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자매님에게는 마왕의 소질이 있다-42화 (42/109)

〈 42화 〉 마도 공화국(2)

* * *

마법과 마법사의 국가, 마도 공화국.

왕을 두지 않고 마법사들의 투표 아래 뽑힌 '공화정'이 나라를 다스리는 체제...라고 다들 알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실제로 공화국을 이끄는 자들은 각 마탑의 마탑주들이다. 그들 모두가 대마법사이며, 마도 공화국의 우상과도 같은 존재다.

"시, 신부님! 하늘을 봐! 사람들이 날아다녀!" "놀랄 것 없습니다. 신시아도 날 수 있잖아요."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마도 공화국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의 모든 것이 땅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도 공화국의 과반수가 마법사고, 그들 대부분에게 있어 비행 마법은 기본 소양이다. 그 말은 건물의 높이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뜻이고.

그 사실을 입증하듯, 하늘 높이 우뚝 선 마탑이 곳곳에서 위용을 드러낸다.

"저기 보이는 푸른 빛의 탑, 저곳이 저희의 목적지입니다."

손가락 끝에 걸린 거대한 탑. 적색 마탑과 함께 공화국의 제일을 다투는 마탑, '청색 마탑'이다.

"아, 수업 때 들어본 적 있어요! 현 마탑주는 베론이라는 사람이고, 주요 마법 부류로는 소환술과 변신술이 있죠!"

아네모네가 손가락을 들며 신나게 설명한다. 대륙의 지식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그녀이니, 이럴 때 아는 것을 뽐내고 싶어 하는 것도 당연하다.

"잘 알고 있군요. 마탑주 베론은 지금의 마탑주 중 '현자'에 가장 가까운 인물... 마왕 후보자를 자신의 마탑으로 불러들인 것만 해도, 그 위세는 충분히 가늠할 수 있죠." "현자...요? 대마법사랑 다른 건가?"

아네모네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건 아직 베티에게 배우지 못한 모양인가 보군.

"대마법사는 7서클에 도달한 자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대마법사라고 해서 모두 현명한 것은 아니에요. '현자'란 다른 이들의 인정을 받았을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명예. 그게 마도 공화국의 오랜 규칙입니다."

공화국은 10년 전 마지막 현자가 은거한 뒤로, 새로운 현자가 태어나지 않고 있다.

한 나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없다는 건 치명적인 외교적 약점으로 작용하니, 공화국은 무리를 해서라도 마탑주 중 한 명을 현자로 임명하려 들겠지.

"마도 공화국은 여러모로 특이한 국가지만, 계속 있다 보면 익숙해질 겁니다. 그렇죠, 크리...스?"

뒤를 돌아보니, 크리스도 신시아와 마찬가지로 입을 헤, 벌리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크리스도 공화국은 처음 와 보는 거겠네.

"자, 자. 입은 다무세요. 이곳은 마력이 충만한 곳이라, 언제 마나의 정령들에게 혼을 빼앗길지 모릅니다."

"아? 진짜야?"

깜짝 놀란 신시아가 황급히 입을 가린다.

물론 크리스도 마찬가지다.

"아니요, 농담입니다."

"...가끔 신부님 농담은 이해하지 못하겠어."

어릴 적부터 그런 소리는 많이 듣지만... 그 정도로 심한가?

"흠흠, 아무튼, 가만히 있어봤자 소용은 없습니다. 숙소는 마탑에서 제공될 거고, 시간이 남았으니 여유롭게 거리나 둘러볼까요?"

"거리? 데이트? 응! 갈래갈래!"

공화국에 온 건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적인 이유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관광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없다. 공화국은 특히 왕래가 힘든 곳이니, 이번 기회에 제대로 즐겨볼까.

"가죠, 신시아, 아네모네, 크리스."

"응!"

"첫 해외 여행... 윽, 조금 가슴이 아파와요."

* * *

[그뤄어어어어어­!]

[크아아아아아!]

거대한 규모의 원형 경기장, 이곳의 볼거리는 [소환수 콜로세움]이다.

말 그대로, 각 마법사가 준비한 소환수를 경쟁시켜 이기는 쪽이 결선에 진출하는 대회.

