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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화 〉5. 복수(2) (21/119)



〈 21화 〉5. 복수(2)

이것은 그저, 자신을 다시 이곳으로 보낸 것에 대해 아주 사소한 복수였다.

“그건 그렇고 너는 충분히 재능이 있다.”
“아냐, 나는... 하아.
남들과 똑같이 노력해도 안 된다고.”

로드리게스는 몰래 창을 띄웠다.

특성: [봉인]
[봉인]

성장이 느려집니다.

이것을  때마다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카심은 책을 보다가 곁눈질로 그 행동을 보고는 씩 웃었다.

“그러니까. 괜찮다는 소리다.”
“그런데 왜 자꾸 몬스터만 잡는 거야?
듣자하니 너 프툰에게도 가르쳐서 한순간에 실력을 키워줬다며.
그럼 나도 가르쳐주면 안 돼?”
“아니.  나한테 배울 필요 없어.”

순간 로드리게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왜? 내가 재능이 없어서?”

카심은 고개를 저었다.

“넌 재능이 필요가 없다.”

로드리게스는 그 말에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카심은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스펙으로 찍어 누르면 돼.”

***

리오나는 오랜만에 항상 같이 사냥하던 팀으로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그 표정에는 영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불만이 가득했다.

“에이씨.진짜 남자가 그렇게 튕기면 매력 없는데.
왜 이렇게 튕기는 거야?
그리고 내가 뭐 지를 좋아하는 줄 알아?
어휴 짜증나.”

투덜거리는 리아나 뒤로 알프레도와 로렌 말고도 다른 인물이  있었다.
갈색 머리에 선한 느낌을 주는 미남자였는데 그는 잠시 본가에 들렀다가 돌아와서 제대로 상황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리오나 왜 저러냐?”
“아~ 라이안은 모르겠구나.
얼마 전에 380기 생도랑 같이 던전을 클리어했거든.”
“어? 사냥이 아니라 던전을... 클리어 했다고?
설마 그 살아  쉬는 무덤?
그래서 거기를 안 가고 여기로 온 거야?
  가기 전 오랜만에 손발이나 맞춰보자고 온 건 줄 알았는데.”
“처음엔 탐사 목적이었는데 우리도 클리어할 줄은 몰랐어.”

로렌은 크로스 보우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이야 너희들 그 사이에 성장했구나?
뭐  몰래 아티팩트라도 얻은 거야?
아니면 리오나가 설마 포인트 죄다 다 써서 아티팩트   아니지!?”
“아니야. 우리가 클리어 한 게 아니라 카심 형.
그러니까 신입생 때문에 클리어할 수 있었어.”
“... 뭐?”

라이안은 도무지 믿지 못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에이, 거짓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진짜야.”

로렌까지 끄덕였지만, 여전히 믿지 못한 표정이었다.

“리오나! 그게 정말이야?”
“응? 뭐가!”
“그 신입생이라는 놈 말이야.
그렇게 대단하다고?”
“응. 대단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그런 인간이랑은 무조건 인연을 맺어 놔야 해.
그래야 우리 가문의 길드도 위험에서 벗어나지.”
“응? 도움이 아니라?”

리오나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 아빠가 항상 하던 말이 있어.
은혜를 베풀 기인보다 위험한 상대를  조심하라고 말이야.
대장장이셨던 아빠는 무기를 만들고 원하는 사람에게만 판매하다 보니 사람 보는 눈도 좋으셨거든.”
“하긴. 너희 가문 장비는 유명하니까.
그래도 다행이다.”
“뭐가?”
“그 남자한테 반한 건 아니잖아?”

라이안의 말에 리오나는 피식 웃었다.

“음... 그러고 보니 확실히 남자로써 매력도 넘치긴 했지?
그런 남자는 처음이거든.”
“...”

한순간 라이안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리오나는 그런 라이안을 보면서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래서 너를 싫어하는 거야.”
“어, 어?”
“형편없기는.”

