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1화 〉8. 아타락시아 사건(5) (41/119)



〈 41화 〉8. 아타락시아 사건(5)

고민하던 카심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지 않았을 때 사건은 터졌다.

아레스 길드 내부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며칠이  지났을  저택으로 누군가 손에 묶인 채 잡혀 오고 있었다.
리게릭은 다가오는 길드원을 보았다.

“그놈인가?”
“예.”

포박되어 오는 남자를 본 리게릭은 죽일 듯한 기세로 노려 보았다.

“네놈 때문에 아레스 길드가 위험에 빠졌다.”
“...”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었다.

“당장 여기서 살점 하나하나 뜯어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지만, 네놈이 모든 것을 제대로 분다면 고통 없이 죽을 것이다.”
“...”
“데리고 가라.”
“옙!”
“그리고 최대한 외부로 세어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알겠습니다!”

물론 절대 막지 못할 것이다.
너무도 갑자기 나타난 아레스 길드원이 아타락시아를 사용했다는 증거.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이제부터는 시간 싸움이었다.

리게릭은 즉시 리오나를 통해 카심에게 이 상황을 전달했다.
저택으로 찾아온 리아나에게 이야기를 듣자마자 물었다.

“그래? 내가 만나 볼  있을까?”
“우선 연락은 해볼게.”

리게릭은 충분히 권한이 있는 인물이었기에 아레스 길드가 만든 감옥으로 안내했다.

“리게릭님. 부탁이 있는데...”
“뭔가?”
“이 사람 옷을 전부 벗겨볼 수 있나요?”
“뭐?”
“헛! 오빠 무슨 소리야?”
“아타락시아를 사용하게 되면 몸에 이상 현상이 일어납니다.
진짜 사용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요.”

이어진 카심의 말에 둘은 금방 이해하면서도 의아했다.
도대체 어떻게 아는 것인가 싶지만 우선 리게릭은 입구를 지키고 있는 길드원에게 말해 그의 옷을 모두 벗겼다.
리오나는 잠시 뒤돌아 서 있는 사이 카심은 천천히 그의 몸을 살폈다.

“...”
“보이나?”
“아니요.”

그 말에 옷을 벗고 있던 그는 소리쳤다.

“저, 저는  했습니다! 리게릭님! 제발 믿어 주세요!”

갑자기 알몸으로 소리치자 옆에 있던 길드원이 화를 냈다.

“이 새끼가 어제는 네놈이 했다며! 거기다 증거도 나왔고 왜 이렇게 오락가락 한 거야!?”
“그게 아타락시아를 사용한 증거겠지. 너 때문에 아레스 길드가 위험에 빠졌어 이 새끼야!”

그의 옷을 벗겼던  길드원의 외침에 그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카심은 잠시 그를 보다가 쇠창살을 나왔다.

“... 그렇다면 역시 일부러 퍼뜨린 건가?”
“모릅니다.
아타락시아를 꾸준히 복용하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물론 거짓이었다.
만약 이놈이 역사와 관련된 놈이라면 문신이 있을 가능성을 생각했는데 보이지 않았다.

“혹시 제보자는 누구였죠?”
“제드라라는 길드원이지. 그 자는 왜?”
“만나보고 싶어서요.”
“흐음. 하지만 워낙 증거가 확실해서 말이야.
저 놈의 가방에서 다량의 아트락시아가 나왔거든.”

카심은 다시 그를 보았고 그는 울먹이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평소 성격은 어땠나요.”
“괜찮은 친구였지. 성실하고...”
“그럼에도 확신하는 이유가 있나 보네요.”

리게릭은 가볍게 끄덕이곤 말을 이었다.

“최근 집안에 문제가 있더군.
그로 인해서 마약에 손을 대서 돈을 벌려던 목적이었겠지.
거기다 아까 소란 피운 것처럼처음에는 스스로가 했다고 인정을 했었다.”
“...”
“뭐야 그럼 확실한  아냐? 아빠 어떡해 그럼?”
“후우. 사용했던 것도 무려 한 달이나 되었다는 증거도 얻었어.”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카심은 별 동요하지 않았다.

“우선 제보자도 만나보고 싶네요.”

리게릭은 자신이 머무는 방에 카심과 리오나를 데려다 놓고 잠시 후, 제드라를 데리고 왔다.

“무슨 일이죠?”
“이 친구가 보고 싶다고 하더군.”

