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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화 〉11. 위험한 자(9) (63/119)



〈 63화 〉11. 위험한 자(9)

***

<제왕>은 비상이 걸렸다.
무려 기사 둘이 죽었다.
절대 죽을 수 없는 그들이 죽었으니 당연히 엄청난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진 레이널 조차 이 상황에 패닉에 빠졌다.

“도, 도대체 어떻게... 어떻게 바르바프로는 그렇다쳐도 주웬 기사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결과에 당황하기만 했다.
그래도 Lv 7 신하들이 아직 아주 많이 있었기에 어떻게든 방어하면 될 거라, 생각했다.

“바, 방어해라! 철저하게! 특화 레벨 7은 모두  영지로 모이게 해라!”

결국, 기사가 죽었다는 그 충격적인 사실은 공포로 물들었고 방어적인 행동을 취했다.
누구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절대적이라 믿고 있던 게 무너지니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남은 영지를 부수는 것은 너무도 손쉬웠다.
그렇게 많은 영지를 가지고 있던 <제왕>은  2개만 남았다.

지금,  2개 중 한 개마저 터뜨렸고 그곳에 있던  800명이 되는 인원이 그대로 마지막 남은 영지로 이동되었다.

“정말로 영지 하나까지 남길 줄이야. 하하, 직접 하고도 믿을 수가 없네.”

드로얀은 일어난 결과를 보며 놀라워했다.
하지만 역시 그보다도 주웬 기사를 죽였다는 것에 더 놀라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
분명 그라면 어떠한 마법을 부렸을 것이기에 무척 궁금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냥 죽였다는 것이었다.
물론 절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저기에만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영지의 경우에는 영지를 터뜨릴 수 없으니 왕을 잡아야하는데... 가능한가요?”

이제 코냐의 질문은 그저 궁금증이었다.

“불가능하지.”
“그래도 인원을 전부 모으면... 드로얀과 카심씨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영지 안에서 방어하게 되면 절대 뚫지 못할 거다.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 피해를 감당하지 못해.
그 사이에 다른 나라에서 공격한다면 막지 못하고 전멸이다.”

진 레첼도 궁금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공격할 필요 없어.”
“엥? 무슨 말이에요?”

 사람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딱히 대답하지 않았다.

“코냐. 백인장은?”
“아, 명령하신 대로 연락을 해 놓았습니다.
곧 이곳에 도착할 겁니다.”
“백인장이 오면 이곳 근처 영지를 접수하고 이곳 일대에 방어선을 구축한다.”

코냐의 지휘로 인해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움직였고 <제왕>의 일대 근처를 모두 방어선을 준비해두었다.
그들이 보이는 곳까지 가까웠기에 그 압박감이 상당했다.

카심은  상황을 보며 가볍게 끄덕였다.

“남은 인원은 몬스터 사냥을 보내.”
“예? 저들이 갑자기 공격하면 어쩌시려고 그러시나요?”

코냐는 깜짝 놀랐다.
지금 상황이 더 중요했다.
한시라도 경계를 느슨하게 할 수 없어 보였다.

“절대 그럴 리 없다.
그리고 방어선은 확실하게 해놨으니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정보도 없고.”

원래라면 코냐는 당장 반박을 했을 것이다.

클로마쿤에게도 틀리면 틀렸다고 할 정도로 자기 생각에 대해서 잘 말했는데 하지만 이 사람에게는 무슨 말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틀린 적도 없었으며 무엇보다 그럴 수 없는 분위기도 있었다.

카심은 그런 코냐의 표정을 읽었다.

“저 안에는 지금 1500명 가량의 인원이 있다.
두 기사가 죽고 나서 두려움에 휩싸인 저들은 방어선까지 구축해 대기하고 있는 우리를 보고 더욱 겁을 먹고 나오지 않겠지.
영지의 레벨은 10. 그곳에서 나오는 식량은 약 1000명분이 되겠지.”

