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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화 〉11. 위험한 자(11) (65/119)



〈 65화 〉11. 위험한 자(11)

그렇게 <굳건한 의지>는 북쪽은 완전히 장악하게 되었다.

“아래쪽은 <대충아무거나>라는 나라가 거의 다 점령했다고 합니다.”
“푸하하! 이름 웃기네.”
“그만큼 자신 있다는 게 아닐까?”
“그렇겠지. 뭐 그래 봐야 이곳엔 오지도 못 할걸? 추워서 벌벌 떨기만 하겠지.”

떠들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던 왕은 가만히 있었다.
그때 그의 옆에 서 있던 이가 어깨를 토닥였다.

“근심이 많네.”
“아, 그냥. 왠지... 느낌이 별로 안 좋아서.”
“걱정 마.
너는 해낼  있어.
아무리 그들이  대단한 기세였던 왕자를 몰아냈다지만 여기는 절대 쉽지 않을 거야.
조급한 건 그들이다.
자신감이 넘칠 테니 이곳으로 계속 공격을 오겠지.
우리는 계속 받아치고 방해하며 최대한 전력을 꺾은 다음 수많은 아이템을 이용해 차근차근 점령해가면 돼.”

왕은 그럼에도 근심이 가지 않았다.

“혹시... 네가 말했던 그 사람인 거 같아?”
“어.”
“너도 강해졌어.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이면 다른 이들도 불안해 할 거야.”
“그래. 고마워 프레드릭.”
“할 수 있어.
우리는 널 믿어 로드리게스.”

그때 누군가 다급하게 문을 두드렸다.

“저, 적이 왔습니다!”
“뭐!?”
“이런 당장 준비해!”

적이 왔다는 소리에 그들은 다급히 일어나려 했다.

“그, 그런데 혼자입니다.”
“혼자라고? 뭐야 다른 나라인가?
동맹 맺기 위해?”
“그런가 본데? 그런데 왜 그렇게 놀라게 해!”
“그게... 대충아무거나 나라인데...”
“꾸물 거리지 말고 말해!”
“와, 왕이 혼자 왔습니다.”

한순간 정적이흘렀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진짭니다!”

그 순간 프레드릭이 앞으로 나섰다.

“우선 나가보죠.”

그들이 있는 영지는 북쪽으로 들어오기 위해 산맥 사이에 있는 곳이었다.
가장 북쪽에서 최전방에 있는 곳이지만 그만큼 방어하기 좋은 곳이었고 로드리게스의 뜻 때문에 이곳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들은 성벽에 올라가 내려다보는데 무수히 많은 신하에게 둘러싸여 있는 한 인물이 보였다.
그의 머리 위에 떠오른 왕관 표시.
명백히, 한 나라의 왕이라는 소리였다.

간부들은 그런 그를 보며 비웃었다.

“미친놈인가?”
“제왕을 잡았다고 아주 간이 부었네, 진짜 혼자서 와?”
“이거 기회 아니야?”
“당장 달려들어서 죽이지 않고 뭐해?
왕! 어떻게 할 꺼야?”

로드리게스와 프레드릭도 올라와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로드리게스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 순간 카심도 성벽에 올라온 로드리게스를 보았다.

“로드리게스.”
“카심.”

두 사람이 알고 있다는 것에 로드리게스의 신하들은 놀란 눈으로 보았다.

“어떻게... 내가 지금 만나러 갈까?
아니면 올래?”

화아악!!

카심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세가 사방으로 덮쳤다.
웃으며 떠들고 있던 200명에 가까운 이들의 웃음기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심지어 가까이 있던 이들은 두려움에 뒷걸음질까지 치고 있었다.

로드리게스는 그것을 느끼고는 눈동자가 흔들렸다.
괴물이  괴물이 되어 있었다.

“사실이었네.
정말... 엄청난 놈이군.”

옆에 있던 프레드릭도 놀란 눈으로 보고 있었고 비웃던 간부들도 더 이상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갈게.”
“안 돼. 위험해.
여기서 만큼은 비겁하더라도 전부 다 공격해야 해.”
“하지만...”
“맞다. 프레드릭 말을 들어 왕.”

