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늙은 죄수는 고독에 산다 (34)화 (35/186)

34화 체력단련실 (3)

체력단련실의 링.

세로와 델라무의 대결은 단 1초도 걸리지 않아서 끝났다.

델라무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너무 세게 때렸나.’

공격한 델라무가 살짝 미안해할 정도로 세로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가볍게 갈비뼈를 때렸을 뿐인데, 복합 골절이 일어나 기절해 버린 소년이었다.

아무리 아겔 영감이 데리고 다니더라도 1급은 1급인 모양이었다.

‘제길, 이러면 이 꼬맹이는 왜 가르쳤는지 알 수가 없잖아.’

델라무는 꼬마에게 뭔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엔 잘 나서지도 않는 그가 직접 링 위에 올라선 것이다.

그런데 꼬맹이는 아무것도 보여 주지 못했다.

아까 빈센트를 몰아붙이던 꼬마는 없었다.

“쯧, 별것도 아니었군.”

델라무는 링을 나가려 했다.

그때.

“크르르르…….”

“……?”

뒤에서 짐승의 소리가 들려와, 델라무가 고개를 돌렸다.

거기엔 말끔히 상처가 회복된 채로 서 있는 세로가 있었다.

소년은 이성이 날아간 듯 보였다.

“호오.”

“크르르…….”

소년의 몸은 이전보다 더 짐승의 것으로 변해 있었다.

명백한 웨어비스트의 모습.

오직 본성만이 정신을 지배한 모양이었다.

‘웨어비스트는 흔해.’

델라무가 소유하고 있는 이 94번 체력단련실에도 웨어비스트는 많다.

그들 모두 짐승의 형상으로 변할 수 있으며, 그럴 땐 한 단계 더 뛰어난 힘을 보여 준다.

물론 세로의 경우 수인화하면 3급으로 올라서기에 두 단계라고 볼 수 있었다.

‘자, 넌 뭘 가지고 있냐. 단순히 급수 올라가는 거 말고 뭘 더 보여 줄 수 있냐는 말이다. 아겔 영감님에게 뭘 배웠지?’

델라무의 눈빛에 희미한 희열이 감돌았다.

그가 전투태세를 갖추자, 세로가 곧장 델라무를 향해 도약했다.

“크와아앙!”

날카로운 손톱을 휘두르는 세로.

델라무는 피할 것도 없이 가슴을 할퀴는 손톱을 바라보았다.

촤악!

강철보다 단단한 그의 근육 때문에 세로의 손톱은 생채기도 내지 못했다.

델라무는 주먹으로 세로의 복부를 가격했다.

퍽!

“켕……!”

세로는 뒤로 물러서서 한번 구역질을 하더니 다시 달려들었다.

단번에 쓰러진 아까와는 다른 독기 있는 모습이었다.

델라무는 신중하게 소년을 상대했다.

퍼버버버버벅!

서로 주먹과 손톱을 교환하는 치열한 공방전.

겉으로 보기엔 그랬으나, 델라무는 무표정했다.

‘평범해. 아무것도 없어. 그저 휘두를 뿐이야.’

짐승의 모습으로 변한 소년은 이전과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저 빠르게 손톱을 휘두를 뿐.

무술이나 기(氣) 같은 것을 보여 주진 못했다.

계속 같은 공격이 이어지자, 보다 못한 델라무가 주먹에 기를 모았다.

“이번엔 견디기 어려울 거다.”

세로의 팔을 쳐 내고, 복부에 단단한 주먹을 박아 넣었다.

장기가 파열되고 충격파에 갈비뼈가 산산조각이 나는 손맛이 느껴졌다.

“푸확……!”

세로가 각혈한 피가 링 위를 적셨다.

엉망진창이 된 꼬마는 링 끝까지 날아갔다.

‘끝인가. 아쉽군.‘

델라무는 끝났다고 생각하고 다시 등을 돌렸다.

이 정도 타격이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야. 쟤 회복실로 옮…….”

“크르르르…….”

“……?”

델라무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우득. 우드드득.

세로는 서 있었다.

포식자의 눈빛이 아직 살아 있는 채로.

분명 감당할 수 없는 데미지를 줬을 텐데도 꼬마는 서 있었다.

전부 회복된 건 아니지만, 소년의 상처는 지금도 회복되고 있었다.

