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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화 〉13. 달라진 상황(2) (73/119)



〈 73화 〉13. 달라진 상황(2)

“저 새끼... 저기서 뭐하는 거야?”

칸도 알고 있는 얼굴.
바로 카심이었다.

카심과 로드리게스의 복장이 평소와 달랐다.
부랑자들이 입는 것과 아주 흡사했고 행동도 괴랄하기 그지없었다.
어찌 되었든 그들의 등장에 움직임이 멈추고 몇몇 이들은 무서워하기도 했다.
그때 사제로 보이는 흰색 로브를 입은 이들이 다가왔다.

“허허, 신도님.  배고파 오셨습니까? 그렇다면 저희가...”
“내가 왜 니들 신도야 늙탱이 새끼야 엉?
좆같은 소리 하지 말고 돈 내놔.”

카심의 거친 말에 뒤에 주변을 지키려고 하던  강해 보이는 신도들이 다가오려고 하자 사제가 손을 올리며 멈춰 세웠다.
그리곤 웃으며 말했다.

“우리 영생교는여러분들에게도 베풀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는 품에서 1실버를 꺼내 주었다.

“오늘은 이것만 드리겠으니 부디 이해를...”
“웃기지 말고오~ 씨발 가진 거 다 내놔 어?”

카심은 그의 멱살을 잡았고 사제는 그때야 표정이 굳었다.

“이러시면 안 됩...”

그때 카심이 더욱 가까이 끌어가더니 씩 웃었다.

“왜? 수호신이 지켜줘서?”

그 순간 사제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졌다.
이윽고 사제의 몸이 기우뚱하더니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다.

“꺅!”
“우아악!”

 바람에 주변에 있던 가난한 이들은 화들짝 놀랐고  강한 신도들은 순식간에 달려들었다.
로드리게스는 바르게 그들 앞을 막아섰고 혼자서 달려드는 5명을 압도적인 막아내자  상황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낀 사제들이 허겁지겁 어디론가 도망갔다.

한편, 칸은 그 모습을 보면서 술을 들이켰다.

“재밌네. 크크크. 술맛 좋고.”

그러다가  멀리서 다가오는 놈 중 한 놈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다.
벽에 기대 술을 먹으며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함에 계속 지켜보기로 했다.
카심 역시 다가오는 놈 중 한 놈이 수호신임을 바로 간파하고는 행동을 바꿨다.

“로드리게스.”

로드리게스는 순식간에 뒤로 피했고 카심도 뒤로 빠지며 소리쳤다.

“씨발 다음에 올 때 다시 준비해놔!”

그리곤 빠르게 도망치기 시작하자 수호신은 그것을 보고는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사람의 앞에 섰다.
그런데 그 순간 카심의 눈이 번쩍이더니 엄청난 속도로 창이 그의 목을 노렸다.
수호신은  공격에 화들짝 놀라며 몸을 크게 뒤로 젖혀 피해야 했고 카심과 로드리게스는  틈에 재빠르게 양옆으로 퍼져 달려 나갔다.

수호신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그대로카심을 향해 달려갔다.

뒤쪽에서 보고 있던 칸 역시 놀란 눈이었다.

“뭐야 저 새끼.”

방금 속도.
그것은 자신의 상식으로는 저놈이 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결국, 먹던 술마저 버리고 카심이 도망친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건물 위를 달리던 카심은 옆 건물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놈을 바라보고는  웃었다가 갑자기 아래 골목으로 뛰어들었고 수호신 역시 떨어져 내렸다.
그런데 도망가지 않고 마주 서고 있는 것을 본 수호신은 피식 웃었다.

“네놈은 누구냐? 누군데 우리를 알고 있지?”
“말투가 독특하네. 크라묭 왕국 출신인가?”
“...”

반응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카심은  반응에 문득 묘한 느낌을 받았다.
갑작스럽게 영생교를 포교하는 이유.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아... 너희 수호신. 또 다른 팀이 있구나?
그리고 너는 이번에 이곳에 투입 되었고.”
“...  죽어야  놈이군.”

그때 로드리게스가 뒤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수호신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로드리게스는 그대로 특화를 사용하며 그를 향해 검을 내려쳤고 수호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검을 들어 올렸다.

“어, 그거 그렇게 막으면 안  텐데.”

카심이 충고를 했지만, 당연히 듣지 않고 그는 막자마자 로드리게스의 목을 치려 했다.

