마법사구먼.’
아겔과 맞닥뜨리는 죄수들은 거의 흑마법사들이었다.
흑마법사가 아닌 자들은 서로를 경계하며 그저 지나칠 뿐이었지만, 흑마법사는 반드시 공격을 가해 왔다.
공격을 받는 데 가만히 있을 성격은 아니었다.
갚아 주는 게 인지상정이다.
쩍.
관자놀이를 찍어 확실하게 죽인 후, 아겔은 시체의 머리를 놔주었다.
“할아버지……! 다 했어요!”
세로도 구경만 하지 않고, 한쪽의 흑마법사들을 괴멸한 참이었다.
자신에게 힘이 생겼다는 걸 인지하고 나서는 자신감이 생겼는지, 곧잘 싸움에 임하는 소년이었다.
하나 아직 부족했다.
아겔은 소년이 처리했다는 흑마법사들 무리로 다가갔다.
“꼬마야.”
“네?”
쩍.
죽은 척하는 놈의 관자놀이에 구멍을 내준다.
“후환이 될 수도 있으니, 적을 상대할 때는 자비를 베풀지 말거라. 애매한 자비심은 너를 해칠 것이다.”
아겔은 그 뒤로도 죽은 척하는 놈들을 골라 저승에 보내 주었다.
그 모습에 잽싸게 엎드려 애걸복걸하는 자들도 있었지만.
“사, 살려 줘……!”
쩍.
“…….”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다.
소년은 싸울 수 있었지만, 상대방을 모질게 죽이진 못했다.
그러나 이것도 한때일 뿐이다.
라이칸스로프의 진정한 본성이 눈을 뜨는 순간, 이따위 걱정은 할 필요도 없다.
“죄송해요, 할아버지…….”
“알아들었으면 되었다. 죽이는 걸 망설이지만 말아라.”
“네.”
흑마법사들이 나와 알아서 소년의 경험을 쌓아 주는 건 좋지만, 아겔은 그리 탐탁지 않았다.
‘다르키스와 마주치기 전에 감방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구먼.’
로스나의 주인이자, 악마숭배자들을 이끄는 죄수, 다르키스.
사실상 아겔이 6급 죄수인 그를 정면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게다가 다르키스는 홀로 있는 것도 아니다.
중급 죄수 수백 명을 수하로 두고 있기에, 아겔 혼자서 덤비기엔 무모하다.
물론 그도 친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괜히 자신의 일에 아이들을 끼워 넣고 싶지 않았다.
‘어서 돌아가야…… 음?’
아겔은 앞쪽에서 싸늘한 기운이 다가오는 걸 느꼈다.
숨김없는 살기와 몸을 저릿저릿하게 만드는 공포의 아우라.
수억의 죄수들을 참살한 존재.
귀신이 다가오고 있다.
“하, 할아버지…….”
소년도 눈치챘는지, 아겔의 뒤에 꼭 붙어 옷을 붙잡는다.
아겔은 일단 도망치지 않고 어떤 귀신인지 지켜보기로 했다.
움직이는 건 상대를 확인하고 난 이후에도 늦지 않다.
옮기미만 빼면.
후두둑. 후두두둑.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찰박. 찰박.
그 흘러내린 물을 걷는 소리도.
곧 귀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륵. 주르륵.]
3미터에 달하는 키에 기괴하게 마른 몸과 하얀 가면을 쓴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가면의 호선을 그린 눈과 입에선 검은색 물이 줄줄 떨어지고 있었다.
“힉……!”
귀신을 처음 보는 세로는 겁을 먹은 듯, 아겔의 옷을 붙잡은 손이 더욱 떨려 왔다.
“저, 저게 뭐예요?”
아겔은 귀신을 보고 말했다.
“귀신이란다. 이름은 구수(嘔水).”
귀신이 천천히 다가오는데도 아겔은 도망갈 생각이 없었다.
“마침 잘 되었어.”
모습은 실체가 있는 것 같지만, 육체류가 아닌 영체류 귀신.
상대할 만하다.
“자, 가서 싸워 보거라.”
“네?! 저런 거랑 싸우라고요……?”
“강한 상대가 아니다. 두려워하지만 않으면 그리 어려울 것 없는 놈이지.”
쉽게 상대할 수 있다는 아겔의 말을 알아들은 것일까.
귀신 구수의 가면이 일그러지며, 더욱 검은 물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꾸웨에에에에……!]
“히익……!”
세로는 침을 꼴깍 삼켰다.
