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 쇼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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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레딧즈
r/gaming (게임 관련 서브 게시판)
<테일리? 그녀는="" 어디="" 선수야?=""> Bokuno
적어도 UFC나 크라이에서 그녀를 본 적이 없단 말이지.
일본인가?
Venus
조심해! 한국인들은 일본으로 오해하면 유쾌하게 넘어가지 못한다고
SoraFor
그것은 어째서야? 이웃 나라인데 사이가 좋지 않아?
>OoOo
이라크와 이란도 이웃 나라야.
Ztypo
난 그녀의 팬이 되었어. 테일리는 토위치에서 방송을 하고 있어. 이름은 서예지라고 해.
>Lopo
격투 게임에 파이터가 현실로 튀어나온 줄 알았어! 제길… 나도 행복 잡기를 당하고 싶잖아.
>XdsadXff
그녀는 게임을 할 때는 완전 파이터야. 다만 성격이 귀여운 너드야. 너드가 귀여울 수 있다는 것을 난 처음 알았지.
>doctor
너드라기 보다는 그녀는 PTSD 환자라서 그래. 군인이었거나 요원이었을 가능성이 커.
>XdsadXff
오..이런… 난 그걸 몰랐지. 그저 순수한 줄 알았어.
>Fert
스캐빈저 콜에서 움직임이나 수법을 봤을 때 델타포스 소속이었다는 추측도 있어. 외모도 동양인 같지는 않잖아.
>Enta
난 동양의 격투가 가문에서 나온 줄 알았는데! 쿵푸 같은 거 말이지.
Pink
그녀는 정말 끔찍한 과거를 가지고 있어. 하지만 떨쳐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감동적이야.
Kimchiman
예지 예쁘다. 너희들 나라에는 없다. 이것은 너희들이 부러워해야 할 이유다. 난 치즈다.
>kda
오, 한국인이잖아. 번역기 좀 좋은 거 쓰라고.
>green lizard
솔직히 난 그녀 같은 미인은 살면서 처음 봤어.
>xcoad
그녀는 그저 스트리머로 남기엔 아까운 인재야! 난 그녀를 영화에서 보고 싶어.
>music bank
가수로 데뷔해도 좋을 것 같던데?
>comod
그녀가 무슨 SNS를 하는지 궁금한데 누가 말해주지 않을래?
>Pink
[링크]
>comod
이건 너의 사진이잖아 :( 너의 근육에는 관심이 없다고..
Dp
다 필요 없어! 난 그 망할 의수를 가지고 싶다고! 그것의 완벽한 자태는 나를 반하게 해.
>Fm01
젠장, 난 그 말에 완벽하게 동의해.
>thefall
그녀는 의수를 원하지 않았을 거야. 그저 가지고 싶다고 가볍게 말하기엔 좋지 않다고 생각해.
>Dp
[팔이 없는 사진]
>thefall
가지고 싶을 만 했군. 사실 나도 가지고 싶었어 XD
“…수야…”
예지의 방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예지가 누군가와 대화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안에는 예지 혼자 있을 텐데… 친구랑 통화라도 하고 있나?
정란이나 예화?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잡았지만, 예지의 말이 그런 자신의 발목을 붙잡았다.
“예전… 나는… 죽고.. 싶었…”
아직 떨쳐내지 못했구나.
그 무서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렁에 빠지고 있는 걸까?
문에 귀를 대고 혼잣말을 엿들었다.
“예전 일들이… 기억… 안나… 내 생각…”
과거에 대한 기억이 송두리째 사라진 걸까?
그렇다면 스캐빈저 콜에서 PTSD로 발작해서 쓰러진 것은 어떻게 된 일이지?
그런 안 좋은 기억만 남아버린 걸까?
지금 생각해보면 확실히 예지는 상식 자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너무 당연한 것을 자주 질문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함께 살게 된 후로는 괜찮아 보였는데…
그런데 혼잣말이 아닌 대화하는 듯한 태도가 심히 불안했다.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문제일까?
문고리를 만지작거리며 안절부절못했지만 문을 열지 못했다.
분명 조금만 힘을 줘도 쉽사리 돌아가며 열릴 문이지만… 왠지 모르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구…”
“그랬…”
점점 목소리가 희미해진다.
마치 이대로 사르르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손에 억지로 힘을 줘서 문을 열려고 하는 찰나에…
“그럴… 친구들도 너무…좋고…”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힘이 쭉 빠져버렸다.
그랬구나.
우리의 존재가 너의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이나마 아물게 하고 있었구나.
정말 다행이야…
가상의 존재와 대화하는 예지가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좋아지고 있다고 믿고 싶다.
언젠가 너를 괴롭게 하는 그 상처들이 지워지길 바라고 있어.
