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늙은 죄수는 고독에 산다 (83)화 (84/186)

83화 시간

아겔이 정글의 주인이 되고 고독에서 5개월 정도가 더 흘렀다.

그동안 한 번 정도 더 있었던 개방엔 바쁘기 이를 데 없었다.

물론 아겔은 개방 때 정글의 중앙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했고, 실질적인 일을 하는 건 동서남북의 땅을 맡은 자들이었다.

동쪽의 쿠라스크.

북쪽의 이오베.

남쪽의 바를라 하돌라.

서쪽의 인듀라스.

각기 정글의 구역장은 자신의 뜻으로 정글을 다스렸다.

쿠라스크는 수인들이 중심이 된 모습으로, 이오베는 자신의 영역에 떨어진 죄수들에게 성좌에 대한 신앙을 강요했다.

바를라는 여전히 죄수들을 치유하고 성좌의 가르침을 전했고, 인듀라스는 인간들을 사로잡아 피주머니로 만들어 버렸다.

각기 각색의 모습을 띠었지만, 아겔이란 구심점이 있는 이상, 정글은 태평했다.

악마숭배자가 전멸되고 그들이 점거하고 있던 정글의 주인이 뒤바뀌었다는 소식이 고독 전역을 울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하급 죄수들은 그저 그런가 보다 할 뿐이지만, 내막에 관해 이해를 가진 자들은 수군거렸다.

고독에 또한 거친 태풍이 몰려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자들이 많았다.

걱정하는 그들과 다르게 정작 당사자인 아겔은 태평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처리할 일이 하나 있긴 했다.

아겔은 고독의 일반 죄수 구역에서 어디론가 걸음을 옮겼다. 세로와 루카스를 대동하고.

순혈 라이칸스로프와 웨어울프인 두 사람은 살아서 다시 만날 수 있음에 극히 감격했고, 특히 루카스는 세로를 돌봐 주고 자신의 목숨을 살려 준 아겔에게 공손한 태도를 갖추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영감님…….’

되었다는데도 루카스는 종일 감사를 멈추지 않았었다. 곁에서 보는 세로가 말려야 할 정도였다.

아겔은 무덤덤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두 사람을 고독에서 데리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이 두 사람을 탈라할에게 돌려 주러 가는 날이었다.

복도의 어둠을 따라 세 사람은 투기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겔이 앞장서서 걷고 있었고, 두 수인이 그 뒤를 조심스럽게 따랐다.

아겔을 따라 걷는 세로에게선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단단한 기세가 느껴졌고, 루카스도 그를 보고 배운 게 있는지 약자라고 말할 수 없을 법한 모습이었다.

세로는 조용히 아겔을 따라 걷다가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궁금한 게 있어요.”

아겔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말했다.

“말하거라.”

세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입을 열고 질문했다.

“그때 아버…… 지께서 분명 40일 후에 돌아온다고 하셨는데, 왜 이렇게 늦으셨는지 혹시 아시나요? 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세로가 탈라할이 40일 후에 돌아올 것이라고 알 수 있었던 것은 아겔이 말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세로의 의문은 당연한 것이었다. 아겔이 정글의 주인이 되는 개방 직전에 40일이라고 했으니, 개방이 끝나고 바로 왔어야 했다.

그러나 세로와 루카스는 고독에 5개월간 더 머물렀다.

세로는 탈라할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아겔은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이 있어서 늦은 게 아니다. 오히려 약속했던 것보다 일찍 왔지.”

“네?”

“나중에 네 아비에게 설명을 듣거라.”

“……알겠어요.”

세로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몇 개월이나 고독에 머물면서 아겔의 지시가 어떤 의미에서 절대적으로 옳다라는 걸 확신하게 된 세로였다.

굳이 더 물어도 대답해 주지 않을 것이기도 했고.

세 사람은 커다란 검은 문 앞에 도착했다.

아겔이 문 앞에 서서 말했다.

“톨먼, 문 열게.”

아겔이 말을 꺼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열렸다.

쿠궁……! 쿠구구구구구…….

귀에 조금 거슬릴 정도의 소음을 내며 검은 문이 열렸다.

그 안에서 조금 밝은 빛이 흘러나와 세로와 루카스는 눈을 가렸다. 어두운 일반 죄수 구역과 달랐다.

