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화 〉2. 이래도 되나?(2) (6/119)



〈 6화 〉2. 이래도 되나?(2)

유명해질수록 좋은 길드에서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노력해야 하는데 던전 클리어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었다.


(리톰)

[사냥터]
[던전]

[던전]

연금술사의 던전 (클리어)
슬라임 양식장 (클리어)
피바람이 부는 계곡
용암 늪 (클리어)

[연금술사의 던전(클리어)]

연금술사의 던전은 마리엘, 레이첼, 리나, 데인, 카심 유저에 의해 클리어되었습니다.

던전이 클리어가 되면 기여도에 따라 순서대로 유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로써 리톰 영지에 이 다섯 이름을 모르는 이들이 없어지면서 던전을 클리어 한 것으로 한순간에 유명해져 버렸다.

클리어가 된 이후, 칼라리스 길드에서 클리어 방법에 대해 공개했고 사람들은 저마다 궁금해서 던전을 방문했다.
보통 클리어가 되더라도 보스를 잡을 수 있었는데  주기로 보스가 다시 나타났으며 아주 가끔 중복으로 잡더라도 아티팩트를 얻을 수 있어서 클리어된 던전도 많은 유저가 찾았다.

너도나도 연금술사의 던전을 방문하려고 수정 앞에서 아벨리우스 세계로 넘어가고 있을 때 카심도 걸어와 수정에 손을 올리더니 휙휙 몇 번 저었다.

[슬라임 양식장]

살루리아 유저가 발견한 던전으로......

“...”

그리곤 다시 손을 움직이더니 화면이 바뀌었다.

[피바람이 부는 계곡]

두 산의 절벽이 맞닿은 계곡으로 이제는 말라 버려......

유저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은 것은 누군가 발견한 뒤에 일정 시간이 흐르면 자동으로 공개가 되기 때문이다.
보통은 클리어  수 없다는 것을 알면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이라도 알리려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아주 우연찮게 발견해서 도전하다가 결국 그 시간 동안 클리어하지 못해 강제로 공개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이런 경우는 종종 있었다.

“어째서 이게지금 나오게 되었을까?”

하지만 분명히 이 던전은 지금 발견되는 게 아니었다.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다가 가장 가능성 있는 답을  수 있었다.

“어쩌면 나부터가 이미 기존 역사와 달라서?”

그 흐름이 이 변화를 일으켰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굳이 변화를 일으키지 않아도 앞으로 일어날 일도 기존의 역사와 다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덕분에 자연스레 새로운 목적과 목표가 생겼다.

“우선, 먼저 특화부터.”

바로 아벨리우스 세계로 들어가려던 그때 누군가 뒤에서 불렀다.

“혹시 카심님 이십니까?”

고개를 돌리자 두 명의 갑옷을 입은 사람이 다가왔다.

“그렇습니다.”
“칼라리스 길드입니다.
마리엘님과 함께 던전을 깨시고 큰 도움을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길드 마스터께서 만남을 원하시는데 동행해주시겠습니까?”

정중한 부탁이기도 했고 어차피 받아야 할  있었으니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그들과 함께 리톰 영지에서 영주 성 다음으로 가장  저택으로 향했다.

칼라리스 길드 마스터의 저택.

“음, 그럼 그 시기로 정하는 거로 하지.
나머지 일은 잘 처리하도록.”
“알겠습니다.”
“해산.”

리톰 영지에서 큰 저택을 소유하고 있는 칼리라스 길드 마스터는 회의를 끝내고 있었다.
간부들이 나가자마자 한 사람이 들어왔는데 그를 본 마스터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이고~ 우리 딸. 왔쪄요?”

마리엘은 오자마자 반기기는커녕 손을 내밀었다.

