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 외전)하연이와
* * *
업보 청산의 시간이 다가왔다.
도대체 왜 나는 기억을 잃었을 때 그런 말을 한 걸까?
'그냥 모든 걸 미래의 나한테 미뤄 버린 거지.'
나는 지금 우리 도시 중심부에 있는 호텔에 와있다.
집에서 해도 괜찮지 않냐는 내 물음에 하연이는 이 편이 정리하기 더 편하다면서 가볍게 무시해 버렸다.
'여동생이랑 성관계를 맺는 오빠가 어딨어.'
'어차피 피도 안 섞였잖아. 윤리적으로 아무런 문제 없는 거 아니야? 그리고, 오래 떨어져 있어서 크게 여동생이라고 느껴지지도 않잖아.'
'네 일 아니라고 막 말하냐?'
하연이가 씻고 있는 욕실의 문이 제발 열리지 않기를 빌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욕실에서 시간을 좀 끌걸...'
30분은 씻었던 것 같았지만, 왜 더 오래 씻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
'물론 더 시간을 끌었다간 하연이가 문을 부수고 들어왔겠지만.'
'아무튼, 나는 자러간다. 어떻게 보면 내 육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남이 섹스하는 걸 구경하고 싶은 마음은 없거든.'
내 다른 인격이 사라지자 마자 욕실의 문이 열렸다.
목욕 가운을 입고 있는 하연이는 내가 평소에 보던 모습과는 꽤나 다른 모습이었다.
옷의 특성상 특정 부위들이 강하게 부각됐고, 몸에서 하얀 김이 살짝씩 피어 오르는 모습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머리카락은 수건으로 한 번 말린 듯 했지만 아직도 물기가 남아있어서 하연이의 얼굴에 살짝씩 달라 붙어있었고, 얼굴이 전체적으로 붉어져 있었다.
"왜 그렇게 긴장해 있어요?"
하연이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내 옆에 바짝 붙어 앉았다.
분위기 탓인지 평소엔 신경 쓰지 않으려 했던 그녀의 풍만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긴장하긴 뭘."
"저보고 처녀를 바치라고 하셨잖아요?"
"그건 내가 한 얘기가 아니... 므읍!"
정신을 차리니 그녀의 금빛 눈동자가 나를 직시하고 있었다.
고작 몇 센티도 안 될 정도로 짧 거리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시선에 나는 홀린 듯 입을 열었다.
그녀의 혀가 작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다. 부드러우면서도 어딘가 탱글한 느낌에 정신이 나갈 듯 아찔했다.
그녀의 혀는 적극적이었다. 내 입안을 모조리 맛보듯 내 입을 마구 유린했다.
각성자는 혀까지 강한 것인지, 그녀의 움직임에 나는 그 어떠한 반항도 하지 못 했다.
"프흐, 맛있네요."
그녀가 내 혀와 입을 유린 하는 걸 멈춘 건, 체감시간으로 10분이 지난 후였다.
오랜 키스에 어느 정도 진이 빠지긴 했지만, 그렇게 많은 체력이 소모되진 않았다.
"그러면, 다음으로 넘어갈까요?"
그녀가 내 가슴을 밀어왔다.
섹스하는 데 까지 마나를 사용할 생각은 없었는지 버티려면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정도였다.
"오라버니?"
"너만 재미 보면 곤란하지."
그녀의 턱을 잡고 잡아 당겨 입을 맞췄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던가.
어차피 해야 할 관계라며 내가 리드하는 편이 훨씬 낫잖아.
그녀와 입을 맞추자 마자 혀를 뻗었다. 고른 치아가 내 혀를 막아서는 게 느껴졌지만 혀로 톡톡 부딪히자 자연스럽게 입이 열렸다.
가볍게 그녀의 입안을 훑었다.
왠지 모를 달달한 향이 혀를 통해 느껴졌다.
그녀의 혀가 나에게 얽혀 왔다.
그녀와의 키스는 일종의 전투였다.
누가 상대에게 더 큰 쾌락을 가져다 주는가, 누가 상대를 굴복 시키는 가.
치열한 전투가 이루어질 것을 예상했지만, 승부는 놀라울 정도로 쉽게 끝났다.
내 혀가 그녀의 혀를 쓸어 갈때마다 그녀의 몸이 조금씩 떨려왔다.
특정 부위를 지나 갈 때는 특히 더 크게 떨렸는데, 그 부위를 집중적으로 어루 만져주자, 그녀의 혀는 얌전히 내 의도에 따랐다.
"아아,"
내가 그녀의 입술에서 입을 떼어내자 그녀의 탄식이 크게 들려왔다.
욕실에서 나올 때 느껴졌던 포식자의 눈빛은 어느새 사라졌고, 지금은 제발 한 번 더 해주길 바라는 간절한 눈빛만 남았다.
"더 해주시면 안돼요?"
"더 하긴 뭘 더해? 다음으로 넘어가려 했던 거 아니었어?"
그녀의 흉부를 가볍게 두드렸다.
일부러 가운을 느슨하게 입은 것인지 풍만한 가슴이 당장이라도 흘러 넘칠 듯 흔들렸다.
"다음... 이요?"
그녀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는지 볼도 발그래 해진 게 굉장히 볼만 했다.
"그래, 다음."
"빨리 해주세요."
아까 걔랑 같은 사람이 맞나? 위엄따위는 던진 채 나를 간절히 올려다 보는 그녀의 모습은 굉장히 귀여웠다.
