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화 새로운 시작
풀크라필리아. 분홍색 작은 달만 홀로 빛을 내는 밤.
아겔은 늦은 밤인데도 아직 잠을 청하지 않았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안한 감각이 아겔의 마음을 괴롭혔다.
탈라스의 말에 따르면 곧 교단이 이곳을 습격할 거라고 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때가 되니 아겔조차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 불안감이 느껴졌다.
‘1달 남았구나.’
어머니 달, 미티스마테르가 한 번 뜨고 지면, 고대했던 시간이 온다.
하지만 왠지 이 남은 시간이 그리 곱게 지나갈 것 같진 않았다.
“그래서 결정은 내렸나?”
치르르르…….
아겔이 앉아 있는 바위 뒤로 지네 두 마리가 다가왔다. 탈라스의 전신을 묶은 채로.
탈라스는 지네의 마비독이 주입되어 꼼짝도 하지 못하고 끌려왔다.
간신히 입술을 움직여 말할 수 있을 뿐이었다.
“큭큭…… 말해 주면…… 정말 날 석방해 줄 건가?”
아겔이 돌아앉아 그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자넬 풀어 주는 건 어렵지 않지. 우리 사이에 정도 있는데 말일세.”
“정……?”
멍한 눈을 하고 있던 탈라스는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크륵……! 커허억!”
입에서 거품을 쏟아 내며 고통 섞인 신음을 내뱉는 탈라스. 그의 백색 눈에 나타난 붉은 눈동자는 뒤집혀 사라질 듯했다.
“하지만 교단과 엮였다는 걸 안 이상 그냥 풀어 줄 순 없네.”
“끄으으… 끅…… 끅끅끅.”
탈라스는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웃음소리 같은 것을 내었다.
“넌… 몰라…… 큭! 교단이 어떤 곳인지…….”
“알 만큼은 안다고 생각했는데, 뭐가 더 있는가?”
탈라스는 가까스로 고통을 참은 채, 아겔을 노려보았다.
정신이 무너질 듯한 고통. 세뇌의 능력은 정신력이 필수였는데, 지금 그의 자존심은 앞에 있는 노인에게 단번에 박살 났다.
어떻게 당했는지도 모르고 의식이 붕괴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니.
그런데도 탈라스는 전혀 기죽지 않았다.
“너흰 전부…… 죽을 거야. 산 채로 잡혀서… 뇌가 타 버릴 때까지 교리 내용을 주입받다가 찬송가나 부르면서 죽을 거다… 너흰 아무것도 모른다… 아무것도…….”
피를 토할 듯 말하던 탈라스는 이내 고개를 떨구었다. 죽는 순간까지도 부릅뜬 그의 눈에서 천천히 빛이 사라졌다.
아겔은 한숨을 내쉬었다.
“쉽지 않게 되었구먼.”
교단이 이곳을 언제 습격할지, 이놈이 기업가의 함대엔 무슨 짓을 저질러 놨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나 괜찮다. 아겔이라고 전부 아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어떻게든 문제는 수습해 왔으니까.
무언가 결정을 내린 아겔은 품속에서 통신 장치를 꺼냈다.
“소장.”
-받았다.
분명 희귀병의 고통을 무마하고자 술에 취한 상태였을 텐데도 소장은 여전히 묵묵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피로가 섞인 목소리였어도 그는 언제나 아겔이 부를 때마다 즉각 응했다.
“때가 되었다. 아이들을 내보내야겠구먼.”
아겔이 말하는 아이들이 누굴 말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소장은 대상이 누군지 되묻지 않았다.
-……알겠다. 언제 어디로 보낼 생각이지?
“이틀 뒤 아침. 귀족과 사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외계로. 그중에서도 사람이 조금 몰려 있는 곳.”
-외계인데도 사람이 있는 곳이라…… 왜지? 정부의 영역 밖으로 가는 게 맞긴 하지만,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위험할 수도 있다. 숨기는 게 목적이 아닌가?
소장의 의문은 타당했다.
아겔이 내보내는 이들은 교단과 정부의 추적을 당할 우려가 있다. 그렇기에 귀족과 사도들의 영역 밖인 외계로 내보내는 것이 옳다.
한데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들킬 위험이 적게나마 있었다.
“아예 인적이 없는 외딴곳에 보내고 싶진 않네. 사람이란 같이 살아야 하는 법이야.”
