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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화 〉12. 변수 창출(3) (68/119)



〈 68화 〉12. 변수 창출(3)

집이라는 한정적인 장소에 네 마리 개체가 움직이기 때문에 눈을 감고 모든 감각을 끌어 올려야 했으니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경험을 주는 사냥터였다.

몬스터 뿐만이 아니었다.
서로에게도 자극이 되고 있었다.
프레드릭의 움직임을 보던 세 사람은 호승심을 느꼈다가 생각보다 훨씬 강한 로드리게스의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콰직! 쿠당탕! 카캉! 캉!

로드리게스는 눈을 감은 상태에서 놈들의 공격을 다 받아냈으며 놀라운 괴력으로 집까지 부숴버리며 몬스터를 죽여나갔다.

“오, 잘하는데?”

로드리게스는 왕이 되어라 미션 이후 정말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카심 외엔 상대가 없다 생각했던 세 사람은 프레드릭은 물론 새로운 상대인 로드리게스의 모습에 놀라면서도 절대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카심의 눈은 로드리게스보다 프레드릭에 향해 있었다.

“...”

이전 삶에서도 검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바스타드 소드 형태로  손과 양손을 오갈 수 있는 검을 사용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손 검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확실히 그 움직임이 달랐다.
 영향으로 기본적으로 걸을 때 움직임이 달라 이전에 위화감을 느꼈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전 삶에서 보던 것보다 지금 그의 움직임은 굉장히 좋아 보인다는 것이다.
마치 이게 진짜 그의 모습인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보였다.

“나를 속였나?”

살며시 미소짓는 그 미소는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그 사이에, 지그하르트와 안토니오 그리고 라이안은 자극을 받고 더 열심히 몬스터를 잡아 나갔다.

그렇게 대충 움직임들을 모두 잡아 주고는 카심은 홀로 2층을 올라가  안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 던전은 정말로 일반적인 마을의 모습과 전혀 다를  없었다.
보통 이런 식의 던전은 그래도 딱 사냥터라는 느낌인데 여기는완전히 인간들이 살고 있는 모습 그대로였다.
집 안에 가구들하며 모든 게 말이다.
사람 냄새도 났으며 방금이라도 사람이 지냈던 흔적이 여기저기서 느껴졌다.
심지어 아까 보았다시피 목각 인형이 가족처럼 오붓하게 앉아 식사하는 상황처럼 앉아 있었는데  신기한 것은 방금 한 음식을 차린 것처럼 보이는 식기가 놓여 있기도 했다.

이전 삶에서  던전을 방문했을 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몬스터인데  이렇게 인간의 모습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음?”

책상을 뒤지던 중 책 하나를 발견했는데 안에는 전혀 알  없는 문자가 있었다.
아이템이 아니라서 읽을  없어서 덮으려는 그때 다른 페이지는 아이템화 되어있었다.
문득 그것을 보는 순간 카심의 미간이 좁혀질 수밖에 없었다.

“...”

[아이의 일기장]

“우리 마을은 구원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 엄마랑 아빠랑 누나랑 영원히  수 있다고 하니 너무 기쁘다.”

이것을 보자마자 떠오르는 게 있었다.

연금술사 던전의 단트 유언장,
부패한 신전 보스,
성기사 제단에서도 봤던 글귀,
지금 얻은 아이의 일기장.

모든  세계와 혹은 영생에 관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영생교.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연관이 있을 것만 같았다.

“카심! 여기 주변을 정리 다 했어.”
“내려갈게.”

책을 내려놓고 집을 나가자 그들은  지친 얼굴로  있었다.

“확실히  사냥터는 인기 없다고 해서 오지 않았는데 네 말대로 하니 굉장히 도움이 되는 거 같네.”
“너는 어떻게 이런 곳을 아는 거지?”

안토니오와 라이안은 물론 지그하르트도 카심을 바라보며 있었다.

“사냥터를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만 봐서 그렇다.
보통 너희들 수준이라면 수련을 위해 사냥터를 이용하지 않지.”

살아남기 위해 수련해야 했던 카심은 시야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때 얻은 경험이었다.
반면에 워낙 풍족했던 그들에게 있어서는 이러한 시야는 놀라울 수밖에 없었기에 속으로 짧게 감탄했다.

그리고 신기했다.
자신과 또래의, 심지어 더 어린 나이의 사내인데 이상하게 마치 베테랑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사냥은 끝인가?”
“우후후. 여기서 끝이 아닐걸?”

지그하르트 말에 로드리게스가 웃으며 말하자 그들은 무슨의미냐는 표정을 지었다.

“너희들 모르냐?
우리는 던전을  때마다 클리어 했다는 걸?”

놀란 눈으로 다시 카심을 바라보았고 카심은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다가 끄덕였다.