"왜? 네가 하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
그대로 뒤로 누웠다.
좋은 재질로 만들었는지 푹신한 침대의 감촉이 내 몸을 덮쳤다.
"네가 먼저 요청한 거잖아. 그러면 그만한 성의를 보여줘야지?"
그녀가 나를 덮치듯 내 몸 위로 올라왔다.
마냥 가벼운 무게는 아니었지만, 적당하게 느껴지는 무게감에 오히려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올라가서 뭐하게? 그냥 앉아만 있을 생각이야?"
"후우, 후우."
그녀가 심호흡 하는 소리가 내 심장 고동 소리와 같이 들렸다.
이제 진정하고 다시 자기가 리드하려는 모양인데 그렇게 둘 순 없지.
"할 거 없으면, 흥분한 내 자지나 만지는 건 어때?"
그녀와의 키스 때문인지 내 성기는 적당히 흥분한 상태로 굳어있었다.
"안 그래도 그럴려고 했어요!"
그녀 내 몸 위에 있는 상태 그대로 상반신을 돌려 내 성기를 향해 손을 뻗었다.
부드럽고 따스한 손이 내 성기에 닿자 그것만으로 피가 확 하고 쏠리기 시작했다.
흥분한 성기는 금세 덩치를 키워가며 단단해 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빠르게 커졌는 지 피가 쏠리는 것이 감각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면 시작할게요."
타인이 내 성기를 어루만지는 감각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쾌감을 가져다 주었다.
잠시라도 긴장을 풀었다가는 그대로 방출해 버릴 것 같은 불안감에, 아랫도리에 힘을 주었다 폈다 하며 사정감을 참아냈다.
"그런데 그 자세로 계속 할꺼야?"
"네?"
그녀의 허리를 잡고 들어올렸다가 내 무릎부근에 다시 앉혔다.
"그렇게 해, 아까는 네가 하는 것도 안 보이고, 네 얼굴도 안 보였어."
"알았어요."
시간을 낭비하기 싫다는 듯 그녀의 손이 내 성기를 덮썩하고 잡아채고는 슬며시 흔들기 시작했다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은 적이 있던 건 아니지만, 그녀의 손길이 투박하고 서투르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 깊은 쾌감을 느끼는 건, 그녀의 손 자체가 기분이 좋았고, 서투름 속에도 내 쾌감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지.
"기분 좋으세요?"
"응...! 엄청."
각성자는 성기술도 배움이 빠른 걸까 시간이 지날 수록 능숙해 지는 그녀의 손길에 몸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단순히 위아래로만 흔들던 그녀의 손길이 적당한 타이밍에 힘을 주었다 뺐다 하니, 몰려오는 쾌감을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몇 분 정도가 지나자 성기에서 백탁액이 빠르게 분사되었다.
온몸을 잠식하는 허무함에 몸의 기운이 쭈욱 빠져 나갔다.
"기분 좋으셨어요?"
몸에 묻는 백탁액이 거슬리지도 않는지 그녀는 내 몸위로 쓰러지듯 안겨 왔다.
"그래, 좋았다."
밀려오는 피로감에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그녀가 내 눈을 강제로 뜨게 했다.
"오라버니만 즐기시면 안 되죠. 저도 해주세요."
그녀 그대로 내 가슴에 올라탄 뒤 가운의 허리띠를 풀어냈다.
그녀의 분홍빛 음부가 젖어 있는 광경은 꽤 인상 깊었다.
"이 자세로 하라고? 보빨이라도 해달라는 거야?"
"오라버니가 그렇게 하고 싶으시다면요."
다시 그녀의 허리를 잡고 옆에 눕혔다.
자기도 손으로 했으면서, 나한테 입으로 하길 기대하면 안되지.
그녀의 다리를 가볍게 누른 후 손으로 그녀의 음부를 톡톡 건드렸다.
그녀도 처음 해보는 대딸에 어색했던 만큼 나 역시 미숙하고 어색한 손길로 그녀의 음부를 어루 만졌다.
움찔움찔 하고 떨리는 게 명확하게 느껴졌고, 나름의 쾌락도 느끼는 것 같았지만, 내 목표에는 훨씬 더 부족했다.
업보 청산은 나만 해야 하는 게 아니니까, 네가 해달라고 했으니 쾌락에 절어진 모습 정도는 보여줘야 네 업보가 청산이 되지 않겠어.
조금 더 거칠게 손을 움직였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그녀의 표정과 몸의 떨림을 파악해서 그녀가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냈다.
'여기구나?'
한 번 위치를 찾아낸 다음은 쉬웠다. 한 곳을 계속 어루 만져주다가 다른 부분을 슬쩍 씩 터치해 주니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금세 축축한 액체가 내 손을 적셔 갔다.
"더 해줄까? 아니면 여기서 스톱?"
"그걸 질문이라고 해요?! 더 해줘요!!!"
격한 반응에 장난을 한 번 칠까 고민했지만, 간절하게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다시 그녀의 음부를 자극했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하연이의 몸이 크게 떨렸다.
'좋아, 끝났네.'
그녀의 음부에서 빼려는 나의 손을 하연이가 꽉 하고 잡아왔다.
"ㄷ... 더 해주세요."
쾌락과 탐욕에 가득찬 그녀의 눈빛에 나는 그녀의 음부에 다시 손을 집어 넣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밤새 하연이의 음부를 어루 만져주는 신새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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