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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화 〉11. 위험한 자(1) (55/119)



〈 55화 〉11. 위험한 자(1)

- 위험한  -

비록  레첼이 그렇게 만들었다 하나 드로얀은 이 분위기를 어떻게 하지 못할 거라 여겼다.

그런데 카심이 지나가자 몇 신하들은 눈치를 슬글슬금 보더니 빠르게 지나쳤다.
드로얀은  모습에 의아했지만 잠시  그들이 속삭이는 것을 들어서 알 수 있었다.

“기습이 아니라고?”
“그래 씨발.
존나 무서워 뒤지는  알았다.
난 사람이 저렇게 무서울  있나 싶어.”
“헐. 뭐지?
힘이 존나 높은가?”
“몰라.
괜히 깝치다가 대가리 터지지말고.
아무리 그래도 학센 그 새끼가 좆같은 놈이라지만 우리 중에선 제법 쎈 놈이었잖아.”

드로얀은 그 이야기를 듣고 조금 놀랐다.
학센은 특화 레벨 6이지만  나쁘지 않은 능력치를 지닌 유저였다.
그런 유저의 얼굴을 손으로 터뜨렸다?

“신체 강화 쪽인가?”

문득 이상했다.
공주에게 들었을 때는 분명히 굉장히 빨랐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힘이 강하다?

알면 알수록 미스테리한 인간이었다.

며칠이 지났을때, 드로얀과 진 레첼이 영주 숙소에 도착했다.

“찾으셨다고...?”

두 사람은 들어가자마자 안에 보이는 지도에 놀랐다.
특히 드로얀의 충격은 더욱 컸다.
사실 카심이 지도를 만든다고 공주에게 듣기는 했지만 설마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끽해야 대충 그린 것이라 생각했는데 보다  상세했다.

“어, 언제 이렇게...”

카심은 두 사람을 보자마자 말했다.

“두 사람은 오늘부로 장군으로 명한다.”

둘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직책이다.
앞으로 인원이 늘어나고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직책을 만들어  것이다.
두 사람은 그중에서 쓸만한 놈들을 뽑아.
그들을 백인장, 즉 백 명을 다스리는 대장을 뽑고 그 안에  십인장을 뽑게 한다.
이해했나?”
“아, 이해했어요. 과연...”
“...”

드로얀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단순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아주 관리하기 편한 체계였다.
심지어 한 번도 들어본  없는 방식이었기에  놀라웠다.
어떻게 저런 체계를 갑자기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여기가 우리가 있는 지점이고 두 번째 영지가 이쪽.
이곳에서부터 여기까지 다른 나라가 있다.
그리고 특히 이곳 두 개가 이곳에서 가장 큰 영토와 많은 인원을 가진 나라다.”
“설마 지도까지 말고 이것까지 조사한 겁니까?”
“그래. 그래서 시간이 좀 걸렸는데 너는 안에서 수작질을 하고 있었지.”
“크흠.”
“뭐 나도 일부러 방관했으니.
더 이상 따지지 않겠다.
어찌 됐든 상황은 이렇다. 혹 의견 있나?”

의견이라는 말에 드로얀이 가볍게 말했다.

“두 나라가 전쟁하는 틈에 우리는 주변을쓸어버려서 인원을 모으는 게 좋다 생각하네요.
분명히 이들 역시  주변을 이용할 것일 테니 우리가 전력을 뺏는 역할도  겁니다.”
“나쁘지 않은 의견이다. 너는?”
“비슷하지만 조금 달라요.
여기 한 쪽만 노리는 게 좋다고 봐요.”
“이유는?”
“이 정도 인구인데 아직 공격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큰 두 나라가 서로 견제하고 있는 상황일 거예요.
그렇다면 한쪽을 치울 때 그들도 쉽게 움직이지 못할 거예요.
움직인다면 저쪽 나라에 일부러 정보를 준 다음 하면 되고요.
그리고 여기가 다 정리가 되면 자연스레 균형이 흐트러지는 거예요.
그럼 두 나라는 격돌하게 될 거고 우리는 그 사이에 움직이는 거죠.”

드로얀도 자신의 생각을 접을 정도로 진 레첼의 의견은 좋았다.
카심도 끄덕였다.

“좋은 의견이다.”

진 레첼은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좋지 않다.”
“무슨 말이에요?”
“이곳은 미션. 너희들도 알다시피 함정도 설치할 수 있지.
그렇다면 이  나라에 설치된 함정만 해도 엄청날 거다.
우리 셋에게는 큰 피해는 없겠지만 다른 인원들은 제법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흐음. 그렇다면 지금은 그런 도구들을 먼저 모으는 게 중요하겠네요.”
“똑똑하니  알아먹는군.
그중에서 함정 무력화라는 아이템도 있지.
물론, 아주 희귀하지만.”

