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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화 〉12. 변수 창출(1) (66/119)



〈 66화 〉12. 변수 창출(1)
- 변수 창출 -

“예비 기사 부롬은 앞으로!”

매서운 눈매를 가진 이가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고 가운데에는 바로 주웬이 서 있었다.
그런데 주웬은 그를 보다가 말했다.

“세 명 동시에 덤비도록.”

그녀의 말에 예비 기사 두 명은 눈치를 보다 시험관이 끄덕이자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기분이 나쁜 듯 했다.
아무리 상대가 그 대단한 기사지만 자신들도 예비 기사.
절대 무시 받을 존재가 아니었다.
세 사람은 동시에 특화를 사용했고 모두 Lv 8에 해당했다.

그러나 주웬에게서는 더 거대한 기세가 뿜어져 나왔고 잠시 후, 주변이 완전히 쑥대밭이 되었다.

예비 기사 셋은 쓰러져 있었고 주웬은 우뚝 서 있었다.
기사 시험은 축제와도 같았기에 귀족들은 구경할 수 있었는데 그들은 압도적인 그녀의 무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지친 표정도 없이 몸을 돌려 빠져나오자마자 숨을 크게 내쉬었다.

“하아, 하.”

그때 뒤에서누군가 다가왔다.

“주웬님.”
“드로얀님. 끝나셨나 보군요.”

기사는 보통 서로에게 예의를 차렸다.

“예. 궁금한 게 있어서 이곳에 오자마자 바로 주웬님을 찾았습니다.”

주웬은 무엇이 궁금한지 알았기에 끄덕이며 말했다.

“진짜입니다.”
“... 저, 정말 입니까?”
“비록 그는 그 미션에서 얻을 수 있는 물건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그는 믿기 어려운 실력자 였습니다.”
“허. 아무리 아이템을 사용했다 한들. 주웬님을.”

방금만 보아도 주웬은 정말로 압도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아무리 아이템을 먹었다지만 Lv 8보다 강하게 만들어 주지 않았다.
자신만해도 몇 개나 먹었음에도 겨우 바르바프로 기사를 이기지 않았던가?

“저도 묻고 싶습니다.”
“예.”
“어땠습니까?”

드로얀은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뜨고 말했다.

“그곳에서 만큼은... 진짜였습니다.”

그 말에 의미를 알았기에 주웬의 눈동자가 커졌다.
위험한 발언이지만 주웬은 가볍게 웃으며 끄덕였다.

“역시 다시 만나고 싶지 않네요.”

돌아서는 주웬을 보며 드로얀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젠장, 괜히 물어봤군.”

 그의 전투 장면을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버린 것이다.
하지만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가 정말로 그렇게 대단한 실력까지 있다면, 아니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그때는 정말로 기사를 때려 치우고 그와 함께 여행을 다니고 싶어질 게 분명했다.

“역시 위험한 자야.”

그렇게 드로얀도 돌아서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한편, 11개월만에 왕성으로 돌아온 진 레첼로 인해 다들 소란스러워졌다.
왕자는 실패했고 왕녀는 미션에 성공하면서 50층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니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이자 수리에바왕국의 주인인 진 바르뎀은 축하 자리와 함께 파티를 개최했다.

유명한 길드도 흥미로웠던  미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대거 참여했고 그중에는 당연히 3대 길드도 있었으며 간부들도 많이 참여했다.
알베이안 역시 화려한 복장을 갖추고 입장했다.

“오랜만입니다.”
“오오! 들었습니다. 곧 또 다음 층으로 도전하신다지요?”
“예. 67층 지배자이신  왕국 출신인 캄그보그악님이 워낙 강하셔서 자신이 없지만요.”
“흐흐,  왕국 출신 따위는 얼른 밀어버리십시오.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하.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귀족이 몰래 다가와 귀에 속삭였다.

“그런데... 예언자께서는 혹 이야기 없으시던가요?”

그 순간 알베이안의 표정이 굳었다.

“밖에서는 그 이야기 금지입니다.”
“아하하, 알고말고요. 혹 필요한 재화가 있으신가 싶어서 그랬지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예언의  때 축복을 받으실 겁니다.”

축복이라는 말에 그의 표정이 활짝 웃었다.
가볍게 웃으며 자리에서 벗어나자마자 영웅 길드의 간부인 세뷸린이라는 여성과 드래고니안의 간부인 안데르나가 다가왔다.

