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화 〉9. 전사의 탑(4)
그렇게 다시 전사의 탑으로 향했다.
***
전사의 탑 63층.
알베이안이 지배하고 있는 층으로 저택의 모양을 지니고 있었는데 지배자의 원하는 방향에 따라 그 형태로 설정할 수 있었다.
“알베이안~”
그런데 그곳에 누군가 찾아왔다.
발랄한 금발을 휘날리며 저택의 문을 부수고 들어 온 그녀는 당당하게 알베이안의 집무실까지 들어왔다.
“... 또 부쉈습니까?”
“아~ 어차피 저거 자동으로 고쳐지잖아. 그런데 뭐 봐?”
그녀는 64층의 지배자였다.
영웅 길드의 부 길드 마스터였다.
“아레스 길드에서 영입하려는 인재입니다.”
“아~ 나도 볼래.”
“당신은 타 길드잖습니까?”
“우리 어차피 지금은 받을 생각 없거든?”
그녀는 살펴보더니 한 명을 툭툭 쳤다.
“프레드릭 이 친구가 요즘 핫 하던데?”
“우리 쪽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벌써 40층에 도달했다지요?”
“올림푸스 아카데미에서는 그냥 그랬는데 왕국에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거 같아.
아무리 봐도 탐난다니까.”
“그러고 보니 안토니오는 잘 하고 있습니까?”
“당연하지~ 안토니오도 벌써 40층에 올라섰다고.”
“대단하군요.”
“그런데 올림푸스 갔다 온 뒤로 뭐랄까... 좀 달라져서 옛날의 귀여운 맛이 없어.”
“성장한 것이겠지요.”
“지그하르트도 아카데미 그만두고 왔다며? 벌써 39층이라던데?”
“예. 드래고니안 쪽의 라이안이란 친구도 40층에 달성해서 곧 세 명이 만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알베이안은 다른 이름을 보고 있었다.
카심 – 20층
* 최단기간 클리어 진행 중.
리게릭과 함께 움직였던 그 청년.
자신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기억에 남았다.
거기다가 최단 기간 클리어 진행 중이라는 게 신경 쓰였다.
20층에 올라서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일주일.
아무리 1년사이 정보가 풀렸다지만 가공할 스피드였다.
62층의 지배인 로할림스트롬이 도전해 왔습니다.
“도전자네요.”
“오~ 구경구경!”
***
전사의 탑 20층.
“와!”
“여기 뭐야!”
처음 20층에 온 사람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미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기방도 아니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 마을엔 모두 전설 속에서 등장하던 난쟁이 종족이 형성한 마을이었다.
처음 본 난쟁이족에 신기해하기도 했고 같은 인간 말을 하니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으악 징그러. 죽일 순 없나?”
“하하! 인간! 나도 네놈들이 징그럽지만 이곳에서는 그럴 수 없지!
왜냐! 그거야... 내가 네놈들 보다 강하니까.”
한순간 변하는 눈빛과 분위기에 유저는 움찔하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카심은 그것을 보며 피식 웃으며 다가갔다.
“허세는. 창이나 띄워.”
“크, 크흠. 허세가 아니다 인간!”
이들의 역할 중 하나로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당연히 여관은 물론 음식도 판매했고 그저 기본적인 마을의 역할과 같았다.
말 그대로 이곳은 휴식처였다.
당연히 이들은 절대 공격할 수 없는 실드가 존재했다.
그래서 난쟁이는 허세를 피울 수 있던 것이다.
[무기]
[방어구]
[잡화]
[퀘스트]
[무기]
난쟁이의 검 – 3G
난쟁이의 대검 – 5G
난쟁이 투구– 2G
.
.
.
사실 난쟁이 무구류는 썩 좋지 않았다.
이곳에서 살 수 있는 것 중 그나마 쓸만한 것은 잡화 중에 있었다.
[잡화]
5층 내려가기 - 5G
G는 한 층 올라갈 때마다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층에서부터는 2G를 얻을 수 있었기에 이것을 사고 25층에 간 다음에 다시 내려오는 방식을 이용해 일명 앵벌이가 성행한다.