-바라는 게 많군. 네가 말하는 곳은 상당히 먼 곳이라, 그런 곳으로 보내려면 주인님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그가 승인해 주지 않을 것 같은가?”
-…….
소장은 한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애초에 아겔은 소장의 주인, 카라이스만에게 그리 많은 것을 요청하지 않는다. 소장이 아겔과 기업가의 관계를 보았을 때, 주인이 그의 요구를 거절했던 적은 없었다.
단 한 번도.
모든 것을 손익으로 따지는 기업가가 충분히 손해를 보는 요구임에도 거절한 적이 없었던 것을 보면, 그만한 대가가 있을 거라는 의미였다.
아겔도 그가 들어줄 것을 알고 말한 것이었다.
-……준비하도록 하지. 시간은 해가 뜨기 1시간 전, 가장 어두울 때로 하는 것이 좋겠군. 인원은 3만 명 정도 태울 수 있는 것으로 요청하겠다.
“좋군. 그렇게 하세.”
당연히 행성 ‘고독’도 자전을 한다.
고독에 빛을 주는 태양, 항성 라비스에 잘 비치지 않는 때에 수송기를 행성 밖으로 보내겠다는 뜻이었다.
행성 주변을 기업가의 함대가 점거하고 있어 불필요한 조치일 수도 있으나, 혹시 모르는 일.
무엇이든 철저하면 좋았다.
생각에 빠진 아겔을 묵묵한 목소리가 깨웠다.
-아겔. 전에 네가 함대에 이상이 있냐고 물었었지.
“그랬지. 문제가 있나?”
-있었다. 함대 안에서 선상 반란이 있었다는군. 누군가 재머를 터뜨려서 고독을 지키는 함선들은 전부 엔진이 먹통이 되었다고 한다.
“큰 문제군. 방어 시스템은 가동 중인가?”
-엔진이 꺼졌어도 시스템은 보조 동력으로 살아 있다. 수리선이 내일 도착하니 신경 쓸 것 없다.
소장의 말과 달리 아겔은 기이한 감각을 받았다.
탈라스가 말한 것과 타이밍이 공교롭게 겹쳤다. 마치 누군가의 ‘계획’대로 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더 물어볼 것이 있나?
아겔은 더 이상 말하진 않았다. 그러나 마음의 준비는 해 두어야 할 것 같았다.
“알아서 잘 방비하라고 전하게.”
-그래.
“통신은 이만하지. 잘 자게.”
뚝.
아겔은 통신 장치를 갈무리하고 조용히 명상했다.
잠이 오질 않았다.
자신이 이 교도소를 나가는 것도 아닌데, 심장이 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걱정이, 한편으로는 후련함이 모순처럼 아겔의 마음에 사무쳤다.
.
.
.
해가 뜬 시각.
아겔의 수련을 받는 이들은 자발적으로 일어나 식사를 마치고 넓은 공터에서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안톤과 아리세이아는 서로 죽일 듯이 맞붙고, 쿠라스크는 이오베에게 처맞았다.
줄리안만이 혼자 기를 운용하는 연습을 했다. 그것은 가만히 서서 권총을 노려보는 일이었다.
‘젠장, 왜 저번처럼 안 되는 거지.’
작은 한숨을 내쉰 그는 먼지가 솟아오르는 공터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4명의 죄수가 있었다.
탈라스에게 세뇌당한 저 4명을 상대할 때, 아겔이 잠깐 도움을 준 적이 있었다.
알 수 없는 기운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알아서 그의 기 활용을 도왔다.
아겔이 의도한 바였을 것이다. 줄리안은 도저히 그것을 따라 할 수가 없었다.
“내면의 어둠을 끝도 없이 걸어야 하는 건가?”
고독에 들어왔던 초창기, 영혼을 바치기 전에도 내면의 어둠을 걷는 걸 견뎌 봤지만, 그땐 무서워서 도망쳤다.
지금에서야 다시 내면의 어둠을 걸으려니, 조금 후회가 되는 줄리안이었다. 그때 도망가지만 않았으면, 지금 이 상태보단 훨씬 나았을 것이다.
굳이 악마와 거래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아니지.”
줄리안은 한쪽에서 걸어오는 아겔을 바라보았다.
저 노인이 악마다. 줄리안이 생각하는 바는 그랬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아겔이 공터 쪽으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잠시 모이거라.”