간부들도 이제는 긴장한 얼굴로 말렸다.

한편,  모습을 보고 있던 카심은 문득 로드리게스의 옆에 있는 프레드릭을 보고는 미간이 좁혀지다 눈동자가 커졌다.

“...”

이상한 느낌이었다.
이전 삶에서 자신의 옆에서 믿고 의지했던 동료.
회귀를 하면서 가장 찾고 싶었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이름이 바뀌어 있었고 자신이 아닌 로드리게스 옆에 있었다.

문득 로드리게스가 이전 삶의 자신으로 순간겹쳐 보이기도 했다.
그 덕분에 역사가 바뀌긴 바뀌었구나, 실감했다.

그래서일까?
프레드릭이 너무도 낯설게만 느껴졌다.

 사이 아직도 이런저런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됐다.
내가 간다.”

천천히 걷기 시작한 카심에 앞에서 막고 있던 이들은 뒷걸음쳤다.
그 모습에 간부들이 소리쳤다.

“공격해!!”

주춤거리던 그들은 간부의 외침에 용기를 내고 달려들었고 사방에서 달려드는 것을 본 카심은 품에서 아이템을 꺼내 앞으로 던졌다.

[금단의 구역]

주변 일대 모든 아이템 사용이 금지되고 방어 아이템이 일시적으로 해제됩니다.

“공평하게 모두 노템전 하자.”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이템에 그들은 순간 패닉이 되었다.
달려들던 이들도 하나 같이 아이템을 사용하려 하려다가 당황했다.
그때 카심의 몸에서 초록빛이 터져 나왔고 살며시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파앗!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린 카심을 보고 간부들은 당황했다.

“!!”

그때 로드리게스는 그들 앞을 다급히 달려가더니 방패를 들었다.

카아앙!!!

간부들은 순식간에 접근한 카심을 보고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카심.”
“눈빛이 좋아졌네.”

로드리게스의 눈빛은 이전 삶에서 봤던 바로  눈빛이 되어있었다.
방벽의 끝에 선 카심은 로드리게스를 내려다보다 프레드릭과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프레드릭이 소리쳤다.

“왕을 보호하라!”

간부들은 일제히 특화를 사용하며 달려들려고 했지만, 로드리게스가 소리쳤다.

“멈춰라!!”

위엄이 있는 목소리에 모두 움찔하며 멈칫했다.
그 모습은 확실히 이전 삶에서 보던 모습이었기에 카심은 흥미로워했다.

“나와 대결하자.
이들은 살려 줘.”
“안 돼! 그냥 여기서 다 같이...”

프레드릭을 보며 로드리게스는 고개를 저었다.

“카심이 기회를 준 거야.
너희들을 살리고 싶으면 혼자서 상대하라고.
그게 아니었으면... 몰려 왔겠지.
그리고 방금 움직임만 봐도   있듯이 마음먹고 도망칠 수 있으면 도망도  수 있어.
거절한다면 돌아가서 인원을 끌고 올 거다.”

로드리게스 말에 카심은 씩 웃었다.

“시야도 넓어졌군. 훌륭해.”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며 어쩌면 로드리게스의 성장을 막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프레드릭은 카심을 보았고 카심 역시 프레드릭과 눈이 마주쳤다.
프레드릭은 다시 로드리게스를 보았고 로드리게스가 끄덕이는 것을 보고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끄덕였다.

잠깐의 시선 교환이지만간부들도 모든 상황을 알고는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곤  사람은 빠르게 방벽을 내려가 앞으로 달려나갔다.

눈이 쌓인 아름다운 초원을 내달리던 두 사람은 숲까지 들어가 다른 이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면서 멈춰섰다.

“왜 여기냐? 싸울 거면 사람들 구경하는...”
“야 인마! 아니 너 나인 줄 알았지? 어?”

갑자기 로드리게스는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카심은 황당한 표정으로 보았다.

