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화 〉 현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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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말한대로 오늘부터는 현장에 나갈 거야. 원래는 야간조에서 정리하고 있는 곳에 대려갈까 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옆에서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게이트가 열릴 때까지 일단 대기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알았다."
"다른 애들은 대기 하는 동안 개인 수련을 하거나 장비들을 점검해, 게이트가 뜸해서 여유시간이 많이 남을 때도, 이것저것 뒤처리해야 할게 많아서, 멍하니 놀고만 있을 일은 없어. 물론 너희는 팀이없으니까 딱히 장비를 점검하거나 할 필요는 없지."
생각보다 빡빡하게 돌아가는 구나.
"멍하니 그렇다고 게이트가 발생할 때까지 멍하니 서 있는 것도 웃기니까, 다음 출동이 예정된 조로 이동해서, 다들 뭐 하는지 구경이나 할래?"
"넵!"
박지현을 따라서 이동하니 꽤 커다란 문이 보였다.
"다들 뭐하냐."
박지현은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상당히 넓은 방 에서 열댓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각자 훈련을 하거나 장비들을 만지고 있었다.
"요즘은 별로 안 바쁜가보다? 훈련할 시간도 있고 말이야."
"그렇죠? 원래는 협조도 잘 안해주는 암흑가에 나타나는 게이트까지 전부 저희가 처리했는데 근래에 들어서 그쪽게이트는 지들이 처리한다잖아요. 그래서 여유시간이 엄청 늘었죠."
"키퍼도 따로 둘 필요 없는 거 아니야?"
"당장은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하루에 게이트를 5번은 가야 키퍼를 미리 파견해서 시간을 버는 의미가 있는데 지금은 키퍼든 처리반이든 다같이 출동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있다니까요?"
"일단 경과를 더 지켜보다가 키퍼를 뺄지 말지 고민하자고, 키퍼들만 다 모아도 팀 몇개는 더 나올테니까."
"팀이 더 나오면 뭐해요 장비가 없는데."
박지현이 이야기 하는 동안 주변을 쓱 훑어봤는데 어제천마한테 당한 여성이 보였다.
"신입들 데려온 걸 보니 현장 데려가려나 보네요?"
"그렇지, 마음 같아서는 제대로된 역할을 맡기고 싶은데 다른 부서도 가봐야 하지 않니, 일단은 구경만 시키려고, 너희도 쟤네들은 그냥 깍두기라고만 생각해."
"알겠습니다, 현장에서 쓰는 장비들도 좀 알려줄까요?"
"내가 해야하는 일인데 네가 해주면 더 고맙지."
박지현이 씽긋 하고 웃자 조장으로 보이는 남성도 마주 웃으며 대답했다.
"해야하는 일이면 그냥 지현님이 하십쇼, 저 바쁩니다."
"너 말고 다른 애들 시키면 안돼?"
"여기서 가장 한가하신 분은 지현님입니다만?"
"하아... 알겠어, 내가 설명하면 되잖아."
박지현이 입을 삐죽 내밀고 방을 돌면서 설명을 시작했다.
"저기 막내들이 손질하고 있는 거 보이지? 저거 방벽치는 아이템 같은 건데 혹시 모를 민간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혹시나 방어선이 뚫렸을 때도 최후의 보루가 되어주는 애들이야. 문제는 아직 기술력이 후달려서 게이트 한 번 막을 때마다 대략 80%의 확률로 어딘가 맛탱이가 가는데 다시 사용하기 전까진 고장이 났는지 안났는지 확인을 못해서 못해도 20개는 깔아두는 방벽을 일일이 하나하나 다 뜯어서 손질해야 해."
"그걸 경비대에서 해요? 따로 전담하는 기술자들은 없어요?"
"있겠냐? 저거 솔에서 받은 거라서 제대로 수리할 수 있는 기술자도 별로 없어, 애초에 우리 도시에 있는 기술자들은 대부분 고급 무기를 만드는 인간들이니 이런 하찮은 작업은 안하려고 하고."
"민간인이라도 고용해서..."
"당연히 안되지, 나름 기밀이라서 혹시나 외부유출 될때 용의자를 파악하는 것도 어렵고 마나를 써야만 고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일반인들은 수리도 못해."
"되게 비효율적이네요."
"어쩔 수 없지 뭐,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 예전엔 저런 것도 없어서 한번 게이트가 터지면 거의 무조건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니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몰래 빠져나간 몬스터 못잡아서 빈민가에서 몬스터 튀어나오고 그랬어."
