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만의 구더기짱-41화 (41/47)

〈 41화 〉 정말 안타깝지만

* * *

갑작스러운 급전개에

마리안느는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여동생은

사람들을 납치하고 있었고

여태껏 알지도 못했던

이복 남동생의 존재를

이제서야 알게 되자

마리안느는 혼란에 빠져서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마리안느가 그렇게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동안

베르카는 말했다.

[우리 망할 아버지는 언니 말고 저 꼬맹이가 회사를 물려받길 원했어.]

베르카가

묶여서 덜덜 떨고 있는

꼬맹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나 사생아인 저 애한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는 건 여러모로 힘들겠지.]

자신의 사생아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싶은

마리안느의 아버지에게는

마리안느의 존재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마리안느는 자신의 이복동생들과 달리

명부 상실한 정식 후계자였으며

무엇보다도 마리안느는

회사 지분의

3% 가까이 소유하고 있었다.

마리안느가 가지고 있는 회사지분은

지금은 돌아가신

마리안느의 조부가

자신의 손녀에게 물려준 유산이었다.

일개 개인이

그만큼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회사를 장악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마리안느가 존재하는 한

자신의 사생아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마리안느만 처리하면

자신의 숨겨둔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사람이 죽어서 유산을 남긴다면

죽은 사람의 법적 가족들이

그 유산을 물려받는다.

지금 마리안느의 어머니가 죽었고

조셉과는 아직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았다.

그러니 만약,

마리안느가 죽는다면

머리안느가 가진 재산은

마리안느의 아버지가 물려받을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저기 저 멍청이들에게 언니를 처리하라고 시켰어.]

베르카는 이번에는

바닥에 널브러진

피투성이의 임원들을 가리켰다.

[저, 저희는 그저 사장님이 시킨 대로 했을 뿐입니다!]

임원 중 1명이

베르카에게 변명했다.

[아, 그러셔?]

그 말을 들은 베르카가

부하를 향해 손짓하자

부하 중 1명이

베르카에게 권총을 가져다주었다.

혼란스러운 머리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마리안느는

자신의 여동생이

권총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보자

놀라서 물었다.

[너...그걸로 뭘 하려고...?]

마리안느의 질문에

베르카는 싱긋 웃더니

[뭘 하긴?]

그렇게 말하면서

베르카는 권총을 장전했다.

그리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임원 중 1명을 향해

총구를 겨누더니

[쏘는 것 말고 달리 뭘 하겠어?]

베르카는 임원을 향해 총을 쐈다.

탕. 탕. 탕. 탕.

발사된 4발의 총알은

왼쪽 팔, 오른쪽 팔

왼쪽 다리, 오른쪽 다리

4개의 신체를 하나씩 맡아서 꿰뚫었다.

[끄아아악!]

사지를 총에 맞은 임원은

비명을 지르면서

펄쩍펄쩍 뛰더니

가쁘게 숨을 헐떡였다.

그야말로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 같았다.

그렇게 펄떡이던 임원은

금세 축 처졌다.

사지에 구멍이 하나씩 뚫리더니

피를 너무 많이 흘린 모양이었다.

그런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던

또 다른 임원은

공포에 질려서 새파래진 얼굴로

베르카에게 호소했다.

[살, 살려주세요! 작은아가씨!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임원이 필사적으로 빌든 말든

베르카는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탕. 탕.

또 다시 발사된

4발의 총알은

또 다른 임원의 사지를 꿰뚫었고

총에 맞은 임원은

비명을 지르면서

데굴데굴 구르다가

축 늘어지더니

똑같이 피를 잔뜩 흘리고

죽어버렸다.

2명의 임원이

순식간에 총에 맞고

꽥하고 죽어버리는 광경을

지켜보던 마리안느는

떨리는 목소리로

베르카에게 말했다.

[대체...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그 말을 들은 베르카는

살며시 웃으면서 말했다.

[언니를 그런 꼴로 만들었으니까.]

베르카의 붉은 눈동자가

타오르듯 붉게 빛났다.

[그러니 똑같이 사지를 찢어버려야지.]

그렇게 말하는 베르카는

마지막으로 남은

이복 남동생을 향해 다가가더니

이복 남동생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밀었다.

[꼬맹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우리 망할 아비가 무슨 표정을 지을 것 같아?]

배다른 남동생에게

배다른 여동생이 권총을 들이밀자

마리안느가 외쳤다.

[하지 마!]

그런 마리안느의 만류에도

베르카는 방아쇠를 당겼고

철컥.

권총에서는 단지

그 소리만 날 뿐이었다.

[이런. 총알이 8발 뿐이네?]

베르카는 한쪽 손으로

권총을 빙빙 돌리면서

다른 손으로는

꼬맹이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어차피 이 꼬맹이는 인질로 삼아야 하니까 죽일 생각은 없어. 아직은.]

베르카에게 엉망진창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지고 있는

이복 남동생은 질질 짜고 있었다.

그렇게 질질 짜는 남동생을

베르카의 부하들이 끌고 갔다.

그런 광경을 지켜보던 마리안느가

베르카에게 말했다.

[나는…! 회사 경영에는 관심 없어! 내가 아버지에게 잘 말할게! 그러니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 줘!]

그러나 베르카는

그런 마리안느를 안타깝게 쳐다보더니

[언니...언니는 이제 그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어째서...?]

[지금쯤, 저 꼬맹이가 사라진 걸 우리 망할 아버지가 눈치챘겠지.]

손가락으로 권총을

빙글빙글 돌리던 걸 멈추고

다시 총알을 장전하면서

베르카가 말했다.

[자신의 사생아 아들이 납치당한 아버지가 뭘 할 거 같아?]

[....설마?]

그 말을 들은 마리안느가

놀라서 소리쳤다.

[빨리! 조셉에게 알려야!]

[이미 늦었어.]

베르카는 마리안느의 말을 끊더니

단호한 표정으로 마리안느에게 말했다.

[아버지의 부하들이 지금쯤 언니 집으로 갔을 거야.]

[안돼...안돼...]

베르카의 말을 들은

마리안느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

[언니...그런 음습해 보이는 남자가 뭐가 좋다고 그래?]

베르카는 마리안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언니는 그 남자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그동안 너무 외로워서 그 남자를 사랑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지.]

그렇게 말하면서

마리안느에게 다가간 베르카는

마리안느를 꼬옥 끌어안았다.

[걱정하지 마 언니. 언니는 나만 믿으면 되는 거야.]

자신의 이복 언니를 꼭 끌어안은 베르카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마리안느에게 말을 건넸다.

[내가 언니를 사장. 아니, 회장으로 만들어줄게....그러니까 나만 믿고 내 곁에 있어. 응?]

그렇게 말하는

베르카의 눈동자는

반짝이고 있었다.

붉은빛으로 반짝이는

붉은 눈동자는

마치 피로 만든 웅덩이 같았다.

그런 베르카의 눈동자는

이제부터 펼쳐질

유혈사태의 예고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마리안느의 머릿속에는

조셉의 대한 걱정

그것만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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