리오나가 돌아서 가자 라이안은 잠시 당황했지만, 여전히 눈빛은 싸늘했다.
그의 머릿속에 카심이란 두 글자가 명확하게 새겨졌다.

***

한 달이 지났다.

“커헉, 헉, 헉. 으하하! 잡았다!”

로드리게스는 자신의 앞에 쓰러져 있는 5마리 코볼트를 보며 기쁨에 소리쳤다.

“겨우 그거 잡고 좋아하기는.”
“헤엑, 헥.그래도 니 말대로 진짜 방패 있으니까 훨씬 낫다.
근데 진짜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달 동안 몬스터 사냥만 하고 있는데 이게 도움이 되는 건가 싶어.
물론 덕분에 능력치도 1씩올랐지만...”

카심은 책을 덮으며 쓰러져 있는 로드리게스에게다가가며 말했다.

“일어나. 가자.”
“어, 어?  어디를?”
“찾았다.”
“응?”
“던전.”

카심 일주일 동안 한 사냥터의 숲을 돌아다녔고 마침내 책을 통해 얻은 정보의 토대로 도착한 곳에는 나무가 있었다.

“이 나무는 다른 나무랑 다르네?
다 열매 맺었는데 여기만 안 맺었어.
여기야? ”

365일 과일이 자라는 나무지만 이 열매는 사람이 먹을 수는 없었다.

“그러면 누구나 찾아냈겠지.”

잠시 주위를 살피더니 오른쪽에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보고 열린 과일을 살피더니 단번에 뛰어 올라 매달려 한 개를 잡고 돌렸다.
그런데 마치 그 소리가 뭔가 맞춰지는소리처럼 탁! 하는 소리가 울렸다.
자세히 보면 과일과 아주 흡사하게 생겼지만 만들어진 것이었다.
다시 내려와 이번에는 위쪽 그리고 왼쪽에 있는 나무에도 각각 같은 형태의 장치를돌리자 갑자기 드르륵 소리가 울리더니 로드리게스는 아무것도 없는 나무로 달려가자 깜짝 놀랐다.

“길이 생겼어!”
“들어가자.”
“자, 잠시만 우리 둘이서? 위험해! 죽는다고!”
“헛소리 말고 들어 와.
내가 뭐 때문에 한 달을 날렸는데.”

카심이 안으로 들어서자 로드리게스는 한숨을 내쉬며 뒤따랐다.

<아벨리우스 시스템>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던전을 찾았습니다!
30일 안에 클리어하게 되면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혹은 공개하게 되면 일정 수준의 능력치를 보상받을 수 있으며 한 달이 지난 후에도 클리어하지 못하게 될 시, 자동 개방과 동시에 보상은 사라집니다.

“와, 처음 찾게 되면 이렇구나.”

로드리게스는 신기해하며 창을 보다가 빠르게 내려가는 카심을 뒤따랐다.

“도대체 어떻게 찾은 거야?”
“책 보고.”
“책? 책에 이런  나와?”
“몇 개의 책 속에서, 나오는 내용 중에서 연관된 이야기가 있다.
그것을 종합해서 알 수 있는 거다.”
“신기하네.  정말 다양한 재주가 있구나.”

계단으로 내려가자 어느덧 눈앞에 지하 경기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과연.”

책에서 얻은 정보는 이러했다.
오래전, 이곳에는 꽤나 발전한영지가 있었다.
영지는 날이 갈수록 발전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몰래 만들어 놓은 불법 투기장이었다.
하지만 불법 투기장에 대해서 극도로 부정적이었던 당시 분위기로 인해 그 영지는 사라지게 되었다.
영주는 어떻게 해서든 숨기기 위해 그 비밀 장소를 밝히지 않았고 결국 안에 있던 이들은 그대로 이곳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굶어 죽어 간 것이다.

“그런데 몬스터는 안 보이는데?”
“...”

