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만의 구더기짱-18화 (18/47)

〈 18화 〉 그래서 너를 데리고

* * *

[마리쨩이라고 불러도 될까?]

세리자와가 마리안느에게 물어보았다.

[아...예...그러세요...]

갑작스런 이상한 부탁에 마리안느가 당황하며 대답했다.

[전화로 이야기 많이 들었어~ 이름만 예쁜 줄 알았더니 얼굴은 더 예쁘네? ]

[...세리자와양도 예쁘네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들은 건지

마리안느는 알 수 없었다.

[세리자와는 너무 딱딱하니까 쉐릴쨩이라 불러주면 안될까?]

[예?]

이어지는 세리자와의 이상한 부탁에

마리안느는 어질어질해졌다.

[쉐릴이라 불러주라~ 응?]

[예...뭐...알겠어요...쉐릴...]

세리자와의 좆같은 행동을 보고있기 힘들었던

조셉이 세리자와에게 말했다.

[야. 왔으면 빨랑 애 머리나 잘라주고 꺼져. 시간 없으니까.]

[여자끼리 친해지려는건데 왜 방해하는데?]

[너 여자 아니잖아 미친 호모새끼야.]

그 말에 마리안느가 놀라며 외쳤다.

[진짜로???]

마리안느가 놀라서 세리자와를 쳐다보았다.

남자로 보기에 세리자와는 너무 여성처럼 보였다.

[아하하...좃칠이새끼가 뭔 헛소리하는 걸까?]

세리자와가 팔꿈치로 조셉의 옆구리를 찔렀다.

[마리쨩~ 저런 이상한 아저씨 말은 믿지말렴? 내가 남자로 보이니?]

[화장빨이니까 속지마.]

[진짜에요?]

마리안느가 세리자와에게 물었다.

[아니....꼭 그런건 아니고....고환은 없으니까....여자....아닐까?]

[헛소리하지말고 얼른 마리짱 머리나 자르고 꺼져 고자새끼야.]

[....마리쨩 이런 놈하고 어떻게 지내는거니? 불쌍해라....]

[신경끄고 머리나 자르라고.]

[너 근데 발음이 왜 그러냐?]

[뭐가. 내 발음이 어때서?]

[마리쨩이라 해야지.]

[마리짱이라 했잖아.]

[짱 말고 쨩이라니까? 왜 그걸 구별 못하는데?]

[그걸 굳이 구분해서 발음 해야 하냐?]

조셉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게이새끼들은 이렇게 쓸데없는 문제를 가지고

까다롭게 굴어서 문제였다.

[그럼 쨩만 따로 발음해봐.]

[미쳤냐? 내가 그걸 왜 해야 하는데.]

[아니 빨리 해봐. 안그러면 그냥 간다?]

[...내가 이새끼를 왜 불렀을까...]

세리자와를 부른 걸 조셉은 후회하기 시작했다.

[자 빨리 해봐. 쨩~]

[쨩....]

[마리~]

[마리...]

[쨩~]

[쨩....하...시발....]

조셉은 억지로 세리자와를 따라했다.

그런 모습을 마리안느가 웃으면서 지켜보았다.

참 예쁘게도 웃었다.

[옳지 이제 합쳐봐. 마리쨩~]

[마리짱....]

[아니 이새끼야! 왜 다시 짱이라 발음하는데? 혀에 공구리쳤냐?]

[너같이 자지나 빨아대는 혀가 아니니까 그렇다. 왜?]

[뭐라했냐? 혓바닥 뽑히고 싶냐?]

[할 수 있으면 해보던가? 여장이나 하는새끼가 뽑을 힘은 있냐?]

그러자 세리자와는 재빨리 돌려차기를 날렸다.

갑자기 날라온 발차기를 막은 조셉은 주먹을 휘둘러 반격했으나

세리자와가 피했다.

[죽어라! 호모새끼야!]

[너나 뒤져! 좆 같은 새끼야!]