문을 열고 들어가 마주 앉아 오늘 있었던 일들을 말하며 수다를 떨었다.
희미하게 웃는 예지의 얼굴을 보며 우리는 새벽이 되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발치에 잠든 야뭉이와 한 이불을 덮어 조곤조곤 수다를 떨고 있는 우리는 마치 가족처럼 느껴졌다.
****
새가 짹짹 지저귀는 소리에 잠이 깨버렸다.
“하암”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듯 몸을 말아 쭈욱 폈다.
이거 몰랐는데 상당히 시원했다.
피로가 딱히 쌓이진 않는 몸이지만 그냥 기분 상 시원하니까.
“으그극”
“와…너 몸 진짜 유연하다. 몸이 어떻게 그렇게 꺾이지?”
“앗…”
언제부터 있었던 거야..!
평소에는 깨워도 못 일어나더니 이럴 때만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있네.
옆에서 신기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애써 무시한다.
“야뭉이처럼 기지개를 켜네. 진짜 신기하다.”
“그런가…”
때마침 야뭉이가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아까의 나랑 비슷했다.
저게 시원하긴 하더라.
그런데 냥지와 같이 살면서 느낀 건데 얘도 나 못지않은 아싸 아닐까..?
밖에 거의 나가지도 않고 밥 먹고 방송하고 방종하고 자고… 나인가..?
가끔 작곡한다고 안에 틀어박히긴 하던데…
이게 끼리끼리 논다는 걸까?
아 근데 나랑 비교하면 기분 나쁘려나.
냥지는 친구가 많은 편에 속했다.
물론 대부분 스트리머 친구였지만 친구는 친구니까.
그런데 냥지의 신기한 점은 무의식적으로 애교가 무척 많았다.
의식하고 말한다는 느낌보다는 몸이 절로 애교를 하는 느낌?
“야아~ 나랑 이야기하고 있다가 갑자기 왜 딴생각이야!”
“아..미안… 뭐라고 했어..?”
“나중에 다시 합방 하자고.”
“스캐빈저 콜..?”
“엉. 노래 합방도! 그리고 너 유튜보는 왜 안 해?”
“미처 생각을 못 해서…?”
“나중에 알려줄게. 편집자 구하고 유튜보도 시작해보자.”
유튜보라… 하긴 유튜보 안 하는 스트리머는 없었지.
그러면서 방송한다고 뽈뽈 나가버렸다.
나도 이제 슬슬 켜야 할 시간이긴 하지..?
테일리 Cry
처음 하는 랭크
[테하~]
[참게비령 : 테하~]
[?]
[켜자마자 정란이 무엇]
“정란아… 갑자기..?”
[우리 멋진 예지 경기 보려고 기다리는 듕!]
“그래…?”
[ㅋㅋㅋㅋㅋㅋ]
[어제 예지 경기 안 봤으면 인생의 절반 손해 보긴 하지 ㅋㅋ]
[한국인이면 반드시 예지 방송을 봐야 합니다.]
“넌 오늘 방송 안 해..?”
[참게비령 : 난 방송 시간 안 정하고 해서 ㅎㅎ]
맞다.
정란이는 방송 시간을 정하지 않아서 항상 달랐다.
물론 켜기 전에 공지로 알린다고 하지만 좀 독특한 유형이지.
아… 냥지가 정란이는 친구들 방송 자주 본다고 했지.
트수가 스트리머가 된 건가…?
랭크 모드를 돌리면서 매칭을 기다리는 동안 시청자와 잡담이나 하고 있었다.
정란이는 아까와는 다르게 조용한 걸 보니 그냥 구경을 목적으로 온 것 같네.
[근데 크라이는 캐릭터 기술들 프레임 외워야지 않나?]
[ㅇㅇ 기술 그 자체도 다 외워야 함. 안 그러면 모르면 맞아야지 당함 ㅋㅋ]
[본인 콤보도 익혀야지]
[예지 때문에 해볼까 했는데 진입 장벽 ㄷㄷ하네]
[한판 만에 프로 이기는 예지가 말도 안 되는 거지. 그게 평균임 ㅋㅋ]
“기술 몰라도… 다 보이던데..?”
[그게 말이 안된다는 거 ㅅㅂ]
[그 뭐지. 시력이 좋은 건가?]
[동체 시력 ㅅㅂㅋㅋ]
[몸도 유연하던데]
[원래 다른 사람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기술은 캐릭터 기술이라 움직임만 흉내 내도 자동으로 나가는데 본인 설정으로 저러는 건 진짜 ㅋㅋ]
[다들 한국어로 말하고 있는 거 맞지?]
[맞다. 난 한국인. 넌 아니다.]
