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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화 〉14. 이유(1) (77/119)



〈 77화 〉14. 이유(1)

이유 -

무수히 많은 유저가 모여들었다.

이들도 출정식 이후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 모인 것인데, 원래라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겠지만, 왕국과 길드와 협력하여 이번에 큰 활약을 펼친 이들을 대상으로 왕국에서는 큰 보상을, 길드에서는 스카웃을 한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임시로 지어진 움막 중에서 임의로 배정받은 유저들이 모여 있었다.
인원은 총 10명.

“아니 십인장은 뭐고 백인장은 또 뭐야?
괜히 이쪽 진영 택했네.
 대도 안대는 방법을 취하고 있어.”
“그래도 재밌어 보이는데?”
“재밌긴 씨발.”
“병신이 지도 공주님한테 관심받으려고  주제.”
“뭐이 새꺄!?  아냐?”
“나도 맞지 새꺄. 푸하하하.”

웃는 유저들 사이로 로드리게스는 카심을 보았다.

“이거... 네가 그때 만들었던 거 아냐?”
“맞아. 귀엽네. 여기에서 활용할 줄이야.”
“난 사실 그때 뭐 거의 몰랐는데 어떤 거야?”
“대충  실력 있으면 대접받을 수 있는 구조다.”

때마침 누군가 소리쳤다.

“어이, 여기 십인장은 내가 한다.”
“뭔 개소리야 씨발. 임의지만 내가 선정됐잖아.”
“좆까 너 같은 좆밥 새끼가  한다고?”
“뭐 인마!?”

결국, 몸싸움이 벌어지려고 하자 누군가 말했다.

“싸우는 순간 퇴출이 되며 수리에바 왕국에도 들어올 수 없게 될 텐데.”

그 말에 싸우려던 둘은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지금은 임시고 누가 더 많이 잡냐에 따라서 바뀐다고 했으니.”

일제히 그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카심 역시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호쾌한 얼굴에 갈색 머리를 찰랑거리는 여성 유저였다.
그녀는 생각보다 인지도가 있는 인물로 남자들 사이에서 그녀의  키와 풍만한 가슴으로 섹시함으로 알려졌다.
그럴 것이 어느 한 변태 귀족이 아주 재미있는 대회를 열었었는데 바로 섹시한 유저를 뽑는 것이었다.

남자와 여자별로 했으며 의외로 아주 큰 인기가 있었는데 그때 1등한 것이 바로 저 여성 유저였다.
 키와 멋진 라인, 거기다가 풍만한 가슴은 물론 시원시원한 외모로 말이다.

그때 받은 장비가 바로 지금 그녀가 가지고 있는 무기인 이그니스.
준 유니크급 아티팩트였다.

“이렇게 하는 게 어때?”

그녀는  웃었다.

“어차피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으니까, 오늘 하루만 우리는 각자 개인으로 움직인다.
시간은  해가 저물기 전까지.
그중에서 가장 많이 잡은 사람이 십인장이 되는 것.”
“좋지.”
“나도 좋다.”

8명이 일어났지만 두 명은 일어나지 않았다.

“뭐야 둘은? 포기?”

그녀는 카심과 로드리게스를 보았다.

“별로 관심 없어서.”
“나도.”
“남정네 녀석들이 자존심도 없기는.
 실력 없으면 어쩔  없지.
다만, 여기선 실력 없으면 버려지니까 잘 하라고.”

카심은 가볍게 끄덕였고 로드리게스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은 각자 전리품을 올려놓았다.

“난 다섯 마리!”
“푸흡, 푸하하. 그런 놈이 나댄 거냐? 여섯 마리다 인마!”
“뭐야 나보다 한 마리 밖에 차이 안 나잖아!”

그때 꽤 미남인 남자가 무려 15개를 올렸다.

“생각보다 수준들이 낮군.”

두 배가 넘었으니 실력에서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이들도 자신보다 훨씬 많으니 고개를 젓고 있었기에 그는 피식 웃었다.

“쳇,얼굴도 잘생긴 새끼가 실력도 있네.”
“에이 더러워라.”
“그럼 여기에 십인...”
“어허,”

그 순간 그녀가 전리품을 꺼냈다.
그 수는 20개.

“미안하지만 십인장은 나네. 불만 없지?”

미남인 그는 인상을 살며시 찌푸렸지만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난 데나라고 한다.
내가공주님 쪽으로 온 이유는 여기 있는 시스템이 굉장히 재미가 있어서다.
여기서는 능력이 있으면 올라갈 수 있더라고.
내 목표는 장군이라는 직책.
알지? 직책이 높은 사람 밑에 있을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있다는 거.
내가 꼭 너희들을 잘 이끌어 줄게.”