“뭐 대충.
감이 오더라.”
“아씨 그러면 미리 말해주지!
내가 얼마나 쫄았는 줄 알아?
어? 그리고 인마 내가 너 같은 괴물이랑 어떻게 붙어!
지금도 딱 느껴지는 구만, 허이고, 또 얼마나 성장한 거야?
솔직히 나도 이제 특화 레벨 7이 돼서 쪼오끔 자신 있었는데, 너 보자마자 이야... 이건 진짜 좆됐다 싶더라.
뒤에선 싸우라고 하지.
내가 또 보여준 모습도 있지.
어휴, 다 뒤질 거 뻔히 아는데 왜 싸우냐고.”

피식 웃은 카심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이제 익숙해진 것뿐이다.
그나저나 어떻게  거냐?”
“후후... 말하자면 긴데. 그러니까...”
“길면 됐다.”
“야야! 그래도 내 이야기는 들어 줘야지!”
“그건 그렇고 옆에 있던 그놈은?”
“누구? 아 프레드릭? 여기서 만난 친군데 굉장히 믿음직해.
아주 유능하고. 실력도 상당해.”
“자세히 이야기해봐.”
“응? 왜?”
“의심스러워서.”
“아니야. 그러니까...”

원래 로드리게스가 왕이 아니었다.
사실 여기에 카심이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애당초 들어가는 것을 보고 몰래 들어왔으니까.
그래서 나중에 몰래 만날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프레드릭도 같이 신하를 들어오고 이야기를 하다가 친해지게 되었고 왕이 되라고 설득을 당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이렇게  거지.”

로드리게스와 프레드릭의 인연.
뭔가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이전 삶의 동료와 지금 삶의 동료의 만남.
참으로 신기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후후후. 다 방법이 있지.”

갑자기 로드리게스는 품에서아이템을 꺼냈다.

[새로운 왕]

왕을 포기할 수 있다.
단, 왕이 직접 사용할 수 있다.

“내가 이거 구한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 이렇게 쉽게 포기해도 되겠냐?
보아하니  너 신뢰하는  같던데.”
“하아, 그래서 내가 얼마나 부담스러웠는데.”
“아니다.
내가 빠질 테니까, 우리 애들이랑 치고 박고 열심히 싸우다가 마지막에 그거 써라.
이대로 너 그거 쓰는 순간 이미지 쓰레기 된다.”
“흐음. 근데 너 기사도 데리고 있지 않아?”
“그래. 제법 좋은 경험이 될 거다.
기사에게는 내가 미리 말해 놓으마.
죽이지는 말라고.”

로드리게스는 훨씬 좋은 방안이었으니 끄덕였다.

“아 맞다. 근데 너 진짜 제왕 어떻게 잡은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들리던데 겨우 셋이서 잡았다고.”
“맞아.”
“... 미친놈.”
“이 미션이라 가능한 거지.
실제로는 불가능해.”
“그럼  기사도 네가 잡은 거야?
그 기사가 엄청 강하다던데.”
“그것도 아이템빨로.”
“아이템?”
“네가 손에 들고 있는 그런 거.
신체 능력 올려주는 거 있었다.
네가 들고 있는 것처럼 귀한 거였지.”
“하긴, 너라면 뭐 육체 능력만 되면 될 테니까.”
“아쉽네. 이번에 새로운  보여주고 싶었는데.”

로드리게스는 순간 사색이되며 손을 저었다.

“아니야. 천천히 보고 싶어.
굳이 내가 대상이 될 필요는 없잖아?”

카심은 웃으면서 어깨를 쳤다.

“그래. 열심히 해봐라.”
“후후, 고생 좀 시켜 주마.”

웃으며 멀어지는 카심을 보며 로드리게스는 숨을 크게 내쉬었다.

“강해질수록 자신감이 상승하는 게 아니라 하락하는구만.
역시 카심 옆에 바짝 붙어 있어야 해.”

이미 로드리게스도 이전 삶과는 너무 많이 바뀌어 있었다.

