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 흑색 마탑의 초대(2)
* * *
"아나스타샤, 넌 다노아 가문의 오점이다."
괜찮아요, 이미 알고 있어요.
난 몸도 약하고, 머리도 좋지 못한 걸요.
"너에겐 '귀공녀'라는 칭호가 아까워, 아나스타샤."
남들보다 잘하는 건 하나도 없죠.
그런 내가 폐기되지 않고 숨을 쉴 수 있는 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어째서 너 같은 게 태어난 거야, 이 괴물! 어머니를 돌려줘!"
나를 낳고 돌아가신 어머니.
그녀가 숨을 거둔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선천적으로 가진 '힘'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아나스타샤.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변방으로 가 있어라. 이유는... 너도 알고 있겠지."
증오를 누그러뜨릴 가장 확실한 방법. 미움받는 대상을 눈앞에서 치워버리는 거죠.
추운 것은 싫어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난 죄인이니까. 난 괴물이니까.
난, '마왕 후보자'니까.
그러던 어느 날, 굳게 닫혀 있던 방문이 열리고 당신이 들어왔어.
그리곤 웃는 얼굴로 말했지.
"처음 뵙겠습니다, 아가씨."
* * *
'기사'. 각양각색의 특징이 있는 일곱 나라에서, 서연방국을 제외한 나머지 여섯 나라에는 모두 '기사'라 불리는 자들이 있다.
제국의 황제 기사단을 필두로, 성국의 성기사단, 북왕국과 남왕국의 왕정 기사단, 그리고 마도 공화국에도 황색 마탑이 이끄는 마도 기사단이 있다.
"하지만 공국의 기사는 성향이 조금 다르죠."
공국의 최고 지도자는 대공(大?)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모든 군사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된 것은 아니다.
각 가문은 기사단을 가질 수 있고, 기사는 국가가 아닌 가문의 소속원에게 충성을 바친다. 일종의 사병(?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공국에서 기사는 만인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 아닙니다. 명예가 아닌 돈을 좇고, 국가가 아닌 개인을 위해 검을 들죠." "그럼 당신이 검을 바치는 상대는..."
나의 물음에, 카일이 걸음을 멈추고 진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나스타샤 아가씨. 제 검은 오직 그녀를 위해서만 존재합니다."
"당신도 크리스와 비슷하군요. 크리스도 오직 신의 뜻 아래에서만 검을 뽑죠."
크리스는 성기사다. 개인이 아닌, 신과 신도들을 위해서 검을 드는 신실한 성직자들의 집단.
허나 아나스타샤는 신도, 황제도, 왕의 혈통조차도 아니다. 가문이 숨기길 바라는 귀공녀일 뿐. 그런 그녀에게 저렇게 충성을 다할 이유가 과연 있는 걸까.
"카일. 당신이 아나스타샤에게 충성을 다하는 이유는..."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약속?"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카일이 중얼거렸다. 그의 장갑에는 흰색의 매 그림이 새겨져 있다. 아마 다노아의 가문의 문양이 저런 모양이었지.
"조금 긴 얘기가 될 것 같습니다."
* * *
이곳은, 이 나라는 너무 추워, 카일.
어째설까, 이런 날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내가 아직 어렸을 무렵, 눈이 내리는 어느 겨울날, 아버님을 따라 공국의 변두리에 있는 작은 마을에 잠시 내려왔을 때.
"아나스타샤. 너는 이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말거라."
네, 아버님. 물론이죠.
저는 다노아 가의 귀공녀. 그런 저에게, 가주(家?)이신 아버님의 말씀은 절대적이랍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어.
아버님은 어디에 계신 걸까.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에, 누군가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어.
"아버님...?"
"아, 죄, 죄송합니다!"
들어온 것은 아버님이 아니었어. 검은 머리를 한... 내 또래의 소년이었지.
아, 저 얼굴, 알고 있어. 별장을 관리하는 정원사의 아들. 실수투성이에다, 바보처럼 언제나 웃는 얼굴로 실실 대는 꼬마.
"...어서 나가." "응? 여자애?"
어쩜 이리 불경한 말을. 내 이름은 아나스타샤 폰 다노아. 자랑스러운 다노아 가의 영애이자, 귀공녀인.
"왜 여기 있는 거야?"
검은 머리의 소년이 웃는 얼굴로 내게 물어봤어.
