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너는 더 이상 구더기가 아니라
* * *
아침이 밝자
조셉은 마리안느를 세수시키려고
욕실로 데리고 갔다.
마리안느가 고개를 들자
조셉은 마리안느가 차고 있던
개목걸이를 벗겨냈다.
개목걸이가 벗겨지자
마리안느의 새하얀 목덜미가 드러났다.
마리안느를 씻기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던 조셉은
벗겨진 개목걸이를 보자
그 때 나는 무슨 생각으로
이딴 걸 선물한 거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별 생각 없이 한 행동이
지금 돌이켜보니 부끄럽게 느껴졌다.
조셉이 개목걸이를 바라보며 가만히 있자
마리안느가 조셉에게 물었다.
[다시 목걸이 안 채워요?]
그렇게 말하면서
마리안느가 고개를 들었다.
마리안느는 개목걸이를 차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마리안느를 보자
조셉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개목걸이를 손에 쥐며
창피해하던 조셉이
마리안느에게 말했다.
[이제 하지 말자.]
[왜요?]
[나중에 더 좋은 목걸이를 사줄게.]
그렇게 말하면서
조셉은 개목걸이를 치워버렸다.
그리고 오후가 되었다.
점심을 먹은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TV를 보고 있는 조셉과 달리
마리안느는 조셉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리안느는 잠시 꼼지락거리더니
조셉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말이죠....]
마리안느가 조심스레 말을 꺼내자
조셉이 마리안느를 쳐다봤다.
[왜?]
[그거 해요...?]
[그게 뭔데?]
마리안느는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냈다.
[자기...위로요...]
마리안느의 그 말을 들은 조셉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어...하고있는데...]
조셉도 건장한 청년인 데다
마리안느와 같이 살고 있다 보니
자주하고 있었다.
[그럼 말이죠...]
마리안느는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서로...할래요...?]
그 말을 들은 조셉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조셉이 입을 열었다.
[지금 나 꼬시는 거야...?]
그 말을 들은 마리안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귀까지 빨개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근데 피임 도구가 없는데..]
조셉이 피임 도구 이야기를 꺼내자
마리안느가 말했다.
[그거 말인데요…내가...가지고 있어요...]
[네가? 어떻게?]
마리안느는자기 방으로 기어서 들어 가더니
무언가를 입에 물고 나왔다
마리안느가 물고 있는 것은
콘돔 상자였다.
콘돔 상자를 본 조셉은
어째서 마리안느가 그걸 가지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전에 세리자와에게
조셉에게 주었던
그 물건이었다,
조셉은 그걸 받고 홱 던져버려서
구석에 버려져 있던 걸
마리안느가 발견해서
베개 밑에다가 숨겨두고 있었다.
콘돔 상자를 물고 있는 마리안느를 보자
조셉은 머뭇거리면서 말했다.
[그럼...오늘 밤에 써보던가.]
그렇게 말하자
마리안느는 다시 자기 방으로 가지고 들어갔다.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었다.
저녁을 먹는 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마리안느는 밥을 먹으면서
힐끔힐끔 조셉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조셉과 눈이 마주치면
마리안느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밥을 먹는 척했다.
그러다가 잠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조셉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이상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마치고
조셉은 마리안느를 씻기려고
욕실로 데리고 갔다.
씻기려고 마리안느의 옷을 벗기자
마리안느는 창피해하며
몸을 웅크렸다.
평소와 달리
마리안느는 알몸을 보이는 걸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그런 마리안느를 보고 있는 조셉도
침착한 척을 하고 있지만
평소와는 달리 손놀림이 어색했다.
조셉은 마리안느를 씻기고
잠옷을 입혀주고
이불에다 눕혔다.
그런 다음 조셉도 샤워를 했다
샤워를 마친 조셉은
마리안느의 방문을 열자
어두운 방 안에서
마리안느의 파란 눈동자가 보였다.
조셉은 파란 눈동자를 바라보며
마리안느에게 다가갔고
마리안느 앞에 다가간 조셉은
마리안느의 잠옷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하나,
둘,
셋,
넷,
이제 마지막 단추만 남았다.
그런데 갑자기 마리안느가
당황하며 말했다.
[잠깐...잠깐만요…]
그렇게 말하는 마리안느는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줘요... 진정 좀 하고요...]
마리안느는 진정하려고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는
마리안느를 보고 있던 조셉은
마리안느를 살며시 껴안았다.
팔다리가 없는 마리안느는
조셉의 품으로 쏙 안겨들어 왔다.
갑자기 품에 안기자
마리안느가 놀라서 바둥거렸다
그러나 계속 안고 있었더니
마리안느는 바둥거리던 걸 멈추고
가만히 안겨있었다.
품에 안긴 마리안느에게서
많은 것들이 느껴졌다.
부드러운 살결
말랑말랑한 가슴
따뜻한 체온
간지러운 숨결
콩닥콩닥 빠르게 뛰고 있는
심장 박동 소리
그렇게 온몸으로
마리안느를 느끼면서
잠시동안 꼭 안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마리안느의 빠르게 뛰는 심장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걸 느끼자
조셉은 마리안느의 잠옷을 마저 벗겼다.
잠옷을 벗기자
마리안느의 알몸이 보였다.
마리안느의 살결은
희미하게 들어오는 달빛을 받고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 마리안느를
이불에다 살며시 눕혔다
이불에 눕혀진 자신의 알몸이 보이자
마리안느가 말을 꺼냈다.
[저기 말이죠..저...그...처음인데요...]
마리안느는 우물쭈물하더니
이어서 말했다.
[처음에는 아프다고 들었거든요...그러니까...살짝만 키우면 안될까요..?]
그 말을 들은
조셉은 잠시 당황했다.
[뭘 살짝만 키우라는 거야?]
[......그거 말이에요...]
마리안느는
조셉의 가랑이 사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걸...절반 정도로만 키우고 하면 안 될까요...?]
그 말을 들은 조셉은
마리안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여학교만 다닌
동정녀 마리안느는
성지식이 거의 없었다.
그런 동정녀 마리안느는
남성의 성기에 대하여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었다.
조금만 줄이고 해달라는
그런 황당한 소리를 하는
마리안느의 진지한 얼굴을 보자
조셉은 그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니..왜 웃는 거에요!]
갑자기 조셉이 웃자
마리안느가 화를 내기 시작했다
마리안느가 새빨간 얼굴로 화를 내자
조셉은 웃는 걸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자꾸 왜 웃는 건데요...!]
마리안느는 조셉이 왜 웃는지도 모르고
그저 당황했다.
그런 마리안느가 귀여워서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마리안느에게 입을 맞추었다
갑자기 입술이 맞춰지자
마리안느는 깜짝 놀라더니
이내 눈을 감고 입술을 맡겼다.
그렇게 입술을 맞춘 두 사람은
그대로 함께 쓰러졌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고 있었다.
사지가 없는 소녀를 사랑하고 있는
변태적이고 괴상하고 이상하고
잘못되고 비도덕적인
그런 행위로 보일 수 있었으나
그것은 분명
사랑이었다.
아름다운하나의 사랑을
두 사람이 하고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