그렇게 40층부터는 아주 괜찮은 장비를 살 수 있게 된다.
나중에 이 20층 구간의 앵벌이가효율적이다.
30층 구간부터 난이도가 확 올라가기도 했고 이곳에서 꽤 많은 G를 얻고 40층에 갈 실력을 키우는 게 가장 좋았다.
물론 카심은 관심 없고 다른 것을 구매했다.
“고블린 여왕의 향수 줘.”
“오! 그 제품을? 재미있는 인간이군!”
2G를 지불하고 병 하나를 들고 지나가자 주변에 있던 몇 사람이 카심을 알아보았다.
“헉! 사신이다.”
“사신?”
“있어. 운 좋게 같은 팀이 된 적 있었는데 갑자기 사라지더니 끝나더라.
그게 몇 번 있었나봐.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사신이라고 불리지.”
“상대가 존나 허접했던 거 아냐?”
“뭐 그럴 수 있긴 하지. 스피드 강화가 특화라하더라고.”
“야. 그러면무조건이지.”
“그런가?”
카심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슬슬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크흠, 사신이라니.”
물론 손발 오그라드는 별명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전 삶에서 가장 빨랐던 이가 40층까지 네 달이었던가?”
당시에도 압도적인 속도였지만 그렇게까지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한 달.
그 안에 40층까지 올라갈 생각이었다.
마을 중앙에는 거대한 아치형 문 하나가 있었다.
말 그대로 덩그러니 문 하나가 놓여있었고 뒤로 보아도 그냥 서 있을 뿐이지만 이 문을 열게 되면 다음 층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문을 밀자 문이 열리면서 뒤쪽 집이 보이긴 했지만 미묘하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아, 그때 그게 누구더라?”
그러다 문득 떠오른 이전 최단 기록.
갑자기 떠올랐다.
바로 로드리게스였다.
괜히 뺏어가는 거 같아 미안함에 어깨를 으쓱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출렁!
한순간에 풍경이 바뀌며 가장 먼저 보인 건 약 20명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 보는데 사방으로 방책이 몇 개 놓여있었는데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중앙의 붉은 수정이었다.
“여긴 또 뭐야?”
“으아, 매번 뭐가 이렇게 다양해!?”
“그래서 재밌는 거잖아요~ 보아하니 우리 같은 편 같은데 잘해봅시다! 다 같이 21층 갑시다!”
힘차게 소리치고 있을 때 카심은 주변을 둘러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시작부터 사용할 수 있겠군.”
밀려드는 몬스터에 수정을 지켜라.
A 진영보다 오래 버틸 것!
떠오른 창을 보며 누군가 소리쳤다.
“뭐야 우리 말고도 다른 쪽이 있다는 거야?”
“이런 씨발! 이렇게 간단할 리 없지! 모두 죽을 각오로 막아!”
“니가뭔데 명령이야!”
“뭐야!? 나 흑기사 길드야 씨발!”
합심해야 함에도 이들은 서로 자기들이 잘났다며 싸우고 있었다.
전사의 탑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었다.
“그만! 우리끼리 싸워봐야 의미 없습니다.
전 이미 이 미션을 해본 적 있습니다.
끊임없이 고블린이 공격해올 겁니다!”
“에이 고블린 따위 별거 아니잖아!”
“저도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밀려오는 고블린은 결국 지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얼마만큼 힘을 합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러는 사이에 반대쪽은 힘을 합쳐 막아내고 우리는 막아내지 못해 결국 또 머물게 될 겁니다.”
그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을 때 카심은 갑자기 입구 쪽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저기요! 나가는 건 위험합니다!”
카심은 멈추고돌아섰다.
“잘 막고 있으면 됩니다.”
그 말을 하고는 그대로 방책을 넘어서 앞으로 달려나갔다.
“뭐야! 저래도 되는 거야?”
“병신 짓입니다.
하아. 씨. 상대와 거리는가늠할 수도 없을 만큼 멉니다.
거기다 몬스터는...”
그가 말하고 있는 사이 땅이 울렸다.
“바로 시작이거든요.