안토니오와 라이안, 지그하르트는 여전히 믿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자신들 길드도 아직 던전을 클리어하지 못한 곳이 많았다.
그런데 겨우혼자인 그가 클리어가 가능하다니?

프레드릭 역시 놀란 눈으로 보고 있었고 카심은 그런 그들을 보며 움직였다.

“따라와라.”

이곳에는 마을이지만 제단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많은 집 중에서 유난히  십자가가 박힌 집이 있었다.
문 앞에  네 사람은 카심을 바라보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서로의 몸에 밧줄로 이은 것이었다.

“지금부터 문을 열 거다.
단, 절대 눈을 뜨지 마라.
눈을 뜨는 놈은 클리어 못하고 튕겨 나갈 거다.”

로드리게스는 끄덕였도 다른 이들도 침을 꿀꺽 삼키며 눈을 감았다.
카심도 눈을 감고는 문을 열었다.
 순간 느껴지는 스산함에 온몸이 오싹해졌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반응하며 보호하기 위해 눈을 뜨려는 순간 카심이 소리쳤다.

“눈 뜨지 마라!”

깜짝 놀란 그들은 가까스로 참고 천천히 뒤따랐다.
네 사람은 분명히 앞으로 계속 걷고 있었는데  집은 절대 그렇게 긴 집이 아니었다.
무려 10분이나 이리저리 걷기만 했다.

“이 집이 이렇게 길...”
“조용. 집중에 방해된다.”

로드리게스가 말하려다가 카심의 말에 입을 닫았다.
사실 지금 카심은 정말로 꽤 집중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 길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지만, 이 길은 마력으로 느낄  있기도 했다.

즉, 이전 삶에서도 그랬고지금도 오로지 자신만이 아는 곳이기도 했다.
괜히 그 오랜 시간 클리어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마력은 이 세계에 많은 비밀을 풀어주는 것을 보면 익숙해지려는 찰나 또  번 신비한 힘이라고 느꼈다.

그렇게 한참을 걷던 카심은 감각을 통해 느껴지는 또 하나의 문이 앞에 있었고 그것을 잡고 열었다.
문을 열고 천천히 걸어나가 눈을 떴을 때 재미있게도 집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게 뭐야라고 말하지 못했다.
마을의 풍경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불타고 있었고 주변에는 목각 인형으로 보이는 것들이 시신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무엇보다 이상한 향이 가득했다.

“이게 무슨...”
“뭔가 달콤한 냄새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거부감이 드는데.”

그때 카심을 따라 마을 중앙으로 향했을 때 보이는 아주 아름다운 꽃밭에 감탄했다.
마을의 모습과는 달리 달빛에 비춰진 꽃은 아주 옅게 빛을 반사해서 너무도 아름다웠다.

“아타락시아 꽃이다.”
“헉.”
“저게 그 아타락시아...?”
“카심. 그럼 보스는?”
“지금 보고 있네.”
“...”

넷은 당황한 표정으로 아타락시아 꽃을 보았다.
그런 그들을 보며 카심은 나지막이 말을 이어 나갔다.

“이 마을은 원래 종교적인 마을이었다.
그들의 종교는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영생을 빌었지.”
“...”

영생이라는 말에 프레드릭의 표정이 갑자기 굳었다.

“그때 이 마을에 찾아온 한 외부의 인물이 있었다.
그는 이 마을의 종교를 보고는 자신이 사실은 신의 계시를 받고  마을에 왔다고 말하기 시작했고 이 꽃을 전하며 이것을 심고 먹는다면 영생을 살 수 있노라 했지.
그래서 이들은 평생 살 수 있게 되지만 이렇게 목각 인형으로 변했다는 게 이 던전의 배경이다.”
“헐! 그럼 그게 천사가 아니라 악마였네?”
“경고지.
인간은 영생을   없는데 살고 싶어하는 이들의 말로라는 것을.”

카심은 로드리게스를 보며 비웃으며 말했다.

“한심하지.”
“하하. 재미있는 일화군요.”

 순간 프레드릭이 말하자 카심은 고개를 돌렸다.

“왜? 네가 있는 영생교는 다른 방식인가?”

갑자기 훅 들어온 카심의 말에 프레드릭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렸다.
카심이 몸을 돌려 프레드릭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어, 어? 무, 무슨 소리야 하하.”
“사실 내가 고민을 좀 했다.”

카심은 프레드릭을 향해 다가갔고 프레드릭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너는 영생교에 있는 놈이니 정보를 얻어야겠다고 말이야.
그런데 내가 그걸 물어봐야네가 대답할까?”
“로드리게스! 이,  친구 왜 이러는 거야?”

프레드릭의 말에 로드리게스는 당황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카심이 얼마 전에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곤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어이 레온.”
“...”