문이 열리자 누군가의 모습이 드러났다.

“기다리고 있었다고, 영감.”

푸른 머리를 뒤로 넘긴 제복의 남자, 톨먼이 직접 아겔을 마중 나와 있었다.

그의 명찰에 7이란 숫자를 확인한 세로와 루카스는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감히 고독의 교정관을 만나고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자는 그와 대등한 자밖에 없을 것이다.

아겔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대로 그를 지나쳐 걸었다.

“지체하지 말도록 하지. 어서 가세.”

“그래.”

톨먼은 세 사람을 안내했다.

투기장을 처음 접하는 세로와 루카스는 별천지를 보는 듯,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수천 명의 사람이 투기장을 지나다니고 있었고, 그들 중 죄수가 아닌 자들이 대다수였다.

‘투기장 시즌’이 개막이 되어 외부인에게 고독의 투기장이 개방된 것이다.

명시적으론 은하 정부 소속의 주민이라면 누구나 고독의 투기장에 방문할 수 있었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 어느 지역에서 유력한 자들만이 고독을 드나들고 있었다. 투기장을 돌아다니는 자들의 겉모습부터 화려함이나 개성의 극치였다.

톨먼이 말했다.

“투기 시즌에 경매까지 시작되었어. 그러니 특수 통로를 통해 지하로 갈 거야. 눈에 띄어서 좋을 거 없으니까.”

“알겠네.”

교정관인 그는 투기장의 모든 길을 꿰뚫고 있었다. 투기장에서 그가 모르는 일은 없다.

그가 투기장을 담당하는 교정관이기도 했고, 철두철미한 성격 때문이기도 했다.

특수 통로라고 그렇게 대단할 것까지는 없었다.

오직 교정관인 톨먼만이 출입할 수 있는 투기장의 ‘교정관실’을 통해 지하로 이동하는 일이었다.

중간중간 7개 정도 보안 장치를 통과하고 나서야, 네 사람은 투기장 지하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우와…….”

세로는 통로를 통해 이동하면서 지하의 풍경을 보고 입을 벌렸다.

넓은 지하 대기실.

사람들은 통로를 이동하는 아겔 일행을 볼 수 없었지만, 통로 쪽에선 대기실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도 수천 명의 외부인이 들어와 있었다. 모두 ‘경매’를 위해 대기하는 자들.

투기장이 합법적인 장소였다면, 경매를 위한 투기장 지하는 불법적인 장소였다.

그를 증명하듯 대기하는 사람 중엔 투기장에서 봤던 자들보다 질이 나빠 보이는 자들도 종종 보였다.

통로 끝에선 아겔이 지난번 왔던 VIP용 응접실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의 목적지는 응접실이 아니었다.

VIP 룸을 지나 고독에 은밀하게 드나들어야만 하는 자들을 위해 준비된 시크릿 게이트.

고독을 감시하는 은하 정부조차 이 시크릿 게이트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게이트의 끝에서 누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은장발이 허리까지 내려온 청년. 젊은 얼굴로 판단하면 안 될 묵직한 기세를 지닌 장신의 남자.

라이칸스로프의 왕, 탈라할이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은색 정장을 입은 서기관 베믈리오도 서 있었다.

“왔군.”

세로가 흔들리는 눈으로 탈라할을 바라보았다.

“아버…… 지…….”

“그래.”

아들에게도 딱딱한 기세를 내뿜는 그였지만, 일전에 아겔이 세로의 몸을 차지했을 때 내던 눈빛과는 달랐다.

짐승의 눈동자에는 미약한 온기가 들어 있었다.

“타라.”

탈라할의 말에 세로가 몸을 돌렸다. 아겔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는 것이다.

뒷짐을 지고 서 있는 아겔. 소년이 다가가 그를 폭 안았다.

“감사했습니다, 할아버지…….”

갑자기 벌어진 일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탈라할마저 묵묵히 아들의 모습을 지켜볼 따름이었다.

아겔은 세로를 조금 밀어내고 머리에 손을 얹었다.

“내가 한 말이 기억나느냐.”

“네.”

소년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악마숭배자들을 토벌하기 전, 그와 나누었던 대화. 언젠가 강해지는 것을 넘어서 아겔을 도울 수도 있으리라는 말.