데나는 윙크를 날리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몬스터의 수는 못해도 수십만이 훌쩍 넘어서고 있었으며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했다.

엄청난 넓이로 퍼져 있었으며 최근 주변 마을은 물론 영지도 피해를, 입을 정도였다.
그 상황에서 진 레이널과 진 레첼이 총 지휘관을 맡았는데 두 사람은 힘을 합친  아닌 서로 경쟁을 하기로 했다.

“어떻게 됐어요?”
“생각보다  이해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만족도도 높습니다.”
“역시. 솔직히 되게 재미있었거든요.”
“저도... 그랬습니다.”

진 레첼은 자신 앞에 있는 코냐를 보며 웃었다.

“와줘서 고마워요.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필요했거든요.
거기다 코냐씨의 뛰어남도 잘 알고 있고.”
“아닙니다. 오히려 불러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아시다시피 좋은 상황이 아니에요.
오라버니쪽으로 너무 많은 인원이 분배되어 있어요.
거기다가 기사들대부분도 그렇고요.”
“그래도 드로얀님은 물론 주웬님까지 오셔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두 분께서 오시면서 다른 기사분 몇 분도 오셨으니.”
“그렇지 않아도 주웬님은 정말 놀랐어요.
그분은 평소 중립적이라 오히려 참여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쨌든 두 분을 잘 이용해주세요.”
“감히 제가 기사님들을 이용할 없겠지만  분의 움직임에 방해하지 않게 노력하겠습니다.”
“어차피 저희 목적은 이기는 게 아니에요.
수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부족하니 그럴 순 없겠죠.
하지만 오라버니의 이미지는 충분히 좋지만, 저에 대한 이미지는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이것은 그 기회를 살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가 이기는 게 되는 거예요.”
“...”

코냐는 놀란 얼굴로 감탄했다.
카심에 가려져서 몰랐지만, 그녀는 정치쪽에 있어서는 확실히 시야가 달랐다.
감히 자신도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저는 카심님께서 만든 시스템에서 조금 더 편리성을 구축을 위해  가지 보완하러 가보겠습니다.”
“부탁드릴게요.”

코냐가 일어서서 나왔을 때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확실히  시스템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몰입도였다.
그들 얼굴에는 어느새 재미있는 놀이라도 하는 것처럼 즐거움이 가득했다.

확실히 진 레이널쪽 진영의 분위기와는 차이가 느껴졌다.

“이 차이가 분명히 큰 차이를 만들 거야.”

공주는 이기지 못할 거라, 생각했지만 코냐는 어떻게 해서든 이기게 만들고 싶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움직이려는 그때 그녀는 익숙한 뒷모습을 보았다.

“어?”

하지만 금방 지나갔기에 의아해하며 갸웃거리고는 다시이동했다.

***

데나는 달려드는 몬스터를 처단하며 주위를 보았다.

“조급해, 하지 마! 무리하게 하다가 죽는다!
체력이 빠지면 뒤로 도망쳐!”

그러던 와중 몇 명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보다 조금 덜 잡았던, 꽤 잘생겼던 놈.
스피드 위주로 빠르게 검을 움직이는데 제법 인상적이었다.

“괜찮... 응?”

그러던 와중 방패를 들고 있는 녀석을 보았을  화들짝 놀랐다.
자신도 제법 힘들게 잡던 몬스터를 한 방에 몸을 베어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야?”

당황스러웠다.
순간 운이 좋았나 싶었지만 이어지는 그의 공격에 몬스터가 너무도 손쉽게 두 동강 났다.
심지어 귀찮다는 듯 휘두르는 공격에 말이다.

반면에 그의 뒤에 있는 창을 든 사내는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딱 보아도 꽤 좋아 보이는 장비에 대충 눈치챘다.
한마디로 실력은 없고  많은 자식이라는 말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유형의 인간이군.
하아, 하지만 버리자니 앞에 있는 놈이 상당한데.
저놈 지키느라 욕심도 없을 테고.”

데나는 이렇게 한 명씩 수준을 가늠하고 앞으로 방안을 생각했다.
그러다가 다시 창을 들고 있는 놈을 보았다.
그때마침 그놈 역시 자신을 바라보았다.

“흥.”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근처 몬스터는 모두 죽인 거 같다!
여기서  나가면 다른 십인장과 부딪힐  있으니 우선 정리한다!
그리고 근처에서 밤을 보낸 이후에 움직일 테니 각자 자리를 잡아!”