이곳 일대는 전부 고블린으로 가득 찰 겁니다!
활을 사용하는 분들은 모두! 담벼락 쪽에 붙어 주시고!
절대 앞으로 달려나가는 게 아니라 이곳 담벼락을 지키면서 싸워야 합니다!”
그들은 각자 위치에 서서 대기하고 있을 때 저 멀리 땅이 울릴 정도로 달려오는 고블린을 보았다.
그들에게는 약한 몬스터지만 수백을 넘어 수천수만 마리까지 보이니 침을 꿀꺽 삼킬 정도로 긴장했다.
그 사이, 카심은 숲 사이를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고블린들이 끊임없이 나오기에 벌써 전방에 고블린이 보였지만 더욱 속도를 높여 나무 위를 밟고 달렸다.
이번 미션은 두 진영이 몬스터를 잡고 버티는 것이다.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는 보통 일주일 동안 이어진다.
거기서 오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고블린에 죽는 이도 있지만 지쳐서 죽는 게 바로 이 미션이었다.
“여기까지 오는데 일주일이 걸렸는데.
여기서 그 시간을 허비할 순 없지.”
속도가 더 빨라졌다.
한편, A 진영 역시 다급하게 고블린을 막아서고 있었다.
“막아라! 왼쪽이 기울었다!”
쿠웅! 콰아앙!!
“오른쪽에 고블린 로드 출현했습니다!”
“내가 간다.”
그런데 B 진영과 달리 A 진영은 놀라울 정도로 체계적이었다.
그들의 장비를 보면 같은 마크가 다수였다.
즉, 모두가 같은 길드라는 것이다.
최근에 유행한 방법으로 20층 이상부터 이런 식의 미션이 많았기에 길드는 일부러 동시에 들어가 같은 미션을 받는 확률을 높이는 것이었다.
적대하게 되면 간부를 위해 일부러 패배를 하면 되니 무엇이 걸리든 우선 같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이점이 컸다.
그리고 만약 반대편에 된다? 그럼 일부러 지는 식으로 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인해 최근 어이없게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말이 많아지고 있었지만, 힘없는 자들의 외침이었다.
이곳의 시스템을 이용한 것이니 그 누구도 무어라 할 수 없었다.
미션이 시작되고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카심은 어느새 A 진영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
원래라면 여기까지 거리는 제법 뛰어난 유저가 달려도 꼬박 일주일은 걸리는 시간이었다.
“후우. 후우.”
그렇기에 카심도 꽤 많은 체력을 소비해야 했다.
하지만 그럴 가치는 있었다.
일주일 걸리는 시간을 이틀 안에 끝낼 생각이었으니.
그들의 진영 근처 나무쪽까지 몰래 접근해 20층에서 샀던 고블린 여왕의 향수를 꺼냈다.
“키킥!?”
“키악!?”
아직 개봉도 하지 않았음에도 바로 나무 아래 있던 고블린들이 반응할 정도였다.
그래서 지체하지 않고 A 진영의 방책에 던졌고 병은 부딪히면서 깨져 이상한 냄새를 풍겼다.
“윽! 뭐야 이거!”
“몰라! 갑자기 이상한 게 날아왔어! 냄새 왜 이래!”
“어, 어! 저 새끼들은또 왜 이래!?”
고블린 여왕의 향수가깨지는 순간 고블린이 일제히 멈추더니 하늘 위로 고개를 올리고는 소리쳤다.
-키카카카카칵!!!
한순간 달라진 반응.
잠시 후, 고개를 내렸을 때 모든 고블린의 눈이 붉게 변해 있었다.
고블린이지만 섬뜩함을 느낄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
“저,저 새끼들 왜 저래?”
“씨벌 은근히 무서운데?”
한순간 달라진 고블린의 분위기에 움찔했지만 지휘하던 이가 소리쳤다.
“그래 봐야 고블린이다!”
하지만 고블린은 단순히 분위기만 바뀐 게 아니었다.
