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늙은 죄수는 고독에 산다 (87)화 (88/186)

87화 배신자를 찾아라 (4)

조용히 복도를 걷던 아겔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가.”

“똑같지. 최근엔 별일 없이 지내고 있다.”

“새로 감방에 들어온 녀석은 없나?”

“없다.”

“확실히 여유로워 보이긴 하구먼.”

쉬카의 다크서클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아겔의 말에 그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과로로 쓰러지기 직전이다.”

쉬카가 하는 일은 특수 감방에 갇힌 죄수들을 돌보고 확인하는 일이었다.

수없이 많은 죄수가 특수 감방에 갇혀 있다.

특수 감방에 갇히는 죄수들은 대개 상급 죄수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들을 이곳에 가두는 기준은 명확했다.

바로 간수나 교도관을 살해하는 죄를 저질렀을 때.

고독에서 교정관이 살해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간수나 교도관은 종종 사고로 사망하기도 한다.

넓은 교도소에서 길을 잃거나, 고장난 귀신에게 습격당하는 등 간수와 교도관이 절대적으로 안전한 장소가 아니었다.

거기에 더해 죄수들도 고독의 직원을 살해하기도 한다.

일하기엔 극도로 위험한 곳.

물론 그만한 대가가 있으니 수없이 많은 지원자가 몰리고 있었다.

쉬카가 질문했다.

“최근 정글을 차지했다고 하던데. 갑자기 안 하던 일을 하는 게 궁금하군.”

“뭐, 최근엔 생각이 좀 바뀌었지. 보관 일도 그만두었고 말일세.”

“그렇군. 그럼 이젠 뭘 할 셈이야?”

쉬카의 이어진 질문에 아겔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자네도 알다시피 고독엔 나를 노리는 죄수들이 꽤 많은 편이야.”

“물론. 특수 감방에 갇혀 있는 몇 놈은 아직도 널 죽이려 한다. 지금까지는 굳이 대응하지 않고 잘 넘겼잖아. 특히 상급 죄수들과 싸우기엔 부담이 크니…….”

“이젠 아닐세.”

아겔의 말에 쉬카는 잠시 침묵했다. 단호함이 느껴지는 대답에서 이유 모를 소름이 올라왔다.

“날 노리는 게 누구라 하더라도 이젠 가만두지 않을 걸세. 나도 내 안위가 참 중요해서 말이야. 특히 이번 일은 더욱 그렇지. 내 적을 도운 배신자. 곱게 죽이진 않을 거라네.”

“…….”

아겔은 편안하게 답을 하고 조용히 복도를 걸었다.

그때부턴 쉬카도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

.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특수 감방이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복도식으로 되어 있는 감방들. 커다란 감방문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이 이어져 있었다.

큼직한 금속 재질 문에는 자그마한 쇠창살 창문이 나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각각 감방 안에 죄수가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힘 좀 쓴다 하는 죄수들도 독방과 마찬가지로 이 감방에서 자력 탈출은 절대 불가하다.

고독은 이름 있는 건축업자뿐만 아니라, 수백의 마법사가 뜻을 모아 함께 건축한 곳이니.

이 행성 감옥의 기관 장치들은 그 담당인 아마넬이 아니라면 다 파악할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덜컹.

특수 감방의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쉬카는 술을 찾았다.

그는 냉장고를 열어 시원한 술병 하나를 집어 곧바로 뚜껑을 땄다.

교도관들이나 마시는 평범한 술과 달리 고급스러워 보이는 술이었다.

쉬카는 한껏 술을 들이켰지만,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후. 이제 좀 살겠군. 그래서 부탁이 뭐지, 영감?”

“한 사람을 풀어 줬으면 하는데.”

“죄수의 사적인 요청으로 특수 죄수를 풀어 줄 수는 없는 건 잘 알고 있겠지.”

술을 마셨음에도 단호한 쉬카의 말에 아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고독의 직원도 아니고, 일개 죄수가 다른 죄수를 풀어 달라고 요청하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교정관이란 존재는 그렇게 만만한 자들이 아니었다.

그러나 아겔은 그런 요청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실제로 전에도 몇 번 있었던 일이고.

