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불쌍한 사람 아니라고-21화 (21/78)

〈 21화 〉 드디어 게임 시작

* * *

“배틀 구라운드 비슷한 줄 알고 좋았는데… 아니었네?”

“하기야 냥지는 그 게임 엄청나게 좋아하기는 했지.”

“냥지! 난 그 게임 싫다고!”

“어쩌라고!”

우리는 잡담을 하며 경호원의 뒤를 따랐는데 다들 스트리머 출신이라 그런가 나와는 달리 입이 잠시도 쉬지를 않았다.

다들 천성 스트리머인거야 아니면 스트리머로서 활동을 하다 보니 습관이 그렇게 된 거야?

그런데 그룹이 둘에서 세 정도면 나도 대화에 끼어봤을 텐데 무려 여섯이나 모이니까 내가 낄 틈을 찾기가 어렵게 느껴지고 자연스레 말수도 확 줄어버렸다.

사람들도 대충 눈치챘는지 내 주변에 와르르 몰려와서 말을 걸거나 대화를 하기는 했지만, 정신이 없어서 단답형으로 대충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냥지가 왠지 모르게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날 보기는 했지만…

경호원이 문을 열고 들어간 방은 머리에 쓰는 VR 기기가 아닌 거대한 캡슐 형태의 침대들이 수십 대가 나열되어 있었는데 투명한 유리 같은 것이 침대를 둘러싸고 있었다.

유리가 갑자기 깨지면 안에 있는 사람이 다치지는 않을까?

“유리는 아닙니다. 그런 문의가 좀 많았었죠.”

“아…그렇군요..!”

내 얼굴이 그렇게 티가 많이 나는 걸까?

고민을 바로 알아차리고 답변해 주는 것을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니지! 그냥 이분이 관찰력이 좋을 수도 있잖아?

“우린 6명인데 5:5면 같이 못 하는 거 아냐?”

“앗…그러네? 쥬벳트가 빠지면 되겠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당연히 구멍이 빠져야지. 비령아 너 빠지래.”

“뭐? 그런 게 어딨어!”

“그냥 3명씩 2팀으로 나눠서 매칭 돌리면 되지 않나?”

“그렇게 나눠도 7명이라서 한 명이 남잖아. 멍청아!”

쥬벳트라는 사람과 정란이가 투닥투닥 싸우고 있었다.

그렇게 시끌벅적하더니 갑자기 나를 불러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하길래 그냥 해주었다.

물론 내가 가위바위보를 질 리가 없으니 내가 다 이기긴 했지만, 이것도 능력 중 하나 아닐까?

“난 무조건 비령이 팀 안 해. 안 해! 어허허허… 한 번만 봐주세요…”

“누군 좋은 줄 알아?”

1등이 팀을 짜는 거라고 하길래 아까부터 사이가 좋아 보이는 쥬벳트와 정란이, 그리고 예화이와 냥지, 초야 언니와 수양이 그리고 나 이렇게 팀을 짜보았다.

이러면 누구도 소외되는 사람 없이 다 같이 게임을 할 수 있고, 나도 사이가 서먹서먹하던 초야 언니..와 수양이와 친해질 수 있으니까 좋다.

“아아! 무슨 팀을 이렇게 짜! 이건 진짜 아니야. 차라리 혼자서 할래!”

“아으으으으… 너 짜증 나..! 예지야! 다시 생각해줘!”

“난 만족!”

“예지가 팀 잘 짜네! 난 냥지랑 팀이면 뭐든 만족!”

“아…그런데 오늘 방송… 켜도 되나…?”

다들 방송하는 사람이라 이런 좋은 기회에 방송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큰 행사 때 방송할 수 있으면 다들 좋은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저기… 방송 가능할까요…?”

“아, 해도 됩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일을 크게 벌여놨는데 비밀엄수에 방송 금지 이러는 건 터무니없는 소리 아니겠습니까. 이번 행사는 말이 비밀이지 사실 홍보 차원에서 시작한 거라 아마 참여자들도 지금쯤 방송을 켰을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친구들을 모아서 방송을 켜도 된다고 말해주니 모두 기뻐하며 각자 캡슐을 골라잡고 들어가 방송을 켜고 있었다.

게임 안에서 만나기로 하고 캡슐을 열어 안으로 들어갔다.

하얗고 푹신한 매트가 내 몸 가득 느껴지며 내 머리를 무언가가 폭 덮어버리고, 열려있던 투명한 유리막이 닫힌다.