그 사이.
<붉은 깃발>, <거인>은 갑자기 사라져버린 왕으로 순식간에 와해 되며 흡수되었고 북쪽 진격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었다.

돌아온 카심을 보며 코냐는 불안함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런 코냐를 보며 카심은 말했다.

“코냐.”
“...”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대로 결국 죽게 되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
박쥐 같은 행동으로 인한 말로였으니까.

“한 달 안에 끝내.”
“예?”
“힘든가?”
“아, 아닙니다.”

멍하니 바라보는 코냐를 보며 피식 웃었다.

“넌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다.”
“...”

그들이 원하는 대로 카심을 내보냈고 카심이 원하는 대로 빨리 끝내길 원했다.
코냐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보름 안에 끝내겠습니다.”

***

“막아라!”
“아이스 피어 아이템을 던져!!”
“으아아! 지원은?”
“곧 옵니다!”

생각보다 <굳건한 의지>의 저항은 거셌다.
특히 이곳 날씨가 엄청나게 영향을 주었는데 너무 추워서 방한복을 입고 싸우게 되면 익숙하지 않은 탓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반면에 이미 익숙해진 북쪽 지역의 유저들은 너무도 능숙하게 움직였으니 생각보다 쉽게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3천 명이 넘는 수였고 엄청난 물자가 있었기에 코냐는 그것을 활용해서 밀어붙였다.
그중에서 활약은  레첼과 드로얀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두 사람이 뚫어버리며 활로가 완전히 열린 것이다.

“젠장! 너무 강해! 후퇴하라 후퇴!”
“으아아! 뒤로 도망쳐!”

그때 로드리게스가 앞으로 나섰다.

“왕이다!”
“우아아아!”

아무리 상대가 기사지만 그들은 로드리게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기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사기가 올랐다.
드로얀은 로드리게스를 보자마자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군요.”
“후우, 잘 부탁드립니다.”

이미 드로얀도 들었기에 끄덕였다.

“대신 최선을 다하라고 하더군요.
부디 그 안에서 살아남으라고...”
“사, 살살 부탁합니다.”

드로얀은 시작하자마자 이능인 붉은빛 검을 소환해 가슴에 찔렀다.
특화 레벨 8을 전개하자 밀려드는 그의 어마어마한 힘의 파동에, 로드리게스는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했다.
그러나 이내 눈빛이 달라지며 분위기가 변하며 그의 검과 방패에 붉은빛이 거대해졌다.

그 모습을 보며 드로얀은 짧게 감탄했다.
저 정도라면 엄청난 체력을 요구했는데 아무렇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치가 훌륭하다는 소리였다.

드로얀은 우선은 가볍게 달려들어 검을 내려쳤고 로드리게스는 그 공격을 방패로 막았다.

콰아아앙!

그들의 주변 일대로 충격파가 터져 나와 눈가루를 날렸다.
나름대로 제법 강하게 힘을 준 것인데도 로드리게스의 표정에 변화가 없자 드로얀은  한 번 놀랐다.
너무도 단단했던 것이다.
상대는 특화 레벨 Lv 7.
그것도 무기 강화였는데 자신의 공격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내니 당황스러웠다.

 순간 아래에서 올라오는 로드리게스의 검을 보고는 자세를 바꾸며 검을 막았다.

캉!

“흐읍!”

그런데 밀려 들어오는 힘에 몸이 10미터까지 떠올랐다.

“뭐, 뭐야?”

자신의 근력은 230이 넘어서고 있었다.
그 말은 이자는 그것을 더 넘는다는 의미였다.
말이 되나 싶었다.
이제 겨우 20대의 청년.
그것도 특화 레벨 7인 청년이 자신보다 힘이 높다니?

“저분 옆엔 이런 괴물들만 존재하는군.”

재미있다는 표정을 짓던 드로얀은 붉은 검을 만들어 왼손으로 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변하는 기세로 공중에서 회전하며 떨어져 그대로 로드리게스를 공격했다.

콰아아아앙!!!

그렇게 <왕이 되어라> 미션이 겨우 11개월 하고도 20일 만에 끝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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