제드라는 경계하는 눈으로 카심을 보았다.
한눈에 보아도 어리고 루키로 보였기에 의아했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리게릭이 자신이 해야할 일을 다른 이에게 전담했으니 긴장하고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확실히 루키라고 보기에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어느 날 그 녀석의 상태가 이상했습니다.
비틀거리면서 몸은 좋지 않았는데 얼굴은 마치 행복한 것처럼 웃고 있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집안 사정이 갑자기 안 좋아졌다는 소식을 들어서 충격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우연히 놈이 들고 다니는 무한의 가방을 보게 되었는데 안에 아타락시아를 발견했습니다.”
“...  그 가방을 뒤졌습니까?”
“그, 그거야 최근 도는 소문 때문에도 그렇고 의심스러워서 알아내려고 한 거죠.
혹시 저 놈이 이상한 사람에게 들켰다가는 그대로 아레스 길드는 정말로 위험해지는 것이니.”

리게릭은 끄덕이며 동조했다.

“제드라 덕분에 빠르게 우리가 조치할 수 있었다.”

카심은 리게릭을 보다가 다시 제드라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타락시아는 몸에 증거를 남깁니다.
제보하셨던 인물을 확인했을 때는 전혀 그런  없었죠.”
“그래요?”
“아십니까?”
“아니요. 잘 모르는데...”
“그럼 혹시 확인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저를 의심하는 겁니까!?”

제드라는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화를 냈다.

“그리고 당신은 그걸 어떻게 아는 겁니까!?
혹시 직접 사용해본 건 아닙니까?
제가 알기론 아타락시아에 관한 게 거의 알려진 게 없는 거로 아는데!”

제드라 말대로 사실 아타락시아에 대한 것이 크게 알려진 점이 없었다.
그저 위험한 마약이라는 것뿐.
그로 인해 몸에 어떠한 일이 일어난다든지 전혀 수 없었다.
그래서 리게릭과 리오나도 조금은 의아한 얼굴로 카심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카심은 살며시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저희 부모님이 아타락시아에 중독 되어 돌아가셨습니다.
물론 본인들이 사용한  아니라 경쟁자에 의한 살해였습니다.
그래서  알고 있고 무엇보다 증오하고 있습니다.”
“아... 오빠.”
“크흠.”

한순간 의심했던 리게릭은 미안함에 헛기침을 했고 제드라 역시 당황했다.

“그, 그런...”
“의심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저 아레스 길드를위해 확실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제드라님께서도 머지않아 추궁을 당할 수 있으니 이참에 확실하게 가는  훨씬 안전할 겁니다.”
“...”

제드라는 리게릭을 보았고 리게릭은 끄덕이자 제드라는 하는 수 없이 모든 옷을 벗고 확인했다.

아무것도 없었다.
이 사람 역시 딱히 그쪽과 관련은 없었다.
이러면 정말로 그 사람 혼자인가 싶었다.
우선은 제드라를 보내고 잠시 생각에 빠져 있었는데 잠시  들어 온, 리오나가 다가가 위로했다.

“그런 사연이 있었다니 몰랐어, 오빠.”
“거짓말이다.”
“뭐, 뭐?”
“...”

 사람은 황당한 얼굴로 보았다.

“크흠, 그렇다면 정말로 자네는 어찌 아는 것인가?”

리게릭은 다시 의심했지만 카심은 고개를 저었다.

“더 확신하셔야 하는 겁니다.”
“뭐?”
“제가 정말로 속일 생각이면 이게 거짓말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 이것도 그러면 속이려고 하는  수도 있잖아.”

리오나는 의심 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었지만, 그 속엔 장난기가 가득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그렇다면 정말로 어떻게 아는 것인가?
나 역시 아타락시아에 관한 것에 대해서 많은 걸 알지 못해.
특히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이야기고.”
“그것도 거짓말입니다.”

두 사람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그 반응을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만약 일부러 그런 것이라면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 오게 되면 분명히 행동이 달라질 테니까요.”
“그럼! 제드라  사람은 당황하던데 설마...”
“아니, 진실된 사람이라도 당연히 당황하기 마련이지.”
“그렇다면 숨기려 하기 때문인가?”
“그것도 아닙니다.
사실이라 하더라도 의심받게 되면 본능적으로 숨기거나 거부하려고 하거든요.
자신이 의심 받고 싶지 않으니까.
기본적인 인간의 행동입니다.”
“뭐야 그러면!”
“표정, 행동, 말투. 모든 것을 종합해야 하는 거긴 하지만 그 이후에 행동이다.”

개소리와 적절한 진실이 섞이면 충분히 진실로 위장할 수 있었다.
리게릭은 눈동자를 크게 떴다.

“그렇군. 그렇다면 제드라를 주시해야겠군.”
“예. 우리는 애초에 이게 지금 조작된 거라고 믿고 움직여야하니까요.
그래야 최대한 반응을 빠르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허, 허허허.”