콰직!

“흐읍!?”

그런데 예상치 못한 엄청난 괴력에 한순간 한쪽 무릎을 꿇을 뻔했다.

“말했잖아.”

그리고 앞에 있던 카심은 그의 얼굴을 향해 창을 찔렀다.
하지만수호신의 얼굴이 휙 돌아가며 카심의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발로 차버렸고 뒤돌아 로드리게스를 향해 검을 내려쳤다.

콰앙!

로드리게스의 몸이 뒤로 쭉 날아갔고 카심 역시 한참이나 뒤로 밀렸다.
그러나 카심은 복부에 맞기  창을 회수해 막아서 큰 충격은 없었다.

“후우. 역시 쉽지 않겠...”
“어이.”

카심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다소 놀란표정을 지었다.

“칸?”
“오랜만이다? 꼬맹이.”
“...”

골치아프다는 표정을 지을  칸은 씩 웃었다.

“쫄지 말라고 동생. 오늘은 네 편이니까.”
“무슨 소리지?”
“나도 영생교인지 먼지하는 구린내 나는 새끼들한테 관심이 있거든.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짓걸이를 하고 있더군?
무슨 의도냐?
아니, 그건 나중에 듣고 자 어떻게 해줄까.
저놈을 여기서 죽여 줘?”

카심은 칸의 행동을 다소 이해하지 못했다가 끄덕였다.

“죽이진 말고 최대한 놈을 이용해 주변을 파괴해.”

칸은 그 말에 씩 웃었다.

“너, 아주 재미있는 머리를 지녔구나? 오케이.”

칸은 터덜터덜 걸어갔다.
그때 수호신 역시 칸을 보고는 경계했다.

“어이 친구.
미안하지만 바톤 터치라서.”
“흥.”

그때 수호신의 검에서 붉은빛이 솟구쳐올랐다.
그것은 일반적인 모습과는 달랐다.
진했다.
그리고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극도의 파괴력을 자랑하는 방식의 이능이었다.
그것을 본 칸은 씩 웃더니 붉은빛이 번쩍였다가 몸으로 흡수되더니 이내 그의 몸 주위로 붉은색 막이 형성되었다.
그런데 그것이 서서히 압축되더니 몸을 뒤덮었다.

수호신은 그대로 달려들었고 칸은 달려오는 그를 보며 팔짱을 꼈다.
맹렬히 회전하는 그의 검이 그대로 칸의 가슴을 가격했다.

파지지지직!!!

하지만 칸은 생채기도 나지 않은 채 서 있었다.

“아, 따가워라.”

히죽 웃는 칸을 보며 수호신의 표정이 급격하게 일그러졌다.

콰아앙!!!

로드리게스는 둘의 전투에 입을  벌렸다.

“어우, 미쳤어.”
“이쯤에서 빠지자. 아주 운이 좋아.”

카심은 칸에게 무운을 빈다며 속으로 빌고는 빠졌다.

이 사건이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졌고 최근  유명했던 영생교였기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아박투는 세 명의 자신의 밑 수호신과 함께 은밀한 곳에서 모여 있었다.

“그래서?”

아박투의 무거운 음성에 긴장감이 흘렀다.

“제가 수호신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네놈의 팔을 부숴버린 그놈이?”
“아닙니다.
그놈 전에 나타난 건달놈들 이었습니다.
한패겠지요.”

칼루자는 요염한 자세로 손톱을 정리했다.

“참 쓸모없다, 길레이오.
상대를 죽이지도 못하고~ 무식하게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어서 영생교에 대한 이미지도 떨어뜨리고 어떻게  거니?”
“...”
“알고 있어?
영생교 때문에 집이 파괴되고 다친 사람도 많아서 지금 대단하시다는 왕족 놈들도 움직이고 있다는 거?
그렇지 않아도 그 왕자놈이 기세등등했는데 이 일 때문에 역풍을 맞고 있다나 뭐라나~”

길레이오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아~ 알베이안 오빠는 그걸 보면서 아주 좋아라 웃고 있겠네~”
“닥쳐라 킬루자.”

아박투의 말에 킬루자는 입을 가리며 다물었다.

“우선은 돈을 써서 민심을 다시 살리도록.”

아박투의 말에 의해 빠르게 돈을 이용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더 좋은 집을 선사해주자 다시 민심이 회복되는  했다.
하지만 그때 또 다른 소문이 들었다.

