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8. 아타락시아 사건(2)
<아벨리우스 시스템>
죽지 않는 마을 던전을 클리어.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주어집니다.
기여도: 69%
보상: 근력 9, 체력 10, 마력5
카심은 바로 상태창을 띄웠다.
<상태>
근력: 67 (+7)
체력: 67 (+3)
마력: 53
특화: 스피드 강화 Lv 5
특성: [완벽한 육체] [미지의 힘]
세트 효과로 적용된 수치였기에 확실히 단기간에 높아져 있었다.
“카, 카심... 나 죽을 뻔 했어.”
비틀거리며 오는 로드리게스를 보며 카심은 손을 내밀었다.
“로드리게스.”
“어?”
“능력치 보여 줘봐.”
“잠시만.”
<상태>
근력: 165 (+5)
체력: 168
끈기: 78
특화: 무기 강화 Lv 3
특성: [초인]
“그 사이에 진짜 말도 안 되게 올랐어.
이렇게 빨리 올라도 되나 몰라.”
카심은 잠시 바라보더니 웃었다.
“가자.”
“... 거기가 여관은 아니지.”
“싫으면 여관으로 가라.”
“에이. 또 왜 그러시나.
아하하!나 팔팔해!”
오르는 능력치 수치만 봐도 정말로 피곤함 따위 한 번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곧바로 다음 던전으로 이동했고 이곳은 앞 두 개보다 훨씬 쉬웠다.
카심의 마력에 대한 감각 때문에 너무도 손쉽게 클리어했기 때문이다.
<아벨리우스 시스템>
숨박꼭질의 대가 던전 클리어.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주어집니다.
기여도: 86%
보상: 근력 6 체력 8 마력 3
<상태>
근력: 73 (+7)
체력: 75 (+3)
마력: 56
특화: 스피드 강화 Lv 5
특성: [완벽한 육체] [미지의 힘]
<상태>
근력: 166(+5)
체력: 169
끈기: 78
특화: 무기 강화 Lv 3
특성: [초인]
왕국에 오자마자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아서 변한 능력치는 상승 값은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었다.
“드디어 여관이다악!”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침대에 누운 로드리게스는 씻고 나자마자 굴러다녔다.
카심은 그 동안 얻은 아티팩트를 정리했다.
“흐음.”
딱히 쓸만한 아티팩트가 없었기에 나머지는 모두 팔 생각이었다.
개별로 따졌을 때 캐슈람보다 나은 게 있었지만,세트 효과는 포기할 만큼은 아니었다.
“로드리게스 상점 좀 다녀와.”
“어엉? 나 피곤해에...”
“이거 팔고 너 아티팩트 무기 하나 사라고 한 건데 싫으면 어쩔 수 없...”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로드리게스는 외출용 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지금 바로 가면 되지?”
언제 그랬냐는 뻔뻔한 표정에 웃으며 팔 물건을 모두 던져 주었다.
후다닥 내려가서 뛰어가고 있는 로드리게스 모습에 카심은 창문으로 내려다보다가 생각에 잠겼다.
“세계.”
광신도 보스가 말한 세계.
성기사 제단의 세계.
“그러고 보니.”
[단트의 유언장]
나를 보고 미쳤다고 하지만 난 미치지 않았다.
미친 건 이 ‘세상’이다.
모든 게 연관된 느낌이 들었다.
“광신도, 아벨리우스.”
다시 창문을 바라보았다.
눈앞으로 펼쳐진 왕국의 풍경.
기존 리톰 영지와는 완전히 달랐다.
정말로 다른 세계라고 해도 될 정도로 차이가 심했다.
아티팩트라는 기물로 이루어진 이 풍경.
그토록 잘 알고 있고 익숙했던 이 왕국의 풍경마저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낯설게 느껴졌다.
“역사를 아는 놈과 레온이자 프레드릭.”
어쩌면 생각보다 큰일을 겪게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
로드리게스는 그동안 강행군으로 인해 피곤하지만, 손에 들린 검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
“내가 아티팩트로 몸을 두르다니.
거기다가 최근 일어난 능력치는 또 어떻고.”
죽기 살기로 왔던 아카데미.
봉인 특성 때문에 좌절하더라도 어떻게든 밥이라도 벌어먹을 수 있기만을 바라며 악착같이 혹사할 정도로 수련했다.