[스캔]

평소의 텅 빈 대기룸이 아닌 반짝이는 나무들이 가득한 숲속 공터에 나는 서 있었고, 내 앞에 통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 위에 따뜻한 차가 김을 모락모락 피워내며 놓여있었다.

­대기룸이 너무 심심하다는 피드백을 받아 이제 대기룸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습니다.

대기룸은 이제 게이머분들의 집과 마찬가지로 꾸며놓고 다른 사람을 초대해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설정 창에 대기룸에서 게임 매칭하기 기능으로 대기룸에서 친구와 놀다가 한 판 끝나면 다시 대기룸에서 만나 서로 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하나의 모임 장소가 되었군요.

가구들은 이제 게임을 열심히 한다면 코인이 모이며 그것으로 살 수 있습니다.

물론 결제를 해서 가구를 살 수도 있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난 초대한 적도 없는데 6명이 긴 테이블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빵 맛있다!”

“예지 왔다! 얼른 여기에 앉아!”

자기 옆자리를 톡톡 두드리는 예화이와 쥬벳트라는 사람의 사이에 끼어 앉았다.

다들 현실과는 다른 모습인 걸 보니 외모를 바꾼 것 같네.

그러면 그냥 방송 틀어도 상관없겠지?

근데 카테고리는 어떻게 하지…?

“얘들아… 카테고리는 어떻게 했어…?”

“그거 토위치에서 벌써 만들어놨던데?”

냥지의 말에 잘 찾아보니 확실하게 쇼크워라는 게임 카테고리가 만들어져 있었기에 그걸 골라 방송을 켰다.

테일리 Shock War

신작 쇼크워 체험…!

[테하]

[이제는 방제도 떠시네요]

[와 배경 뭐임? 힐링 ㄷㄷ]

[미국 쇼크워 체험하러 간다더니 숲으로 소풍을 하러 갔네]

[저거 대기룸인데 이제 바뀜 ㅋㅋ]

[예지. 왜 이제 방송을 켜다? 서운할 뻔했지만 나 용가리 춤을 추며 밥을 먹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쟤 뭐냐]

[싼 번역기 가끔 저렇게 오류남 ㅋㅋㅋ]

“안녕하세요…”

[:D]

[XD]

[예지 이모티콘 왜 안 만듦?]

[ㅎㅇ]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청자가 방송에 들어와서 그런지 채팅창에 채팅을 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이야기하는 도중 갑자기 냥지와 예화이 그리고 정란이와 쥬벳트가 신기루처럼 사르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그들의 흔적만이 테이블 위에 남아있었다.

“어…?”

“같이 매칭됐나보다. 우리도 빨리 돌려! 예지가 오늘 버스 태워줄 거니까 우린 부담 없이 하자.”

“음음, 맞지 맞지! 저번에 크라이 하는 거 봤는데 무슨 슝하고 날아다니고 쾅쾅 다 때리고 다니던데?”

“나도 이 게임 처음 해보는데…?”

내 말에 주황 머리에 도넛처럼 링 모양으로 머리를 묶은 수양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고개를 바짝 들어 나를 올려다봤다.

정란이랑 키 비슷한 것 같더니 실제로도 그런지 정란이와 똑같은 자세로 나를 보네.

“어, 아닌데? 우리 시청자들이 스캐빈저 콜이랑 크라이도 처음 하자마자 잘했다고 하던데…? 아닌가?”

“얘가 부끄럼이 많아서 그래. 지난번에 보니까 혼자서 다 잡고 다녔다니까?”

검은 머리에 민트색을 섞은 초야 언니가 호들갑을 떨며 설명하자 수양이가 다양한 감탄사를 내뱉으며 맞장구쳐주었다.

쇼크워 아이콘을 눌러 실행하자 이미 유초야과 나 수양이가 파티가 되어있었고 매칭을 돌렸다.

매칭이 잡히자마자 우린 높디높은 허공에서 나타났는데, 마치 스카이다이빙으로 불리는 패러 슈팅처럼 푸른 하늘 위에서 구름을 뚫으며 추락하고 있었다.

음, 패러 슈팅과 다르게 우린 낙하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수양이와 초야 언니는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허공에서 수영하듯 손발을 허우적대며 떨어지고 있었고 나머지 두 명은… 20대로 보이는 뚱뚱한 남자에 멸치처럼 빼빼 마른 남자가 환호성을 지르며 이 상황을 만끽하고 있었다.

미국인은 이 상황이 익숙할지도 모르겠네.

