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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화 〉14. 이유(2) (78/119)



〈 78화 〉14. 이유(2)
어느새 서로 간 신뢰도도 높아진 상태였기에 그들은 웃으며 힘을 내고 있었다.

다음 날.

그들은 초원으로 향하는 길이었고 십인장은 데나 말고도 또 다른 십인장이 있었기에 인원만 70명이 되었다.
이들을 이끄는 오십인장인 안달로는 곧바로 지시했다.

“지금부터 여기서 사냥해서  초원은 싹 비운다.
여기 초원에는 보스 한 마리가 있으니까.
그놈만 죽이면 와해 될 거다.”
“그 보스에 대한 정보와 위치.
그리고 구체적인 계획이 있습니까?”

데나의 말에 안달로가 피식 웃었다.

“아니 십인장 주제 그냥 까라면 까야지.
그리고, 너희들에게 가르쳐주면  하냐?
닥치고 너희는 저기 구석에 있는 것들이나 없애.”
“... 알겠습니다.”

데나는 돌아오면서 인상을 쓰더니 그대로 바닥에 있는 나뭇가지를 찼다.

“아니 씨발 지가 진짜 나보다 위에 있는 놈인 줄 아네.
개새끼가!”
“왜 무슨 일이십니까?”

잘생긴 그가 다가와 물었다.

“찰스.”
“찰스라 부르지 말라니까요. 아오.”
“푸하학! 찰스를 그럼 찰스라 부르지 뭐라 부르냐 인마?”
“닥쳐 새끼들아.”

그의 외모와 찰스가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에서는 흔히 철수와 비슷했다.

“우리는 저기 떨거지나 맡으란다.
여기까지 왔는데, 씨발 것들.”
“아니 씨발. 지들이 진짜 무슨 우리 상관이야?”
“근데 여기서는 맞긴 하잖아.”
“야이 새끼가 분위기  칠래!?”

시끄럽게 떠드는 사이에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데나는 소리쳤다.

“가자! 좆같아도 몬스터나 잡고 점수나 올리자고!
내가 오십인장이 되면 이런 더러운 일 없게 할테니까!”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을 본 카심은 그냥 근처 바위에 앉았다.

“내 몫까지 잡아.”
“알았어.”

로드리게스를 보낸 이후에 계속해서 생각에 잠겼다.
이전 삶에서 특화인 무기 강화를 MAX에 도달했었다.
정확히는, 마지막 순간에 MAX를 찍고 깨달음을 얻었는데 문제는 그게 찰나의 순간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에 깨달음을 얻자마자 지구로 귀환 했었다.

그래서 찰나의 순간이라  감각이 거의 기억나지 않은  너무 아쉬었다.
그 감각만 제대로 간직하고 있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특화 레벨 8로 올라갈  있을 것만 같았다.

“무기 강화 느낌이...”

그래서 조금은 무식한 방법을 위해 스피드 강화를 이용해 무기 강화처럼 사용해보려 했다.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짓이었고 오로지 카심만 가능한 행동이었다.
간단히 설명해서 오른쪽으로 가야 하지만 직진으로 향해버리는 것이다.

먼저 스피드 강화 Lv 7을 끌어 올린 이후에 무기 강화 Lv 8때의 감각을 이용해 움직이려는 순간 갑자기 큰 고통이 느껴졌다.

“큭!”

하지만 카심은 멈추지 않았다.
그 순간 갑자기 솟아오르는 초록빛이 크게 일렁이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아주 기묘한 감각이 느껴지려 했다.

“야 씨발 너 뭐야?”

그런데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감각이 사라졌다.

“너 이 새끼야. 뭐냐고?
십인장 밑에 있는 새끼 아냐?”

카심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새끼가 인상을 찌푸려?”
“하아,”
“한숨? 미쳤... 푸학!”

그 사이에 열심히 사냥하고 있던 데나는 갑자기 뒤쪽에서 들리는 소란에 화들짝 놀랐다.

“뭐, 뭐야 저건!”

안달로가 피를 질질 흘린  카심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황을 본 안달로 부하들 10명이 다급하게 달려와 카심을 둘러쌌다.

로드리게스 역시 상황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최근 좀 저기압이더니.
큰일이네.”
“무슨...”
“빨리 가야 합니다.  그러면 쟤들 다 죽어요.
여긴 제가 막을 테니 가세요.”