“으, 응?”
“공방  좀 줘.”
“거, 거기는 왜?”
“내가 약속했거든.
연금술사 던전 클리어하면 장비 주기로.”
“아! 그렇구나. 하하! 그럼 줘야지 암.
우리 딸과 함께 한 영웅들이니!”
“영웅은 무슨. 오버 좀 하지 마.”
“하하핫. 그래. 안 그래도 그 친구들 초대하려고 애들 보냈다.
곧 올 테니 이야기 나누고 같이 가도록 해라.”
“뭐? 아니 부담스럽게  그래? 그러니까 꼰대 소리 듣는 거라구.”
“꼬, 꼰대라니! 내가 얼마나 젊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요즘 우리 길드원들도 마스터님 젊은 사람 같다고 얼마나 그러는  알아?”
“그걸 믿어? 그럼 누가 아빠 앞에서 꼰대 아니라고 하겠어?
애초에 그런 걸 묻는 거 부터가 꼰대라고.”
“크,크흠... 어쨌든 우리도 클리어하지 못한 것을 그 친구들이 하지 않았느냐?
궁금하기도 하고 괜찮으면 길드원으로 받아 들여야지.
네가 칭찬하는 친구들은 처음 보니까.”

그 말에 마리엘은 얼굴을 살며시 붉혔다.

“치, 칭찬은 무슨!”
“끌끌. 우리 딸 귀엽구나.
뭐 제일 궁금한  역시 그 친구지.
남자라고 했던가? 감히... 까드득.”

갑자기 그의 몸에서 강한 기세가 뿜어져 나오자 마리엘은 또 시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빠!”
“아, 으흠. 그만큼 궁금하다고 하하하.
빨리 보고 싶구나.  새끼... 아니, 그 친구.”

마리엘이 카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신도 모르게 웃는 걸 본 것이다.
딸바보인 그에게는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  때도 그렇게 웃은 적이 없는데 생전처음 보는 놈, 그것도 남자 새끼를 이야기하는데 웃음 지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세상에서 지워야 할 몹쓸 놈이다.”

그는 아주 진지했다.

잠시 후, 레이첼과 리나, 데인이 찾아왔고  사람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쭈뼛거리며 응접실로 들어섰다.

“오! 너희들이구나. 반갑다.”

칼라리스 길드 마스터 마웬.

리톰영지에서 가장 강한 길드의 마스터인 만큼 가장 유명한 인물이라고도 할  있었다.
그런 인물과 마주쳤으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다가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위압감에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야말로 길드 마스터라는 위치에 걸맞은 인물이었다.

“우리 마리엘이 너희들 칭찬을 하더구나.
그래 언제부터 유저가 되었지?”

마리엘이 칭찬했다는 말에 셋은 조금 긴장이 풀어졌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니 어느새 마웬은 딸의 아버지처럼 인자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받아 주었다.
그러던 와중에 카심도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 그래 네가 바로 그 친구구나?”

마웬은 비록 아까 그리 말하기는 했지만 사실 연금술사 던전의 핵심 정보를 알고 있던 카심에 대해서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카심이라 합니다.”
“그래 앉아라.”

자신도 해결하지 못했던 던전을 해결했으니 관심이 가지 않을 리 없었다.
그런데 자세히 카심을 보던 마웬은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어떤 놈이기에 그런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 뒷조사했는데 이곳 리톰 영지에서 거지처럼 지내며 작업 인부로 활동한 것 외에는 나오는 게 없었다.
그래서 의심스러웠다.
뭔가 있을 거라 여겨서 이렇게 직접 보고 싶어 부른 것이다.

뭔가 있는 놈이라면 자신의 눈을 절대 숨기지 못할 거라 자신했다.
그런데 마주하는 순간 놀랍게도 여전히   없었다.

걸어오는 동작이 아주 매끄러웠고 작업 인부라고 하기에는 골격은 유저라고 봐도 될 만큼
눈매도 좋았다.
역시 작업 인부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는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강해 보이는 느낌은 아니었다.
마치 아주 재능이 있는 젊은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자꾸 위화감이 들었지만, 위화감이 무엇인지 도무지 캐치 하지 못해 착각이라고 생각해야 했다.

“좋은 몸을 가졌군.”
“어, 그러고 보니 좀 몸이 커진 거 같은데?”
“그러게. 그때는  비실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마리엘과 세 여성도 이제야 달라진 카심의 몸을 보면서 놀라워했다.

“대충 듣긴 했는데 조금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

카심은 조금 더 자세히 연금술사 던전의 클리어 조건에 대해서 말해 주었고 그러자 마웬은 굉장히 흥미로워하며 동시에 즐거워했다.