저런 괴물을 도대체 어떻게 상대하란 말인가.
하지만 여태까지 아겔이 틀린 말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으으…….’
정말 싸우기 싫었지만, 일단 세로는 아겔의 뒤에서 나왔다.
소년은 곧장 몸을 수인화하더니 귀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크와아아아앙!”
귀신이 마른 손을 휘둘렀고, 세로가 그것을 피하면서 싸움이 시작되었다.
아겔은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젠 ‘공포’가 통하지 않는 게야.’
죄수들이 복도에서 귀신을 만나 죽는 이유는 단순히 전투력 부족이기도 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그게 아니었다.
진짜는 바로 ‘공포’.
귀신에게서 흘러나오는 어두운 오오라가 사람을 마비시키고 머릿속을 백지장으로 물들여 버린다.
1급 죄수는 대체로 도망조차 가지 못하고, 3급 죄수 또는 심약한 4급 죄수들조차 귀신을 상대하지 못하고 그대로 죽는다.
귀신들은 모두 5급 또는 그 이상이지만, 그렇다고 상대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 처음이 바로 내면의 어둠을 걷는 것이다.
‘어둠을 극복한 자야말로 공포를 이겨 낼 수 있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기억의 어둠 한가운데를 걷는 경험은 귀신의 공포도 이겨 낼 수 있게 한다.
수인화로 기세를 끌어올린 세로에게 ‘공포’가 통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이었다.
‘물론 영체류라 타격을 입히긴 힘들겠지만.’
아직 제대로 된 각성을 하지 못한 소년은 영체류 귀신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공격해도 통하지 않을 테니까.
바람을 때린다고 바람이 아파하겠나.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물리력만으론 불가하다.
“악……!”
마구 휘두르는 귀신의 팔에 얻어맞은 세로가 벽에 부딪혔다.
팔다리가 부러졌지만, 이내 괴물 같은 회복력으로 뼈가 붙는다.
우득. 우드득.
“끄으응…….”
재생력으로 치면 트롤과도 견주는 라이칸스로프.
확실히 물리적인 면모 하나는 타고난 종족이었다.
웃긴 건 그거 하나만 가진 게 아니라는 거다.
“할아버지! 제 공격이 안 통해요!”
“근성을 가지고 때려 보거라. 그럼 맞을지도 모른다.”
“에잇, 정말……!”
아겔의 마음 한편으로는 소년이 귀신과 싸워 보다가 지금 당장 ‘고유 능력’을 각성했으면 좋겠지만, 안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라이칸스로프의 ‘고유 능력’은 손쉽게 각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억……! 아르르르르…….”
결국, 구수가 모은 검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세로.
검은 물이 솟아나 세로를 가둔 모양이었다.
세로의 체력을 단련해 줬다 치고 아겔은 슬슬 자신이 나설 준비를 했다.
튈 준비를.
‘음?’
세로를 데리고 도망치려던 아겔은 문득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
싸늘했던 귀신의 것과 달랐다.
마치 살아 있는 듯한 이 한기.
익숙했다.
꽈드드드드드득…….
한기가 세로를 집어삼킨 검은 물을 삽시간에 얼렸다.
검은 구체를 얼린 한기는 점차 물을 타고 올라가 귀신의 전신을 얼리기 시작했다.
[꾸, 꾸웨에에에엑-!]
그대로 몸이 얼어 버리는 귀신, 구수.
얼어붙은 몸 위로 새하얀 설화(雪花)가 몇 개 피어 있었다.
영체류 귀신을 공략하기에는 완벽한 속성 공격이었다.
‘물론 한기보단 화염 속성이 좀 더 낫지만.’
잠시 후, 구수의 몸이 완전히 깨져 버렸다.
콰창-!
형태도 남지 않고 사라진 귀신.
한기가 한자리로 모이더니, 사람의 형상을 취했다.
“쿨럭 쿨럭……!”
세로는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고 바닥에 누워 연신 기침만 해 댔다.
백설 같은 단발의 예쁘장한 숙녀가 세로를 내려다보았다.
미소는 앳되었다.
“아직 약하구나. 구수는 그렇게 잡는 귀신이 아니야.”
“네……? 누, 누구세요?”
아리스가 아겔을 바라보았다.
“또 만났네요, 할아버지.”
“오냐. 반갑구나. 감방에 돌아가는 길이냐.”
“네, 지나가는 길에 할아버지가 보였어요.”
앳된 숙녀는 생긋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