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4화 〉10. 동상이몽(6) (54/119)



〈 54화 〉10. 동상이몽(6)

[재도전]

다시 한번 왕이 될 수 있는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토록 찾던 것을 드디어 얻을 수 있었다.

그 사이, 카심은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흐음.”

양쪽으로 두 큰 나라가 있었다.

[왕이 될 나라], [거대한 산].

두 나라는 무려 150명씩 되는 인원으로 이곳 근처에서 가장 발전한 상태였다.
그랬기에 슬슬 서로 영역에 다다르자 견제하며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고 주변 다른 작은 나라를 흡수해가며 몸집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머지않아 저  나라가 카심이 있는 곳까지도 영향을 끼칠 게 분명했기에 이곳 일대를 확실하게 지도로 남기고 있었다.

“이 미션이 왕만 잡아도 되는 거라 다행이야.
 그랬으면 10년 동안 이어질 수도 있었겠지.”

그렇게 대충 밑그림을 그리고 돌아왔을 때 1번 영지에 10명의 인원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들은 카심을 보자마자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씨벌 우리는 이렇게 고생하는데 저 새끼는 존나게 돌아다니네.”

처음부터 카심에게 가장 불만이 많던 놈으로 학센이란 놈이었다.
드로얀에 의해 이곳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카심을 보자마자 인상을 확 찌푸리더니 손짓했다.

“어이 씨발  새끼야.”

다가오는 학센을 보고 카심은 가만히 섰다.
학센은 흉흉한 기세를 내뿜으며 마주 서서 노려 보았다.

“씨발 우리는어? 존나게 뺑이치는데 넌 뭐해?”
“내가 그걸 너에게 보고해야 하나?”
“뭐? 씨발 푸하하. 이 새끼가 왕이라고 안 처맞으니까 존나게 깝치네.
씨발럼이 평생 여기서 왕 노릇  수 있을 거 같아? 어?”

그 행동에 주변으로 위협적인 기세를 내뿜으며 다른 이들도 조금씩 둘러쌌다.
카심은 그런 그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웃어?”
“모여.”
“뭐?”
“모이라고 전해라. 여기에.”
“미친 새끼가 돌았나.”

그때 누군가 대충 1번 영지로 영지간 이동으로 나타나더니, 학센에게 뭔가를전달했다.
그리고는 씩 웃더니 다시 카심을 보았다.

“이야 이거 재밌네. 야, 두 번째 영지로 와라.
드로얀님께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애들아 가자.”

그가 뒤돌아서자 다른 이들도 뒤돌아서려 할 때 카심은 한번 더 말했다.

“드로얀에게 전해라.
이곳에 오라고.
그리고 오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하아, 씨발  때리네. 야이 개새끼야.
진짜 지가 왕인줄아네?
너 씨발 내가 누군줄 알아?
 여기 끝나면 밖에서...”

그때카심은 그냥 뒤돌아섰고 학센의 얼굴은 완전히 일그러졌다.

“씨발 왕만 아니면 당장죽이는 건데.
넌 씨발 나중에 밖에서 만나면 내가  죽인다.”

학센은 빠르게 두 번째 영지로 넘어가 드로얀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그래요?”
“그게... 감히 놈이 건방지게 후회할거라고... 으흠.”
“...”

드로얀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솔직히 말하면 자존심이 상했다.
자신이 누구인가?
기사다.
감히 그런자신에게 겨우 이런 미션이라고 해서 오라가라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재밌네요. 후회라... 어떤 건지 볼까요?”

얻을 건 얻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놈.
왠지 모르게 조금은 일그러진 놈의 표정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드로얀은 일부러 하루가 지날 때까지 1번 영지에 가지 않았다.

***

이른 아침.

“흐아암.”

카심은 가볍게 기지개를 피며 목을 긁적이며 영주 숙소에서 나와 수정 앞에 섰다.

[대충아무거나]

대충 1번 영지 : Lv 5
두 번째 시작 : Lv 5
쿠와아악 영지 : Lv 3

왕만 이름을 바꿀 수 있기에 처음 발견된 상태 그대로였다.
두 번째 시작을 누르고 바로 이동하겠다는 창을 클릭하자 붉은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순식간에 풍경이 바뀌었다.