그의 목소리를 들은 안톤과 아리세이아의 살기가 한순간에 사라졌고, 이오베도 폭력을 멈추었다.
처맞다 눈물을 글썽이던 쿠라스크는 구세주를 만난 듯 재빨리 아겔 앞으로 달려왔다.
“왜? 뭔데? 무슨 일이야?”
빡!
“캬앗!”
호들갑을 떠는 쿠라스크를 다시 쥐어팬 이오베가 공손하게 물었다.
“영감님. 말씀하십시오.”
“그래. 말할 것이 있다. 모두 잘 들어라.”
평소와 다르게 아겔의 말에 무게가 있는 것을 느낀 그들은 잠자코 아겔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내일. 너흰 고독을 나간다.”
“…….”
충격적인 말에 함부로 입을 여는 자는 없었다. 쿠라스크마저 주둥이를 다물었다.
“해 뜨기 1시간 전에 출발이니, 준비하거라.”
그동안 아겔과 대화로 언제까지나 고독에 있진 않으리라 예상하던 죄수들이었다. 그런데 막상 때가 되니 당황스러운 감정이 드는 모양이었다.
나가기 하루 전에 알려 줘서 급하게 느껴지는 감이 있기도 했고.
잠시 공터를 지배한 정적을 깨고 쿠라스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자자자자, 잠깐만.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가 여길 나간다고?”
“그래.”
“우리가 나가면 추적받을 수도 있다면서. 괜찮은 거 맞아?”
“인듀라스와 바를라도 아직 멀쩡히 살아 있다.”
“어디로 가는 건데?”
“외계. 그중에서도 인적이 좀 있는 곳으로 너희를 보낼 생각이다.”
시간과 목적지를 듣자, 다시 적막함이 감돌았다.
떨리는 입술을 떼고 아리세이아가 말했다.
“정말…… 저흰 전쟁에서 아예 배제하시려는 거군요. 저를 신뢰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씁쓸한 표정의 아리세이아였고, 표정은 무뚝뚝하나 안톤에게서 느껴지는 감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메마른 입술이 떼어졌다.
“그럴 리가.”
한순간, 아겔 앞에 서 있는 5명의 죄수는 눈을 크게 떴다.
갑자기 벅찰 듯이 밀려오는 감당할 수 없는 감정, 느낌. 어떻게 표현할지 모를 무언가.
이오베는 눈을 크게 떴고, 쿠라스크는 가슴을 부여잡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헉…….”
“아…….”
“이건…….”
나머지 셋의 반응도 비슷했다.
안톤과 아리세이아, 줄리안도 떨떠름한 기색으로 가슴에 손을 가져갔다.
가슴을 채운 그 무언가를 줄리안은 명확하게 표현했다.
“신뢰.”
줄리안은 왠지 아겔이 정확하게 자신의 눈동자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아겔은 그와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
“내 감정이다. 나만 너희의 것을 느끼는 게 아니다. 너희도 나의 것을 느낄 수 있지.”
“…….”
“내가 너희를 신뢰하지 못한다고 보느냐. 아니다. 하지만 전쟁은 우리의 신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단다. 내가 너희를 믿는 것과 관계없이 놈들은 언제든 내 곁에 있는 너희를 무자비하게 노릴 게야.”
안톤이 말했다.
“우린 짐이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래.”
아겔이 안톤의 말에 긍정했으나, 그게 사실이었으니 불만을 표현하는 자는 없었다.
알고 있으니까.
이제 그가 맞설 거대한 세력들은 이들이 감히 대항할 수 없는 우주의 패권자니까.
그렇다고 이들의 감정마저 긍정적이진 못했다.
두 주먹을 쥔 아리세이아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저흰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하십니까. 봉인이 풀리면 이전과 달라질 수도 있는데…….”
힘을 봉인한 낙인만 아니라면, 지금보다 월등히 강한 힘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겔은 고개를 저었다.
“진정 날 돕고 싶다면, 날 떠나거라.”
“가혹한 말씀이세요. 어떻게 그럴 수가…….”
아리세이아가 반발하듯 앞으로 한 걸음 걸었지만, 줄리안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는 냉철한 눈을 하고 아리세이아를 바라보았다.
“그만. 어제 했던 이야기는 잊었나?”
“…….”
그제야 아리세이아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다시 뒤로 물러섰다. 그녀가 조금은 차분해진 것을 보고 줄리안이 팔을 내렸다.