이건 차별 발언인가?

[와! 순간 지릴 뻔했다.]

[이거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함;;]

[예지 사태 날까 봐 설정 만들어 놨다고 하더라 ㅋㅋ]

[여러분 제발 설명서를 읽으세요...!]

[파티로 초대하고 매칭 바로 돌려서 못 본 거 아님? ㅋㅋㅋ]

[ㅇㅇ 설정하면 그냥 바닥에서 떨어지는 애들 구경하고 있다가 같이 시작함]

[수양이 울겠다 ㅋㅋㅋㅋㅋ]

지면이 가까워져 히어로 랜딩 자세로 착지를 시도했다.

역시 게임은 게임인지 충격은 느껴지지 않았다.

어째서인지 내가 제일 먼저 착지해서 정신 못 차리는 수양이를 받아주고 마지막으로 초야 언니를 받아냈다.

주변은 황폐한 공장과 콘크리트 바닥 곳곳에 검은 기름과 부서진 부품 같은 것들이 흩뿌려져 지저분 해 보였다.

반면에 저 멀리 보이는 숲은 반짝이는 나무에 동물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아니, 저기요? 나도 저기서 하고 싶은데요! 왜 우리만 이런 곳이야.”

“맞아! 이거 좀 불공평하다!”

우리가 불평하는 동안 하늘 위에 거대한 비행선이 떠다니며 전광판을 보여주고 있었다.

뭘까?

캐릭터 선택 시간

허공에 글자가 나타남과 동시에 수많은 캐릭터가 우르르 눈앞에 뜬다.

이건 본인 설정 없으려나.

무슨 캐릭터가 좋은지 모르겠는데, 대충 옆에서 뭘 고르는지 엿보니 수양이의 픽은 귀여워 보이는 석궁을 든 꼬마애를 골랐고 초야 언니는 여러 색깔의 유령을 데리고 있는 여인을 골랐다.

어… 내 플레이를 살릴 수 있는 캐릭터는 없으려나.

복면에 타이츠를 입고 양손에 망토와 단검을 쥐고 있는 여자를 골랐다.

선택 시간 종료.

선택 시간이 끝나자 머리 위에 우리 팀의 캐릭터가 보였다.

태고의 정령사, 윈더의 명사수, 마법사 살해자, 흑사자, 화난 코뿔소

수양이가 윈더의 명사수, 내가 마법사 살해자, 언니 쪽이 태고의 정령사인가?

유령치곤 귀엽게 생기긴 했다고 생각했는데 유령이 아니라 정령이었구나.

나 근데 언니라고 부르는 게 너무 익숙해진 느낌 아니야…?

튜토리얼부터 시작할 줄 알았는데 설명 없이 바로 게임이 시작되는구나.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놀랍게도 우리는 골랐던 캐릭터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헤으응… 예지의 타이츠…]

[옛날에 큭 죽여라고 말하던 여 닌자 같아서…ㅎㅎ]

[뭔데? 갑자기 왜 몸이 바뀜?]

[이제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던데 이런 거였구나.]

[엔진이 달라서 아직은 쇼크워에만 됨 ㅇㅇ]

[그럼 남자도 여자로 바뀜?]

[시발 당장 오픈해라 밸보 ㄹㅇ 스트리머들만 우대 하냐 이건 아니지 지금 당장 보이콧 한다 제발 출시해줘]

[ㄴㄴ 여캐 골라도 그 캐릭터의 남자 버전으로 변함 ㅋㅋ 반대 상황도 똑같음]

[아니… 어차피 외모 변경 뿐이면 지금도 가능해서 의미 없잖아ㅋㅋ 그리고 변해도 복장이랑 몸만 바뀌지 얼굴은 VR 캐릭터 설정한 그대로네]

[심연을 본 기분인데…?]

“낯선 느낌인데…?”

[그거 아직 고쳐야 할 점이 많다고 함]

[그래도 이게 어디야 ㅅㅂ… 예지야!!]

몸이 바뀐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마치 오랫동안 잃어버린 것을 받은 기분이다.

괜히 신기해서 손가락을 꼼지락 움직여봤다.

눈은… 그대로 같은데..?

여전히 한쪽의 시야는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의 호들갑을 무시하고 스킬들을 한번 슥 훑어봤는데 스킬들이 뭔가 이상하다.

간혹 게임에 보면 읽기만 해도 스킬 셋이 따로 놀고 독특하지만, 컨셉에 잡아먹힌 스킬들이 그야말로 똥캐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스킬은 3개 뿐이고 그마저도 궁극기로 보이는 스킬은 검게 물들어 선택되지 않았다.