“아하하!”
“그래?”
“그렇다니까~”

웃으며 지나가던 이들은 갑자기 나타난 카심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중에서 카심을 처음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머리 위에 떠 있는 왕관 표시에 비웃었다.
그것만 보더라도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기에 카심은 창을 가볍게 어깨에 걸치고는 말했다.

“왕이 명한다.”

왕이 명한다는 말에 여기저기서 웃음을 터뜨렸다.

“뭐라는 거야?”
“푸하하. 웃긴다. 저 새끼 지가 진짜 왕인 줄 아는 거 같은데?”
“아니 뭐, 그래 미션이니까 그렇다쳐도... 지가 진짜 그럴 능력이 되는 줄 아나?”

당연히 좋지 않은 이미지니까 그들입장에서는 우스울 수밖에 없엇다.
하지만 카심은 신경쓰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비록 미션이지만 나는 왕으로써 이 미션을 클리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여기저기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으나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런 와중 반란을 일으키려는 놈들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그래서 나는 기회를 주려한다.
지금 스스로 용서를 빌면  번의 기회를 줄 것이다.”

그의 말이 끝나자 잠시 침묵이 감돌더니 이내 동시에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푸하하하!”
“존나 웃긴다 진짜. 저 새끼 뭐야? 우리 웃기려고 왕 하는 거야?”
“기회를 준데 큭큭.”
“아니 씨발.  진짜 왕인  알았네. 반란이래, 우하하하!”
“아니 누구야? 반란군이 누구냐고! 하하하!”

여기저기서 웃고 있을  누군가 빠르게 움직였고 그는 학센에게 다가가 상황을 설명했다.

“뭐? 진짜 그러고 있다고?”

학센은 건물에서 나오자마자 카심을 바라보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다가갔다.

“이 병신새끼 존나 어이없네.
설마 그런 소리하려고 모이라고  거야?
이 새끼가 진짜 제정신이 아니었네?”

학센은 쿵쿵 거리며 다가와 살벌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그래 이 씨뻘새끼야.
내가 바로 그 반란군이다.”
“...”

카심은 그를 보았다.
주변에서는 재미있다는  킥킥 웃었다.

“내가 반란군이라고  씹새끼야. 뭐? 그래서 어쩌게  씨빨 새... 웁!”

 순간 카심은 그의 얼굴을 손으로 잡았다.
동시에 그의 눈앞으로 창이 떠올랐다.

<왕이 되어라>

왕이 먼저 공격했습니다.
당신도 공격을  수 있습니다.

학센은 창을 보고는 씩 웃으며 특화를 사용했다.

“큭큭, 넌 씨발 뒤졌다.”

그대로 손을 내뻗어 동시에카심의 얼굴을 잡으려했다.
그런데 갑자기 얼굴에 느껴지는 통증에 당황했다.

“어,  잠깐.”

푸아악!

그 팔은 허공에서 이내 축 늘어졌다.
얼굴이 터져버린 학센의 몸이 그렇게 서서히 빛으로 변해 사라졌지만 카심의 손과 몸에 묻은 피는 그대로였다.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모든 이의 시선이 카심에게로 향했다.
그의 손에 흥건히 묻은 피.
피가 묻은 손으로 천천히 머리를 쓸어넘기며 말했다.

“또 없나?”

오싹!

한순간 주변의 공기가 바뀌었다.
마치 칼이 목에닿은 것처럼 싸늘했다.

***

사냥에 나가려던 드로얀은 멈춰섰다.

“드로얀님!!”

뒤쪽에서 누군가다급히 달려오고 있었기에 신하 몇 명과 사냥을 나서려던 그는 그의 말을 듣고 곧바로  번째 영지로 다시 돌아왔다.