가뷸린은 이곳에서도 갑옷을 입을 만큼 갑옷을 좋아하는 남성이었고 안데르나는 굉장히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오랜만이네요. 알베이안.”
“반갑습니다.
안데르나, 그리고 세뷸린.
새로운 갑옷이군요?
정말 잘 어울리는데요?”

가뷸린은 갑옷 칭찬에 미소를 지었다가 풀었다.

“감사하오.”

 지역 출신인 탓에 말투도 독특했다.

“두 사람은 듣자 하니 곧 60층에 진입하신다던데.”
“쉽지 않네요.
워낙 살벌한 분들이 계셔서.”
“다들 강하구려.”
“하긴 저도 다시 붙는다면 장담할 수 없는 분들이죠.
 분도 마찬가지고.
그저 운이 좋았습니다.”
“그대는 언제나 검소하오, 그래서 내가 좋아한다오.”
“하하 가뷸린 저도 당신을 마음에 듭니다.
그러니까 우리 아레스 길드로 오라니까요?”
“크흠. 그건 안되오.”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싫지 않은 가뷸린의 표정을 보며 알베이안은 재밌다는 듯 웃었다.
안데르나도 웃다가 알베이안을 보았다.

“소식은 들었죠?”
“예. 재미있더군요.
공주님이 아닌 다른 이가 왕의 역할이고 그가 이끌었다고.”
“호호, 꼭 저희 길드로 들일 생각입니다.”
“저희 역시 그럴 생각이오.”

알베이안은 얄밉다는 미소를 지었다.

“이런, 어쩌지요? 그분은 저희 길드와 꽤 연관이 있는데.”

웃으며 떠들고 있던 그때 음악이 나오자 세 사람은 자연스레 시선을 위로 향했고 그곳에서는 진 레첼이 걸어 나왔다.
그녀는 평소보다도 훨씬 우아하고 아름다웠는데 분위기가 이전과는 확 달라져 있었다.
불과 11달 전과는 비교도 하지 않을 만큼 달라져 있었기에 모두 놀랐다.
그녀에게서 은은하게 위엄까지도 흘러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는 주변을 휘어잡기 시작했다.
이곳 왕국에서 일하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몇 인사들은 그런 그녀에게 화들짝 놀라며 감탄했다.
이윽고 이어지는 그녀의 스토리에 다들 너무도 흥미진진함을 느꼈다.

알베이안 역시 그런 그녀의 달라진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그러다가 조금씩 차가워져 갔다.

“이러면... 안 되는데.”

***

“와~ 이런 곳 처음 와봐.”

연기가 가득 찬, 대중목욕탕.
왕국에만 존재했고 무엇보다 그 가격이 어마무시했다.
로드리게스는 너무 신기해하며 구경하다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다.

“크아~ 좋다.”

너무도 익숙한 모습에 이미 안에 있던 카심은 웃었다.

“너 처음이라며? 누가 보면 자주 즐긴 줄 알겠다.”
“흐흐, 그지? 그런데... 진짜 괜찮냐?
너무 비싸 보이는데.”
“고생했잖아. 돈 좀 써줘야지.”

그때 마침  한 명이 더 들어왔다.

“하하, 정말 신기하네. 말로만 들었던곳인데.
역시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해.”

카심은 가볍게 끄덕이며 알몸으로 다가오는 프레드릭을 보았다.

“내가 살던 곳에서는 빠르게 친해지려면 목욕탕을 가라는 말이 있거든.”
“정말? 알고 보면 그쪽 대륙의 왕족 아니야?”
“헉. 카심  왕족이었어?”
“아니. 거기는 목욕탕이 대중화되어 있다.”
“역시, 그럴 리가 없지.”
“무슨 의미냐?”
“아무것도 하하하!”

웃고 있다가 프레드릭이 천천히 물에 들어올  그의 몸을 자세히 살폈다.
정면에는 문신이 보이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프레드릭.
너도 올림푸스 아카데미였다며?”
“아~ 맞아. 나도 로드리게스에게 들었어.
너희들도 아카데미였다며? 신기하다.”

 이야기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더 가까워졌다.
그 뒤로 등까지 서로 밀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끝나고 옷을 입으러 나왔을 때 로드리게스는 너무도 만족스러워했다.