지금 당장 갚지 못해도 그 은혜를 갚을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세로는 굳게 믿었다.

“조심히 가거라.”

“몸조심하세요.”

세로는 짧게 인사를 마치고 비행선을 향해 걸어갔다.

끝까지 참으려고 했는지, 소년은 몸을 돌리고 나서야 바닥에 눈물이 떨어졌다.

아겔은 흡족함을 느끼며 루카스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이 은혜는 죽어도 갚지 못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영감님.”

“갚지 못하는 것이기에 은혜라네. 빚은 갚을 수 있지만, 은혜만 못하지.”

루카스는 아겔의 말에 잠시 멍한 얼굴을 하다가, 이내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부디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루카스도 세로를 따라 비행선에 올라탔다.

두 사람이 올라타자, 탈라할이 아겔을 보고 말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아겔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베믈리오가 고개를 끄덕이고 VIP실로 안내했다.

탈라할과 아겔이 방 안에 들어갔다. 베믈리오가 들어와 문을 잠갔다.

탈라할은 베믈리오가 같이 있는 게 살짝 불편한 기색이었지만, 아겔은 괜찮다는 듯이 그를 다독였다.

“그래. 하고 싶은 말이 뭔가.”

탈라할은 베믈리오를 바라보았다.

“우선 계산부터. 알고 보니까 이곳의 ‘시간’ 개념이 다르긴 다르더군.”

고독의 시간은 다른 곳과 다르게 흘러간다.

우주의 시간 기준은 은하 정부가 내세운 ‘은하 표준 시간 흐름’을 따른다.

그러나 고독의 시간은 다르다. 탈라할이 고독에 늦게 온 이유가 있었다.

“약속보다 열흘 빠르게 왔는데, 이곳의 시간은 6개월이나 지나 있더군. 바보같이 그걸 생각지 못했어. 바쁘기도 했지만.”

탈라할은 40일 후에 다시 오겠다는 말을 했지만, 사실 그는 30일 만에 아들을 되찾으러 왔다.

그러나 고독의 시간은 표준 시간 흐름보다 6배는 빠른 속도로 흐른다. 밖에서의 표준 하루가 흐르면 이곳에선 엿새였다.

세로를 한 달만 맡길 생각이었던 탈라할은 6개월 동안 맡기게 된 꼴이었다.

“그래서 계산이 좀 어긋나진 않았을까 한 거지.”

베믈리오가 말했다.

“애초에 그걸 상정한 값이었으니 상관없습니다.”

서기관의 손에서 종이가 흘러나왔다. 그것은 탈라할과 고독이 맺은 계약.

상품을 보관하는 일에 관해 쓰여 있었다. 베믈리오는 필요한 부분을 짚어서 설명해 주었다.

“그땐 급하셔서 확인하지 못했던 부분이었겠지만, 저희 쪽에선 이미 조항에 넣어 놓았었습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다행이군.”

세로를 맡기는 비용에 변동이 없음을 확인한 탈라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겔을 바라보았다.

“그럼 본론으로 넘어가지, 아겔라스토스. 미안하긴 한데, 네 뒷조사를 조금 했다.”

움찔.

아겔은 가만히 있는데, 베믈리오가 몸을 움직였다.

그의 비밀을 캤을 수도 있단 생각에 몸이 움직이려 한 것이었다. 탈라할도 그 부분은 감수하고 있는지, 묵묵히 그를 바라보았다.

“말해 보게. 이 늙은이의 무엇이 신경 쓰인 건지.”

탈라할이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하나씩 말했다. 배제된 종족의 수장이긴 했어도, 그는 나름 우주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 중 하나였다.

작정하고 모은 정보량은 베믈리오가 긴장할 만한 수준이었다.

아겔은 고독의 숨겨진 자산이고, 그걸 들추는 일은 고독의 주인에겐 그리 달갑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아겔은 담담히 탈라할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그러니까 너도 나처럼 복수의 대상이 성좌 교단인 것 같은데. 맞나?”

“얼추 맞다고 해 두지.”

아겔은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탈라할의 말은 정확하진 않았다.

“그때도 물었지만, 지금도 다시 묻겠다.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베믈리오가 항의하듯 말했다.