조셉과 세리자와는 갑자기 난투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싸움에 마리안느는 놀라서 외쳤다.

[싸우지마요! 갑자기 왜 싸우는거에요?]

그러자 둘은 싸움을 멈추었다.

[내가 게이랑 왜 싸우냐? 적당히 상대해주는거지.]

[내가 할말이거든?]

둘은 싸움을 멈추고 머리를 자를 준비를 했다.

조셉은 욕실로 가져다 놓은 의자에 마리안느를 앉혔다.

세리자와가 의자에 앉아있는 마리안느에게 물었다.

[마리쨩~ 어떻게 잘라줄까?]

[그...편한대로 잘라주세요....]

[그럼 내가 최선을 다해서 예쁘게 잘라줄게?]

세리자와는 가방에서 이발도구를 꺼내서

마리안느의 머리를 잘라주기 시작했다.

조셉이 싹둑싹둑 잘라서

이상하게 자란 머리카락이

세리자와의 섬세한 가위질로

아름답게 다듬어졌다.

[여장이나 하는 놈이라서 그런가 잘 자른단 말이야.]

머리 자르는 걸 지켜보던 조셉이 말했다.

[시다바리는 머리나 감겨줘.]

[내가 왜 시다바리야.]

조셉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마리안느의 머리를 감겨주고

머리를 말려주었다.

머리를 말린 다음

세리자와는 트리트먼트를 발라주었다.

[여태까지 트리트먼트도 안해주고 너무하네.]

[몰라서 못해줬지.]

[알려줄테니까 꾸준히 발라서 관리해줘.]

머리손질을 마친 세리자와는

이번에는 화장을 해주었다.

[마리쨩은 피부가 보들보들하네? 마치 아기피부 같아.]

세리자와가 스킨을 발라주면서 마리안느의 볼을 만지작거렸다.

세리자와는 마리안느에게 썬크림을 발라 준 다음

마리안느의 눈썹과 입술에 화장을 해주었다.

마리안느의 화장이 끝나자

세리자와가 조셉에게 보여주었다.

[짜잔? 어때?]

조셉은 아무말 없이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조셉이 오고 마리안느는 제대로 꾸민 적이 없었다.

머리카락은 조셉이 적당히 잘라주었고

얼굴도 로션이나 발라주었을 뿐이었다.

그래도 그런 마리안느는 아름다웠다.

머리카락은 황금빛 실타래 같았고

피부는 아기처럼 말랑말랑 했다.

그러나 오늘

제대로 꾸민 마리안느를 보자

조셉은 그저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밤하늘에 은하수를 떠와서

마리안느를 치장하는데 썼다고

그렇지 않고서야 납득이 안갔다.

대체 어떻게 하면

겨울날 밤하늘처럼

사람이 찬란하게 빛날 수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뭔가 말을 하고 싶은데

저 아름다움을 표현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다이아도 지금 이 순간에는

그냥 단단한 돌멩이가 되었고

별들 조차 지금 이 순간에는

그냥 커다란 돌멩이었다

그런 아름다움을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여자가 이쁘게 꾸민 걸 보면 무슨 반응을 해줘야지 왜 가만히 보고만 있는데?]

세리자와가 조셉에게 핀잔을 주었다.

[.....설마 ‘와! 너무 이쁘다!’ 이딴 개같은 칭찬이나 해주기를 나한테 기대한 거야?]

조셉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저 새끼는 원래 저런 쓰레기 같은 놈이니까 마리쨩이 이해해줘?]

[이제는 익숙해요.]

마리안느가 별거 아니란듯 말했다.

[하...시발...내가 왜 저 게이새끼를 불렀을까....]

[그야 나는 최고니까.]

[그래서 수고비로 얼마주면 되냐?]

[마리쨩은 귀여우니까 대폭 할인해서 어디보자.....]

세리자와는 손가락 3개를 폈다.

[이 정도?]

[두배로 줄테니까 다음에도 부르면 와라.]