“설마 그 봉인이 이런 엄청난 특성일 줄 몰랐지.
도대체 그 녀석은 어떻게 안 걸까.”
뿐만아니라 여러 가지 신비한 것들도 마치 원래부터 알고 있던 것처럼 척척 알아냈다.
정말로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하지만 전에 말한 것처럼 자신을 이용하려는 것도 아니고 피해가 되는 건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이런 장비들까지 서슴없이 주었으니 그런 것에 궁금해하지 않기로 했다.
은인.
카심은 자신에게 있어서 은인이었다.
“그건그렇고 이제 나도 좀 유명해지려나.
흐흐흐.
3개나 되는 던전을 단둘이서 클리어했으니 난리 나지 않을까?”
기대감을 가지고 돌아가는 와중 누군가 앞을 가로막았다.
“음?”
“어이.”
로드리게스는 순간 당황하며 뒷걸음질 쳤다가 등에서 느껴지는 손에 뒤돌아보니 또 다른 험악한 얼굴의 사내가 막고 있었다.
“따라와라. 험한 꼴 보이고 싶지 않으면.”
“...”
정말로 무섭게 생기고 덩치도 커서로드리게스는 긴장한 얼굴로 침을 삼켰다.
그들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자마자 멈췄다.
“네놈과 같이 다니는 놈.
아주 재미 난 짓을 저질렀더구먼.”
“쉐끼들이 선배의 무서움도 모르고 말이야.
어? 여기에서 그렇게 나대다가 훅 가는 거 한순간이야.”
“어, 어...”
로드리게스는 너무도 험악한 인상의 그들에 본능적으로 겁을 먹었다.
겁을 먹은 로드리게스를 보며 그들은 씩 웃으며 우선 확실하게 공포심을 일으킬 생각으로 어깨를 잡고 힘으로 꾹 눌렀다.
“크크크. 고통스럽지?”
“...”
하지만 여전히표정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며 조금 당황하다가 더욱 힘을 주었다.
“... 고, 고통... 스러울거다아!!!”
온 힘을 다해 어깨를 눌렀다.
하지만 고통에 찬 비명은커녕 공포에 질렸던 표정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때 로드리게스는 자신도 팔을 뻗어 상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음?”
그는 그 행동에 의아 하는 순간 어깨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힘의 압력과 통증에 입이 쩍 벌어졌다.
꽈아악.
“끄, 끄아아악! 봐줘! 봐주세요! 제발!”
괴로워하는 모습에 그 동료는 화들짝 놀랐다.
힘 능력치만 무려 110에 해당하는 녀석이었는데 저렇게 밀리는 것을 보고 순간 당황했다.
“이, 이런 씨발!”
뒤쪽에 있던 그는 다급하게 주먹을 휘둘렀다.
팍.
그러나 너무 간단히 손에 잡혔다.
자신의 주먹이 잡히자마자 그는 다급하게 손을 빼려 했는데 아무리 힘을 주어도 빠지지 않자 공포감에 휩싸였다.
꽈아악!
그리고 전해지는 힘에 손이 한순간 터져버릴 것 같은 통증에 입과 눈이 찢어질 정도로벌어졌다.
“끄아악!”
손을부여잡으며 그대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끄으으 제발 놔! 놓으라고!”
“아아악! 부서져!”
로드리게스는 자신의 손 아래에 무릎을 꿇은 채 고통스러워하는 둘을 보며 묘한 쾌감을 느꼈다.
오히려 스스로가 더 당황한 표정이었다.
평생 약자로 살았기에 아직도 이런 이들을 보면 본능적으로 겁부터 먹었다.
“놔주세요, 제발. 잘못했습니 으으윽!”
“죄, 죄송합니다아악!”
어릴 적 그레이 옆에 언제나 이런 놈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이들에 대한 공포가 심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자신의 아래에서 고통스러워하며 심지어 공포에 질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묘하면서도 쾌감이 흘러넘쳤다.
이제 자신은 약자가 아닌 강자였으니까.
“그런데 당신들 누구지?
아, 혹시 그때그놈들 친구들인가?”
카심의 모습을 봐서인지 은연중에 조금씩 닮고 있었다.
“으으윽. 이, 이걸 좀 놓고...”
“끄으...”
“아, 그...”