왜 여기 있냐니, 그야 당연하잖아.
나는 괴물이야. 그러니까 아버님의 명령에 따라 이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면 안 돼.
"아버님이, 나가지 말라고 하셨으니까." "아버님...? 아, 그럼 혹시 네가 주인님의 딸이야?"
이상해. 본래라면 지금쯤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를 해올 텐데.
내 정체가 뭔지 알았는데도, 그 아이는 도망치기는 커녕 서슴없이 방 안으로 들어왔어.
"나가라고 했잖아...! 여기는 너 같은 게 들어올 장소가..."
"심심하지 않아?"
"......!"
심심하다. 그런 단어를 들어본 게 언제더라.
내겐 너무나도 당연하니까. 아무도 없는 방 안. 정적. 고요. 나 혼자 만의 작은 온실. 그게 내 세상이니까.
"여긴 놀 게 아무것도 없잖아! 이런 데 있으면, 친구도 못 만날 거고." "친구 같은 거 없어. 필요도 없고."
"그게 무슨 소리야!"
성큼성큼 다가와, 소년이 내 손을 잡았어. 그리곤 내 눈을 바라보며 외쳤지.
"같이 놀면 얼마나 즐거운데! 공놀이도 하고, 기사놀이도 하고..."
"읏, 이거 놔!"
"너, 친구가 업다고 했지?"
엄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소년이 웃으며 말했어.
"그럼 내가 친구가 되어줄게. 너, 몇 살이야?"
"...11살."
"나랑 동갑이네!"
당황스럽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했지만.
친구. 그 마법 같은 단어 하나가 내 마음을 조금 설레게 했어.
아니, 속으면 안 돼. 저것도 거짓말이야. 나랑 친해져서, 아버님께 무언가를 요구하려는 파렴치한.
"난 너랑 친구 같은 걸 하자는 게...!"
"내일도 이 시간에 방으로 올게. 나가지는 못하더라도... 카드 놀이, 그 정돈 할 수 있겠지."
소년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어.
"아니면... 소꿉놀이라도 어울려 줄게."
* * *
"그게 아가씨와 저의 첫만남입니다."
"소꿉친구, 였던 건가요?"
친구라는 말에, 카일의 낯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소꿉친구라... 글쎄요. 아마 아가씨는 모르실 겁니다. 한 때나마 같이 지내던 작은 소년이... 사실 저라는 것은."
"솔직하게 말하면 되지 않나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서로 부끄러워질 뿐이에요. 그때의 저는 너무 어렸거든요."
손사래를 치면서도, 과거의 추억을 말하는 카일의 표정은 제법 기뻐 보였다.
처음 보았을 땐 어디에나 있을 법한 딱딱한 기사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친구의 자랑을 하는 소년의 모습 같다.
"제게 중요한 건 단 하나입니다. 지금 제가 아가씨의 곁에 있는 것."
"대단한 사랑이시군요."
"...신부. 이건 사랑 같은 게 아닙니다. 이건 기사도와 더불어, 그녀의 운명에 대한 동정과 연민의 감정이..."
갑자기 말이 많아졌군. 정곡을 찔린 사람일수록 말이 많아지는 법이다. 저걸 보고도 눈치채지 못하는 편이 이상하지.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친구가 되었다면서요. 일단은." "그 뒤론, 평범한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는 매일 새로운 장난감을 들고 아가씨를 찾아가고, 아가씨는 멍한 얼굴로 저를 맞이하고."
카일이 다시금 자신의 손을 쳐다보았다. 그리곤 장갑을 벗어 내게 손등을 보였다.
"...그건."
"그리고, 어떤 사건이 일어났죠."
카일의 손등에 있는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 커다란 흉터였다.
* * *
그럼, 내일 또 찾아올게.
침대에 누워, 그가 남긴 말만을 계속해서 떠올려.
어째설까. '놀자'라는 말. 그 별 거 아닌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진정이 되질 않아.
"이상한 아이야."
침대에 누워, 손을 하늘 위로 들어 올려.
오른손의 검지에는 풀로 엮어 만든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어.
그 남자애가 만들어 준 반지. 이 지방에서 오른손 검지에 끼운 반지는 '친구'의 표시래.
"...히힛."
조심스레 반지를 빼내. 그리곤 옮겨.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검지에서... 약지로.
