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화 〉 인내의 불(2)
* * *
1.
반드시 굴복 시켜야만 하는 숙적이라 하면 웃기겠지만,신하율은실제로 제 앞의 자지를 그런 식으로 노려보았다.
'자지를 빨면 기분이 좋아진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네.'
얼기설기 주워 모은 여러 여자의 경험에 따르면 십중팔구는 그렇다고 했다. 늘 궁금했었다. 왜 기분이좋아진다고 하는건지. 따라서,신하율은그 의문을 먼저 해소하고자 귀두를 조심스레 맛본 것이었다.
'그냥살맛에, 별다른 냄새도 안 났었는데.'
무미 무취.
또 떠도는 낭설에 속았구나, 하고 실망하려는 참에류세화의나른한 눈매가 가늘어지는 것을 보았다. 고통을 느껴서? 이딴 가정은 배제했다. 손에 유리 파편이 박히고도 태연한 표정을 고수하던 남자다.
그때신하율에게는세상 어떤 것보다 흥미롭고, 당장 알고 싶은 문제였다.
'기분 좋았어?'
나쁘지 않은 질문이었다. 언뜻 야한 말로비치기도하니 그의 전희를 돋우기에도 안성맞춤이라 생각했다. 이윽고 그가 '좋았다'고대답했을 때, 모든 것을 이해했다.
천박하나 자지를 빨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은 사실이다. 고작 입으로 조금만 애무해주면 사랑하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물며류세화에게서그런 반응을이끌어 냈다는것은·····.
'·····바본가.'
그것에 너무 고무되었던 바람에류세화가익숙해지는지도 모르고, 좋았다고 했던 부분만 열심히 핥았다. 다시 그를 보았을 땐 일말의 동요조차 없는 평소의 얼굴에. 시큰둥한 표정을 짓다가 제가 귀엽다는 듯 미소를 짓는류세화가있었다.
울지도 웃지도 못할 심정. 미소를 보는 것은 좋지만, 처참하게 짓밟힌 자존심이 그에 만족하기를 용납하지 않았다.
해서 결론은,
애무 방식에 색다른 변화를 주는 걸로.
2.
신하율의각오가 얼마나 비장했는지, 허리를 잡은 두 하얀 손으로부터 놓아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전해져 왔다. 입 안에 정액이 가득 들어차기 전까지는, 절대로. 나는 서늘한 낯빛으로 웃으며 아래를 내려보았다.
'귀엽긴 한데.'
여기서 더 한다고 해도 의미가 있을까. 내 실수로 인해 뭉개진 자존심을 세워보려는 듯 꿋꿋이펠라를고집하는신하율. 그녀의 체면을 생각해 무를 수도 없다. 단지 이른 시간 내에 정액을 토해내는 것이 나와 그녀를 위한 일일 터였다.
"····가슴 안 만질 거야?"
내 자지를 한참이나 원수처럼 노려보던신하율이입을 열었다. 침이 묻어 시리게 느껴지는 차에 따뜻한 숨결이 들이닥쳤다. 확실히,신하율의가슴은 한 손에도 못 쥘 정도로 커다랗고 매끄럽다.
더군다나 내가 웃옷을 벗으라고 명령했으니 저렇게 물어오는 것도 당연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정돈해주며 말했다.
"누나가 많이 힘들 것 같아서 참는 중이에요."
당장에 저 브래지어에서 가슴을 꺼내 유두를 조금만 비틀어도펠라는커녕몸을 바들바들 떨 것이 분명했다. 나도 욕구가 있는사람인지라, 그녀가 내 다리 사이서 주저앉아아무것도 못 하는상황은 내게 달갑지 않다.
"···정말? 이제부터 손잡이 필요할 텐데?"
자기 가슴을 손잡이라 칭하는신하율에헛웃음을 자아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다만 내가 분명 자극을 견디다 못해 가슴을 잡을 것이라는, 저자신에 찬선언이 귀엽고도 소박하다.
"얼마나 대단한 걸 해주려고 그래요."
그리 말하며 머리를 다시 쓰다듬으려 하자,신하율이고개를 푹 숙였다. 비로소 자세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내 허리를 잡은 채, 불알에 가슴을 얹은신하율이내 귀두에 대고 중얼거렸다.
"·····목 깊숙이 넣을 거야. 뜨겁거나 아프면 말해."
"목?"
"곧 알게 될 거니까 묻지 말고·····하읍··."
그녀의 벌어진 입술이 내 귀두를 덮었다. 여기까진 아까와 똑같다. 하지만····· 그 이후는 달랐다. 상단에서만 놀던 혀는 제 놀이터를 지나치며 기둥을 훑고 내려간다.그녀가 뭘 하려는 지 그제야 깨닫는다.
'야동에서나 보던 건데. 이 큰 걸 다 삼킬 수는 있을까.'
목구멍을 거쳐 식도 깊숙이 자지를 삼키는딥쓰롯. 초심자인신하율에게는고통이 수반 될 수도 있는고난도의애무였다. 일단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녀가 고통을 호소하면 멈추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쭙···츄릅··하웁····컥."
