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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화 〉4. 올림푸스 아카데미(5) (18/119)



〈 18화 〉4. 올림푸스 아카데미(5)

3미터에 이르는 스켈레톤의 검이 내려오자 다급히 옆으로 몸을 날렸다.

쿠웅!

덩치가 큰 만큼 파괴력이 뛰어났지만, 동작은 굼떴다.
리오나가 피한 사이에 알프레도가 어느새 파고들었고 자신이 이끌어 낼 수 있는 최대인 신체 강화 4레벨까지 끌어 올려 뒷꿈치를 때렸다.

“으앗!”

빠악!

둔기에 의한 제법 강한 타격음이 일어나며 거대 스켈레톤의 다리가 위로 솟구쳤다.
하지만 두 번째 타격을 입힐 수가 없었다.
주변에서 달려드는 스켈레톤 때문이었다.

“알프레도 뒤로 피해!”
“어엇!”

리오나는 다급하게 알프레도 쪽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달려가려던 중 뒤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리오나!”

로렌에게로  마리가 달려가고 있던 것이다.
그나마 크로스 보우로 방어하려고 했지만 쏘더라도 놈들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에 큰 효과를 지니지 못했다.

둘  위험에 빠지려는 순간 카심이 어느새 알프레도쪽으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게 보였고 리오나는 즉시 로렌을 향해 달렸다.

리오나의 붉은 기류를 흘리는 검이 부드러운 궤적을 그리며  마리 스켈레톤의 머리를 꿰뚫었다.

“괜찮아?”
“어, 응! 괜찮아! 그보다... 저것 봐.
벌써 스켈레톤을 다 잡았어.”
“... 미쳤다.”

무려 100마리였다.
비록 다른 셋도 있었다지만 혼자서 반 이상을 잡았다.
이제 막 입학한 신입 생도가 1년차 셋보다 더 빨리 말이다.
이것은 처음 봤던 것보다  충격적인 모습이었기에 놀람을 넘어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뭐해!”

카심의 외침에 리오나는 정신을 차렸고 거대 스켈레톤을 향해 덤벼들었다.

카심은 그것을 보고는 뒤쪽으로 물러섰다.
어차피 저렇게 크고 단단한 놈에게는 아직 효율적인 공격을 할 수 없었다.

“못할 것도 없긴 하지만.”

잠시 후, 여섯 명은 무려 30분 동안이나 거대 스켈레톤과 전투를 했고 가까스로 리오나가 마지막 일격을 가하면서 잡을 수 있었다.

***

올림푸스 아카데미가 꽤 소란스러웠다.

[살아 숨 쉬는 묘지] 던전이 클리어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짜 소란스러운 이유는 클리어 유저 이름에 바로 380기 생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입생이 벌써부터 던전 클리어라는 업적은 관심을 받을만 했다.

특히 같은 380기에게 말이다.
그래서 지금 수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자연스레 한 곳으로 시선이 쏠렸다.

“야. 그냥  좋게 따라갔다가 얻은 거겠지.”
“아냐. 기여도가 2위라고!”

여기저기서 카심에 관한 이야기밖에 없었다.

“재밌네. 진짜야?”

그레이가 루나를 보자 루나는 끄덕였다.

“응, 확인했어.
진짜 기여도가 2위더라고.”
“거짓말이겠지.
아마 리오나 누나와 모종의 거래를 했겠지.”
“던전 기여도를?
다른 다섯도그걸 동의했을까?
이유가 없잖아.”
“...”
“뭐 그럴 수도 있긴 해.
던전도 그리어려운 건 아니었다고 하니까.
길을 찾는  어려운 던전은 보통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니잖아?”

옆에 있던 프툰은 머리를 긁적였다.

“으음.  뭔 소린지 모르겠다.
어쨌든 저놈 나름대로 실력이 있다는 거지?”
“멍청아. 넌 싸움밖에 생각  하니?
어쨌든, 6명이서 던전 클리어는 대단하긴 해.
리오나라는 여자 제법 대단한가 봐?”
“당연하지.
아레스 길드 간부의 딸이야.”

그레이는 카심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래 뭐, 쉬우면 재미없겠지.”

그리고 그를 보는 눈빛 중에 지그하르트도 있었다.

“...”

아레스 길드 마스터의 셋째 아들인 그는 조금은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엔 여기 있는 이들 대부분이 버러지였으니까.

잠시 후,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오늘의 수업은 실전을 위해 [세상을 받치던 거인의 대지] 라는 사냥터로 향했다.
이곳은 광활한 대지에 바위가 많은 곳이었다.
크게는 무려 작은 산정도 되는 바위부터 해서 넓게 펼쳐져 있었으며 그 바위틈 사이에 몬스터가 서식하는 곳이었다.