리게릭은 갑자기 웃었다.

“이거 참, 정말로 대단한 친구구먼. 허허.”
“봐 아빠. 내가 대단하다고 했지?”
“어떤가? 우리딸 정도면 훌륭한데.”
“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는 관심 없거든!?”

카심은 피식 웃었다.

“쓸만하긴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확인 차 좀 데리고 가야 할  같습니다.”
“뭐!? 쓸만? 웃기고 있네!”
“어딜 가려고?”
“아타락시아 사용한 길드원이 살던 곳으로 가보려 합니다.
조금  제대로 확인해보고 싶어서요.”
“오, 과연. 알겠네. 거기에 대한 정보를 주겠네.”

곧바로 리오나와 함께 다시 여관으로 돌아왔고 로드리게스가 반겼다.

“왔어?”

미리 이야기를 해놓은 탓에 로드리게스는 이미 장비를 입고 있는 상태였다.

“우와! 오빠 방패 뭐야?
무기도 아티팩트고 헐! 전신이 다 아티팩트네?
도대체 뭔 짓을 하고 다닌 거야?”
“후후후.  이 방패는 유니크 급이다? 볼래?”

자랑하는 로드리게스를 나두고 카심도 빠르게 장비를 갈아입었다.
그런 카심을 보고는 리오나는 갸웃거리다가 갑자기 로드리게스를 때렸다.

“아야! 왜 때려?”
“아니, 카심 오빠가 고생 다 하는데 왜 좋은 건 오빠가 다 가지고 있는 건데?”
“카심이 다 준거야.”

리오나는 카심을 바라보자 고개를 저었다.

“힘 쎄다고 협박하더라.”
“거봐! 이 도둑아!”
“아니라고! 악! 야 인마!
그렇게 말하면 어떡해!
악! 얘는 손이  이렇게 매워!”

짝짝 소리가 날 정도로 맞고 있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가끔은 이런 모습을 보는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텔레포트 장치를 이용했고 순식간에 다른 영지에 도착했다.

-끼룩!

아직 시야가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들려오는 갈매기 소리.
그리고 시원한 바람과 바다의 비린내.

천천히 시야가 돌아오는 순간 눈앞으로 드러난 바다 풍경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와!”
“멋있다...”

텔레포트 장치가 있는 곳은 높은 지대였다.
아래로는 계단식으로 된 지형으로 각각 집과 상점 건물들이 있었고 아래로는 선착장이 있어서 수많은 크고 작은 배가 놓여 있었다.

이곳은 해로를 이용한 활발한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는 라트란 영지였다.

왕국 수준은 아니지만, 영지치고는 사람이 무수히 많았고 독특한 복장의 사람도 많이 보였다.
영지 자체도 타 영지에 비해서도  편이었고 바다라는 뛰어난 풍경을 지니고 있어서 관광으로도 인기 있는 영지였다.

특히 이곳에는 왕국에서도 보지 못하는 진귀한 물건이 있었기에 귀족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곳이다.
그만큼 볼거리도 풍경도 아름다웠기에 도시 출신인 리오나와 대륙 시골 출신인 로드리게스에겐 아주 멋진 곳이었다.

“놀러  거 아니니까 빨리 움직이자.
이번 사건 해결하지 못하면 이런 거 두 번 다시  본다.”
“... 꼭 말해도 그렇게 살벌하게 말하냐.”
“그래! 정신 차려 로드리게스 오빠!”
“너도 봐 놓고...”

카심은 즉시 아타락시아를 사용한 길드원의 부모가 사는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카심도  영지는 처음이었기에 장사하고 있는 사람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실례합니다.”
“아이고 손님이신가? 유저분들이시구만~”
“예, 과일이 맛있어 보이는군요.
이거랑 이거까지 주세요.”

로드리게스가 물건을 받으면서 카심이 돈을 주는데 계산보다 조금 더 주었다.

“어라? 돈이 많은데요?”
“실은 묻고 싶은 게 있어서요.
헤럴드로인 이라는 사람 아시나요?”
“헤럴드.. 아! 알지! 자식이 아레스 길드 갔다고 어찌나 떠들던 양반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도통 보지 못했네.
좋지 않은 소식이 있다고는 하던데.”
“혹시 집이 어딘 줄 아십니까?”
“원래 아주  살았지요.
그런데 아마 지금은 그 집이 아니라 다른 곳일 거예요.
잘은 모르겠고... 아참, 저기 잡화점 집에 가면 폴슨이 알 거예요.
둘이 친했거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잡화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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