“오, 과연! 확실히 자세히 알고 있는 이에게 들으니 조금 더 생동감이 있군.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안 것인가?”
“책에서 봤습니다.”
“책?”
“이곳에 오기 전 한 작은 마을에서 봤던 책입니다.
당연히 아벨리우스 세계에서 나온 책으로 마침 이 영지에 왔는데 연금술사던전이라기에 문득 그 책에 적힌 내용이 떠올랐었습니다.”
“오오! 과연, 이런 류의 던전은 다른 던전에서 힌트를 얻는다고 하던데!”

이것은 거짓이 아니었다.
연금술사 던전에 관한 정보는 정말로 누군가 어떠한 책을 보고 알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던전은 대게 운이 좋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책을 통해 위치도 알 수 있었다.
이렇듯 책에서는 의외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그런 사실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었기에 딱히 의심할 여지는 없었다.

“어쨌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서 불렀네.
자네 덕에 우리 딸의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되었어.”

카심은 가볍게 미소로 답하고 이후에는 시답잖은 이야기가 오가며 방에서 나와 내기 내용이었던 장비 지급을 위해 이동했다.

칼라리스의 공방은 리톰 영지에서도 꽤나 유명했다.
그들은 독자적으로 대장장이를 고용해 장비를 생산했는데  품질이 리톰 영지 내에서  수 있는 장비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자 마음에 드는  하나씩 골라.”
“와. 완전 상점이나 다름없네.”
“괜히 리톰 영지의 최고 길드가 아니구나.”
“부럽다 마리엘.”

셋은 정신없이 구경 다니기 시작했고 카심은 가만히 서 있었다.

“너는?”
“보고 있어.”
“내가 골라 줘?”
“아니. 생각 중이다.”
“생각?”
“무기를 뭘 쓸지.”
“신기하네.”
“뭐가?”
“이제 막 시작하는 유저 주제 어떻게 그것을 알고 심지어 우리 아빠 앞에서도 안 떨고 어떻게 그렇게 행동하는지 말이야.”
“앞에건 비밀이고 뒤에건 그냥 겁대가리 상실했다고 생각해.”

카심은 갑자기 앞으로 걸어나가 벽에 있는 것을 집었다.

“창? 사냥할 때 안 좋은데. 진짜   거야?”

몬스터는 갈수록 덩치가 크기 때문에 보통 벨  있거나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무기가 효율이 좋았다.

“차라리 베는 형태는 어때?”
“이거로 한다.”
“뭐 처음에는 그게 낫겠지.
아무래도 처음엔 안정성이 좋으니까.
나중에는 바꿔.”

마리엘의 조언에 카심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사이에 셋도 모두 고르고는 들뜬 얼굴로 다가왔다.

“다 고른 거지?”
“응!”
“그리고 이건 그때 아티팩트 값. 딱 맞게 나눴어.”

각각 작은 주머니를 주었고 그곳에는 20골드씩 들어가 있었다.
셋은 기뻐하며 좋아했다.
그들도 이렇게 많은 금액은 처음 벌어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희들은 나랑 이야기 좀 해.”

레이첼과 리나, 데인은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마리엘을 보았다.

“뭐, 그때 나쁘지 않아서 팀을 짜고 싶으니까.”

부끄러워하는 표정에 셋은 씩 웃으며 마리엘에게 달라 붙었다.

“그렇게 까칠하더니 좋았나 봐?”
“은근히 츤데레구나?”
“마리엘이 귀여운 구석도 있었네.”
“시끄러 이년들아.그리고 너... 아니,오빠는?
으흠, 듣기론 얘들한테 오빠라고 부르라 했다며?”

오빠라는 말에 세 여성이 화들짝 놀랐지만 정작 카심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바쁘다.”

카심은 그 말을 하고 바로 저택을 나와 마을로 걸었다.

“마웬... 칼라리스 길드. 머지않아 망하는 거로 기억하는데.”

이전 삶에서 자신이 정신을 차리고 활동하기 시작할 때 즈음, 칼라리스 길드는 망한 이후였다.
하지만 오늘 마웬을 보니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웬은 생각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저 정도면 왕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실력이다. 그럼에도...”

잠깐 생각하려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내 알 바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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