“오늘은 정해준 팀과 움직이며 그동안 배웠던 것을 테스트할 겁니다.
비록 서로 어색할 수 있으나 같은 기수니 친해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할 겁니다.
그리고 서로 무기 조합이 맞지 않더라도,  안에서 서로 의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맞춰가며 연습을 하게  겁니다.
여기서 나오는 외뿔 드래곤이란 몬스터는 크게 위협적인 놈은 아니지만, 꼬리와 외뿔 공격 거기다 가까이 있을  날카로운 깨물기는 다소 위험할  있으니 조심하세요.”

카심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세 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명의 여성과 한 명의 남성이었는데 둘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한 명은 시큰둥했다.

“반가워. 답트라고 해. 18살이야!”
“전 율리라고해요! 19살이에요!”
“루나. 17살.”
“카심이다. 22살이다.”

율리와 답트는 귀여운 여동생 남동생 느낌이 났다.

“오! 형이라고 불러도 돼?”
“나도 오빠라고 할래요.
넌 나한테 누나라고 해요!”
“마음대로 해라.”
“... 유치하긴. 하, 왜 날 이런 데 해놓은 거야 짜증나.”

카심은 투덜거리는 루나를 잠시 보고는 답트와 율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형! 어떻게 하면 좋겠어?”
“맞아요! 가르쳐 주세요!”

당연히 카심에게 묻자 루나는 피식 웃었다.

“내가 이 사람보다 강하니까 난 알아서 할게.
솔직히 믿기지도 않고 말이야.
리오나란 그 사람이랑 짜서 일부러 유명해지려고 쑈 한 건지 어떻게 알아?”

루나는 대놓고 카심을 바라보며 비웃었다.
당연히 그레이의 부탁이었다.

한순간에 분위기가 싸해지자 답트와 율리는 당황했다.
분위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루나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맞잖아?
듣도 보도 못한 놈이고 뒤 배경도 없고 나이도 많은 걸 보면 돈도 없는 놈인 게 뻔한데.
그런 실력을?
테스트 때도 제대로 적이 없는 걸?
그 말은 뭘까.
돈을 이용했든 무엇을 이용했든 했을 게 분명하다고.
다~ 자작극이라는 거지.
안 그래?
사기꾼?”

루나의 비웃음은  진해졌다.
이대로 흥분해서 소리친다면 더 시선이 몰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 된다.
상황이 조금  악화되면 그레이는 명분을 이용해 공격할 생각이었다.

“그래. 그럼 각자 하고 싶은 위치에서 움직이는 거로 하자.”

카심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말하고는 앞으로 걸어가자 율리와 답트도 조금 당황하다가 뒤따랐다.

“...”

루나는 순간 당황했다.
이것은 자신의 장기였기에 자신 있었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 중 가장 큰 게 바로 정치질이었다.

보통 이런 식으로 압박하면 어떻게든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보통 반응은커녕 아무런 반응도 없으니 당황스러웠다.
심지어 그 눈빛에는 자신을 향한 경멸도 무시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게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

“너 따위가 감히.
그래 어디 한 번 해봐.
어디까지 참을 수 있나.”

입술을 깨물며 뒤따라가며 소리쳤다.

“그래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할  아냐!”

뒤따라가면서 루나는 일부러 대화를 이끌기 위해 먼저 말했다.

“나는 버프형이니까 뒤쪽에 설게.
너희들은 각각 특화에 맞게 위치 해!”
“나는 무기 강화. 율리 누나는?”
“나도 무기 강화야! 오빠는요?”
“스피드 강화.”
“아~ 스피드... 네?”

율리와 답트가 순간 당황했고 루나는 그것을 듣자마자 끝났다고 속으로 외쳤다.

“푸흡, 푸하하하! 거봐! 이럴  알았다니까?”

루나는 한  잡았다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스피드 강화! 주제에 말이 안 되잖아!
어?
제대로  유저 중에 스피드 강화 특화를 가진 유저가 어딨어~?”

그 소리는 꽤 컸기에 주변에서 움직이던 학생도 듣고는 수군거렸다.
스피드 강화 때문에 한순간 카심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다.

이것만 보아도 파워 강화와 스피드 강화가 얼마나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있는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돌았던 소문이 있었는데 이것을 이용해 루나는  열심히 정치를 시작했다.

“그래도 대단하긴 해?
그런 떨거지 특화로 여기에 들어온 걸 보면 말야.
뭐 그만큼 발악했겠지?”

이제도 그렇게 반응할 수 있나 카심을 보는데 여전히 눈빛은 그대로라 오히려 루나가 더 당황했다.

“그래서 이야기는 끝났나?”
“...”