[귀여운 마리쨩을 보러 올 수 있으면 언제든 오지.]

세리자와는 가방을 챙겨서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럼 잘있어 마리쨩~ 다음에 또보자~]

세리자와가 양손을 흔들며 자리를 떴다.

[....오늘 고마웠어요. 다음에 또 봐요.]

마리안느가 고개를 숙여서 인사했다.

[잠깐 이새끼 배웅 좀 하고 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라.]

조셉이 세리자와와 함께 집밖으로 나갔다.

대문을 나오자

세리자와가 타고 온 세단이 주차 되어있었다.

트렁크에 가방을 집어넣으면서 세리자와가 말했다.

[너는 저렇게 착하고 예쁜 애를 괴롭히고 있는 거냐?]

[착하긴 뭐가 착해. 툭하면 쌩지랄을 하는 년인데.]

[왜 계속 이 집에 있는건데? 부모 오면 죽여버린다고 하지 않았어? 벌써 몇 개월 째 같이 있는건데?]

[부모란 놈이 자식보러 단 한 번을 안오는데 어떻게 죽이냐?]

[그놈들 재수도 좋네. 오래 살 팔자인가....그럼 앞으로 어쩔 건데? 계속 여기 있을 거냐?]

세리자와의 물음에 조셉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계속 있어 봐야지 뭐.]

그런 조셉을 보고 세리자와가 물었다.

[너 저 애한테 반했지? 그러니까 계속 있는 거지?]

[.......미쳤냐? 아까 나한테 쳐맞고 뇌진탕이라도 왔냐?]

조셉이 당황하며 말했다.

[저년 애비가 운영하는 회사 때문에 내가 어떤 꼴을 겪었는데 내가 쟤를 왜 좋아하냐?]

[안 좋아하는데 그리도 잘해준다고?]

[내가 뭘 잘해주는데?]

[집안 좀 둘러보니까 청소가 깔끔히 되어있고 입고 있는 옷도 구겨진 옷이 아니라 제대로 다림질한 옷을 입고 있잖아.]

[전직 경찰 아니랄까 봐 그런 것까지 보고 다니냐?]

[거기다 나까지 불러서 꾸며준 다음 바다로 데이트 하러가는데 이게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데이트는 무슨 데이트냐? 집에만 있어봤자 심심하니까 가는거지. 그리고 내가 저 애를 좋아하면 때리고 괴롭히겠냐?]

[그런 것 치고는 잘 지내는 것 같던데?]

[내가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냐?]

[븅신아. 너 말고 저 여자애 말하는 거야.]

[.....뭔 소리야?]

[정말로 괴로운 사람은 못 웃어. 웃어도 억지로 웃는거지.]

[근데 그게 뭐.]

[오늘 보니까 저 여자애 너보고 잘 웃던데? 그것도 아주 예쁘게 웃더라.]

그 말의 조셉은 잠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간신히 입을 열고 말했다.

[.....그게 뭐 어쨌는데.]

[나보고 게이라고 하지말고 너나 좀 남자답게 굴어. 좆 달렸으면 박던가 말던가 하는 거지 보지새끼마냥 비비적 거리기만 할거냐? 잘해줄거면 잘해주던가 아니면 걍 그만두고 떠나던가. 확실히 해 미친 새끼야.]

[말 존나 천박하게도 잘하네...]

[천박한 대신 귀에 쏙쏙 들어오잖아.]

[너무 잘 들어와서 귓구멍이 강간당한 기분이다.]

세리자와는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었다.

세리자와가 자동차 창문을 내리면서 말했다.

[그럼 난 간다. 데이트 잘하고 와라.]

[.......꺼져.]

그렇게 세리자와가 떠났다.

조셉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바람도 살랑살랑불고

햇살도 내리쬐는게

나들이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조셉은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 들어가자

예쁘게 꾸민 마리안느가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그런 아름다운 마리안느를 바라보며

조셉은 말했다.

[이제 밖으로 나가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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