규칙이 단순한 만큼 이해하기도 쉽고 빠져들 수 있어, 공화국을 찾은 초심자에게는 이만한 볼거리가 없다.

[그르, 그롸아아아아­!]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골렘 소환수가 사자 형태의 소환수를 쓰러뜨리는 데 성공한다.

피와 살까지 구체적으로 구현한 모습이 썩 잔인하다. 어디, 신시아의 반응은...

"꺄아아아­! 신부님, 저것 좀 봐! 골렘이 사자의 머리를 으깼어!"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신시아는 순수한 웃음이 매력이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약간의 섬뜩함이 느껴진다.

"아네모네, 아무래도 당신에게 이런 과격한 장면은 조금..."

"저 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색...! 꿀꺽, 이러면 안 되는데, 자꾸 침이 고여서..."

말을 말자. 형태는 어찌 됐든, 두 사람이 즐겼으면 다행인 것이니 말이다.

"그건 그렇고 크리스, 어째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겁니까."

"끄, 끄, 끝났습니까? 방금 뭔가 깨부수는 소리가 들렸는데요...?"

이게 무슨 일인지. 사람 시체 한둘 쯤 봐도 아무렇지 않은 크리스가, 겨우 소환수의 시체, 아니 파편을 보고 덜덜 떨기 시작했다.

"크리스? 갑자기 왜 그러는 거죠?"

"아, 끝났습니까? 그거 다행... 히잇! 아직 남아있잖아요!"

"사람 시체는 아무렇지 않은데, 왜 저런 것 가지고 그러는 겁니까."

손으로 양 눈을 가린 크리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게, 지금은 방패고 갑옷이고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아서... 마음에 안정감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음, 확실히.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갑옷을 입으면 눈에 띌 것 같아 옷차림을 바꿨더니, 그 이후로 이 상태이다.

...10년 가까이를 알고 지냈지만, 크리스의 이런 면모는 처음 보는군. 한스가 알면 놀려 대겠어.

"으으...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습니다..."

"아, 그러시죠."

아무래도 크리스에게는 최악의 장소인 모양이다.

신실한 성기사인 그녀로선 도박의 장소로도 활용되는 콜로세움은 맞지 않을 것이다.

'이다음은... 미술관. 그곳에 가서 그림이나 볼까.'

행선지를 한창 고민하던 찰나, 우리가 앉아있던 관중석의 아래쪽에서 남녀의 다툼 소리가 들려왔다.

"마, 말도 안 돼! 5연속으로 맞췄다고...?"

"내가 말했지 않나, 스피네. 나 같은 용병에게 이 정돈 아주 쉽다고."

'한 명은 마법사고... 다른 한 명은 용병인가?'

보라색 머리를 한 마법사와, 검은 머리를 한 용병.

연인까지는 아니고, 동료로 보이는 그들이 투닥거리며 언쟁을 벌이고 있다.

"인정할 수 없어. 레이크 너, 무슨 속임수 같은 걸 쓴 거지? 맞지?" "흥, 귀여운 추측이군. 자, 다음 승부다. 넌 어디에 걸 거지?"

"좋아, 이번엔 절대 안 질 거야!"

아니, 어쩌면 동료가 아니라 연인인 걸지도 모르겠다.

저 여마법사에게는 강한 마력이 느껴진다. 저들을 신경 쓰게 된 것도 그 이유 때문일 거고.

'뭐, 마도 공화국이니까 그럴 법도 하군.'

다음 승부가 끝나고, 웃는 용병과 고개를 푹 숙인 마법사를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신부님, 저 그림, 꼭 우릴 지켜보는 것 같아..."

"그렇게 보이도록 만든 겁니다, 신시아."

공화국을 대표하는 거대 규모의 미술관. 마법을 활용한 형형색색의 미술품이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다.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다채로운 색을 띤 조화(?花), 과거에 존재했다는 용의 형상을 본뜬 동상.

그중 신시아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어디로 움직이든 시선이 우리 쪽을 향하는 한 여인의 자화상이었다.

"흔한 눈속임이죠. 아마 마도구를 눈에 박아 넣어, 어디에서 봐도 시선이 자기를 향하는 것처럼 만든..."

[아니랍니다, 신부님. 저는 당신들을 보고 있는 게 맞는 걸요.]

"꺄아아아악­!"