아겔이라고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다만, 감정적으로 일을 행하기엔 앞으로 다가올 참상은 이들에겐 너무도 버거운 것이었다.
지금은 이렇게 하는 게 정답일 터.
게다가 아직 이들은 젊다. 앞날이 남은 자들인데, 사지로 끌고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늙은이 밑에서 이 지겨운 감옥 생활을 청산하고 새 삶을 받을 만한 자들인 것이다.
이들이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린 아겔은 조용해진 그들에게서 몸을 돌렸다.
“이대로 헤어지면 다시 못 볼 수도 있으니, 숙제를 주마. 마지막 가르침이 되겠구나.”
갑작스러운 말에 숙연했던 그들은 의아한 얼굴을 했다가, 이내 다시 숙연해졌다.
아직 그에게 배울 것이 많은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아겔이 먼저 말했다.
“짐이라고 했지. 맞다. 너흰 나의 짐이다.”
“…….”
“내가 너흴 왜 짊어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거라.”
짧게 말한 아겔은 그대로 앞으로 걸어갔다.
“작별 인사는 내일 하는 것으로 하자꾸나.”
그 자리에 있는 자 중 누구도 대답하지 못했다. 아겔이 사라지고 나서도 그들은 서 있는 자세 그대로 화두에 빠졌다.
* * *
후우우웅.
해가 뜨기 전 가장 어두운 시간. 하늘 저쪽으로부터 뭔가 날아오고 있었고, 곧 밤하늘이 잠시 밝아졌다.
커다란 수송선들이 정글 위로 날아왔다. 수송선들이 내릴 정글은 어제 평탄하게 만들었기에 착륙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수십 대의 수송선이 정글에 착륙하는 모습은 하나의 장관이었다.
2만 명이 달하는 죄수들이 수송선에 타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려홍의 활녀당, 줄리안의 마피아 클랜, 쿠라스크의 비스트 클랜 등.
각자 딸린 식구들을 데리고 수송선에 오르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수송 대장선 앞에는 아겔과 죄수들이 서 있었다.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모인 이곳.
아겔은 죄수들을 돌아보았다.
줄리안, 안톤, 려홍, 아리세이아, 이오베, 쿠라스크, 아리스.
5년 전에 먼저 나간 인듀라스와 바를라를 제외하면 이들이 전부였다.
아겔이 입을 열었다.
“잘 가거라.”
“…….”
짧은 인사에 그들은 피식 웃거나, 슬픈 표정을 지었다. 아겔다운 인사라 생각하는 듯했다.
아리스가 총총 걸어와 아겔을 안아 주었다.
“고마워요, 할아버지. 건강하셔야 해요.”
“그래.”
아리스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힘든 일이 있으면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셔야 해요. 알겠죠?”
아겔은 슬며시 미소를 띠었다. 그녀가 속삭이는 말을 못 들을 만한 자는 여기에 없어서였다.
“그러마. 너도 잘 숨고.”
“그리고 저 보러 오셔야 해요. 알겠죠?”
“늦지 않도록 가마. 자, 어서 타야지.”
“네.”
죄수들이 하나둘씩 수송선에 올랐다. 숫자가 많지만, 수송선의 수도 적지 않아서 승선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겔은 고독을 나가려는 죄수들의 기척을 살폈다.
저 중 누군가는 억울한 누명으로, 혹은 정말 큰 죄를 지어서 고독에 들어왔다. 저들이 진정으로 교화가 되었는지 아닌지는 아겔이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그는 교도소 간수도 아니었고, 누군가의 교화를 바라는 선인도 아니었으니.
그저 순식간에 지옥으로 뒤바뀔 이 교도소에서 살아 있는 자들은 모두 내보내고 싶을 따름이었다.
물론 고독에 있는 죄수 전부가 나가는 건 아니다. 아직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죄수가 고독에 남아 있다. 그들이 이곳에 남아 있는 것에 대해선 그가 책임질 일이 아니었다.
지금 나가지 못하고 고독에 남은 자들은 반드시 죽는다. 아겔은 확신하고 있었다.
수송선에 오르는 죄수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아겔은 고요히 기원했다.
‘살아라.’
쿠릉……!
아겔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별안간 천둥소리가 들렸으나, 자연적인 소리는 아니었다.
“이런…….”
저 멀리 보이지 않는 하늘 위에서.
전쟁이 시작되는 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