델라무의 눈이 한순간 조금 커졌다.

‘그걸 맞고 일어나?’

그가 내지른 주먹은 강철도 손쉽게 우그러뜨리는 힘이 담겨 있었다.

손맛이 정확했는데, 아직도 서 있다니.

델라무가 다시 주먹에 기를 모았다.

“그럼 이건 어떠냐.”

그가 투기를 뿜어내자, 링을 보고 있던 죄수들이 말리려 했다.

-혀, 형님?! 저 새끼 정상 아니에요! 그만해야 할 것 같은…….

“닥쳐.”

쾅.

링 바닥을 박차고 달려든 델라무가 주먹을 내질렀다.

세로는 본능적으로 두 팔을 들어 가드를 올렸다.

공격 일변도였던 세로가 방어할 정도로 위협적인 기세였기에.

콰득……!

세로의 두 팔이 아작 나며 가드가 부서졌고, 델라무의 주먹이 세로의 심장을 타격했다.

뿌득!

“컭……!”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소년.

델라무는 공격을 한 다음 추가타를 가하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

이번엔 등을 돌리지 않은 그는 세로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우득. 우드드득.

델라무가 헛웃음을 지었다.

“하. 너 뭐야?”

“크르르르…….”

괴물같이 다시 일어서는 세로.

링을 지켜보던 죄수들이 입을 쩍 벌렸다.

이런 놈은 처음이었다.

아무리 웨어비스트의 회복력이 평범한 인간을 뛰어넘었어도 이건 단순히 신체 능력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정신.

고통을 견뎌 내는 무의식의 정신력이 세로를 일으켜 세우고 있는 것이었다.

육체가 억지로 정신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델라무의 입가가 희열로 일그러졌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화륵……! 콰아아아아아아아-!

델라무의 주먹이 푸르게 타올랐고 맹렬한 투기가 링 위에 발산되었다.

주변에 있던 죄수들이 압도적인 기 때문에 가드를 올려야 했을 만큼 강력했다.

“보여 줘! 영감님이 네게 뭘 가르쳤는지!”

쾅!

링이 찌그러질 정도로 강하게 발을 박찬 델라무가 세로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그의 주먹은 소년에게 닿지 않았다.

쾅-!

…….

델라무보다 덩치가 2배는 거대한 흑인 남자가 그의 주먹을 막아 내었다.

그의 목에 새겨진 숫자 또한 델라무와 똑같은 5.

두꺼운 음성이 내려왔다.

“여기까지만 하지, 델라무.”

자신의 공격이 가로막힌 것에 분노한 델라무가 고개를 들었다.

“비켜, 파이럼.”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아겔 영감은 상품을 네게 맡겼지, 죽이라고 하지 않았다.”

“…….”

흑인 남자의 설득에 델라무는 투기를 거두고 그의 손에서 확 주먹을 빼냈다.

“후우…….”

인정한다.

너무 흥분했다.

아겔 영감에 관한 것이면 흥분을 감추기가 힘들었다.

털썩.

델라무의 투기가 거둬지자, 세로가 바닥에 쓰러졌다.

이성이 날아갔지만, 싸움이 끝난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었다.

델라무는 수치심을 삼키며 말했다.

“애새끼, 회복실로 옮겨.”

“넵!”

죄수들이 허겁지겁 올라와 세로를 업고 회복실로 달려갔다.

* * *

[독방]

“도착했군.”

테이지와 아겔은 커다란 철문 앞에 섰다.

이제껏 봐 왔던 어떤 문보다 크기가 압도적으로 큰 문.

죄수의 신장이 어떠하든 출입할 수 있도록 커다랗게 설계된 모습이었다.

이곳이 바로 독방의 입구.

셀 수 없이 많은 죄수를 가둔 곳이다.

죄수들은 똑같이 이 대문으로 들어가지만, 안쪽에 들어서면 별개의 공간으로 독립되기에 그 누구와도 만날 수 없다.

오직 혼자만 남게 되는 것이다.

심연 속에서.

고독의 독방.

이곳은 그 이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테이지는 옆에 선 아겔을 흘깃 바라보았다.

노인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독방에 도착했다는 것도 알고 있으면서, 전혀 두려워하거나 공포에 떠는 모습이 없다.

‘정말로 독방에 들어가는 게 무섭지 않은가 보네…….’