그림 속의 여인이 싱긋 우으며 대답했다. 신시아와 아네모네는 비명을 지르며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

아, 그렇지. 이곳은 마도 공화국.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 하는 마법의 장소다.

'오히려 마법이라고 생각하니, 그다지 무섭지도 않고.'

"크리스, 제가 신시아와 아네모네를 따라갈 테니, 당신은... 크리스?"

손으로 귀를 틀어막은 채, 크리스가 구석에 박혀 있다. 덜덜 떠는 모습이 무슨 궁지에 몰린 산토끼를 보는 것 같다.

"크리스?"

"히익! 저는, 저는 아무것도 안 들립니다!"

"후우. 크리스, 그럼 당신이 두 사람을 쫓아가 주겠습니까?"

"쫓아가라고요? 그 말은... 이 앞은 지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까?"

이 이상은 질렸다는 듯, 크리스가 눈을 반짝이며 내게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자, 쏜살 같이 여인의 그림에서 멀어지는 크리스. 다음에는 경갑이라도 입히고 다녀야 할 듯 싶다.

[후후, 재미있는 친구분들을 두셨네요.]

"그런 편이죠."

그림 속의 여인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간다.

묘하게 사람이 몰려 있는 거대한 그림. 대체 무슨 뛰어난 그림이길래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걸까.

커다란 그림 위에 있는 간단한 설명을 본 순간, 그 이유를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 가제 : 최초의 용사, 그린 이 : 미상, 제작 년도 : 미상 >

좌우로 긴 한 폭의 그림은, 최초의 용사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왼쪽 절반을 가득 채우는 마물의 군세, 그리고 그 가장 끝에는 마왕의 모습을 형상화한 인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오른편에 그려져 있는 것은, 최초의 용사로 보이는 금발의 청년. 그리고 그를 따르는 각 나라 출신의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보는 이들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웅장한 그림. 저 그림을 보고 든 첫 번째 생각은.

'역시 안 어울려.'

머릿속으로, 신시아의 모습을 마왕의 자리에 끼워 넣어보았다. 음, 어떻게 해도 어울리지 않는다.

위엄이 살지도 않고, 마왕으로서 가져야 할 공포심도 느껴지지 않는다.

웃는 표정으로 마물을 부리는 신시아의 모습은... 애완동물을 가지고 노는 소녀에 더 가깝다.

"역시 안 어울려."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한 명 더 있는 건가.

고개를 돌려보니, 익숙한 두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또 뭐가 그리 불만인가, 스피네."

"너도 봐, 저 초대 용사의 모습!"

보라색 머리의 마법사와, 검은색 머리의 용병.

콜로세움에서 봤던 그 두 사람이다.

"초대 용사? 음, 확실히 닮긴 닮았군." "그렇지? 그 녀석이랑 똑같이 생겨서 짜증이 날 정도야."

"그건 그렇고, 안 어울린다는 건 또 무슨 얘기야."

"전혀 매치가 안 되잖아! 모두의 선망을 받는 완벽한 초대 용사. 그리고 겉모습만 그럴 듯 하지, 사실은 허점 투성이에 짜증 나는 성격을 가진 디바인!"

용사? 디바인? 닮았다고?

그렇다면 설마, 저 두 사람의 정체는...

"쉿, 미술관이다. 조용히 해, 스피네."

"먼저 물어본 건 너잖아...!"

분명 기록에서 읽은 적이 있다.

첫 번째 마왕, '갈망의 바알' 공략전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들 중 일부. 용병을 데리고 다니는 마녀의 소문을.

방금 전 그 말을 바탕으로 생각해 봤을 때, 두 사람은 아마도 용사와 함께 다니는...

아니, 비약이 너무 심하다. 그냥 동료 중 한 명이 용사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일 테지. 요즘 들어 자꾸만 이상한 일이 벌어지다 보니, 신경이 예민해지긴 했나 보다.

'그래, 카페라도 들려서 마음의 안정을...'

"슬슬 다른 두 명과 모일 시간이야. 가자, 스피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달리자!"

눈을 감고 마음을 차분히 하던 그 순간, 보라색 머리 마법사 말이 귓가에 또렷이 들려왔다.

"성녀님이 기다리겠어!"

'성녀?'