매칭이 잡히자마자 금방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이어가고 있을 무렵 이상한 사람이 보였다.
균형 잡힌 근육질의 몸을 가진 거구의 백인이었는데 하는 행동이 좀 이상하다.
가드 자세를 취하며 슬금슬금 다가와 계속 목을 내밀면서 무언의 제스처를 취하는데 이게 무엇을 노리고 보이는 행동인지 도저히 예상하지 못하겠다.
“어… 뭘 노리는 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붕아…]
[솔직히 나도 돌리고 있긴 해 ㅋㅋㅋ]
[ㅋㅋㅋㅋㅋ]
다들 무엇 때문인지 웃고만 있었다.
저 사람이 뭘 노리는지 나만 모르는 느낌인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알기 쉬운 편인가?
지근거리까지 왔음에도 특별한 행동은 보이지 않고 가만히 가드만 올린 채로 서 있었다.
어쩌자는 거지…?
그 사람의 얼굴을 행복 잡기로 잡아채 땅에 처박아줬다.
쓰러진 그는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행복한 얼굴로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게임을 이긴 건 난데 묘한 패배감이 느껴졌다.
뭐야… 왜 저래..
혹시 변태가 아닐까 의심 중이다.
“오우. 서예지. 나 당신의 팬! 즐거운 한판 감사하다.”
“아…팬이셨구나..”
팬으로서 날 만나서 기뻤던 모양이었다.
내가 괜한 의심을 했다는 죄책감에 내밀어오는 손을 열심히 붙잡고 흔들어줬다.
리벤지 신청 시간이 끝나고 다시 매칭이 돌아간다.
[사심 가득 ㅋㅋㅋ]
[나도! 나도! 나도! 나도!]
“사심이라니… 팬이라서 기뻐하는 거잖아…”
[순수 ㅋㅋ]
[맞지 ㅋㅋㅋ 나도 만나면 기뻐서 게임 제대로 못 할 듯~]
귓속말로 정란이가 그 기술을 쓰지 말라고 말한다.
이 기술이 가장 인기가 많다고 말하니까 조용하다가 어쨌든 쓰지 말라고 한다.
불합리해… 어차피 기술은 많으니까 상관없나?
팬이라고 자청하던 사람들이 묘하게 실망하는 표정이긴 했지만 멋있는 기술을 몇 번 보여주니 금세 열광하며 좋아하더라.
아… 맞다.
친구들한테 밸보의 쇼크 워 인가 무언가의 행사에 관해 이야기를 풀면서 같이 가자고 하니까 좋아하면서 냉큼 수락했었다.
냥지가 말해줘서 수락할 준비만 하면서 마음 졸이고 있었다고…
다른 친구들 불러도 되냐 묻길래 잠깐 망설이긴 했지만 그러라고 했다.
친구들 데려오라고 했으니 상관없겠지..?
“맞다… 여러분 제가 약속했던 보육원에 기부하기 결국 했어요..!”
[ㅅㅅㅅㅅ]
[빛…]
[앞이 보이지 않아요…]
[그놈들 이름도 같이 적힌 게 좀 그렇긴 한데 그래도 ㅅㅅ]
프라시스님의 10,000원 후원!
예지 한판 어때?
“어…그래.”
프라가 가끔 말을 걸어오는데 우리 친구 맞지..?
스스로의 힘으로 사귄 친구라 그런지 뿌듯했다.
[근데 손을 왜 자꾸 꼼지락거림?]
[습관인 듯?]
[가끔 그러던데]
[근데 이렇게 잘하는데 크라이 대회 한번 나가보셈 ㅇㅇ UFC 거기도 손잡아서 규모 키우면서 은퇴 선수들 크라이 선수로 바꿔 들어오던데]
“어… 참가해볼게요.”
[다 뒤졌다ㄷㄷ]
[챔피언 선언]
와, 그럼 한동안 바쁘겠네.
밸보 행사 참여에 크라이 대회 그리고 스캐빈저 콜 합방에 노래 합방까지.
나 혹시… 이제 대기업..?
친선전이 시작되자마자 그 큰 덩치로 밀고 들어오는 프라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며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가격했다.
절권이라는 게임에 나락이라는 기술.
나락~
오늘도 좋은 경험이 됐다고 프라는 만족하며 나가버렸다.
확실히 프라는 패턴이 정해져 있지 않고 싸울 때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싸웠기에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눈에 다 보이기에 딱히 상관은 없었지만 말이다.
방송을 종료하고 메일로 날아온 쇼크워 일정을 친구들한테 알려줬다.
문제는 일주일 뒤라서 여권이 없었기에 신청을 해야 했는데 2주 정도 걸리지 않나…?
의수가 알아서 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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