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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화 〉8. 아타락시아 사건(8) (44/119)



〈 44화 〉8. 아타락시아 사건(8)

“지금 당장은 가장 자극적이겠군요. 안젤 말대로 한번 각을 만들어 보죠.
이왕  거 크게.
영웅 길드와 드래고니안... 두 길드와 한번 부딪혀 봅시다.”

안젤은 활짝 웃었고 다른 간부는 놀란 얼굴로 보았다.
알베이안은 저 아래로 내려가는 두 길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였고 겨우 하루가 지난 후에 대대적으로 공표했다.

[아레스 길드는 모욕을 참을 수 없다.
영웅 길드와 드래고니안 길드에 대결을 청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왕국에서는 난리가 났다.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않았던  길드의 힘 싸움.
마침내 그게 이루어지니 한순간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그것 때문에 아타락시아가 아레스 길드에서 사용한 게 아니냐는 소리가 있었지만, 그 화제보다 누가 더 강한지에 대한 화제가 훨씬 컸다.
여기저기서 이것에 관한 이야기밖에 없었다.

누구는 영웅 길드가  강하니 드래고니안 길드가 더 강하니 하지만 두 길드 상대로 대결을 건 아레스 길드가 더 강하다는 등 내기까지 펼쳐졌다.
반응은 확실히 나쁘지 않았다.
그만큼 자극적인 소재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알베이안은 진짜 싸울 생각이 없었다.

증거를 확실히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생각이었고 증거가 얻는 순간 오해했다고 말을 돌리면 된다.
이로 인해 영웅 길드와 드래고니안은 다른 행동보다 싸움에 대한 대비를 하게  것이니 특별한 행동을 하기에 분명한 제약이 걸린다.
만약 하게 되면 그 틈을 파고들 공간이 평소보다 훨씬 크게 보이고 그것을 파고들면 된다.

공표 이후에 당장 아레스 길드는 아주 빠르게 움직였다.
카심이 했던 것처럼 헤로인의 부모가 살던 곳으로 향해 조사를 벌였고 빠르게 케른 더 바이트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그들은 예상치 못한 일을 겪었다.

케른 더 바이트가 항해하는 와중 침몰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안에는 직원 모두가 타고 있었고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한 채 수장되었다는 소식도 들어야 했다.

이것으로 그들 역시 누군가의 계획이라는 것을 확실해졌지만 분명히상황은 더 악화 되었다.
심지어 헤로인은 부모님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는 완전히 정신이 나가면서 대화조차 통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순식간에  달이 가까워지면서 아레스 길드 내부에는 진짜로 전투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한순간 살벌할 정도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
“정말로 싸울 생각입니까?”
“뭔 소리야! 당연히 싸워야지!
씨부랄! 여기서 사실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이러면 우리는 완전 개쪽이라고~”
“그래서? 두 길드와 동시에 싸운다면 이길  있어?
이기기는커녕 우리는 전멸할 거다.”
“씨뿔! 저쪽도 피해가 만만치 않을걸?”
“저들은 게릴라 작전을 구사해서 양쪽에서 가볍게 치기만 하더라도 우리는 당할 수밖에 없겠지.
그렇게 해서 막아낸다 한들 우리의 피해는 어마어마하겠지.
그럼 거기서 끝일까?
아니, 바로 밑에서 노리고 있는 아이언 길드, 푸른 사냥꾼, 스톤 등등 수많은 길드가  자리를 빼앗기 위해 달려들 거다.”

안젤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흥이라며 고개를 돌렸다.
알베이안 역시 그것을 알고 있기에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누군지 몰라도 철두철미했다.
증거를 얻을 수 없게끔 없애 버렸으며 최근 소문은 이제 완전히 아타락시아를 사용한 길드라며 퍼지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정말로 위험했다.

“우선은 헤로인이 독단적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해야 합니다.
그에 대한 처벌 역시 받아야겠지요.
그리고 대결은 안젤 말대로 이대로 피하게 되면 아레스 길드는 세 길드 중 최약체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얻게 되는 피해 역시 클 테니...”

