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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4화 〉 19. 전사의 탑(2) (114/119)

〈 114화 〉 19. 전사의 탑(2)

* * *

그러다 문득 이 노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움직이는 대륙]과 흡사함을 알고는 연구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비밀을 파헤친 것이다.

당시 위쪽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웠던 사건이라 꽤 자세히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 뒤 다시 만났다.

푸른 상처 백투란.

어둠의 기사 드란.

피의 가시 가드리아나.

세 사람은 제대로 준비했는지 각자 이전과 달리 가방과 함께 제대로 준비한 상태였다.

그 모습에 카심은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곧바로 게시판에서 [움직이는 대륙]을 잡았다.

“그럼 간다.”

그 말과 동시에 각자 카심의 어깨에 손에 올렸을 때 임무표를 찢자 빛이 다섯을 감싸더니 사라졌다.

***

첨벙!

“으헉!”

로드리게스는 갑자기 덮친 물에 깜짝 놀랐다.

“뭐야! 여기는!”

다급히 물을 닦고 바라본 풍경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이곳이 움직이는 대륙인지 알 수 있었는데 바로 서 있는 곳은 분명히 땅이었다.

그것도 제법 큰 섬이었는데 이곳이 바다 위를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 듣긴 했지만 참 신기하구려.

대충 보니 섬인 거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떠다닐 정도라니.”

백투란은 너무도 놀란 얼굴로 주변을 보고 있었다.

“여긴 기본이고 정말 거대한 대륙도 떠다니고 있어요.

그래서 이곳에 있다 보면 대륙과 마주치기도 하죠.

사실 전 이미 한 번 실패해봤거든요.”

가드리아나는 카심을 보았다.

“그래서 궁금하네요. 도대체 무슨 생각이 있는 건지...”

카심은 주변을 보았다.

이곳은 말 그대로 떠도는 섬이었고 주변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듣기론 이곳 움직이는 대륙 임무는 운이 없다면 계속 이런 섬에서 갇혀 있다가 결국 포기한다던데.

만약 그렇게 되더라도 네 목숨은 바쳐야 겠지?”

드란이 피식 웃으며 말하자 카심은 당연하다는 듯 끄덕였다.

“그러지.”

“호오, 방법이 있다는 소리 같은데?”

카심은 대답하지 않고 섬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섬의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곳으로 향했는데 그곳은 나무 하나가 우뚝 솟아 있는 절벽이었다.

“로드리게스 이거 나무 뽑아 봐.”

“이거? 알았어.”

“제가 도...”

로드리게스가 특화 레벨 7이라는 건 알고 있었고 겨우 레벨 7이 뽑을 수 있는 수준의 나무가 아니었기에 백투란은 도와주려했다.

우드득!

그러나 순식간에 뽑아버리자 백투란은 물론 드란도 깜짝 놀랐다.

저 정도면 정말로 힘의 수치가 엄청나야만 했는데 절대 레벨 7이 보유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 덕분에 왜 데리고 왔는지 알게 되었다.

뽑고 난 곳을 보며 카심은 그 씨앗을 던지고는 물을 꺼내 뿌렸다.

그 모습을 보던 세 사람은 다소 당황했다.

“설마 그 씨앗이 해결책인가요?”

“맞다. 이게 길을 만들어 줄 거다.”

“푸핫! 어이가 없군. 뭐? 그게 하늘까지 솟아오르나?”

“오. 어떻게 알았지?”

세 사람은 더 황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농담하는 것이오?”

“설마.”

“좋소이다.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하면 그 나무가 자라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거 아니오?”

그 부분에 대해선 대답해줄 필요가 없었다.

드드드득.

갑자기 일어난 진동에 화들짝 놀랐고 이윽고 점점 진동이 심해지자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일어나는 현상에 그들은 깜짝 놀라야만 했다.

후우우욱!

씨앗에서 자란 나무줄기가 엄청난 속도로 하늘 위까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보는 이 기묘한 광경에 저마다 다양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이다. 달라붙어.”

카심은 자라는 나무 위로 뛰어 잡았고 뒤이어 로드리게스와 함께 세 사람도 다급히 잡았다.

올라가는 나무 위에서 그들은 아래를 바라보았다.

엄청난 높이로 올라가며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놀람보다 이런 새로운 여행에 즐거웠는지 웃고 있었다.