로드리게스 말대로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서 우선은 결투장 안으로 향했다.

“호, 혹시 갑자기 튀어나오면 어떡해.”
“넌 우선 여기 있어라.
경기장에 들어가게 되면 발생하는 형식이니까.”

이런 형태의 던전은 경험해본 적이 있었다.
예상대로 경기장 가운데 서는 순간, 창이 떠올랐다.
동시에 입구에 투명한 막이 생겨서 아무도 들어올 수 없게 되었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투기장에 입장하셨습니다.
인원수에 맞게 측정이 됩니다.

창이 떠오른 것을 살피다 갑자기 앞으로 생겨난  구의 인간.
형태는 분명히 인간이었지만 눈은 동공 없이 하얀색이었고 핏기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좀비와는 전혀 달랐고 온전히 인간의 모습이었다.

가슴만 가리는 흉갑에 무릎 보호대.
그리고 각각 다른 무기를 들고 있었다.
떠오른 창의 화면이 바뀌었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첫 번째 단계입니다.
전사에게 무운을.

창이 사라지자마자 앞에 서 있던 세 명이 빠르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셋은 자연스레 서로 포지션을 만들어 가며 둘은 양쪽으로 거리를 벌리더니 카심의 주위로 둘러쌌다.

“카심! 위험하다고 했잖아!”

입구에서 로드리게스가 소리쳤지만 카심에게 들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안에 있던 카심은 창을 잡고 특화를 사용했다.
 순간 두 명이 달려들었고 한 명은 채찍을 돌리더니 그대로 날렸다.

짜악!

빠르게 날아온 채찍이 카심의 다리를 노렸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

놀란 채찍 전사는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박히는 창에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뒤이어 달려드는 방패와 검을 든 전사는 그대로조잡한 검을 찔렀지만 카심은 가볍게 뒤쪽으로 물러나며 피했다.
그 순간, 공격했던 방패와 검을 든 전사가 순식간에 옆으로 몸을 숙이더니 뒤에서 긴 창이 찔러 들어왔다.

“흠.”

완벽히 인간의 전투 방식이었다.
물론 그 공격 역시 가볍게 고개를 옆으로 비트는 것으로 피했고 손을 뻗어 창을 잡아 당겼다.

“!!”

그렇게 순식간에 끌려온 창을  전사의 얼굴을 손으로 잡아 땅에 찍었다.

콰직!

남은 전사는 그것을 보자마자 움찔했다.

“감정도 있군. 신기한 던전이야.”

방패와 검을 든 전사는 갑자기 관객석을 둘러보더니 안절부절못했다.
그 모습은 마치 관객들에게 야유를 받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이전 과거의 습성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전사는 하는  없다는 듯 다시 공격해야겠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앞이 번쩍이더니 그대로 미간에 창이 박혔다.

세 전사가 쓰러지는 순간빛으로 변해 사라지면서 창이 떠올랐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승리하셨습니다.
다음 경기에 도전하시겠습니까?
재도전도 가능하며 재도전은 언제든 중간에 포기할 수 있습니다.
실패  1단계부터, 도전이 가능합니다.

“아주 제대로된 곳을 찾았어.”

로드리게스가 훈련하기에 아주 좋은 던전이었다.

한편, 로드리게스는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던전을 기여도 2위나 했다는 사실에 강한 사람이라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도 스피드 강화라기에 미심쩍기도 했다.
그 편견은 너무도 널리 퍼져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가 자신 따위가 누군가를 판단하나 싶어서 그저 막연히 실력이 있겠지라고 여겼다.

“...”

아무리 자신이 모른다 하더라도 지금 저 움직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쯤은 알았다.

문득 부끄러웠다.
자신은 재능이 없다고 스스로 원망하고 있었는데 저 녀석은 남들이 기피하는 스피드 강화를 가지고 저렇게 엄청난 모습을 보였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부끄러웠다.
동시에 멋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주먹에 힘이 불끈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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