알베이안은 어느새 여유로운 모습이 아니었다.
그 눈빛이 차가우리만치 서늘하게 변했다.

“제가 가서 막아보겠습니다.”

그곳에 있던 간부들은 순식간에 변하는 공기에 피부가 오싹해졌다.
그와 동시에 간부들 역시 삽시간에 전투태세로 바뀌었다.

헌데 그때 누군가 급하게 뛰어와 소리쳤다.

“부 길드 마스터님! 급히 전할... 헙.”

그는 들어오자마자 느껴지는 살벌함에 움찔했다.

“무슨 일이신가요?”

알베이안이 말하자마자 다시 분위기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게... 난리가 났습니다.”
“제대로 설명을 해라!”

다른 간부가 소리치자 그는 움찔했지만, 다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심이...”

보통 자신들 앞에서 저렇게까지 하지 않기 때문에 뭔가 정말로 큰일이 났음을  그들은 빠르게 저택에서 나왔다.
그리고 아벨리우스 수정으로 향했는데평소보다 몇 배는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 근처에 가지도 못할 정도였다.

그들은 이곳에서 오래 지냈지만 생전 처음 보는 상황에 놀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잠시 후, 그들도 수정 앞으로 향했고 각자 수정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들은 동시에 깜짝 놀랐다.

“이게 뭐야.”
“...”

알베이안도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수리에바)

[사냥터]
[던전]
[전사의 탑]

[전사의 탑]

도대체 저게 뭐란 말인가?
사냥터도 던전도 아닌 별개의 카테고리.

수백년이 이어진 아벨리우스 역사동안 한 번도 일어난 적 없는 일이었다.

그 덕분에 지금 왕국에서도 대거 내려오고 있는 게 보였고 사람들은 갈라졌다.
알베이안은 다가오는 엘룬과 그리고 옆에 있는 다른 두 사람을 보았다.

그들은 엘룬과 같은 황금색 갑옷을 입고 있었다.

“운이 좋군요.”
“...”

엘룬은 알베이안을 보며 가볍게 웃더니 수정을 보고는 역시 눈썹이 움찔거렸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뒤이어 왕국에서 온 이들 전부가 사라졌다.

“우리도 가죠.”

알베이안도 전사의 탑으로 로그인을 시도했다.

번쩍!

한순간 풍경이 바뀌었다.
그리고 알베이안은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천천히 고개가 올라가면서 반대로 턱은 아래로 내려갔다.

거대했다.
아니, 그 말을 몇 개는 더 붙여야 할 정도로 엄청났다.
건축물에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높이는 말할 것도 없었지만 넓이 역시 믿어지지 않았다.

“... 도대체 이런 건물을... 어떻게 만든 거야?”

옆에 온 안젤도 입을 벌린 채 서 있었다.
다른 간부도 마찬가지였고 애당초 이곳에 온 모든 이들이  같은 표정과 반응이었다.

“이 정도 인원이면 거의 왕국 유저 반이 온 거 아냐?”

그만큼 정말로 많은 수였다.
무려 수십만 명이 넘는 수였지만 탑의 거대함 앞에서 부족해 보였다.

알베이안은 여전히 멍한 얼굴이었다.

“정말로 놀랍군요. 이 아벨리우스 세계는...”
“그러니까. 도대체 여기는 어디 대륙인 거야?
저런 곳이라면 유명한 거 아냐? 아벨리우스 세계로 가는 게 아니라 직접 가보고 싶네.”
“...”

알베이안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여전히 탑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시각.
한  만에 돌아온 카심을 보며 로드리게스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도대체 한  동안 어디 갔던 거...”

그러다 문득 그의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

“헉, 장비는 왜 그래? 그리고... 괜찮아?”

카심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장비는 걸레가 되어 있었으며 아티팩트도 완전히 부서지려는 수준이었다.
거기다가 얼굴에는 피곤함이 가득했다.

“하아, 한 달 동안 잠도 못 잔 상태다. 피곤하니까 비켜.”
“헤로인이 정신을 차렸어.
그리고 우리를 보고 싶다고 해.”
“... 가자.”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얼굴로 다시 몸을 돌리자 로드리게스는 걱정되었지만, 우선은 빠르게 아레스 저택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제지를 당했지만 잠시 후, 나온 리오나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 감옥으로 향했다.

