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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3. 피바람이 부는 계곡(4) (11/119)



〈 11화 〉3. 피바람이 부는 계곡(4)

 순간 카심의 몸에서 초록색 기류가 뿜어져 나왔다.

무기 강화나 신체 강화 달리 등 뒤쪽에서만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것을 본 마웬과 뮬은 그것을 보며 깜짝 놀라며 실망스러워했다.

“뭐야... 설마 특화가 저거라고?”
“어째서? 아무리 봐도 저 특화를 익힐 타입은 아닌데?”

당연히 다른 이들은 더욱더 무시했다.

<상태>

근력: 16
체력: 18
마력: 9

특화: 스피드 강화 Lv. 2
특성: [완벽한 육체] [미지의 힘]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천천히 걷던 카심의 몸이 살며시 앞으로 숙였다.

[미지의 힘]

마력이 허벅지에 모이기 시작하자 근육은 이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힘이 실렸다.

꾸득, 꾸드득!

내부에서 근육이 뒤틀릴 정도로 팽창했고 끝까지 그것을 부여잡다가 폭발시키듯 터트리며 앞으로 튀어 나갔다.

파아앗!

빨랐다.

속도만 본다면 얼마 전, 스페르 길드 마스터가 보였던 것과 거의 흡사했다.
아무리 스피드 강화 특화라지만 겨우 두 달  유저 따위가 스페르 길드 마스터의 신체 강화 속도에 근접한다는 것은 믿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심지어 당시 스페르 길드 마스터는 특화 강화 버프까지 받은 상태였다.

순식간에 달려오는 개미와 거리가 좁혀졌다.
카심은 속도를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려나가며 창을 쥐고는 눈이 번쩍였다.

푸욱! 푸푸푹!

순식간에 네 마리의 개미의 머리가 터져 나갔고 그 모습에 마웬과 뮬은 앉아서 구경하다가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놀랄만한 포인트가  둘이 아니었던 탓에 두 사람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사이, 브랜든도 길드원이 빠르게 달려와서 싸우기 시작했고 카심은 더욱 안으로 파고들었다.

“흡!”

호흡을 들이마신 채 이빨이 짓이길 정도로 힘을 주며 사방으로 움직이는 창이 거대 개미의 외피를 사정없이 꿰뚫었다.

그렇게 시작된 본격적으로 개미와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죽어!”
“으아아!”
“여기 막아!”
“으, 으악!”
“부상자는 빠져! 찰스! 거기 메꾸란 말이야!”

전투가 시작되자 칼라리스 길드는 능숙하게 개미를 상대해나갔다.
진형 속에서 마리엘의일행 역시 나름대로 선전했다.

그러면서도 실력이 있는 이들은 전방으로 홀로 뛰어나가 개미를 유린했다.
10명 정도 되는 인원 중 당연히 그 안에는 브랜든도 있었다.

브랜든의 거대한 검이 움직일 때마다 붉은빛이 거칠게 번쩍였다.

같은 붉은빛이지만이것은 특화 레벨 5에 해당하는 현상이었다.
거칠고 불안정한 형태.
하지만 그럼에도 그 강력함은 검이 움직일 때마다 두세 마리 개미의 몸이 잘려나갈 정도로 강력했다.

“후욱, 후욱.”

이번 클리어를 위해서 자신이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인지 자신도 모르게 무리하고 있는 탓에 체력 관리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마웬과 뮬이 없기에 자신이 무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더욱 과감하고 거칠게 달려들었다.

“으아아!!”

괴성을 내지르며 전투 개미를 죽였다.

촤아악!

빠르게 움직이며 전투 개미의  다리부터 시작해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서는 그 위에 떨어져 내리며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기세는 꺼지지 않았다.

“다음, 다음은 어디야!!”

괴성을 내지르며 주변을 바라보는 순간 그의 기세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응?”

그럴 것이 어느새 개미가 모조리 죽어있었기 때문이다.

“뭐, 뭐야?”
“벌써 끝난 거야?”
“왜?”

여기저기서 당황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는데 다시 보아도 개미는 죽어있었다.
이번 전투는 마웬과 뮬이 참여하지 않았기에 훨씬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기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브랜든은  웃었다.

“크흐흐. 내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니 역시...”

자화자찬하던 와중 그 순간 옆에서 걸어 나오는 카심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의 주위로 보이는 엄청난 개미시체를 보고 당황했다.

“...”