로드리게스는 너무 아파하는 그들을 보며 놓으려다가 순간 카심이라면 절대 그러지않을 걸 알았기에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더욱 힘을 주었다.
“으아악!”
“끄어어억!”
“말하면.”
어설프지만 워낙에강한 힘 때문에 효과는 있었고 그들은 주저리주저리 내뱉었다.
그리고 빠르게 여관으로 돌아온 로드리게스는 카심에게 말했다.
“카심! 큰일 났어!”
“왜?”
“그때 여기 와서 니가 손 아작낸 놈들에게 방금 습격받았거든?
근데 내가 힘으로 제압하면서 알아냈어.
놈들은 부랑자 길드라는 놈들로 그때 일로 복수하려고 하고있데!”
“...”
카심은읽던 책을 덮었다.
“그놈들도 부랑자 길드였나?”
“부랑자 길드 알아?”
“왕국에 지내는 대부분 부랑자가 가입한 길드로 아마 인원만 친다면 왕국 내에서 가장 많을 거다.”
“... 그거 좀 위험한 거 아냐?”
“괜히 부랑자겠어?
떨거지 수준이긴 한데... 물론 인원 때문에 무시할만한 이들도 아니긴 하다.
그리고 길드 마스터는 왕국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강자다.
부랑자 길드는 누구라도 자신들을 건드리면 꼭 복수하지.
그래서 저런 거지꼴이라도 쉽게 사람들이 건들지 않아.”
“헉.”
로드리게스는 자신이 실수했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카심이 아니기 때문에 역시 힘이 있다고 막 행동하면 안 된다고 뼈저리게 느꼈다.
“어짜냐! 우리 죽는 거 아냐?”
부패한 신전에서 제대로 된 강자를 봤는데 겨우 그게 명함을 내밀 수 있다고했다.
그런데 왕국에서 손에 꼽히는 실력자라면 얼마나 강할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괜찮다. 아마 지금쯤이면 부랑자 청...”
카심은 말하다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일어났다.
“로드리게스.”
“어?”
“당분간 바빠질 거 같다.”
***
부랑자 길드가 머무는 지하수로.
이곳은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지고 지금은 그들 외에는 아는 이가 없는 비밀 기지였다.
부랑자들 중 일부만 알고 있는 곳이었기에 안전한 피신처였다.
“뭐? 그놈 동료한테도 당했다고?
그 두 놈 나름대로 힘 좀 쓰는 것들이라며.”
“맞습니다. 칸 형님.
괴물 2인조로 힘은 괜찮은 놈들인데 오히려 힘에 눌렸답니다.”
“몇인데?”
“110대로...”
“뭐야 얘기들이잖아.”
“그야 형님에 비하면 그렇지만 그놈들 수준에서는 높은 수치입니다.”
“흐음. 하긴 듣자 하니 이제 막 왕국에 온 놈들이라는데 110대 힘을 가진 녀석을 힘으로 누를 정도라... 그리고어리다며?”
“그렇습니다.”
칸은 턱을 매만지며 씩 웃었다.
“이거 완전 인재 아냐?
이런 인재를... 그런 새끼들이 뺏어가지 못하게 콱죽여야지. 큭큭.
내가 직접 간다.”
칸이 몸을 일으키자 옆에 있던 남자는 당황했다.
“혀, 형님.”
“왜 인마.”
“그게...”
“아~ 새끼 개새끼마냥 왜 이리 낑낑거려? 말해 인마!”
“후우... 사실은 최근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뭐?”
“아타락시아에 관한 소문입니다.”
아타락시아라는 말에그의 얼굴이 급격히 좁혀졌다.
“이 개새끼들이... 그건 건드리지 않기로 약속해놓고!”
“제가 조금 알아본 바로는 3대 길드 쪽에서 나오는 소문인 거 같습니다.
의도적으로 흘린 거 같은데.
그게 왠지 저희 쪽에 올 수 있습니다.”
“씨발 새끼들.”
“그래서 웬만하면 이 상황에서...”
잠깐 고민하는 듯 하더니 히죽 웃었다.
“아니지. 오히려 이 상황에서 내가 움츠려 들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놈들이 더 원하는거다.
자신들에게 쫄았다고 생각할 테니까.
씨발 좆까라 그래.
내가 그따위 새끼들에 쫄 거 같아?”
칸은 입구를 박차고 걸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