데나는 한 번에 빠르게 지시를 내렸고 그렇게 죽인 몬스터를 정리하고 각자 자리를 잡고 하루를 보낼 준비를 했다.

로드리게스는 대충 나무에 등을 맞대고 앉아 기지개를 폈다.

“끄응, 뭔가 예상과 달리 너무 평화로운 느낌인데.
상황 되게 심각하다 들었는데.”

카심은 피식 웃었다.

“왜? 바쁘게 해줘?”
“에이~ 좋다는 말이지.
오랜만에 휴식이고 얼마나 좋아.”

웃고 있는 두 사람 사이로 데나가 다가왔다.

“시시했나 보네요?”
“아, 십인장님.”
“데나라고 불러요.”
“그나저나 무슨 일이신지?”

로드리게스는 의아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보았다.

“아까 보니 실력이 꽤 상당하신 거 같던데 왜 십인장을 하려고 하지 않았죠?”
“아, 저는 그런 쪽으론 재능이 없어서요 하하.”
“그 말은 했다면 분명히 됐다는 의미인가요?”
“예.”

로드리게스는 당연한 거 아니냐는 너무도 당당한 표정과 대답에 카심은 자신을 닮아가는 로드리게스를 보며 괜히 웃음이 나왔다.

“자신감이 넘치는군요.
앞으로  부탁드리죠.”

데나는 가볍게 끄덕이며 윙크를 날리고는 돌아가서 다른 인원을 챙겼다.
그 모습을 보며 로드리게스는 카심을 보았다.

“그래도 우리 십인장님 나름대로 잘 하시는 거 같은데?”
“괜찮아 보이네. 아쉬운 건, 눈이 없다는 거고.”
“왜?”
“나를 철부지 귀족으로 보고 있더라.”
“아하하하! 하긴, 그럴 수 있겠다.
나는 너를 지키는 기사고 흐흐.”
“뭐 날 어떻게 보든 관심 없고.”
“그런데 그렇게 하면 돼?”
“몰라. 해보는 거지.”

카심은 지금 특화 레벨을 올릴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이전 삶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그때의 감각을 기억하려 했다.
당시에는 무기 강화였기에  감각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분명히 비슷한 점이 존재했다.

그래서 무식하게 당시의 감각을 이용해 스피드 강화를 건드려보고 있는 중이었다.

덕분에 당장 스피드 강화 특화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로드리게스에게 대부분 일을 맡겨야 했다.
스피드 강화를 사용해 이 감각이 무뎌지게 할 수 없었다.
로드리게스는 카심의 역할까지 해야 해서 두 배는 움직였지만 사실 평소 하던 것보다도 못한 일이었기에 아주 편했다.

그러나다른이들 입장에서는 로드리게스가 거의 학대받는 것처럼 보여 카심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벌써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번도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지 않았으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만, 불만을 내비치지 않는 것은 로드리게스가 그만큼 역할을 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잡은 전리품을 기록하고 일정치 식량을 받고 돌아오던 데나는 누군가 불러서 고개를 돌렸다.

“어이~ 십인장.”
“예, 오십인장님.”
“이번에 초원 쪽에 정리하러 갈 거니까 내일 바로 오도록.”
“알겠습니다.”

높은 직책의 경우에는 그들이 행하는 일이 있으면 무조건 말을 들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기에 데나는 곧바로 움막으로 돌아와 상황을 알렸다.

“내일부터 안달로 오십인장과 함께 초원으로 향한다.”
“아이, 거기까지 가는 데만 시간 걸리는데!”
“어쩔 수 없어, 명령이니까.”
“하여간  새끼 오십인장 되고나서 존나 설친다니까.
안 그래도 내 친구도 십인장인데 불만이 많아요.”
“어쩔 수 없잖아.”
“아, 그리고 조심해요. 그 새끼  맘에 드는 사람 있으면 바로 빼가려고 개수작 펼치니까요.”
“뭐야, 그러면 나 스카웃 당하겠는데?”
“지랄 새끼야. 푸하하하.”

웃고 있는 그들 사이로 데나는 로드리게스를 보았다.
지금까지 보여준 로드리게스의 활약이 대단하지는 않지만 데나는 그때 그가  그렇게 자신있게 예라고 했는지 충분히 납득했다.
강했다.
덕분에 지금 자신의 실적이 굉장히 높아져서 머지않아 오십인장이  것이다.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잘해보자. 이번에 잘 되면 나도 오십인장이 되니까.”
“오케이!”

어느새 서로간에 신뢰도도 높아진 상태였기에 그들은 웃으며 힘을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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