자신이 잡은 수보다도 배는 많아 보이는 양이었다.
그때 카심이 소리쳤다.

“지금부터 전리품을 챙기고 빠르게 이곳을 넘어 중간 길목에서 쉴 겁니다.
계속 여기 있다가는 시체에서 나오는 악취와 독소로 인해  많은 체력을 뺏길 겁니다!
그리고개미의 다리 부분에는 식용이 가능한 부위가 있습니다.
해체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테니 이쪽으로 모이시기 바랍니다!”

카심의 외침에 자연스레 칼라리스 길드가 움직였다.

한편, 뒤에서 구경하고 있던 마웬은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었다.

“놀랍다고 말했던가?”
“...”

뮬 역시 같은 눈동자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는... 경악스러운데.”
“그러게요. 정말 괴물이네요.”

스피드 강화라는 특화임에도 보여주는 공격과 움직임은 도저히 믿기 어려웠으며 그 속도는 자신들이 일반적으로 아는 스피드 강화의 수준을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무엇보다 스피드 강화는 공격력이 약할 수밖에 없었는데 창이 한 번 움직일 때마다개미 미간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능력치가 높다고 하기에는 이제 겨우 두 달 된 유저.

거기다가 특화를 배운 것도모자라 레벨 2라는  도저히 믿지 못할 일이었다.

“정말 터무니 없는 놈이야. 그래! 저런 놈이 내 딸과 어울리는 놈이지!”
“전에는 죽이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역시 내 딸! 보는 눈이 있다니까!”

뮬은 못들은 척 하는 마웬을 보며 혀를 쯧쯧 차면서 카심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긴, 저 정도면 저도 관심이 가네요. 생긴 것도 남자답고.”
“뭐, 뭐야? 내 딸이 먼저 찍었어!”
“어라? 언제는 저보고 빨리 시집가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안 돼!”
“아직 누구의 것도 아니잖아요?”
“이익! 마리엘! 마리엘!!”

마웬은 다급하게 뛰어갔고 뮬도 웃으며 뒤따라가서 상황 정리를 도와주었다.

그들은 중간 길에서 확실하게 휴식을 취한 다음 또 다음 굴로 향했으며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로부터 20일이 지났을 때, 그들은 무려 세 개의 굴을 더 지나고 마침내 여왕개미가 있는 마지막 굴에 도착할  있었다.

***

<상태>

근력: 18
체력: 21
마력: 13

특화: 스피드 강화 Lv. 2
특성: [완벽한 육체] [미지의 힘]

“역시. 실전이 빠르군.”

비록 특화를 만들고 익숙해지는 것에 투자한 것이지만 그래도 두 달 동안 고생하며 올린 것을 겨우 며칠 만에 실전을 통해 올렸다.

상태창을 보는 사이에 옆으로 마웬이 다가왔다.

“왜 체력을 아끼라고 했는지 알겠어.”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존재.

멀리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얼마나 큰지  수 있을 만큼 컸다.
2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크기.
다른 개미와는 달리 금빛으로 이루어진 표피를 지닌 바로 여왕개미로 이토록 멀리 있음에도 느껴지는 엄청난 존재감과 위압감을 내뿜고 있었다.

“그래 사위. 아, 아니 카심. 저 괴물을 어떻게 상대할 건가?”

그때 카심은 위쪽을 바라 보고 말했다.

“저걸 이용할 생각입니다.”
“응?”

마웬은 카심의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
이곳 굴은 이전의 굴과 달리 족히 100미터는 넘을 만큼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는데 개미들이 인위적으로 만든 굴이 아닌 자연적인 동굴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적인 동굴이었기에 이곳에는 다양한 종유석이 자라나 있었는데 카심이 지목한 것은 무려 30미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마웬과 뮬은 전투 준비를 위해 움직였고 카심은 브랜든을 찾았다.

“브랜든.”
“어.”

어느새 카심을 바라보는 브랜든의 눈빛에는 더 이상 적의가 없었다.
그럴 만도 했다.
이곳까지 오면서 카심이 보여줬던 행동을 보면 그럴 수가 없었다.
처음 카심이 나선 이후 다음 굴도  다음  역시 스스로 가장 먼저 앞서 나가 개미를 죽여 나갔다.
심지어 카심 때문에 개미 고기를 제대로 채취할 수 있어서 더 이상 고기를 아껴 먹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기에, 지금 모든 칼라리스 길드원들은 카심을 보며 무시는커녕 엄청난 호의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는 너도 힘을 아꼈다가 전투 개미만 상대해.
개미는 내가 최대한 수를 줄여나갈 테니까.”
“흐음. 알겠다. 다른 건?”
“없어.”