주 업무는 아니지만, 테이지는 적지 않은 수의 죄수를 독방으로 인도해 보았다.

그들은 한결같이 제발 살려 달라고 빌었고, 어떤 녀석은 마법으로 구속한 뒤에야 가둘 수 있을 정도로 심하게 반항했다.

독방형이 끝나고 나온 죄수들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꺼, 내 줘…… 꺼내 줘…… 아, 아무것도 안 보여…… 제발 꺼내 줘…….

독방형이 끝났는데도 꺼내 달라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죄수가 있는가 하면.

-히, 히히히히, 히히히히힉. 히히히히히히히-!

미쳐 버려서 웃음만 흘리는 죄수도 있고.

-…….

문이 열렸을 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들도 있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어둠을 견디지 못하고서.

테이지는 문득 궁금해졌다.

이 노인은 독방형이 끝나고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 줄 것인가.

간수들 사이에서 들리는 소문으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데.

“안 열어 주나?”

“……열려고 했어.”

독촉하는 노인의 말에 테이지는 상념을 지웠다.

“후우.”

숨을 한 번 들이쉰 테이지가 낡은 강철 문을 향해 사원증을 가져갔다.

그러자.

끼이이이이…….

사원증을 인식한 낡은 문이 저절로 열렸다.

바닥이 불쾌하게 긁히는 소리가 들리며 두꺼운 두 문이 바깥쪽으로 활짝 열렸다.

쿵.

문이 다 열리자, 먼지가 한껏 일어났고 테이지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겔은 묵묵히 독방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독방은 밖에서 볼 땐 끝없이 넓어 보였지만, 아겔이 들어서자 순식간에 크기가 줄어들어 눕는 게 고작인 크기로 변했다.

아겔은 편히 벽에 등을 기대었다.

“안내해 줘서 고맙군. 이제 가 봐도 좋네.”

“…….”

마치 침실이라도 찾은 것처럼 아겔은 편안한 얼굴이었다.

도대체 이 노인은 어찌 이렇게 태평할 수 있을까.

“간수대기실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틀면 바로 나온다네.”

“……내가 알아서 해.”

테이지가 문을 닫기 위해 사원증을 대문에 대려 했다.

그때.

“쯧.”

아겔이 가볍게 혀를 찼다.

노인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손을 뻗어 순식간에 테이지를 독방 안으로 끌어당겼다.

테이지는 그의 돌발 행동에 반항하지 못하고 독방 안으로 순식간에 끌려들어 갔다.

“무, 무슨……!”

그녀는 재빨리 마나를 모아 반격하려 했지만.

“……!”

마나가 모이지 않았다.

사람이 독방에 들어가면 ‘무기력증’에 빠진다.

죄수가 간수를 붙잡아 독방으로 끌고 들어가는 걸 방지하기 위한 설계.

그러나 그건 죄수에게 해당하는 말이지, 사원증을 소지한 교도관들은 당연히 독방의 경계를 넘어도 제힘을 발휘할 수 있다.

교도관들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안 되니까.

한데 어떻게 된 일인지, 그녀는 힘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이거, 놔……! 읍……!”

“쉬잇.”

아겔이 우악스러운 손길로 테이지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손을 들어 독방 바깥을 가리켰다.

테이지의 고개가 독방 바깥을 바라보았고.

“--!!”

소름이 끼치게 생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키히히히히- 키륵- 키르륵-]

커다란 여자의 얼굴이 반대로 돌아가 있는 듯한 귀신.

몸체는 독방의 철문을 가릴 정도로 컸고, 늘어진 목이 아래로 쭉 내려와 있었다.

사람 키만 한 지름의 눈동자가 독방 안에 있는 테이지와 아겔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명백한 살기를 읽을 수 있었다.

보고만 있어도 섬뜩한 기분이 등골을 훑고 지나갔다.

귀신을 여러 번 마주쳐 본 테이지였지만, 이번만큼은 담담할 수 없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두방망이질했고,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헉헉헉……!”

테이지는 일련의 과정을 단숨에 이해할 수 있었다.

귀신이 자신을 공격하려 했고, 아겔이 독방으로 끌어들여 구해 준 것이다.

아무리 귀신이라도 독방엔 들어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어째서……? 수호부를 차고 있었는데.’