몸이 반으로 갈라지지 않는 한기어서라도 달려들어 다리를 깨물 정도로 완전히 성향이 바뀐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 집요함에 아무리 약한 고블린이라도 워낙 수가 많으니 앞쪽에서 버티고 있던 이들은 빠르게 무너졌고 담벼락 쪽에서 활을 쏘고 방어하던 이들도 순식간에 무너지려했다.
“씨발 좀 떨어지라고!”
“악! 미친! 이 새끼들 미친 거 아냐!?”
심지어 목이 잘려 죽어도 물고서 놓지 않았고 팔에 잡히자마자 팔을 잘라도 팔은 거머리처럼 달라 붙어 있었다.
거기다 그냥 같은 고블린이 깔려서 죽든 말든, 놈들은 미친 듯이 밀어붙이니 점점 공포가 생겨났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고블린은 침을 질질 흘리며 덮쳤으니 점점 진영이 밀렸다.
“으, 으으!”
“씨발...”
“으악!”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울려 퍼지자 카심은 나무 위에서 잠시 회복하려 했다.
콰아앙!
그때 갑자기 울리는 굉음에 고개를 돌려 보니 머리 위로 제법 큰 붉은 검이 솟아오른 상태였다.
자세히 살펴보는 순간 그가 누구인지 알았다.
“바벨리스.”
푸른 사냥꾼 바벨리스.
일전에 로드리게스와 함께 봤던 유저였다.
그의 이능은 몬스터 사냥에 아주 최적이었고 특히 지금은 그 힘을200% 발휘했다.
거대한검이 움직이는 순간 앞으로 수백마리 고블린이 휩쓸려 사라졌다.
그 덕분에 잠시 밀리려던 상황에서 다시 안정적으로 변했다.
어마어마한 존재감에 A 진영 이들은 다시 사기가 오르며 고블린을 막아냈다.
하지만 저것도 오래 걸리지 못할 것이다.
이능인 본디 꽤 많은 체력을 잡아 먹는다.
혼자서 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그것도 안 되지. 시간 아깝게.”
저대로 두면 2일이면 끝날 게, 3일이 될 수 있었다.
달려나가는 고블린의 머리를 밟았다.
“키킥!?”
그리곤 앞으로 고블린 머리를 밟으며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그 움직임이 마치 평지와 흡사할 정도로 엄청났기에 막아내고 있던 A 진영 중 그 모습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저, 저 사람은 뭐야!”
“누가 나갔었나 본데!?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저렇게...”
“아, 아냐! 저 새끼 B 진영 사람이잖아!”
카심의 머리 위에는 푸른색 동그라미가 있었고 카심의 눈에 A 진영 머리 위엔 붉은색 동그라미가 있었다.
“거, 거리가 엄청 멀다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뭐야 이게? 그리고 어떻게 저렇게 고블린 밟고 오는데 빠른 거야!”
“막아!!”
당황한 그들은 카심을 향해 활을 쏘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가볍게 피하며 오른쪽으로 크게 돌았다.
카심이 노리는 것은 정면에 있는 특화 Lv 7 유저.
레벨 7 유저는 카심을 보자마자 비웃었다.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지만 겨우 네놈 따위가!”
그는 이곳에서 떨어질 거라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특활 레벨 7이 겨우 20층대에서 떨어진다?
길드원에게 비웃음만 살 것이다.
그의 머리 위에 떠 있는 붉은빛 형태의 검이 움직였다.
횡으로 움직이는 검을 보며 카심은 가볍게 뛰어올라 피했다.
“그럴 줄 알았다!”
그 순간 달려든 그는 방패를 들고 밀어붙여 공중에 떠 있는 카심을 향해 공격했다.
챙!
공중에서 공격을 받은 카심은 그 충격으로 뒤로 날아갔고 떨어지면서 고블린과 부딪혀 멈춰 충격을 줄였다.
“땡큐.”
“키칵!?”
그리곤 그 고블린의 머리를 잡고 그대로 놈을 향해 날렸다.
그것은 일종의 가림막이었다.
고블린이 날아가는 사이에 카심의 등 뒤로 초록빛이 터져 나왔고 자세를 취했다.
스피드 강화 Lv. 7
이능 가속.
이것은 단순히 계속 움직이면서 가속도를 낼 수 있기도 했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가속의 중첩.