일직선으로 내려가던신하율의입이 자지 중간 즈음에 걸렸다. 마침 잘 되었다. 나도 그녀의 목 깊숙이 들어갈수록, 차원이 다른 따뜻함과 '신원 미상'의 자극을 느끼던 차였으니.
내가 안쓰럽다는 듯이 말했다.
"힘들면그만 해요."
그때,신하율이자지를 문 채로 홱 시선을 올렸다. 붉어진 눈가에 고인 눈물이, 싫다는 고갯짓에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일순 크게 뜨인 눈으로 대체 왜, 라는 질문을 던졌으나신하율은답하지 못했다.
목구멍이 자지에 막혔으니까.
"욱···읍···읍, 컥···아읍··"
그렇게 꾸역꾸역 고통을 삼키는신하율의정수리가 점차 낮아졌다. 이윽고 그녀의 입이 내 자지를 온전히 삼켰을 때, 내게서도 신음이 튀어나왔다.
"꺽···흑··이제,춥··조아?"
그녀가 내는 음성에 맞춰 목구멍이 꿀렁였다. 그에 갇혀 취약해진 자지는 이를 악물게 할 만한 쾌감을 선사했다.허나, 그것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또 다른 감각이 있었다. 답을 찾을 새도 없이,신하율의고개는왕복하기를멈추지 않았다.
"·····"
답을 찾은 것 같다.
꼴려서 미칠 것 같고,신하율의머리를 잡고더욱더자지를 박아 넣고 싶다. 오직 내 기쁨을 위해 저렇게 봉사하는신하율, 그녀 자체가 자극이었다. 계속 보고 있노라니 허리가 뻐근해진다. 이제 상하가 바뀌었다.
내가 자지를 내어주는 게 아닌, 그녀가 내 자지를 뽑아낼 듯이 물고 있다.
"····브래지어 벗길게요."
잡을 곳, 손잡이가 필요해졌다. 손이 말려드는 긴박한 상황 속, 그녀의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넣었다. 앙증맞은 유두와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살덩이를 움켜쥐었다.
"웁···후윽!? 아··아대지그므··!"
"저만 기분 좋을 수는 없잖아요."
애원하는 목소리에도 유두를 꼬집고 비틀었다. 그녀가 짐승에 가까운 신음을 흘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지를 빠는 움직임이 느려졌다. 패배의 기색이 역력했고, 그 모습에 자신감을 얻어 가슴을 좀 더 괴롭혔다.
"···흐읏!제바··아프로조마··더 하며··"
"앞으로좀만 더하면싸게 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태어난 이래로마약 따위 복용한적 없지만, 만약에 한다면 이런 느낌일 수도 있겠네.
"위험하긴 했어요."
건조한 어투로 대꾸하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다 이겼다고 생각하던 찰나였다. 저물어가는 해인 줄 알았던 그녀의 입이, 전보다 격렬하게자지를 삼켰다.
'어떻게?'
아, 가슴을 잠깐 놓아줬구나.너무 늦게 떠올렸다.
뒤늦게 그녀의 가슴을 꽉 쥐어 보아도,
"욱!웁!웁!"
신하율에게는기한 내 끝내야 한다는 의무 요소로 작용했다. 자지가 온통 뜨거운 핫팩에 감싸인 것만 같다.
자지에서 강렬한 사정감이 밀려온다.
나는 경고하듯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곧 싼다고 말해주었으나,
"욱, 읍·· 느나 입 안에··· 그대로 싸···"
절대 놓아줄 수 없다는 듯 허리에 감긴 팔이더욱더 조였다.
그리고 마침내,수개월아니 추측도 힘들게 모아온 내 정액이.
"꿀꺽, 읍, 꿀꺽···큽!:
내 것을 마시는 소리와 함께,신하율의식도로들이 부어졌다. 그녀의 가슴을 꾹 잡으며 사정했다. 시야가 아찔해져 눈을 찌푸렸다.
턱.
무겁고탱글탱글한가슴이 불알 아래를 든든히 받친다. 내가 그런 것이 아니었다.신하율이채 삼키지 못한 정액을 흘리지 않으려, 빗물 받듯이가슴골에하얀백탁액을모으는 것이었다.
뽑ㅡ!
자지에서 입을 뽑아낸신하율은연이어 제 가슴에 모인 정액을 음미하며 마시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흐린 눈으로 바라보다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 완패였다. 입가에 묻은 정액을 혀로 청소한신하율이말했다.
"후아···· 죽는 줄 알았어. 누나 눈물 흘린 거 보여?"
"네. 고생 많았어요."
사정 뒤에 몰려오는 허탈함과 무력감에 몸을 축 늘였다. 그래도 사후 처리는 해야 한다. 나는 그녀의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떼주며 얼굴을 간지럽혔다. 그녀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왔다.
"뱃속이 정액으로 가득 찬 거 같아·· 배불러."
"수개월치는 넘었으니까 그럴 만도 해요. 이제 조금 쉴까요?"
"무슨 소리야, 세화야."
머리를 비비며 애교를 부린신하율.
"아직 섹스 남았잖아."