“오빠 괜찮아? 한 달 동안 안 보이더니 어떻게 된 거야?
그리고 장비랑 얼굴은 왜 그래?”
“얼른 가자. 당장이라도 쓰러질 거 같으니까.”

처음 보는 카심의 얼굴에 리오나는 걱정스러워 로드리게스를 보았지만 모른다고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우선 빠르게 감옥으로 향하자 헤로인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헤로인의 상태는 심각해 보였다.

“벌써 한 달째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어.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상태인데 며칠 전에 자기 부모님 장례식 치러준 두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했어.
그 이후로 또 아무런 말 안 하고 있는 상태고.”

감옥 문을 열고 들어갔다.
가까이서 보니 상태는 더 좋지 않았다.
초점이 없는 눈빛으로 거의 본능적으로움직이는 듯했다.

“헤로인. 당신이 부탁했던 부모님을 보낸 이들입니다.”

리오나가 조심스레 다가가 물었지만 아무런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직접 화장을 도운 분들입니다.
당신이 불러오라고 했잖아요.
정신차려 보세요.”

그러나 역시 반응이 없자 리오나가 고개를 저으며 카심을 보았다.

“비켜.”

카심이 헤로인에게 다가갔다.

“어이, 네놈 부모님이 썩어 문드러질뻔 한 걸 구해주었다.
억울하지 않나?”
“오, 오빠!”
“카심!”

고통에 빠진 이에게 할 말이 아니었기에 화들짝 놀랐지만 카심은 멈추지 않았다.

“나같으면 억울해서 뒤지지도 못할 거다.
감히  부모님을 그렇게 만들다니.
찢어 죽이고 싶겠지.
그걸... 우리가 해주겠다.”

이어진 말에 헤로인의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렸다.

“그리고... 네놈 부모님은 잘 보내 주었다.
화장하는 순간에도 다행히 부패되지도 않았어.
아주 온전한 모습이었다.”

결국 헤로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가,,, 감... 사합니...다.”

정신을 차린 헤로인을 보며 세 사람은 잠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린 헤로인은 카심과 로드리게스를 보았다.

“말씀... 드릴 게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쇳소리처럼 흘러 나와 자세히 듣기 위해서는 귀를 기울여야 했기에 로드리게스와 리오나는 다가갔다.
카심은 그럴 필요가 없었기에 서 있었다.

“저는... 냄... 새에 민감... 합니다... 저에게... 아타락시... 아를... 주었던 사람의 냄새를... 기억 합니다...”

 말에 리오나와 로드리게스가 놀라 카심을 보았고 카심은 끄덕이며 헤로인의 말을 집중했다.

“어, 얼마... 전... 그 냄새를 가진... 사람을... 만났... 습... 니 쿨럭! 커헉.”

헤로인은 기침을 했는데 입에서 피가 흥건히 나왔다.

“헤로인님!”
“괘, 괜찮... 습니다... 저는... 이제 가망... 이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입니까?”

헤로인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려 카심을 보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부... 길드... 마스터... 알베이안...”

이어진  말은 충격적이었다.

“그, 그럴...”

리오나는 화들짝 놀라며 소리치려 했지만 카심이 순식간에 입을 막았다.
문을 지키고 있는 이들이 들으면 안 되는 정보였다.

그리고 헤로인은 점점 목이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축 처졌다.
로드리게스는 그를 살피고는 고개를 저었다.

헤로인이 죽고 셋은 여관으로 돌아왔다.
리오나가 저택에 있자고 했지만, 일부러 여관으로 온 것이다

“리오나. 절대 이것에 대해서 네 아버지에게말해선 안 된다.”
“왜? 아빠한테 말해야만...”
“아니, 네 아버지는 올곧은 사람이다.
올곧은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너라면 무슨 말인지... 알... 거다.”

말을 하던 카심은 갑자기 침대에 털썩 주저앉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카심!”
“오빠!”

두 사람이 놀라 다가왔지만, 다행히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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