코냐는 멍한 얼굴로 카심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저들은 그럼 저 안에서 기다리다가 결국에는 사기도 떨어지고 서로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겠군요.”
“실제라면 폭동이지만 그 정도까진 발생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지겠지.
서로 의견충돌도 많을 거고.
그때 삐라를 보낸다.”
“삐...라?”

카심은 아차 하며 다시 말을 바꿨다.

“아, 그러니까 우리에게 귀화한다면 미션도 클리어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저들에게 있어서 지금 우리는 두려움의 대상.
거기다가 자기들은 이제 희망도 없다.
서로 싸우고 사기도 떨어진 상황에서 [재도전] 아이템이 뿌려진다면... 어떻게 될까?”

코냐는 순간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처음부터... 여기를 본 것인가요?”
“그래.”

무섭다.
코냐는 그를 보며 느낀 감정이었다.
그리고 적이 되고 싶지 않았다.
 궁금했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당장이라도 그에게 이끌려가고 싶은 욕구가 솟아올랐다.

그래서 이 사람은 위험했다.

그렇게 겨우 일주일이 지났을 때 카심이 의도한 대로 그들을 유혹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너무도 많은 사람이 배신했다.
당연하다.
이곳은 현실이 아닌, 미션이었다.
거기다 왕자는 주요 인물들 외에는 사실 크게 관심도 주지 않았기에 밑에 있던 이들은 주저하지도 않고 카심쪽으로 붙었다.

동시에 그에게 중요하다 싶은 인물들은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봐야 겨우 수는 300남짓.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여긴 진 레이널은 스스로 나섰다.

그는 왕자로서 위엄을 보이며 은근히 협박할 생각이었지만 그를 막아선 것은 진 레첼이었다.

“동생아. 이 오라버니를 위해 포기하거라.”
“오라버니. 미안한데 제가 왕이 아니에요.”
“그는 허수아비일 거 아니냐?”

진 레첼은 가볍게 미소를지었다.

“아니요. 이곳에서만큼은 진짜 저의 왕이에요.”
“...”

진 레이널은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허, 역시 너는 왕이  그릇이 아니구나.”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생각... 했었다?”
“예. 그런데 바뀌었어요.”
“하하하! 그래. 뭐 재미는 있겠어.
우리 귀여운 동생.
그런데 과연 누가 너를 지지해줄까?”
“물론 당장은 그래요.
하지만 포기는 하지 않으려고요.
그리고 오늘은 그 첫날이에요.
만약 오라버니가 저를 이기면  번 더 기회를 줄게요”

진 레이널의 표정이 구겨졌다.
감히 자신에게 기회를 준다니?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좋다. 하지만 무모하구나.
한 번도 나를 이긴 적이 없을 터인데.”

진 레이널에게서 강대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그때  레첼은 빠르게 아이템을 사용했다.
[봉인]을 당한 진 레이널은 순간 깜짝 놀랐고  모습에 진 레첼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여기는... 미션이라구요.”

이미 진 레첼은 드로얀처럼 이런저런 아이템을 사용한 상태였기에 두 사람은 전투를 벌였다.
그런데 진 레첼은 생각보다 상대하기가 쉽다고 느꼈다.
물론 아이템 영향도 있었지만 달랐다.
그동안 경험이 엄청난 도움을 준 것이다.

진 레이널은 부하들만 이용했고 진 레첼은 성장했다.
당연히 두 사람의 차이는 줄어 들었으며 아이템으로 인한 영향으로 이길  있었다.

진 레이널은 검이 날아가는 것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설마 자신이 동생에게 졌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처음으로  레첼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레첼은 동시에 자신감을 느꼈다.

두 사람의 본격적인 왕의 쟁탈전이 이제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제왕>을 모두 흡수해버린 카심의 <대충아무거나>는 순식간에 인원이 늘었다.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이제  수가 거의 2천에 도달했고 남쪽과 동쪽에 있는 영지는 거의 다 차지한 상황이었다.

이런 소식을 들은 <거인>과 <붉은 깃발>은 충격을 받았다.