아이템이란 단어에 드로얀이 의아했다.

“그런데 아이템이 뭐죠?”
“이곳에서 나오는 모든 물건을 편의상 부르는 거다.
어쨌든, 드로얀 너는 마음에 드는 이들을 움직여 십인장을 만들어 조직을 만들어라.
그리고 사람이 많아지면 거기에 백인장을 뽑고 전부를 통솔할 수 있는 인원도 만들도록.”
“본부 대... 크흠. 알겠습니다.”

순간 자신도 모르게 왕에게 명을 받는 기사처럼 대답하려던 드로얀은 멋쩍은 표정으로 말을 바꿨다.

“진 레첼 너는  지도를 기억하고 미리 가서 직접 봐.”
“그렇게 할게요.”
“그리고. 권한은 계속 가지고 신하를 끌어들일 때 하던 방식을 계속 해라.”
“어? 그렇게하면...”

진 레첼이 당황스러워하자 카심은 가볍게 웃었다.

“왜? 또 이런 일이 일어날까 봐?
걱정 마라.
별 짓 다해도 일어나지 않을테니.
뭐  해도 상관은 없고.”

카심이 드로얀을 바라보자 드로얀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렇지만 명백히 자존심은 상했다.
그래서 속으로 두고 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영주의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서로 바라보았다.

“어때요?”
“충격적입니다.
지도는 그렇다 쳐도 백인장 같은 방식은 놀랍더군요.
십인장까지 만들어 전투가 되면 그들이 자발적이면서도 스스로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식이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다만, 그에 걸맞는 사람을 구하는 게 매번 쉽지 않은 일이 될 거라.”
“아! 그 문제는 확실히 크겠습니다.”
“말 그대로 이 미션에서는 정말로 좋은 체계라고 생각해요.”

가볍게 미소를 짓는  레첼을 보며 드로얀도 끄덕였다.
확실히 리더로써 능력이 있었다.

“그래. 어디  번, 지켜봅시다.”

왠지 재미가 있을  같았다.

***

푸른 달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는 40명 정도로 두 개의 영지를 가지고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이는  멀리서 걸어오는 한 사람을 보았다.

“뭐야 저거?”
“어, 그러게. 장비는  심상치 않은데... 가면을 쓰고 있네?”
“여잔 거 같은데?”
“병신들 오다가 함정...”

쿠궁! 파지직! 슉!

사방에서 발동하는 함정에도 너무도 여유롭게 걸어오고 있었다.
입구를 지키던 두 사람의 눈이 한순간에 커졌다.
놀람은 끝이 아니었다.
떠오르는 붉은 빛의 검.

“트, 특화 레벨 7이다!”
“당장 알려!”

하지만 그 먼 거리에 있던 그 검이 순식간에 눈앞으로 나타나 두 명의 목을 잘라버렸고 그대로 문까지 부쉈다.

콰광!

안에 있던 이들은 문이 부서졌을 때 놀라 고개를 돌렸다.

“뭐야!”
“위, 위다! 방벽 위를 봐!”

영지의 방벽 위로 은색의 갑옷을 입고 투구로 얼굴을 가린 이가 서 있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강한 기세에 한순간에 모두 전투태세에 들어갔고 위에 서 있던 은색 갑옷의 인물은 그대로 아래로 떨어지자마자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그런데 방벽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문제없으시겠군.”

드로얀은 공주의 움직임을 보며 끄덕였다.
다수 상대할  경험이 빠르다는 이유로  레첼을 대부분 영지를공격하는 데 이용하고 있었다.

“왕에게 까분 말로인가?”

아무리 미션이라지만 공주와 심지어 기사인 자신을 이렇게 대하는 그가 참으로 신기하기도 했고 그렇게 움직이는 자신 스스로도 웃겼다.
그러나 이유가 합리적이라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레첼의 경험을 쌓기 위함이었고 드로얀은 혹시 모를 사태의 대비였다.

그리고 남은 인원은 또 노는 게 아닌 사냥에 집중하고 있었다.

“기사인 나에 대해 확실하게 전력도 파악하고 있다는 건데.”

그럼에도 이렇게 대할 수 있다는  참 놀라운 용기였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하는 사이에 어느새 왕을 죽이고 남은 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영지를 처리하고 돌아온 드로얀과 진 레첼은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을 보았다.