[영생교는 어떻게 그런 돈이 많을까?]
[부패한 단체기 때문이다.]
[청렴한 교는 저렇게 돈이 많지 않다.]
라는 식의 소문이 퍼지면서 다시 좋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진 레이널이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는 소문도 퍼지면서 진 레이널과 관계도 더 긴밀한 것처럼 보여졌다.
당연히 이 소문의 조종한 이는 진 레첼이었다.
 좋은 상황을 그녀가 놓칠 리가 없던 것이다.

그 덕에 다시  번 진 레첼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

알베이안은  숙소를 찾았다.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나온 것은 아박투였다.

“그 아박투께서 저를 부르시다니.
많이 급한 모양이군요.”
“들어와라.”

알베이안의 장난스러운 비꼼에도 아박투는 아무런 말 하지 않았고 알베이안은 가볍게 웃으며 들어갔다.

“상황은 들었겠지?”
“당연하지요.”
“어떻게 하면 좋겠나?”

아박투의 행동에 알베이안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놀랄 것 없다.
나는 자네를 인정하니까.
적어도 머리만큼은 나보다  뛰어나겠지.”
“하하. 기분 좋은 말이군요. 좋습니다.
먼저 길레이오의 팔을 그렇게 만든 놈의 이름은 칸.
부랑자 길드의 마스터죠.
이전에는 저희 길드의 간부기도 했고.
그에게는 재미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생김새와 달리 정의라는 특성이죠.”
“웃기지도 않는 특성이군.”
“그 특성이 발휘되는 순간 그 대상에게는 50퍼센트의 데미지가  들어오게 됩니다.”
“... 앞에 말은 취소해야겠군.
그럼 다른 대상을 이용해 제거하는 것은?”
“그 특성이 발휘되지 않더라도 그의 수준은 굉장히 높습니다.”

골치 아픈 상대에 인상을 쓰고 있는 아박투를 보며 설명을 더 이어갔다.

“그리고 이 귀여운 장난을 친 놈은 카심.”
“건달인가?”
“저는... 칸 만큼 위험한 인물로 보고 있습니다.”

아박투의 미간이 좁혀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설명에 아박투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당장 죽여야 하겠군.”
“아니요. 죽여서는  됩니다.
알아내야 할 게 많습니다.
그 자에 대해서는 제가 천천히 접근할 생각이니 조심해주세요.”
“그러지.”
“우선은 저에 대한 정체는 확실하게 숨길 작정입니다.
그리고 최근 아레스 길드가 영생교에 관한 부정적인 입장을 띄고 있습니다.”
“왜지?”
“길드 마스터의 아들인 지그하르트가 그런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죽이는 건? 어차피  길드는 망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하면 편하겠지만... 최근에는 제 신분은 확실하게 숨길만  좋은 조건이거든요.
덕분에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알겠다.”

알베이안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수호신 아박투.
자신과 양대 산맥으로 점쳐지고 있던 그 사내가 말을 듣고 있는 게 생각보다  쾌감이 있었다.

“우선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계속해서 돈을 써야 합니다.”
“이상한 소문이 돌더라도?”

알베이안은 천천히 일어나 창문을 통해 밖을내 보았다.

“예. 아무리 그래도 직접적인 도움을 받은 인간은 그것에 대해 감사할 따름이죠.
어떻게 해서든 진 레이널과 연관된 이상 이미지 회복에 힘써야 합니다.
그가 꼭 왕에 올라서야 하니까요.”

그렇게 영생교는 다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카심은 숙소로 돌아와 상황이 흘러가는 것을 레온을 통해 정보를 받고 있었다.
영생교의 움직임 방향과 의심 가는 인물들이 있었으며 그들의 위치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아보기 위해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카심은 레온에게 진 레첼과 접촉해 정보를 서로 나누라며, 드로얀이라는 기사와 접촉해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상황을 설명하면 될 거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잘 되고 있는 거 같아?”
“한방은 먹였지.  덕분에.”
“그런데 그 사람은 누구야? 엄청나던데.”

그때 누군가 창문으로 뛰어올랐다.
햇빛을 등지고 있음에도 드러난 그의 육체는 대단했다.

“어이 동상~ 여기 있었구만.”

자연스레 들어오자마자 안에 있는 과일 하나를 씹어 먹으며 다가와 의자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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