교도관들이 귀신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이유는 바로 ‘수호부’ 덕분.

성좌 교단의 인가 아래 제조된 수호부는 귀신들의 공격성을 억제하고, 교도관을 피해 다니게 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정반대.

귀신이 먼저 테이지를 발견했고, 공격하려 했다.

테이지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녀의 숨소리가 가팔라지자, 아겔이 그녀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

“고장 난 귀신이구먼. 가끔 이렇게 수호부가 통하지 않게 되는 녀석들이 있다네. 흔한 일은 아닐세.”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귀신이 ‘고장’이 난다니 이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

고독의 근무하는 자신보다 고독을 더 잘 알고 있는 노인이었다.

“가만히 있으면 돌아갈 걸세. 놈이 돌아가면 그때 나가면 되니, 얌전히 있게”

“…….”

…….

잠시 숨 막히는 적막이 흘렀다.

쿵.

귀신은 늙은 죄수의 말대로 독방을 떠나 복도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아겔은 그제야 테이지의 앞에서 물러났다.

테이지는 숨을 가다듬고 떨떠름한 얼굴로 노인을 바라보았다.

“당신, 정말 뭐 하는 사람이야?”

“음?”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는 듯이 노인이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내가 여기서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당신에 관한 소문은 익히 들었어.”

그녀는 소문의 내용을 떠올렸다.

독방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을 먹지 않으며, 1급 죄수면서 무력을 알 수 없다고.

게다가 방금 귀신까지…….

“당신 정체가 뭐야.”

그 말에 아겔은 가볍게 대답했다.

“난 평범한 죄수일세. 소문은 부풀려지기 마련이지.”

테이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녀의 감이 말하고 있었다.

그는 절대로 평범한 죄수 따위가 아니다.

고독에 대해 이렇게 잘 알며, 독방까지 두려워하지 않는 죄수.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다 못해 관련조차 없어 보였다.

“당신에겐 뭔가 있어. 내가 모르는 비밀이.”

마법사로서 탐구욕을 버릴 수 없는 테이지였다.

궁금한 것은 참을 수가 없다.

그것이 생존을 버리는 일이 되더라도, 테이지는 이 죄수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겔이 입을 열었다.

“정 내가 누군지 궁금하다면, 서기관을 찾아가 보게.”

“서기관? 베믈리오 서기관님?”

“그래. 그 친구라면 자네의 의문을 조금 해소해 줄지도 모르겠군.”

평범한 죄수가 9급 서기관을 어떻게 알고 있단 말인가.

교도관의 신상 정보는 웬만해선 죄수들이 알 수 없는 정보였다.

아겔은 다시 독방 안쪽으로 들어가 편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럼 이제 문을 닫아 주겠나. 쉬고 싶어서 말이지.”

“…….”

테이지는 얼떨떨한 얼굴로 독방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녀가 돌아서서 아겔을 바라보았다.

“…… 마지막으로 물어볼게. 독방이 두렵지 않아?”

아겔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붕대 속의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잠시 수염을 쓸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 질문이야말로 날 대변하는 질문이기도 하겠구먼.”

알쏭달쏭한 말에 테이지는 잠자코 그의 말을 기다렸다.

“눈 없는 사람이 어둠을 두려워하겠는가. 답이 되었으면 좋겠군.”

테이지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뒤로 물러섰다.

마치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바라보는 듯한 섬뜩한 기분.

쿵……!

그녀는 서둘러 독방 문을 닫았다.

* * *

다시 체력단련실.

2미터가 넘는 거구의 흑인 남자, 파이럼은 구석진 곳에서 혼자 덤벨을 쥐고 있었다.

그는 운동도 하지 않고 그저 덤벨을 들고만 있었다.

계속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이.

거의 3시간 동안 그러고 있는 와중에도 그의 곁엔 누구도 다가오지 않았다.

가만히 서 있는 그의 분위기는 주변 죄수들도 꺼릴 만큼 음험한 느낌이었다.

“흠.”

결론에 도달한 파이럼은 품에서 작은 수정구슬 하나를 꺼냈다.

보라색 빛이 감도는 수정구슬이었다.

그가 수정구슬에 대고 말했다.

-아겔의 상품이 여기에 있다.

커다란 손으로 쥔 수정구슬이 한순간 작은 보랏빛을 내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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