영지에 들어온 드로얀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의아했다.
그리고 중앙에 피로 뒤집어쓴 카심을 보고 살짝 미간이 찌푸려지며 다가갔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대뜸 반역자를 물색한다는 이유로 나타나신하를 죽이다니... 이게 왕으로써 할 짓입니까? 심지어 기습이라니? 참으로 추하지 않습니까.”

학센을 어떻게 죽였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저 기습으로 죽였다는 소리만 들었던 것이다.

이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상황이었다.
자신이  동안 확실하게 이런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이것은 완전한 명분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제법 똑똑하다 여겼는데 이렇게 무식하게 움직일 줄은 몰랐기에 오히려 놀라웠다.

“스스로 진짜 왕이라도  줄 아시는 겁니까?”

카심은 그런 드로얀을 향해걸어갔다.

“그래서,구했나?”
“무슨 말입니까?”
“새로 왕이 될  있는 아이템 말이다.”
“...”

순간 드로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 설마 당신도 얻으신 겁니까?”
“아니.”
“호오, 그런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런 게 있을 만 할 테니까.”
“과연! 거기다가 용케도 제 의도도 파악하셨고.”
“모르면 병신이지.”
“하하! 맞습니다.
모를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허나, 재미있더군요.
알면서도 왜 움직이지 않을까?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움직이실지.
그런데... 이렇게 허접할 줄이야!”

드로얀은 완전 실망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학센을 치사하게 기습으로 죽이다니.
설마! 그렇게 하면 저들이 당신에게 무서워할 거라 믿었습니까?
아니면...
혹시 여기서 저를 처리하면서 이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계획은 아니지요?”

드로얀의 입가에 얄미운 미소가 그려졌다.

“아! 그때 제가 주먹에 맞았다고 그러시는구나.
그거 일부러 맞아준 건데.”

자극하고 있었다.
먼저 달려들게 하기 위함이었다.
카심은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는 것을 보며 피식 웃었다.

“눈치는 있군요.
하긴, 제가 기습이나 통할 상대가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대로 끝나도 되겠습니까?
당신은 오히려 더욱 반감을 가지게 될 텐데요?”

그런데 그때 갑자기 수정에서 빛이 번쩍이며 진 레첼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이상한 상황을 눈치채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지금 무슨 일이죠?”
“공주님 그게...”

드로얀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설명하려던 그때 진 레첼의 미간이 급격히 좁혀졌다.

“설마!”

진 레첼이 카심을 보았고 카심은 그저 가볍게 끄덕였다.

“드로얀! 지금 뭐하는 짓입니까!”

그녀의 외침은 평소와 달랐다.
근엄했다.
순간 드로얀은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자세를 취했다.

“공주님. 구했습니다.”
“그래서 이러는 건가요?
모두 보는 앞에서?”
“...”
“이렇게 해서 제가 다시 왕이 된다면...  많은 사람이 저를 어떻게 볼까요?”
“아! 죄송합니다. 제가 차마 그...”

말을 하던 드로얀은 순간  잇지 못했다.
이제야 안 것이다.
카심이 무엇을 노린 것인지.
자신이 아닌, 바로 진 레첼, 공주님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레첼의 목소리에 카심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아무리 미션이라지만 엄연히 우리의 왕입니다.
당신은 기사 아닌가요?
충성을 맺어야 할 사람이 어떻게 배신을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
“...”
“저도 배신할 생각입니까?”
“아닙니다! 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하지만이건...”

사실 억지였다.
말 그대로 미션이지 진짜왕이 아니었기에 기사의 서약과 관련이 없었다.

“제 말에 반박하시는 건가요?”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억울했지만 그녀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를 믿고 합류해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허나! 저를 믿는다면 역시 우리의 왕을 믿어야 합니다.
이 미션의 목적은 배신이 아닙니다. 바로 믿음입니다.”

이어지는 그녀의 설교는 다른 신하들에게 향했고 단번에 분위기를 사로잡으며 그들 모두 공주의 말에 끄덕이게 되었다.
그 사이 드로얀은 카심을 바라보고 있었다.

“...”

단순히 진 레첼을 이용한  아니었다.
명분.
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 명분을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위험했다.
다른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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