3.
사정하고 바로 발기가 되나?
된다.
누구의 것이라도 간절함만 있다면충분히 가능했다.신하율의열렬한애교와, 입까지써가며파이즈리를받은 탓에 자지가 우뚝 솟았다. 나는 아까 전 자세 그대로 앉아, 내 위로신하율이올라타기만 기다렸다.
"떨려요?"
"응···막상 넣으려니까 떨리네. 이게 내 안에 들어간다는 게 상상이 안 돼."
모든옷을 벗어 던지고나체가 된신하율이내 허벅지를 짚었다.
'저런 몸매가 실제로 있다는 게 더 이해가 안 가는데.'
쳐지지도 않고 탄력 있게 모양을 유지하는 가슴. 널따란 골반과 음모 하나 없어 매끄럽게 다물린 둔덕. 가슴을애무해주었던덕분인지 보지에서는 애액이 길게 늘어진 상태다.
참 간사하다.
막상 저 몸을 대면하니 휴식을 취하고자 했던 욕구는 싹날아가고, 그녀의 안을 내 자지로 꽉 채우고 싶다는 정복욕이빈자리를대신한다.
"와서 넣어 봐요. 천천히, 아프지 않게."
나답지 않게재촉도 했다. 머뭇거리던신하율이그제야 결심한 듯 눈매를 좁힌다. 그녀가 소파로 올라오자 내 다리가 그녀의 허벅지 중앙에 갇혔다. 그 상태로,신하율은내 자지를 잡고서 보지와 일직선이 되도록 방향을 조정했다.
그렇게 한 쪽 손으로는 내 어깨를 잡고, 남은 손은 자지를 고정시킨 그녀는.
"좋, 좋아. 아프면 얼마나 아프다고···· 이대로 한 번에··."
"···누나?"
천천히넣으라고 경고도했건만, 기어코허리를팡! 내린다. 사전의 어떠한 준비도 없이 무게를 실어 자지를 받아들인 대가로. 얼핏 미세한 파열음이 들려오며 약소한 피가 기둥을 타고 흘러내린다.
'씨발···이거.'
그녀의 고통을 걱정할 겨를도 없었다. 처녀의 보지는 다 이런가. 돌기로 이루어진 질 주름이 엄청난 압력을 자랑하며 자지를 도통 놓아주지 않는다. 허벅지에 힘을 주지 않았더라면 넣자마자 사정해 체면을 구길뻔했다.
"·····?"
표정을 구기며 내면을 다스리던 와중에 위화감을 느꼈다.신하율이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나는 급히 고개를 들며 그녀의 얼굴을 확인했다.
"아···윽흑, 읍! 끅! 세화야···"
터져 나오려는 비명을 입술을 짓씹으며 참는신하율이내 이름을 불렀다. 가련했던 얼굴은 고통으로 얼룩져 온통 엉망이었다.
"···괜찮아요. 조금씩 허리 움직여 볼래요?"
순진했던 얼굴 곳곳에말라붙은눈물 자국이 그렇게 애처롭고,
"조, 조금씩? 아, 아랫배가····"
저토록 야할 줄이야.
"흐끄윽! 세, 세화야, 누나, 누나 너무···흐읍!"
"오늘 많이 우네."
그녀를 꼭끌어안으며허리를살짝살짝쳐올렸다. 그러할 때마다신하율은내 목에 팔을 두른 채 연신 울먹였지만, 이미 새까맣게 타버린 뇌리는 배려라는 단어를 잊어버린 듯했다.
"누나 조임 때문에 슬슬 쌀 것 같은데, 잠깐 자지 빼도 돼요?"
"흐우···하아, 왜?"
"밖에 싸게요. 누나임신할까 봐걱정되네."
"흐,하아. 이제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아. 이 자지, 진짜··"
"누나?"
왜 갑자기 안 들리는 척, 대답이 없을까.신하율은보지를 꾹 조이며 야릇한 숨소리만 흘려줄 뿐일체의대답도 하지 않았다. 사정감은 무섭도록 차오르는데, 그녀의 허리 놀림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파앙!
"하윽!"
"····좋은 말 할 때 멈춰요. 누나 지금···"
내 애 밸 수도 있다고.
"세화야. 누나 부탁이 있는데···내가 네 거면 너도 어느 정도는 내 거 맞지··?"
"네, 맞아요. 그러니까··"
팡! 팡!
허리를 연신 내리치던신하율이끈적하게 엉겨왔다. 이후, 귓가에 속삭임이 들린다. 오직 이 세계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속삭임.
"누나 나중에 피임약 먹을 테니까····한 번만 안에 싸주면 안 돼?"
"굳이 말 안 해도 소원대로 됐어요."
"고마···· 흐으윽!"
그녀의 자궁에 잔뜩 정액을 쏟아내었다. 질주름 하나하나가 경련하며 내 자지를 혹독히 괴롭혔다. 신하율의 안에 정액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사정을 마칠 동안, 그녀의 유두를 잘근 깨물었다.
굴곡진 허리를 잡은 채, 가슴을 입에 넣고 혀로 마음껏 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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