“그건 계약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내용…….”

“되었네. 신뢰를 얻으려면 먼저 내어 주어야 하는 법 아니겠나.”

아겔의 말에 베믈리오의 눈이 커졌다.

지금 아겔의 말은 마치 탈라할이 아겔에게 동맹을 요청하기 전, 서로를 확인하는 절차임을 말하는 것 같았다.

탈라할도 긴장한 것처럼 주먹을 쥐었다.

아겔은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탈라할에게 들려 주었다.

베믈리오는 이게 맞는 일인지 고민했지만, 묵묵하던 아겔이 입을 연 것으로 보아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탈라할은 아겔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

“그런 셈이지.”

한동안 이야기를 한 아겔은 말을 마치고 물로 목을 축였다.

탈라할의 반응은 짧았다.

“이런 미친…….”

“세상은 항상 미쳐 돌아가지. 멀쩡한 종족이 사람 대우도 못 받으며 사냥당하는 것처럼 말이야. 안 그런가?”

“…….”

“내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먼.”

탈라할은 쉽게 평정을 찾지 못했다.

자신이 내릴 결정이, 아니 내리고 싶은 결정이 종족의 명운을 단번에 결정할 수도 있었기에.

그러나 짐승의 왕은 그 위치답게 본능적으로 판단을 내렸다.

탈라할은 이내 고개를 들고 말했다.

“내가 널 돕지. 우린 역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군.”

“아까도 말했듯이 비슷할 뿐이라네. 마음에 들었다면 다행이군.”

두 사람의 이야기에 베믈리오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곧장 앞으로 주인께 어떻게 보고해야 할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탈라할이 말없이 손을 내밀었다. 늙고 주름진 손이 그의 손을 맞잡았다.

무언가 체결되었다.

탈라할은 손을 놓고 아겔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궁금한 게 있다. 내가 듣기론 64년간 복역했다고 하던데.”

베믈리오가 설명했다.

“죄수들의 복역 기간은 고독의 시간을 기준으로 하지만, 아겔 영감의 경우 다릅니다. 은하 표준 시간 흐름대로 64년입니다.”

“그럼 이 교도소에선…….”

순식간에 계산을 마친 탈라할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보다 오래 살았군.”

“시간은 상대적이니 말일세.”

“묻고 싶은 게 많지만, 이쯤 하지. 가 봐야 한다.”

탈라할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겔과 베믈리오도 그를 따라 VIP룸 밖으로 나왔다.

“종종 들리게.”

아겔의 말에 탈라할은 실소를 터뜨렸다.

고독에 종종 들리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렇게 몰래 오는 것도 은하 정부의 감시를 피해서 목숨을 걸고 와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탈라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 그러지.”

탈라할이 올라탄 비행선이 게이트를 통과했다.

세 사람을 배웅하자마자, 아겔이 베믈리오를 향해 말했다.

“자네는 잠깐 나 좀 보지.”

“……?”

아겔은 베믈리오를 이끌고 사육시설을 향해 걸어갔다.

* * *

고독의 사육시설.

이곳은 사육사 타이룽이 책임지고 있는 곳이었다.

베믈리오와 아겔은 타이룽의 사무실에서 소파에 앉아 차를 홀짝이고 있었다.

정적이 감돌던 사무실에 타이룽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것 참 웃기는 물건이군요!”

타이룽은 손수건 위로 어떤 깨진 물건을 든 채로 들어왔다.

그것은 아겔이 건네준 ‘구슬’의 파편이었다.

악마숭배자들이 쓰던 평범한 것과 달리, ‘괴륙’의 핵이 되던 구슬이었다.

타이룽이 설명했다.

“이건 절대로 고독에서 나올 수가 없는 물건입니다! 아니, 애초에 현실에 존재해도 될까 싶기도 합니다! 도대체 이걸 어디서 찾으셨습니까, 영감님?”

“당연히 밖에서 들여온 것이겠지.”

아겔이 입을 열었다.

“내가 좀 생각해 봤다네.”

베믈리오와 타이룽의 시선이 아겔에게 모였다.

“내 생각엔 이 물건을 들여올 수 있게 도와준 배신자가 고독에 있는 것 같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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