그들의 계획은 다른 나라와 손을 잡고 <제왕>을 공격할 생각이었다.
절대 이길 수 없으니 수라도 밀어야 만 했다.
특히나 그 두 기사는 감히 자신들이 대적할 수 있는 이들이 아니었기에 그럼에도 쉽지 않을 거라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혼자서 제왕을 무너뜨렸다?
인원도 훨씬 밀렸다.
심지어 말도 안 되는 소문이지만 실질적으로 무너뜨린 것은 겨우 세 명이라는 소리도 있었다.

“흐음. 그러니까 거기 왕이...  놈이란 말이지?”
“그래.”
“...”

라이안은 가볍게 끄덕였고 옆에 있는 지그하르트도 인상을 찌푸렸다.
라이안이 바로 <거인>의 왕이었고 지그하르트는 의외로 안토니오 밑에 있는 상황이었다.

“도대체 뭐하는 새끼길래. 후우.”

안토니오는 머리를 매만졌다.

“젠장. 그래서 계속 그대로 진행할까?”
“우선은 해야지.
그런데... 북쪽의 나라에서  연락이 없다.”
“어떤 놈이기에 그래?”
“소문으로는 혼자서 북쪽을 장악했을 정도로 터프한 놈이라네.”

안토니오는 다시 한숨을 내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네가 북쪽인 <굳건한 의지>랑 계속 이야기 해봐.
나는... 놈의 내부를 노릴 테니.”
“내부?”
“그래. 그쪽에, 코냐가 있거든.
전에 연락이 왔었는데... 최근에는 연락이 없어.
저쪽에서 알아차렸을 가능성이 있는데 살아있다는 제보를 받았어.
아마 의심을 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겠지.
최대한 조심히 그녀와 접촉을 해보려고.”

 사람은 이번에도 카심에게 지지 않을 거라 다짐했다.

한편, 코냐는 사냥을 지시하고 있을 때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문자를 보고 미간이 좁혀졌다.

“백인장 푸르송.”
“예. 군사님.”
“잠시 지시를 부탁합니다.
저는 여기 근처에 확인  하고 오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코냐의 뛰어난 지휘 능력은 이미 모두 인정하고 있었기에 신뢰도가 높았다.
그렇게 혼자서 숲 사이를 지났을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문제는 예상치 못한 상대에 깜짝 놀랐다.

“안토니오.”
“코냐.”

설마 안토니오가 직접 올 줄은 몰랐다.
그랬기에 코냐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압박이었다.

“요즘 연락이 없더군. 무슨 일 있나?
저쪽에서 의심하고 있는 상황?”
“아니, 그건 아니지만 그럴  없었어.
내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다른 행동을 할 수가 없었거든.”
“너라면 가능할 텐데?”
“... 카심. 그자 생각보다 더 똑똑해.”
“호오. 그래서 방법은?”

관심 없다는 듯 그의 말에 코냐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내 신뢰도가 높아.
그를 따로 빼낼 수 있어.”

안토니오는 마음에 든다는 듯 끄덕였다.

“역시 코냐야. 과연. 듣자하니 기사가 있다던데  기사만 없다면 별  아니지.
거기다가 공주님도 계시잖아?
그렇지 않아도 왕자님과 대결하면 불편했는데 잘 됐군.
공주님을 모시게 된다면 앞으로 좋은 관계를 이을 수 있겠지.”
“...”

코냐는 자신에 대해서는 일절 생각도 하지 않는 안토니오를 보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웃으며 다가와 어깨를 툭툭 쳤다.

“그래. 그러면 그 놈을 끌어낼 수 있을 때 시간과 알려줘.
자 이건 연락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한 번 연락이 가능하지만, 거리가 없는 제법 희귀한 것이지.”
“안토니오.”
“어?”
“그는 위험해. 그렇게 쉽게 생각할  있는 상대가 아니야.”
“... 하긴, 그때 놀라긴 했지.
그런데 말이야.
그때와 다르지. 어떤 기행으로 황제를 쓰러뜨렸는지 모르겠지만 그래 봐야 기사와 공주님의 역할이 크겠지.”
“그...”

코냐는 자신도 모르게 말하려 하다가 참았다.
이상했다.
기분이 이상하게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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