다른 게임처럼 레벨이나 경험치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궁극기를 배울 수 있을까.

심지어 두 개의 스킬은 액티브가 아닌 패시브였다.

주문 방해하기

단검이 10초에 하나 생깁니다. 최대 5개까지 보관 가능.

투척해서 상대에게 명중할 경우 상대의 주문 시전을 0.2초 지연합니다.

데미지 최하

주문 흘리기

망토를 휘둘러 주문을 흘려낼 수 있습니다.

흘려낼 경우 받는 데미지 80% 감소.

흘려내기 지속 시간 0.5초

쿨타임 20초

이딴 캐릭터가 레오루에 나왔으면 최악의 똥캐가 됐을 텐데… 다른 캐릭터도 그런가 싶어서 수양이와 초야 언니에게 물어봤지만 내 스킬들의 설명과는 다르게 저엉말~ 넉넉한 데미지와 화려한 스킬 설명들이 보였다.

밸붕 망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다른 스트리머들 방송 보니까 그걸로 똥 싸던데]

[개못핵 예지… 이건 귀하네요…]

[그거 캐릭터 하지 말라고 만든 수준임]

이왕 고른 거 어쩌겠어.

내가 이 캐릭터 고를까 고민할 때 채팅 창이 조용하더니 이런 속셈이 있었구먼…

길을 따라 달려가는 하얀 로봇들을 따라가니 거대한 기계 탑이 우뚝 솟아 있는 곳에서 반대쪽의 나무 인간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반대쪽의 포탑은 마치 별을 담은 듯 영롱하고 반짝이는 보석이 나무에 박혀 있었다.

여긴 스팀 펑크 감성이고 저쪽은 판타지 감성인가?

싸우고 있는 로봇과 나무들을 구경하고 있는 찰나 화살이 내 볼로 날아오기에 단검으로 툭 쳐냈다.

맑은 소리와 함께 단검이 살짝 울렸다.

“와! 그걸 어떻게 튕겼지? 뭐? 그게 누군데?”

시끄러운 사람이네.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활의 팽팽하게 활 시위를 당기며 나를 겨냥하고 있었지만, 미안하게도 내가 아닌 웬만한 일반인들도 보고 피할 수 있을 만큼 겨냥하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그런데… 수염남이 고른 캐릭터가 수양이의 복장이랑 비슷한 느낌이다…?

같은 캐릭터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단검을 휙 던져 어깨를 맞추니 수염남은 움찔하며 화살을 떨어뜨린다.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다.

시청자들한테 간만에 묘기나 보여줄까?

살짝 열 받은 표정으로 나에게 재차 활을 겨냥해 쏘자 화살이 나를 향해 느릿하게 날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단검을 던져 화살을 맞추어 떨어뜨렸다.

이런 것도 되는구나.

핑핑핑핑핑­

기관총처럼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화살들을 단검을 던져 튕겨냈다.

단검이 5개인데 날아오는 화살도 딱 5발이네.

[와…]

[지렸다]

[날아오는 게 보임? 난 왜 안 보이지]

살짝 폼을 잡으며 우쭐하려는 순간 내 주변에 불길이 솟아나며 나는 불길 안에 갇히고 말았다.

어…?

엄청 넓은 범위에서 불길이 솟아나서 미처 피하지 못했다.

[ㅋㅋㅋㅋㅋ]

[얘 이건 못 피한단다]

[드디어 당하나?]

[해치웠나?]

판타지가 배경인 게임이라 이런 스킬들도 있구나.

좀 진지해질 필요가 있네.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 숲 속에서 튀어나왔다.

“저격에 성공했다. 예지!”

프라 네가 거기서 왜 나와…?

그 근육 가득한 거대한 거구의 몸은 어디로 가고 빼빼 마른 몸으로 붉은 로브를 두르고 있는 프라가 보였다.

지팡이에 빛이 나길래 황급히 피할 준비를 하지만 무언가 날아오는 건 없었다.

그저 주변의 불기둥이 나의 주변에서 불타고 있을 뿐.

뭐지…?

그런 의문과 동시에 내 몸이 저절로 움직이며 밑에서 솟아나는 불길을 피해냈다.

어…?

이건 내가 움직이지 않았는데…?

공중에 솟아 오른 내 몸이 제멋대로 회전하며 프라에게 단검 5개를 동시에 흩뿌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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