“야 진짜  말대로다. 엄청 친해진 거 같아.”
“나도 그래. 그래서 다행이야.
로드리게스가 이렇게 바보일 줄은 몰랐는데.
미션 땐 진짜 듬직했거든.”
“아 진짜 그러지 말라고! 듬직하다고!”

카심은 두 사람의 대화에 웃다가 몸을 돌리고 인상을 찌푸렸다.
등에도 문신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이름을 바꾸고 활동하고 있을까?
아니면 진짜 이름이 프레드릭인 것일까?

“하아, 모르겠...”

그때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에 자연스레 고개를 돌렸을 때 작은 펜던트가 떨어졌는데 프레드릭이 주웠다.
그것을 본 카심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찾았군.”

펜던트의 문양.
바로 그 문신 문양이었다.

***

“알베이안 웬일이야~ 얼굴마담인 네가 갑자기 우리를 모으다니?”
“용무나 말해라. 시간 없으니까.”
“오랜만에 만났는데 까칠하기는~”
“나도 바빠요~ 그래서 왜 불렀어요?
예언자님께서 연락을 주신 건가요?”

세 명의 물음에 알베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진 레첼이 변했다.”
“무슨 말이에요?”
“그게 무슨 상관인데?
예언자님께서 진 레이널이 왕자가 된다 했고 그렇게 만들라고 도움을 주고 있잖아.
그년이 바뀌어봐야 뭐?”
“아니, 원래 진 레첼은 왕위에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게 바뀌었다는 소리다.”

세 사람은 그때야 조금 표정이 심각해졌다.

“예언이 틀린 적 없었잖아!”
“한 번 있었지.”
“언제? 아! 그 이상한 영지에서 일?
그건 엄청 사소한 거잖아.
 정돈 변할 수 있다고 예언가님도 말했고.”

알베이안은 잠깐 멈칫하더니 말했다.

“그때 거기 조사하러 갔던 녀석. 죽었다고 했지?”
“아~ 그  대륙에서 온 새끼?
그 새끼 존나 약했잖아.
그런 놈을 수호자랍시고 뽑았을 때부터 이해  됐다니까.”
“거기 조사 좀 해.”
“아 왜 귀찮아~”

그 순간 알베이안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해라.”

그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그렇게 기가 쎄 보이던 이는 그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알았어.”
“너도 갔다가 뒤지는  아니니? 오호호호.”
“푸핫! 기사도  못 죽이는 마당에 무슨~”
“어머~ 기사 무시하니?”
“허이고? 그러다가 진짜 기사 되시겄어?”

그때 알베이안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란, 진 레이널을 잘 보조해라. 그가 왕이  수 있도록.”
“걱정 마. 이미 기사들 대부분  새끼를 지지하니까. 그나저나 진 레첼이 왜 갑자기 그리 변했데?”
“미션을 하고 온 뒤다. 미션 때...”

말을 하던 던 알베이안이 갑자기 말을 멈추자  사람은 의아한  바라보았다.

“포.”
“응?”
“그쪽 조사하는 거 카심이란 이름을 가진 놈이 있었는지조사해라.
다른 건 필요 없다.”
“그 새끼가 누군데?”

알베이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느낌이 이상했다.
아레스 길드 건도 그렇고, 진 레첼이 변한 곳에도 카심이 있었다.
만약 그곳에도 카심이 있었다면 놈은 요주의 인물이 된다.

“분명히 뭔가 있다.”

***

“흐아암.”

로드리게스는 하품을 늘어지게 했다.

“사냥  가?”

미션 이후 벌써  달이 흐르고 있었다.

“11개월을 그렇게 움직여 놓고 또 움직이고 싶나?”

카심은 책상을 톡톡치며 생각에빠진 채 답했다.

“내가 워낙 체력이 좋잖아.
하하하! 근데 요 며칠째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미래.”
“미래?”

로드리게스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다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차피 자신의 머리로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우, 나는 그럼 바람이나 좀...”
“로드리게스.”
“어?”

나가려던 로드리게스는 멈칫하며 돌아보았다.

“너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믿냐?”
“응? 무슨 말이야?”
“내가 말이야. 정말로 예상치 못한 일을 한다고 했을 때 나 믿을  있냐고.”
“... 뭐 내가 널 이해  하지만 당연히 믿지.
무슨 이유가 있을 테니까.
네가 이유 없이 어떤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잖아.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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