창의 한 번의 움직임 안에 가속을 중첩 시켜 적용하는 것이다.
한 번이 아닌 할 수 있는 모든 중첩을 시도했고 그와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체력이 빠져나갔다.
끝이 아니었다.
그 동안 성장한 힘과 그리고 무려 100이 넘는 마력이 모조리 몸을 회전하며 한 점에 모여들었다.
그러자 기묘한 일이 일어났다.
창끝이 빨려 들어갈 것처럼 공간이 미묘하게 압축된 것처럼 일렁거린 것이다.
꾸드득.
어깨의 근육이 압축되었고 그것을 지탱해주는 허벅지역시 마력이 들어가며 엄청나게 근육을 압축시키기 시작했다.
팟!
그 상태로 앞으로 한 걸음 내딛었다.
한 걸음이었지만 그것은 날아가는 고블린의 뒤를 순식간에 좁혔다.
촤악!
그리고 날아간 고블린이 놈의 검에 의해 반으로 갈리는 순간이었다.
번쩍!
창이 움직였다.
그런데 다음 펼쳐진 상황은 카심도 예상을 벗어나고 있었다.
파아아아앙!!!!
엄청난 굉음이었다..
“끄, 끄으으. 이럴... 수가.”
바벨리스의 몸 절반이 사라져 있었고 그는 충격 받은 얼굴로 카심을 보다가 이내 쓰러졌다.
하물며 뒤쪽 A 진영의 절반까지 날아가며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이 휩쓸려 죽었다.
휩쓸리지 않은 이들은입을 쩍 벌린 채 고블린이 달려드는 것도 잊고 멍하니 서 있었다.
“...”
심지어 카심은 스스로도 놀라고 있었다.
결과도 결과였다.
허나 그것보다 놀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분명히... 소리가...”
소리가 창의 속도보다 아주 조금이지만 뒤늦게 울렸다.
그와 동시에 떠오른 창은 B 진영의 승리를 알렸고 그렇게 B 진영은 다음 층으로 소환 되었다.
“뭐, 뭐야! 잘 막았잖아?”
“그게 아니라... 끝난 거 같은데요?”
“엥? 어째서...? 아무리 못해도 최소 5일 이상은 진행되는데. 왜...?”
B진영 유저들은 열심히 막고 있었는데 갑자기 21층으로 오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경험자들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카심은 당황스러워 하는 그들 사이를 나와 혼자 근처 바위에 앉았다.
20층부터 대기방은 이렇게 풍경이 있는 곳이었다.
지금은 초원의 배경을 가진 곳이었고 꽤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왔다.
상태창을 띄웠다.
근력: 98 (+7)
체력: 103 (+3)
마력: 123
특화: 스피드 강화 Lv 7
특성: [완벽한 육체] [미지의 힘]
가속 이능.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대단했다.
거기다가 두 개의 특성.
그것이 이 이능의 능력을 200퍼가 아닌 500퍼까지 이끌어 냈다.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 당장 이전 삶의 자신과 붙어도 이기진 못해도, 쉽게 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만큼 지금 이 능력이 말이 되지 않았다.
“수십 년이 겨우 2년도 되지 않아 따라잡는다라...”
억울하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소닉붐.”
사실 어떠한 기술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중요했다.
행동 자체를 아는 것과 그 모든 것을 단 하나에 묶어 두는 것은 꽤나 큰 차이를 보였다.
간단히 말해, 이렇게 해서 이렇게 사용하면 이런 효과가 난다와 소닉붐으로 이런 효과가 난다는 미묘하지만 직접 사용할때 제법 큰 차이를 일으켰다.
0.1초의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나중에 되면 그 차이가 정말로 목숨을 죽고 살리게 만든다.
물론, 만화처럼 외치거나 하는 짓은 아니었다.
정말로 조금 더 빠르게 반응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소닉붐이라 지은 이유 역시 간단했다.
제트기가 소리를 따라잡을 때 일어나는 현상과 아주 흡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 더.”
카심은 나지막이 말했다.
“신속.”
그때 다음 층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