왼손 약지의 의미는 '소중한 사람'. '영원의 맹세'.
그래, 인정할게. 그 소년은 내게 있어 이미 소중한 사람이야. 친구라고, 말해줬으니까.
한 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야. 네가 다른 곳으로 떠나도 그건 변하지 않아.
그래, 그리고 '영원의 맹세'. 그러니까, 지금의 내 행동은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거겠지?
"...왔다."
문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오늘도 와 준 거구나. 오늘은 또 어떤 걸 하며 놀까.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문을 향해 달려갔어. 그리고 외쳤지.
"어서 와!"
......
당신들은, 누구야?
"목표를 찾았다."
나를 찾아온 건... 그 소년이 아니었지.
똑같은 가면을 쓰고, 검은 후드를 눌러쓴 자들.
"281호. 봉인구를 준비해라." "알겠다."
그들은 나를 붙잡고 별장의 밖으로 빠져나갔지.
남왕국의 암살자들.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나를 납치할 계획을 세운 자들.
그들의 어깨 너머로 복도를 바라봤어. 며칠 만에 보는 복도.
피 냄새로 가득해 정신이 아득해져서, 오래 보기는 힘들었지만.
"목표의 손발을 묶어라. 위험 대상이다."
밧줄이, 저 밧줄이 나를 향해 다가와.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걸까.
그 찰나의 순간, 수많은 생각이 내 머리를 교차했지.
'이대로 잡혀버리면, 아무도 만날 수 없어...'
더 이상은 아버님을 만나지 못해. 언니, 오빠들도 마찬가지야.
아니, 아무래도 괜찮으려나. 어차피 나는... 괴물이니까.
오히려 내가, 가문의 오점인 내가 사라지는 편이 가문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일일 거야.
"...목표의 저항이 사라졌다."
"오히려 잘 됐어. 마무리해라. 이곳을 떠난다."
떠... 나? 그럼 최소한, 그 아이에게 작별 인사를...
아, 그렇구나. 여기서 저들을 따라가면, 더 이상 그 아이를 만나지 못해.
같이 놀지 못해.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없어. 같이 웃지 못하고, 같이, 같이...
언젠가 널 바깥에 데려다줄게. 약속이야.
약속?
그래, 약속.
"같이... 바깥에 나가기로 했어."
"음?"
네 얘기를 한 걸 너는 눈치챈 거려나. 방 밖으로,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어.
"후우, 후우, 멈춰."
"...안 돼. 지금 여기에 오면...!"
검은 머리의 소년. 그 아이가 내 방으로 와버린 거야.
그럴 리가. 이상하잖아. 피로 가득한 복도. 이상한 자들의 인기척. 평범한 사람이라면, 도망치는 게 당연할 텐데...!
"내 친구를 놔줘!"
친구. 그래, 친구라서. 그래서 넌 달려온 거구나.
역시 넌 바보야. 자기 생각은 안 하고 남의 생각만 하는 바보.
"방해꾼이 들어왔군."
"내가 처리하겠다, 21호."
"안 돼...!"
암살자 중 한 명이 소년에게 다가가.
들고 있는 목검을 마구 휘둘렀지만... 상대가 될 리 없잖아.
부탁이야. 지금이라도 도망쳐. 난... 난 네가 죽는 걸 원하지 않아...!
"거추장스럽게 하지 마라, 꼬맹이."
"으읏...!"
암살자의 단검이 휘둘러지고, 그 아이의 목검은 바닥에 떨어졌어.
소년의 손등에는 깊은 상처가 생기고, 피가 배어 나와서...
넌...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죽어라."
단검이 높이 솟아오른다. 명백히 살의를 담은 단검이.
이렇게 또 다시, 내 곁에서 소중한 사람이 떠나.
"싫어."
"크윽... 갑자기 무슨...?"
방 안을 가득 채운 검은 마력. 어째설까.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
날 붙잡고 있던 암살자들이, 당황한 몸짓으로 내게서 물러나.
"178호! 목표의 상태가 이상하다."
"그게 무슨..."
푸욱. 소년의 얼굴에 피가 튀네.
칭찬해 줘. 널 죽이려 했던 암살자를... 내가 먼저 죽여버렸어.
방 안을 가득 덮는 가시 덩굴. 흩날리는 검은색의 꽃잎.