쉬카는 그저 아겔에게 죄수의 입장을 확인하라는 차에서 말한 것뿐이었다.

“누굴 풀어 주면 되지?”

“아피스토. 그를 풀어 주게.”

아겔의 말에 쉬카는 지체 없이 죄수를 특수 감방에서 해방할 준비를 했다.

문을 열기만 하면 죄수는 풀려날 테지만, 특수 감방의 문을 열 때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쉬카는 그가 갇혀 있는 감방을 찾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아피스토…… 아피스토라…… 43년 갇혀 있었군.”

고독의 시간으로 43년. 제대로 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43년간 감방 안에서 보냈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기실 애초에 특수 감방에 갇힐 정도의 죄수들은 쉽게 죽지 않고 오래 버티기도 했다.

그들은 대개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다.”

쉬카는 어느 한 감방 앞에 섰다.

번호도, 일반 감방과 다르게 감방을 구별할 그 어떤 표시도 없는 문이었지만, 쉬카는 그곳에 갇힌 죄수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쉬카는 자신의 사원증을 문 가까이에 대었다.

그러자 그 부분이 밝게 물들더니, 알아볼 수 없는 문자가 빛을 발했다.

문을 여는 절차를 이행하고 쉬카는 다시 술을 들이켰다.

“꿀꺽꿀꺽…… 후, 문이 열리려면, 조금 기다려야 할 거다.”

“알고 있네.”

아겔은 잠자코 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쉬카의 반응을 살폈다.

쉬카는 겉보기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식은땀도 흘리지 않고, 말투와 행동거지도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아겔이 그의 반응을 살핀 이유가 있었다.

쉬카는 술을 심할 정도로 자주 마셨고, 약물에 몸을 맡긴 자는 신체를 통제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나 쉬카는 평범한 술이 아닌, 강화주(強化酒)를 마신다. 그건 높은 급수의 각성자조차 취하게 만들 수 있는 약물이다.

쉬카처럼 바위 같은 강자라 할지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에 뚫리는 법이었다.

그의 손이 떨려 오는 것을 아겔은 놓치지 않았다.

‘생사람을 잡는 걸지도 모르지만.’

술에 중독된 자들에게 수전증은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니, 그것만 가지고 쉬카가 배신자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복도의 한쪽 어둠 속에서 교정관들이 서기관실로 집합하는 것을 지켜본 아겔은 알 수 있었다.

서기관실로 들어가기 전엔 떨리지 않던 쉬카의 손이, 밖으로 나와 자신과 대화할 때부터 떨리기 시작했으니.

‘의심은 해소하면 그만이지.’

아겔이 말했다.

“혹시 배신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나?”

“음…… 난 아는 게 없어. 배신자가 있다는 것도 오늘에야 알았으니. 내가 어떻게 미리 알 수 있겠어?”

쉬카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역시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했다.

“그러게 말일세. 이 넓은 고독을 관리하는데, 배신자가 생겼다는 건 알기 쉬운 게 아니지.”

“누가 배신자가 되었든 그리 마음이 좋지 않아. 꽤 오랜 시간 함께 일한 사이인데 죽인다니…….”

아겔은 쉬카의 마음을 이해했다.

아무리 강자라도 이런 극지에서 일하는 건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아니었다면 버티지 못했으리라.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다.

각자 일에 바빠 데면데면한 사이처럼 보였지만, 사실 교정관들은 서로를 꽤 의지하고 있었다.

안 그런 척해도 아겔의 눈을 속일 순 없었다. 아겔은 전대 교정관들도 보아 왔었기에.

그리도 그렇게 버티고 있는 건 아겔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말일세. 궁금한 게 있네. 주암은 모를 법도 했지만, 자넨 뭔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거든. 서기관실에선 이야기하지 않았어도 말일세.”

“뭐가 말이야?”

“배신한 자가 죄수에게 유통한 물건. 여기서 몇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네.”

아겔의 말에 쉬카가 흠칫 몸을 떨었다.

본인은 인지하지 못한 듯했지만, 아겔은 그 떨림을 놓치지 않았다.

“고독 내부로 들여오는 건 둘째로 치겠네. 톨먼은 키만 멀대 같은 머저리이니 말일세, 끌끌.”