“무슨 일인가요?”
“아! 왕께서 시키셨습니다!
이쪽 더미들을 이용해 배치하라는 지시입니다.”
“레벨 1의 더미를? 영 필요가 없을 텐데?”
“그게 이것을 이용해서 적이 왔을  알 수 있는 함정용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

바쁘게 움직이는 그들을 보면서 드로얀은 어색하게 웃었다.
분명히 저들은 카심을 그렇게나 무시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보다도 훨씬 믿고 있는  눈에 보였다.

그럴 만했다.
그가 왕의 역할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이후, 순식간에 영지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정말로 놀라우리만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사냥터는 물론 각종 던전까지 위치도 알고 있어서 거기서 얻은 아이템으로 어느새 1번 영지는 Lv 7 까지 성장시켰다.
이것만으로도 확실히 왕으로서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보여주었다.
특히 레벨을 얼마나 올리기 어려운지 아는 이들은 더욱 카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지휘 체계도 굉장히 뛰어났다.
단순히 나누는 게 아닌, 정보 부대도 따로 만들어 운영했고 통신 부분에 특히 많은 힘을 주었다.

모르는 이가 보아도 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놀라는 사이에 어느새 나온 카심이 푸른 달 나라에서 데리고 온 신하들을 보더니 다가왔다.

진 레첼은 웃으며 가볍게 손을 흔들었고 드로얀은 가볍게 끄덕였다.
뒤따라온 신하는 거대한 영지는 물론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을 보며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있던 곳과는 수준이 다른 풍경에 넋을 잃을 수밖에없었다.

“백인장!”
“푸르송 백인장! 부르셨습니까!”
“이들에게 적절한 교육과 함께 안내하도록.”
“알겠습니다!”

백인장 푸르송.

신체 특화 레벨 7의 신하였다.
최근에 얻은 인재로 이 시스템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자신도 장군이  거라며아주 깊게  상황에 몰입하기도 했다.

“아, 그리고 괜찮은 놈들 있으면 십인장 테스트도 봐.”
“오오! 알겠습니다.”

테스트는 특히 인기 있었다.
신분 제도처럼 만들어 두었기에 십인장이 되면 얻게 되는 혜택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오히려 더욱  상황에 몰입하게 만들었고 카심을 진짜 왕처럼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드로얀은 이런 부분에서도 굉장히 놀라고 있었다.
 그렇게 자신있어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직책을 내림으로써 자연스레 왕이라는 인식과 명령을 받게끔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가자.”

돌아서서 걸어가는 카심을 보며 드로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처음이었다.
무력이 아닌 부분에서 조금이지만 두렵다고 느낀 것은.

영주 숙소로 들어와 지도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 두 나라의 움직임이 심상치않다.
우리도 슬슬 움직인다.”

드로얀과 진 레첼은 다가가 지도를 살폈다.
그리고 이어지는 카심의 설명에 끄덕였다.

“그럼 드로얀 너는 신하들을 데리고 움직일 준비 해라.”
“알겠습니다.”

드로얀이 나가자마자 진 레첼은 머뭇머뭇거렸다.

“왜? 똥 마려운 개처럼 안절부절못해?”
“또, 똥 마려운 개라뇨! 고, 공주에게 너무한 말 아니에요?
참, 정말. 좋게 봐주려고 해도!”

씩씩 거리는 진 레첼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나 때문에 왕이  것도 아셔야 해요!
제가 그때 방심하지만 않았어도! 그리고 드로얀과 싸울 때 말리지만 않았어도 당신은 이미 이곳에 없다구요!
후후.”
“그래. 고맙다.  덕이다.”
“우후후! 맞아요. 그런 태도입니다!”
“그러니  50층까지 올려주지.”

단호했다.
그 목소리 안에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드러나 있었기에 진 레첼은 순간 심장이 뛰며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 왜 갑자기 화를 느끼는지 이해하지 못하다가 깨달았다.
건방짐이라 여겼다.

“우, 우습군요! 어차피 제가 이제는 충분히 올려줄 수 있거든요?
당신은 그냥 거기 앉아서 편히 쉬면 되는 거예요!”

그리곤 후다닥 나가는 것을 보며 카심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왜 저러는 거야.”

어깨를 으쓱이고는 지도를 살펴보다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라는 최근에 들어온 신하들에 의해 몇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왕이 될 나라> 나라는  좋게 덩치를 키웠는데 <거대한 산> 나라는 특화 레벨 7 유저가 두 명이 있었다.

“거대한 산이 있는 쪽을 밀었다.
그들 뒤로는 이제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움직이기 편하겠지.
동시에 우리의 존재가 확실하게 드러남에 따라서 또한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균형이 맞춰졌다는 건데...”

잠시 아무런 말 없이 지도만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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