데나는 로드리게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우선 빠르게 둘러싸여 있는 그를 향해 달려갔다.
10명 정도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안에는 얼굴이 완전히 피떡이 된 안달로는 이미 정신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다급하게 난입한 데나가 카심의 옆에서 소리쳤다.

“무, 무슨 일입니까?”
“아무 일도 아니다.”
“예, 예?”

데나는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지었을 때 카심은 고개를 돌려 안달로와 다른 이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지?”

그 말에 10명의 표정이 싹 굳더니 이내 급하게 끄덕이더니 안달로를 데리고 도망치듯 뒤로 달려갔고 카심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데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자리에서 멍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결국 이 초원에 자리 잡은 몬스터 보스와 마주할 수 있었다.

원래 오십인장인 안달로를 중심으로 해결할 생각이었지만 카심에 의해 사기가 떨어져 버려서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도 제대로 뚫지 못했다.
그런데 옆에서 움직이던 데나가 뚫고 지나가 결국 보스와 마주한 상태였다.

당연히  선두는 로드리게스였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힘이었다.
같은 팀원들조차 로드리게스의 엄청난 육체 능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괴물이야 완전...”
“아니 저런 사람이 왜 아직도 유명하지 않은 거야?”
“심지어 어리잖아. 미쳤다 진짜.”

데나는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로드리게스를 보고 있었다.

한편, 로드리게스는 혼자 보스 앞에 마주섰다.
보스는 예전에 카심이 잡았던 여왕개미였는데 그 종이 달랐다.
붉은색 갑피에 날개는 없었다.
놈은 내려찍는 형식이 아닌 추처럼 달린 다리를 엄청난 힘으로 밀었다.

로드리게스는 수십 미터에서 내려오는 놈의 다리를 보고도 정면에서 방패를 들었다.

콰아앙!!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로드리게스의 몸이 뒤로  밀렸지만 날아가지 않았다.

“크으. 묵직하긴 한데... 칸 형님에 비하면!”

그리곤 앞으로 달려나가며 순식간에 뛰어올라 다른 다리 하나를 가격했다.
붉은빛이 흐르는 검은 그 단단한 표피를 뚫어 잘라 버리고는, 떨어져 내리자마자 바로 뒤로 점프했다.

후웅!

이어지는 보스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더니 배를 향해 뛰어오르며 공격을 이어나갔다.
혼자서  거대하고도 무시무시한 몬스터를 상대하는 모습에 다른 이들 역시 입을 벌린 채 바라보았다.

무려 30분을 홀로 싸웠고 마침내 그 거대한 육체가 쓰러졌다.
로드리게스는 머리 위에서 박힌 칼을 뽑고는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데 갑자기 옆에서 박수 소리가 들려와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데 뭐야!!”
“미쳤잖아!”
“당신이 십인장을 했어야지!”
“하하, 저보다 데나님이 훨씬 십인장에 어울립니다.
저는 리더와는 좀 거리가 멀어서요.”
“에이, 근데 저 친구는정말 돈이 많긴  가봐?
당신 같은 대단한 사람을 두는 거 보면.”

로드리게스는 카심을 말하는 것을 보고 웃었다.

“다들 착각을 하시는 거 같아요.”

데나는 물론 다른 이들도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지었다.

“아마 제가 최소 셋?
아니다 한 다섯은 있어야  녀석에게 상대가  거예요.”

잠시 정적이 흐르다가 이내 웃음이 터져 나왔다.

“푸하하. 이 친구가 아주 의리가 좋아.”
“이거 이럴 게 아니라  친구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거 아니야?
이 정도면 돈이 엄청 많다는 의미인데!?”
“그렇네!”

다들 믿지 않는 눈치에 로드리게스는  이상 설명하지 않고 그냥 웃었지만 데나는 다시 카심을 바라보았다.

“...”

로드리게스의 말이 믿어지지는 않지만, 확실히 저 사내가 뭔가 있음을 느꼈다.
방금 느꼈던 그 분위기.
자신을 지나치는데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었다.

***

카심은 걷고 있다가 앞에서 다가오는 이와 스쳐 지나갔는데 어느새 그의 손엔 종이  장이 있었다.

“...”

그 안에는 영생교와 연관이 있는 마을 하나를 찾았다는 것이었다.

“진 레첼의 정보원과 같이 움직이니 확실히 성과가 있는  같네.
적인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해야지.”

그러니 우선은 정보를 모아놔야만 했다.
설사 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유용할 테니 말이다.