프레드릭은 더욱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레, 레온이라니 내 이름은 프레드릭이야.”
“그 이름도 거짓이었나?
아니면 지금 이름이 진짜인가?
혹은 지금 이름 차도 거짓인가?”
“갑자기 왜 이런 장난을 하는 거야? 정도가 지나쳐.”

프레드릭은 도리어 화를 내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장난치지 말라는 표현이었다.

“내가...”

그때 카심이 멈추고는 천천히 눈빛이 변해갔다.

“장난 같나?”

순식간에 쏟아져 나오는 기세.
그것은 일반적인 기세와 달리 끈적하고도 온몸을 옥죄어오며 서늘하게 만들었다.

“...”

프레드릭은 다급하게 말했다.

“도대체  보고 내가 영생교인지 뭔지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제대로 확인도 해보지 않고...”
“확인할 필요 없다.”
“뭐?”
“미안하지만 나는 답정너라.”
“다, 답정너?”

 순간 카심은 창을 다르게 쥐었다.

“어, 어떻게 하려고?”
“아까 말했다시피 변수를 만들 생각이다.”
“변수...?”
“영생교는  잘난 단체인 거 같더군.
왕국에도 많이 있는  보니 말이야.
그런 상황에서 그들을 흔들어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싶었다.”

그 순간 카심의 창이 움직였다.
창은 정확히 프레드릭의 목을 노렸다.

슉!

그러나 프레드릭은 순식간에 뒤로 뛰어올라 피했다.
피하긴 했지만, 그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방금 공격에는 진심으로 자신을 죽이려 했기 때문이다.

네 사람은 역시 그것을 보며 화들짝 놀랐는데 특히 로드리게스가 놀라 소리쳤다.

“카, 카심!”
“오늘 저놈은 여기서 죽는다.”
“무슨 짓이야 도대체.
아무리 그래도...”
“로드리게스.”

카심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데  눈빛이 진심이었기에 로드리게스는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그래도...”

혼란스러웠다.
아무리 카심을 믿는다지만 그래도 갑자기 대뜸 사람을 죽인다니?
그것도 자신이 보기에는 아무 잘못도 없어 보이고 미션에서 믿었던 동료였다.
그러니 너무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로드리게스 도와 줘!
저 놈 이상해! 그래!
이 던전에 의해 이상해진  같아!
아타락시아 꽃이잖아!”

프레드릭의 말에 로드리게스는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안토니오와 라이안, 지그하르트 역시  상황에 너무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카심 진짜 괜찮은 거야!?”
“내가 미친놈처럼 보이나?”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속지 마! 아타락시아가 얼마나 좋지 않은  알잖아!”

카심은 그런 프레드릭을 보며 피식 웃었다.

“필사적이군. 너희 세 사람도 내가 지금 이상해 보이나?”
“... 우리는 솔직히 잘 모른다.”
“맞다. 너에 대해서 아는 게 없지.”
“뭐 미친놈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세 사람은 당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기에 카심은 가볍게 끄덕였고 다시 로드리게스를 보았다.

“카심... 정말... 이래야 하는 거야?”
“그래.”

카심의 눈은 흔들림 없었기에 로드리게스는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깨물었다.

“젠장!
그래 씨발 네가 무슨 생각이 있는 거겠지!
난...  믿어.”

 소리에 프레드릭의 표정이 일그러졌고 카심은 피식 웃었다.

“모든 설명은 곧 해주마. 너희들도.”

안토니오, 라이안 그리고 지그하르트.
 세 사람을 부른 이유가 있었다.
그들은 앞으로 영생교를 충분히 흔들  있는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게 네 사람이 암묵적으로동의하자 카심은 순식간에 뒤쪽에 있는 프레드릭을 향해 달려 들어 창을 찔렀다.

슉!

압도적인 스피드에 프레드릭은 화들짝 놀라며 피했다.

그때 카심의 등에서 솟아오른 초록빛과 동시에  창은 더욱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자, 프레드릭은 눈깜짝할 사이에 다가오는 창을 보고는, 이를  깨물어 특화를 사용하며 맞받아치기 시작했다.

채채챙! 챙!!

 번을 막던 프레드릭은 갑자기 표정이 바뀌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

그리곤  이상 다급하게 막지 않고 스르르 검을 내리고는 너무도 간단히 그 엄청난 찌르기를 피하기 시작했다.

“미안한데 나에게 속도는 의미가 없어.
그리고...”

그 순간 슥 올라오는 칼날이 카심의 턱을 스쳤다.

촤앗!

뒤로 물러선 카심은 자신의 턱을 매만졌을 때 피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로드리게스는 물론 세 사람도  상황에 화들짝 놀랐다.
방금 카심의 공격은 저렇게 쉽게 피할 수 없을 만큼 빨랐다.
심지어 여유로웠다.

프레드릭은 자세와 표정까지 완전히 바뀐 상태였다.

“곤란하네.
이제 와서 속일 수도 없고,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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