아겔이 웃음을 흘리며 잠시 말을 끊자, 쉬카가 종용하듯이 물었다.

“그럼 첫째는 뭐야.”

“간단하네. 외부인에게 받은 물건을 죄수에게 전달하기 가장 편한 위치에 있고, 또 그걸 은밀히 숨길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이런 의문이 들었다네.”

“그게 톨먼 아닌가?”

“그래서 톨먼이 용의자 1번일세. 하지만, 그로 단정할 수는 없지. 다른 가정도 있기 때문일세.”

“무슨 가정?”

쉬카의 질문에 아겔이 손가락 2개를 폈다.

“둘, 혹은 배신자의 수가 그 이상일 때.”

“…….”

아겔의 말에 쉬카는 침묵했다.

배신한 교정관이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이라면 비상사태나 다름없었다.

아겔은 그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배신자가 꼭 하나일 거라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많으면 많을수록 일을 더 은밀히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을 테니.”

쉬카는 술을 들이켜며 말했다.

“꿀꺽꿀꺽……확실히 틀린 말이 아니군.”

“그 가정하에 톨먼의 단독 배신이 아니라면, 공범 둘 이상이 같이 일을 벌였다는 게 되지.”

아겔이 잠시 말을 멈추자, 쉬카는 술을 들이켜다 말고 의아한 얼굴로 아겔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몸이 덜컥 멈추었다.

그의 음침하던 눈이 순식간에 날카로워졌다.

“설마 나를 의심하는 건가?”

“글쎄…….”

아겔은 알고 있었다.

여기에 엮인 서기관과 교정관들도 모를 단서 하나를 말이다.

배신자가 하나가 아니라면, 이어질 수 있는 조합이 말이다.

“제대로 대답해라, 영감. 내가 아마넬과 사귄다는 것만으로 나와 그녀를 의심하고 있냐고 물었다.”

아겔이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겔은 알고 있었다. 그들이 옛적부터 몰래 연정을 키워 오고 있었음을.

사내 규율상 징계에 해당하는 내용이지만, 아겔은 두 사람을 위해 숨겨 주었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고 당연한 거니까.

다만, 아겔조차 그것이 이렇게 흘러오게 될 줄은 알지 못했다.

“의심하고 있다고 느끼게 했다면 미안하군.”

아겔은 그렇게 말하면서 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단검을 꺼냈다.

아겔이 단검을 꺼내는 모습을 보고 쉬카가 움찔했다.

“이젠 의심이 아니라 확신일세.”

쉬카의 얼굴이 굳어 버렸다.

쨍그랑…….

그는 술병을 놓았고, 아직 다 마시지도 않은 술이 깨진 술병과 함께 바닥에 흩뿌려졌다.

쉬카가 쉬어 버린 목소리를 냈다.

“증거는 없다. 심증만으로 우릴 몰아갈 순 없어.”

“곧 다 밝혀질 텐데 증거 따위가 필요하겠나.”

아겔의 말이 끝나자마자, 쉬카가 달려들었다.

한순간 아겔조차 기척을 놓칠 뻔한 속도였지만, 늙은 죄수는 기습에 쉽사리 당할 만큼 녹록지 않았다.

아겔은 가까스로 쉬카의 손을 피해 내고 다음 공격이 오리라고 예상되는 공간에 단검을 내밀었다.

쉬카의 다음 손이 단검에 가로막힌 동안, 아겔은 몸을 빼낼 수 있었다.

“결백하다면 왜 나를 공격하는가, 쉬카.”

“……그냥 조용히 있었을 수도 있었다. 자초한 건 영감이야.”

“순서가 잘못되었구먼. 먼저 일을 벌인 건 자네지.”

두 사람은 말을 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손속을 교환했다.

주먹과 발을 뻗는 속도는 쉬카가 압도적이었지만, 아겔은 그에 뒤지지 않는 방어 능력을 보였다.

특히 벌레 단검.

쉬카는 아겔이 가진 단검에서 극독이 흘러나옴을 알고 있었기에 손쉽게 아겔을 잡아 내지 못했다.

그가 아는 바로는 아겔의 단검은 스치거나 찔려서 중독되는 것뿐만 아니라, 독을 분사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확실한 건 찔러서 주입하는 것이었지만, 분사하는 독에 당한다면 그것도 극히 위험할 것이다.