“카심! 이거 어디까지 가는 건데!?”

“하늘.”

“헉! 하늘!?”

“그래. 그곳에 있는 놈들을 보러 간다.”

신이라는 말에 넷은 다시 놀라야만 했다.

“설마 그 놈들이... 제가 생각하는 그 신이 맞소?”

“뭐 그렇게 볼 수도 있지.”

전지전능한 신.

설마 진짜 그 존재를 만나러 간다는 것에 긴장과 경외 그리고 두려움이 공존했다.

하지만 카심은 저들을 신이라 보지 않았다.

그저 또 다른 ‘종족’으로 보았다.

“걱정하지 마라.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전지전능한 존재는 아니니까.”

빠르게 자라는 줄기는 어느새 구름을 뚫고 위로 올라갔다.

새하얀 구름은 생각보다 오랫동안 지속 되었다.

10분이 지났을 무렵에도 나무줄기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잠시 후, 구름을 뚫고 나왔을 때 그들은 이젠 찢어질 정도로 입을 벌려야만 했다.

구름 한 점 없는 너무도 아름다운 푸른 하늘과 그 아래로 펼쳐진 구름의 바다와 저 멀리 보이는 태양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광경이었다.

“와... 너무 아름다워요.”

“어, 어마어마하구려.”

“... 엄청나군.”

“와아아! 죽인다!!”

카심도 이 장면은 눈에 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하늘 위로 바라보았다.

그것도 잠시 후, 카심은 그 높은 곳에서 갑자기 뛰어내렸다.

“헉! 카심!”

놀란 로드리게스가 소리쳤지만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고 세 사람도 놀라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구름 위에 떨어지면서 멈췄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카심은 손짓했고 네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웃으며 뛰어내렸다.

“우아아!”

그래도 높이가 꽤 있었기에 로드리게스는 소리치며 떨어졌고 이내 구룸에 닿는 순간 몸이 통 하고 튀어 올랐다.

“우어어! 뭐야! 푹신푹신해!”

구름은 탄성이 있었으며 통통 튀어 다닐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칼로 찌르지마라.

그 부분이 잘리면서 아래로 떨어질 수 있으니까.”

칼로 잘라 보려고 했던 로드리게스는 깜짝 놀랐는데 뒤쪽에서 드란도 같이 화들짝 놀라더니 조심스레 검을 집어넣었다.

“그나저나 놀랍구려.

그대는 어떻게 이런 곳을 알고 있었소?”

“우연히.”

대답하기 싫다는 것을 알았기에 백투란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이제는 무엇이 있는 것이오?”

“가다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리 보아도 저쪽엔 아무것도 없는 거 같은데...”

걸어가고 있던 그들은 5분 정도 걸었을까 갑자기 또 신비한 현상을 목격했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갑자기 아주 거대한 신전이 흐릿하게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오.”

“허!”

“아아...”

그때 드란은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더니 기도하기 시작했다.

“푸흡. 어둠에서 사는 기사라는 무서운 칭호를 가진 드란이 저러니까 웃기네요.”

“신자셨소?”

“흥. 그저 내가 이렇게 보이는 것뿐이지 난 독실한 신자다.”

드란은 어두운 계열의 장비와 창백한 얼굴 때문에 사실 그런 칭호가 붙은 것이기도 했다.

이윽고 신전 안으로 들어갔는데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 크기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

무엇보다 두 개의 기둥 사이에 앉아 있는 거대한 석상 역시 엄청 커서 단순히 크기 만으로 압도 당할 정도였다.

드란은 다시 한 번 그 석상 앞에 무릎을 꿇었다.

“와... 엄청 크다.”

로드리게스가 다가가려하자 카심이 잡았다.

“움직일 거다.”

“뭐?”

“헉!”

그 순간 석상의 눈이 번쩍이더니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50미터에 이르는 석상이 일어나니 그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재미있구나.

신전을 울리는 음성.

“오오, 신이시어.”

드란은 그대로 다시 기도했다.

백투란과 가드리아느도 멍하니 고개를 들어 바라보고 있었다.

“시험을 받으러 왔다.”

­...

이 임무의 진짜 시작은 바로 지금부터였다.

그런데 석상은 내려다보더니 갑자기 멈칫했다.

카심도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보고 있다가 다시 석상이 말을 이었다.