“보다 더 급한 건... 내 쪽인데.”

첫 시도 이후에 다시 해봐도 이 고통을 학습해서인지 더이상 몸은본능적으로 보호했다.
그래서 처음처럼 움직여주지 않아 진전이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리 하나는 못쓰게 할걸.”

다시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찰나 그 얼굴이 마침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놈 역시 자신을 보며 씩 웃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옆에서 같이 오고 있는 사람 때문이었다.

“누나! 저 사람이야!”
“...”
“...”

카심과 그가 눈이 마주쳤다.

“오랜만이군요.”
“예.”

바로 주웬이었고 그녀가 바로 안달로의 누나였다.

“어, 어... 이, 이 사람 알아?”
“하아. 네가 못나긴 했지만... 일단은  말대로 조사는해줄 테니까.”
“누나! 저 새끼가 진짜 이렇게 만들었단 말이야!”
“안달로!”
“... 아, 알았어.”

의기소침한 얼굴로 돌아가는 것을 보며 주웬은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합니다.”
“동생이었습니까?”
“예.”
“안 닮았네요.”
“친동생은 아니지만 저에겐 친동생과 다름 없는 녀석이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다시 만나게  줄은 몰랐군요.”
“저 역시.
여기는 진... 아니, 공주님의 진영일 텐데 어째서 여기에 계십니까?”
“저는 중립이었습니다.
하지만 변해가는 공주님의 모습과 가치관에 지금 여기에 있는 겁니다.”
“힘든 길을 선택하시는군요.”

주웬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수련을 하는 와중 방해를 하는 바람에 팼습니다.”
“...”

말만 들으면 카심이 명백히 잘못한 행위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자신보다 위 계급의 인물을 공격했으니 문제가 생겨야 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의도가 뭐죠?”
“맥락만 보면 틀린 건 아닙니다.
어쩌면 특화 레벨 8이 될 수 있었는데 오자마자 방해하며 쌍욕을 박았으니.”
”...”

주웬은 미간이 이리저리 움직이다 이내 웃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 끝입니까?”
“예.”

오히려 카심이 조금 당황스러워했는데 그것을 보며 주웬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왠지 그쪽이 벌을 내려야 한다고 했으면 저를 이용해 수련 삼아 대련으로 이어질  같거든요.
제가 그렇게 이용당하고 싶진 않군요.
공주님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웃는 주웬을 보며 카심은 황당해하다가 피식 웃었다.

“쓸데없는 말을.”

사실 진짜로 그럴 생각이었다.
그날의 복수를 해야 하지 않겠냐며 말이다.

“그래서 공주님을 뵙겠습니까?”
“아니요.
지금은 제가  바빠서.”

감히 공주를 가장 먼저 뵈어야 하지만 그런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도 주웬도 당연하다는 듯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카심은 바로 돌아서서 자신이 있는 움막을 찾아갔고 주웬은 움막 위치를 보다가 돌아섰다.
움막으로 들어 온 카심을 보자 동료들이 반겼다.

“어이 친구~ 어디갔다가 와?
매번 혼자 그렇게 말이야.”

다가와 어깨동무를 하는 그 행동에 로드리게스가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의외로 카심은 가볍게 웃으며 그의 가슴을 가볍게 쳤다.

“개인적인 일이다.
신경 쓸  없다.”

딱히 적대하는 이가 아니면 카심은 오히려 예민과는 거리가  사람이었다.
다만, 워낙 보여준 게 있으니 로드리게스의 반응이 당연하기도 했다.

그때 또 한 사람이 들어왔는데 데나였다.

“다들 이번에 고생했는데 조금만 더 고생해주길 바래.
 있으면... 오십인장이 될 수 있을  같으니까!
물론 이번 로드리게스의 도움이 너무 컸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로드리게스는 어깨를 으쓱이며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곤 그때 찰스가 일어섰다.

“그렇다면 우리도 빨리 오십인장이 되어야지.
벌써 3명이 나타났잖아.
데나를 오십인장으로!!”
“가자! 돈 벌자!!”

로드리게스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이후에 사기가 올라간 상태였다.
다 움직이려던 그때 데나는 카심을 불렀다.

“저기 카심... 님?”
“말하세요.”
“아까 보니 주웬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거 같은데 혹시 전에 있던  때문인가요?”
“예.   일은 없었으니 신경 쓸 거 없습니다.”
“아...”

데나는 지나가는 카심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상하게 대하기가 갑자기 너무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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