쉬카는 이를 아득 물고 뒤로 물러섰다. 잠시 아겔을 노려보던 그는 뭔가 결심한 듯 손을 늘어뜨렸다.

“미안해, 영감. 나는 그녀를 잃을 수 없었어…….”

“이해한다네. 사랑은 눈을 멀게 만들지.”

쉬카는 아겔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그를 죽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쉬카였다.

아겔이 짊어진 대업. 고독의 주인과의 계약.

그 모든 걸 망치더라도 그를 죽일 가치가 있다고 쉬카는 스스로 다독였다.

그러나 실제로 아겔을 죽이는 게 가능할지는 쉬카조차 장담할 수 없었다.

아겔은 고독 시간으로만 300년을 넘게 살아온 괴물이니.

대외적으로 그가 64년을 살았다고 알려진 건 표준 은하 시간 흐름은 맞았지만, 사실 그의 존재를 숨기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제부터 전력으로 갈 거야.”

늘어뜨린 쉬카의 손. 그의 손가락 하나하나가 길게 늘어나 초록색 가시 채찍으로 변화되었다.

그의 몸에도 흐트러진 제복을 뚫고 초록 가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쉬카가 가시 채찍을 휘둘렀다.

아겔은 사방에서 날아오는 채찍의 방향을 가늠하며 몸을 날렸다.

채찍은 아겔에게 피할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아겔은 단검의 내구성을 믿으며 채찍이 움직이는 경로로 한 번씩 휘둘렀다.

채찍은 탄력을 받은 힘대로 움직이며, 아겔이 중간에 힘을 가할 때마다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렇게 아겔은 자신의 몸 하나를 통과할 정도로만 공간을 만들어 내며 가시 채찍을 피해 냈다.

쉬카는 이를 악물었다.

“이런 괴물 같은 노인네…….”

하지만 아겔이라도 가시 채찍 지옥에서 오래 버틸 수는 없었다.

육체적 능력은 쉬카가 월등하고, 아겔의 신체는 노쇠하였으니.

결국, 날카로운 가시 채찍이 아겔의 전신을 옥죄었다.

촤악……!

가시 채찍에 속박당해 피를 흘리는 아겔이었지만, 신음 하나 내지 않았다.

그는 고개도 떨구지 않고 얼굴을 쉬카에게 향하고 있었다.

“…….”

쉬카는 아겔을 붙잡아 놓고도 그를 죽이길 망설였다.

이 자를 죽인다면, 자신은 반드시 ‘그’의 분노를 살 것이다.

그리고 그의 분노를 피하려면, 당연히 은하 정부로 몸을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는 없으리라.

‘긴 여정이 되겠지만…….’

다시 한번 결심을 굳힌 쉬카가 아겔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날 원망해, 아겔. 그 대업, 이루지 못하게 되었으니.”

아겔이 즉답했다.

“아무래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구먼.”

쉬카는 느끼지 못했지만, 그의 뒤에는 거대한 무언가가 서 있었다. 형형한 눈빛은 어두운 고독에서도 요사스럽게 빛났다.

아겔의 말에 기이한 감정을 느낀 쉬카는 그제야 자신의 뒤에 있는 누군가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고개를 옆으로 틀었다.

그러나.

콰직……!

“끄아아아악!”

공격 자체를 피할 수는 없었다.

거대한 인간이 쉬카의 오른 어깨를 통째로 씹어 먹었다.

순식간에 어깨를 통째로 뜯긴 쉬카는 아겔을 뿌리치고 남은 팔로 상처를 지혈하며 물러섰다.

아겔은 가시 채찍의 속박에서 풀려나 바닥을 굴렀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앞에 선 죄수의 기척을 느꼈다.

“오랜만이구먼, 아피스토. 잘 지냈는가.”

쉬카에게조차 기척을 숨길 수 있는 은밀함. 그와 대조되는 안톤만 한 덩치에 출렁이는 살.

초점이 없는 공허한 눈과 뚝뚝 흘러내리는 피와 뒤섞인 침. 그리고 멍한 얼굴.

“배고파…….”

아피스토가 특수 감방에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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