­좋다.

문득 카심은 이상함을 감지했다.

오래전이긴하나 자신이 들었던 반응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먼저 한 번 전투가 펼쳐져야만 했는데 좋다라니?

혹시나 기억이 잘못 되었나 싶었다.

그 사이, 석상을 들고 있는 지팡이를 내밀더니 지팡이 끝의 붉은 보석에서 빛이 번쩍였고 완전히 주변을 집어삼켰다.

잠시 후, 눈을 떴을 때 그들은 방금 본 신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화려한 곳에 있었다.

허나 그런 신전보다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앞에 서 있는 존재 때문이었다.

“...”

“...”

“... 와.”

신.

신이 있다면 이러한 모습일 것이다라는 사람들의 상상이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존재는 바로 그 상상의 결정체였다.

너무도 아름다운 외모에 금빛 머리카락.

빛의 아우라가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있는 그 존재는 누가 보아도 신이었다.

­반갑습니다.

심지어 아까 석상에서 흘러 나오는 음성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청아하고 아름다웠다.

이젠 드란 말고도 백투란과 가드리아느 그리고 로드리게스마저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지만 카심은 무덤덤하게 그 존재를 서서 바라보았다.

“야야, 뭐해.”

로드리게스가 조심스레 서 있는 카심을 보며 빨리 무릎 꿇으라고 하고 있었지만 카심은 요지부동이었다.

이윽고 다가온 그 존재는 그들 앞에 섰고 카심과 눈이 마주쳤다.

“이게 뭐지?”

­...

“여기가 아닐 텐데?”

원래 듣기론 바로 경기장으로 향한다 들었다.

그곳에는 저들이 내보내는 이들과 대결을 치르는 형태였다.

괜히 이곳이 5만 포인트나 되는 게 아니었다.

­다른 세계의 신에게 축복을 받은 특별한 인간이여.

그대와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어진 그 말에 카심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뭐...?”

너무 예상치 못한 말에 머리가 새하얗게 변할 정도였다.

도대체 지금 저게 무슨 말이란 말인가?

다른 세계 신에게 축복을 받은 것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분명히 저것은 자신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

여기는... 가상의 세계가 정말로 아니란 말인가?

그러고 보면 남색의 드래곤이었던 가상 세계의 임무때도 이상했다.

덕분에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휘저으면서 한순간 넋을 놓고 말았다.

그런데 갑자기 빛이 번쩍이더니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어느덧 또 장소가 바뀌어 있었다.

자신과 저 신으로 보이는 존재만 서 있었다.

­특별한 인간이여. 시간이 없습니다.

그대에게 해줄 말이 있습니다.

“...”

­부디 스스로가 믿는 것을 행하시기를.

“그게 무슨 말...”

하지만 묻기도 전에 다시 빛이 번쩍이더니 갑자기 돌아왔다.

“어? 뭐야? 벌써 끝이야?”

“이렇게... 쉬운 거였다고?”

“진짜 5만 포인트가 들어왔네요.”

문제는 아무런 일도 없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움직이는 대륙]

임무 성공으로 Point. 50000을 획득했습니다.

그때 카심은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나갔고 로드리게스는 빠르게 뒤따랐다.

“카심 무슨 일이야?

아까 갑자기 카심 너랑 그 신이랑 사라지던데?

그리고는 갑자기 여기 왔고.”

“...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알기론 이런 식이 아닌데.”

당황스러워하는 카심을 보며 로드리게스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숙소로 돌아 온 카심은 다시 그 말을 곱씹었다.

‘스스로 믿는 일을 행하라.’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몰랐다.

아니 그전에.

진짜 신이란 말인가?

자신이 다른 세계의 선택을 받은 특별한 인간이라니?

“회귀... 인가?”

그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게 선택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저 세계는 가상의 세계가 아니다.

또 다른 역사의 흐름.

“분명히 저기는 또 다른 하나의 세계이다.”

머리가 복잡해져만 갔다.

도대체 이 세계는 어찌된 세계이며 이 전투의 탑은 또 무엇이며 아벨리우스와 그리고 다른 세계의 신이라는 놈들이 왜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많은 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알면 알수록 더 모르는 세상이었다.

“하아.”

왠지 너무 깊이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난 그저... 돌아가고 싶은 것뿐이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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