그 모든 것이 검이 되고, 창이 되어 그들을 공격하네.
"후퇴해라! 목표의 제압에 실패했다!"
"무리다! 이 덩굴 때문에 움직일 수 없어!"
도망가려는 거야? 후훗, 안타깝지만 무리야.
여긴 나만의 작은 방. 나의 공간. 아버님이 말씀하셨잖아? 이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말라고.
덩굴이 놈들의 몸을 감싸고, 흩날리는 꽃가루는 독이 되어 안색을 새파랗게 만들어 줘.
"빌어먹을, 이, 이 괴물이...!"
"괴물... 맞아. 난, 처음부터 괴물이었으니까."
이것 봐. 내 등 뒤에 커다란 꽃이 피었어.
식사를 마무리할까. 커다란 꽃이 남자에게 다가가. 그리고 그 꽃잎을 크게 벌려, 앙 하고.
"그만두...!"
시끄러운 입은 그만 조용히.
으적으적, 으득으득. 어때, 맛있니?
"아, 아나스타샤..."
자, 시끄러운 방해꾼은 없어졌어. 같이 놀자. 어제처럼 말이야.
...어째서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넌, 넌 내 친구잖아.
"rkxdl... shfwk...?"
어, 왜 이럴까.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 사람들이 몰려온다. 아버님도, 다른 기사들도.
오늘은 더는 안 되겠네. 그래, 내일은, 다음에는 꼭 같이 놀자.
* * *
"마왕의 힘을 각성한 겁니까."
"네. 제가 알기론... 마왕의 힘을 각성하신 건 그때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이야기에 따르면, 아나스타샤의 마왕형은 식물에 가까운 듯하다.
신시아는 천사에, 제국의 마왕 후보자는 짐승. 그리고 아나스타샤는 꽃이라...
"그 후론 더는 아가씨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사용인들은 저택을 떠났고, 다노아 가문은 모든 흔적을 지우고 별장을 떠났으니까요."
카일의 발걸음이 어느 문 앞에서 멈췄다.
의무실. 신시아와 아나스타샤가 있는 그곳.
"그 약속이란 건..."
"바깥에 데려다주겠다는, 그런 간단한 약속이죠."
끼이익. 카일이 조심스레 문 손잡이를 잡아 당긴다.
"아직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아직 그녀를... 바깥으로 데려다주지 못했거든요. 가문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방문을 열자 세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신시아는 가냘픈 모습으로 곤히 잠들어 있고, 제국의 후보자 렉스는 코를 골며 자고 있다.
그리고, 분홍 머리의 여성은 자신을 찾아온 남자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카일."
"아가씨, 깨어나셨습니까?"
카일이 그의 아가씨를 향해 달려간다. 몸은 괜찮은지, 나쁜 꿈은 꾸지 않았는지. 그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물어보기 시작하면서.
"응, 괜찮아. 꿈속의 카일은 짓궃었지만... 난 알고 있거든. 카일은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거라고."
"아가씨... 죄송합니다, 제가 미숙해서."
"괜찮다니까, 카일. 난...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흐음. 귀공녀와 기사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 다르게 보이는군.
두 사람의 약속도 언젠간 지켜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신시아나 보러 가아겠군.'
* * *
처음 뵙겠습니다, 아가씨.
카일, 너랑 처음 만난 날, 너는 그렇게 말했지.
아니, '다시 만난 날'. 네가 다시금 내 곁에 돌아와 준 날.
역시 넌 바보야. 나를 바보로 알다니. 아무리 모습이 변했어도, 내가 널 못 알아볼 리 없잖아.
"카일, 손은 괜찮아? 장갑, 벗어 줘."
"아니, 이건... 괜찮습니다, 아가씨."
애써 장갑을 가리며 정체를 숨겨보지만, 나한텐 그런 모습도 귀엽게 느껴져.
내심 기뻤어. 너는 내가 무서워서 떠난 게 아니라고 말해준 거나 다름없으니까.
카일. 내 첫 번째 친구. 네가 있으면 웃을 수 있어. 네가 있으면 힘낼 수 있어.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나한텐 자그마한 꿈이 생겨버렸어.
너랑은 더 이상 친구로 남고 싶지 않아.
언젠간, 풀잎으로 만든 그런 반지가 아니라.
진짜 반지를, 내 왼손에 끼워줄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