망상이 의심으로, 다시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인파 사이로 사라진 두 사람을 쫓아갔지만, 이미 둘의 행방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래,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순식간에 말이다.

* * *

"용사 일행을 본 것 같다고요?"

카페에서 숨을 돌리고 있는 중, 크리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아직은 심증 뿐입니다만... 아마 그럴 겁니다." "용사 일행?"

툭. 먹고 있던 몽블랑을 접시에 떨구며, 신시아가 덜덜 떠는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그, 그건 안 돼!"

"갑자기 왜 그럽니까, 신시아? 아, 혹시 용사가 당신을 해칠까 봐 걱정인가요?"

"그런 게 아니야! 요, 용사 일행이면 그런 사람들이잖아! 맘에 드는 사람을 자기들 마음대로 파티에 집어넣고 노예처럼 부리는 악당들!"

이런, 또 이상한 책을 보고 물들어 버린 건가.

"신부님은 강하고 멋지니까, 만약 용사 일행이 신부님을 봐버린다면... 으, 으아아아아아..."

있지도 않을 망상에 벌벌 떠는 신시아를, 결연한 표정의 아네모네가 달래기 시작했다.

"걱정마세요, 언니...! 언니와 신부님을 위해서라면, 제가 대신 용사 파티에 들어가도 괜찮으니까요...! 훌쩍, 그러니까, 훌쩍, 언니는 저를 잊으시고...!"

"안 돼, 아네모네! 나한텐 신부님도, 아네모네도 전부 소중한 사람들이니까!"

요즘 들어 부쩍 둘이 신파극을 찍는 일이 많아졌다. 이 정도면 슬슬 즐기는 수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후우, 용사 일행은 그런 사람들이 아닙니다, 신시아. 부활한 마왕을 저지하기 위해 대륙 각지를 떠도는 것이 그들의 사명..."

[위이이이이이이잉­!]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위에 사이렌 소리가 연달아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근처의 마력석에서 위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경보, 경보입니다! 렐린 사거리 북쪽에서 소환 사고 발생! 근처의 시민 여러분은 즉시 피난해주시기 바랍니다!]

긴급 피난 경보. 신시아는 내 손을 꽉 붙잡았고, 크리스는 아네모네를 몸으로 감싸 지킬 자세를 취했다.

렐린 사거리의 북쪽이면... 바로 이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골목 안쪽에서 사람들의 비명과 함께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시, 신부님? 소환 사고가 뭐야?"

"과거에 배운 적이 있습니다. 소환 마법진이 폭주하여 이성이 없는 소환수가 끊임없이 빠져나오는 현상. 가만 두다간... 돌이킬 수 없을 겁니다."

세바스를 부를까 하다, 그만두기로 했다. 엄연히 정치적인 이유로 공화국에 온 이상, 함부로 성유물을 쓰다간 큰 문제로 불거질 것이 분명하기에.

철컥. 오랜만에 든 총의 감촉은 여전히 차갑다.

"크리스, 아네모네를 데리고 피해 있으세요."

"알겠습니다, 로렌스!"

"가죠, 신시아. 이 사태의 원인을 해결하는 겁니다."

"응!"

비명 소리가 들리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구석에 숨어 몸을 떠는 시민들. 그리고 길을 따라 일렬로 빠져나오는 소환수가 보인다.

사자, 코끼리, 하마... 모든 소환수가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아마 '키메라'를 연구하는 학파에서 벌어진 사고일 것이다.

'청색 마탑, 그쪽이 유력하군.'

소환 사고는 쉽게 볼 상황이 아니다. 조금만 시간을 지체해도 사상자가 나올 것이다.

어지간한 강자가 아니고는 대처하기 힘들다. 공화국의 마법사들이 오기 전에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오직 나와 신시아 밖에는 없...

"거기, 엎드려!"

강렬한 폭음과 함께, 머리 위로 자줏빛의 마력탄이 날아간다.

순도 높은 마력, 가공할 위력. 마법에 대해선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저 일격의 수준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당신, 여기서 대체 뭐 하는 거야? 일반인은 물러나!"

뒤를 돌아보자 누군가의 모습이 보인다.

허공에 수많은 마력탄을 띄워놓은 채 소환수들을 향하고 있는 보라색 머리의 소녀의 모습이.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