카심의 말에 브랜든은 끄덕이며 길드원에게 다가가서 상황을 지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총지휘하고 있는 카심의 모습에 마리엘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역시 내가 찍은 남자야.”
“그만 까불고.
너는 이번에는 최대한 뒤쪽에 빠져 있어라.”
“어라? 나 걱정하는 거야?
위험하면 오빠가 지켜주면 되잖아.”
“지금 나는 개미가 한계다.
전투 개미도 제대로 잡지 못해.
그래서 개미만 노려서 빠르게 죽이는 거고.
그리고 걱정이 아니라 방해다.”
“...”
“네가 위험해지면 마웬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그렇게 되면 진짜 전부 죽을 수 있다.”
“칫. 빈말이라도 해주지.
알았어.”

투덜거리며 돌아가는 마리엘은 레이첼과 리나, 데인도 데리고 뒤쪽으로 빠졌다.

그렇게 준비가끝났을 시점 카심은 어느새 가장 앞에 서서 말했다.

“그럼 시작합니다.”

파앗!

이번에도 카심은 가장 앞에서 달려나갔다.
 옆으로는 마웬이  뒤로 브랜든과 함께 칼라리스 길드가 움직였고 뮬은 화살 부대를 이끌었다.

-파스스스!!

여왕개미는 인간이 달려오는 것을 보자마자 날개를 움직였는데 그 움직임에 이곳에 있는 개미가 일제히 반응하며 인간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곳은 생각보다 많은 수의 개미가 있지 않았으나 그렇다해도 개미는 최소 100마리는 넘었으며 전투 개미 역시 10마리 정도가 있었다.

“여왕개미는 모든 개미가 죽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개미를 처리하는데, 집중하세요!”

카심의 몸에서 초록색 기류가흘러나오더니 한순간에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오!”

옆에 있던 마웬은 순식간에 속도가 빨라지는 카심을 보며 놀라워했다.
직접 가까이서 보는  속도는 생각보다 더 빨랐던 것이다.

“스피드 강화만으로 저럴 수 없을 터인데. 역시 특성인가?”

마웬은 경험이 많았기에 당연히 스피드 강화 특화를 가진 유저도 많이 보았다.
레벨 2가 낼 수 있는 속도가 절대 아니었다.
특히 저 개미를 죽이는 순간 낼 수 있는 공격은 절대 두 달 된 유저가 낼 수, 있는 힘이 아니었기에 특성밖에 없었다.

그러나 궁금함도 잠시, 마웬도 특화를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능력치만으로 개미를 죽여 나갔다.

그 사이 브랜든과 길드 내 강자10명은 전투 개미를 노려서 상대했다.

이들은 그간 워낙 많은 개미와 싸우다 보니 처음보다 훨씬 능숙하게 개미를 상대하고 죽여 나가면서 빠르게  수를 줄였다.

-파스스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여왕개미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뭐, 뭐야!  움직인다며!”
“어떻게 된 거야!”

한순간에 길드원들이 동요하면서 개미를 죽이는 속도가 급격히 줄었다.

“카심!”

마웬 역시 놀라서 카심을 보았는데 카심도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이것은 카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전 삶에서 들은 정보에 의하면 분명히 움직이지 않는다고 들었던 것이다.

“어떻게 된...”

그때 마침여왕개미의 배가 눈에 들어왔다.

“젠장! 그때는 산란기였나!?”

직접 경험한 게 아니었기에 단편적인 정보만 믿고 움직인  큰 실수였다.

“계획을 바꿉니다!
뮬씨는 개미를 죽이는  움직이고 마웬님과 브랜든 일행은 지금부터 여왕개미를 상대합니다!”
“오히려 잘 됐어.
그렇지 않아도 며칠 동안이나 움직이고 싶어서 미치는  알았다!
날 따라라 새끼들아!!”

마웬과 함께 브랜든 일행이 빠르게 여왕개미를 향해 달려들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보이는 거대한 몸집은 더욱더 크게 와닿았으며 무엇보다 놈에게서 느껴지는 중압감은 엄청났다.
피부가 찌릿찌릿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흐으읍!”

마웬의 도끼에서 붉은빛이 번쩍이더니 양손으로 잡고 여왕개미의 다리 중, 접히는 부분을 향해 내리쳤다.

콰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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