주변에서 시선이 느껴지고 있음에도 아까와 다를 바, 없는 표정.
허세라고 생각하기에는 그 눈빛이 너무나도 흔들림이 없었다.
결국, 아직 경험이 부족한 루나는 먼저 부들부들 몸을 떨더니 터지고 말았다.

“이익! 허세 떨지 마.”
“그래.”
“그래라고 하지 마!”
“알았다. 그러니까 끝났어?”
“이이익! 안 끝났어!”
“하아, 니 말이 다 맞다. 됐지?”
“이씨!”

카심의 눈에는 그냥 땡깡 피우는 어린 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루나의 말에 조금씩 동요되던 율리와 답트는 그런 카심의 행동에 입을 벌리더니 이내 다시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카심은 그런 이들의 눈빛에 더 피곤해짐을 느꼈다.
왠지, 육아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

제법 커 보이는 바위 덩어리들 앞에 카심이 서 있었다.
이곳에서의 사냥은  바위를 두들겨서 안에 있는 외뿔 드래곤을 나오게 만드는 작업을 해야만 했다.

“나와라 나와!”
“도마뱀 놈들.”

율리와 답트가 막 두드리고 있었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루나는 그들 행동에 비웃었다.

“그렇게 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거든?”
“그럼 어떻게 하는데?”
“흥. 내가 그걸 가르...”

그때 카심을  루나는 깜짝 놀랐다.
근처에 있던 푸른색 풀을 뽑더니 빻아서 주변 바위에 바르기 시작한 것이다.

“어, 어떻게 안 거야. 아는 사람 몇 없는데!”

외뿔 드래곤이 여기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나중에 외뿔 드래곤의 뿔이 제법 가치가 높아지면서 인기 사냥 몬스터가 되는데 그때 대대적으로 밝혀지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바르자마자 바로 외뿔 드래곤이 반응을 보였는지 바위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꼬리가 워낙 길어 무려 3미터나 되어서 이르는 거대한 악어와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말했다시피 꼬리를 조심해.
우리는 방패를 든 유저가 없으니 틈을 노려서 공격하는 방식으로 한다.
내가 스피드 강화니 놈의 꼬리의 신경은 잡을 테니 공격을 하면  거다.”

카심이 먼저 걸어나가며 돌 몇 개를 집었다.
돌에 맞은 외뿔 드래곤이 혀를 내밀며 순식간에 달려들었는데 그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다.
보통 학생이었다면 당황할 수준이었고 동시에 어느 정도 거리가 남았을 즘에 갑자기 날아오는 꼬리는 한순간에 거리를 좁혀 왔다.
외뿔 드래곤이 단순한공격이지만 처음에 상대할 때는  거리를 예상하지 못해 공격받는 경우가 많았다.

촤악!

채찍처럼 날아온 꼬리를 보고 카심은 가볍게 몸을 틀어 피했다.

촤촥! 촤악!

이어지는 공격에도 가볍게 몸을 비트는것으로 피해버리며 돌을 던지며 인식을 잡았다.

“공격해. 괜찮을 거다.”

답트와 율리는 조심히 달려들어 강화 3레벨을 뿜어내며 마구잡이로 쳐서 때려잡았다.
그덕에 가죽의 상태가 좋지않았지만 카심은 신경쓰지 않고 순식간에 전리품을 분리했다.

“와! 형! 이런 것도 할 줄 아셨던 겁니까!?”
“대단해요 오빠.”
“...”

루나는 카심의 움직임을 보며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그 움직임들은 모르면 몰라도 정말로 가벼웠다.
단순히 스피드 강화만으로 보일 만한 움직임이 아니다.
아니 애당초 지금 특화를 쓰고 있지도 않았는데 예사롭지 않았다.

“뭐해 가자.”
“어? 응...”

그렇게 수업이 끝난 이후 그레이는 바로 루나를 불렀다.

“잘했다. 역시 루나야.”
“아... 그, 그렇긴 한데. 모르겠어.”
“무슨 소리야?”
“몰라. 그냥 짜증나.
태연한 척 하는 건지 진짜 아무렇지 않은 건지.
그런 반응은 처음 봤어.
거기다가 생각보다 진짜 실력도 있는  같고.”

루나는 손톱을 물어뜯으며 짜증을 표출할  몇 사람이 자신을 보고 웃으며 지나가는 게 보였다.

“뭐야. 뭘 봐! 왜 웃어!?”

정치에 소질 있는 그녀는 단번에 그 표정의 의미를 알아차렸는데 고개를 돌리던 그때 율리와 답트가 누군가 이야기하다가 이쪽을 보는 것을 보고는 무어라 떠들다가 후다닥 도망가는  보였다.

루나는 자신의 뒷담 하는 것을 눈치채고는 달려가 소리쳤다.
그것이 원래 자신이 다른 누군가를 무너뜨릴  원하던 반응이었는데 자신이 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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