나도 안다. 내가 습격당해본 적도 많으니까.
"방벽을 도입하면서 경비대의 일이 많아지긴 했는데 그만큼 인명피해가 줄어들어서 저건 무슨 수를 써도 들고가야해, 빨리 기술이 발전해서 잘 안 고장나기를 빌어야지."
"네..."
"그러면 다음 장비를 소개해 줄게,"
이번엔 한쪽 구석에 쌓여있는 금속 무더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것들은 트랩이라는 거야. 이름만 들어도 감이 오겠지만 몬스터들을 묶어놓을 때 주로 쓰는 장치지, 처음엔 이름처럼 밟았을 때 작동하는 걸로 만들었는데 시가이 지나면서 밟아서 작동하는 방식이랑 던져서 발동하는 장치, 두개로 쪼개졌어. 다행이 재사용이 되긴 하는데 재사용할때마다 마나도 넣어야 하고, 손질 정도는 해야되서 게이트 처리부를 바쁘게 만드는 원흉중에 하나야."
"이런 것들을 계속 손질하니까 일이 바쁜거군요..."
"한팀이 많으면 하루에 5번까지도 출동하니까, 이 모든 과정을 2시간내에 다해야 하니까 빡 센거야."
박지현이 걸어서 또 새로운 장비를 소개 시켜줬다.
"얘는 응급처치 키트 같은 거야. 힐러의 능력을 담아 놓은 아이템 같은 거라는 데 재사용 불가능 하고 외부에서 납품 받아오는 거라서 따로 건들일 건 없어."
"얘는 무전기, 설명 안해도 알지?"
상당히 많은 종류의 장비에 대한 설명을 다 들었다.
"게이트 내부로 진입할 때 쓰는 장비들도 따로 있는 데 그건 나중에 알려줄게. 일단은 오늘 알려준것만 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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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좋네, 이제 현장 구경하러 가면 되겠다."
경비대원들이 하던걸 내려놓고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개인용장비는 슈트에 한 번에 넣어놨다가 슈트를 입는 걸로 시간을 줄였고 방벽을 치는 장비는 30개 정도 되는 방벽이 담겨 있는 가방하나를 누군가가 챙기는 걸로 끝이났다.
그렇게 각자 개인 장비를 차려입고, 개인 무기를 챙긴 뒤, 공용장비까지 다 챙기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존나 빠르다...'
역시 전문가들이라는 건가? 내 상상보다도 훨씬 빨랐다.
"그냥 출동하면 되는 거에요?"
"어, 알아서 따라갈테니까 출동해."
박지현이 확답을 내리자 경비대원들이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문이 왜 큰가 했더니 한번에 빠져나갈 때 서로 안 부딪히기 위해 저렇게 설계한 모양이다.
"봤지?"
"네... 엄청 빠르네요."
"우리도시가 출동하나만큼은 빠르게 하지, 인력이 부족해서 적은 팀을 계속뺑뺑이 돌렸거든, 좋은 일은 아니지만 덕분에 출동속도만큼은 엄청 빨라... 일단, 따라갈까?"
"네."
박지현을 따라 뛰어갔는데 계속 거리가 벌어졌다.
경비대원들이 다 각성자다보니 내 달리기 속도로 따라잡을 수 없던 것이다.
'아...어떡하지?'
고민하던 시점에 박지현이 경비대원들을 따라가다 말고 갈라졌다.
"어디가세요?"
"오토바이 챙기러 가지, 이번에 게이트가 발생한 곳은 꽤 먼 곳이라서 뛰어서는 가기 힘들어. 미리 힘을 빼놓을 필요도 없고."
경비대원들이 간 곳을 바라보니 트럭같이 생간 차량에 빠르게 장비를 넣고 탑승했다.
'내가 살다살다 자동차를 다 보는 구나.'
"근데 오토바이... 아무리 봐도 1인용 같다만?"
박지현이 가지고 온 조그마한 오토바이를 보고 천마가 어이없어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오토바이보다 A급 각성자가 더 빠르잖니? 너는 고양이 대리고 알아서 따라와."
그리고는 방금 막 출발한 트럭의 뒷꽁무니를 빠르게 쫓아가기 시작했다.
"... 업혀라."
천마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길래 바로 업혔다.
주물럭
엉덩이를 주물럭 거리는 천마의 손길이 느껴지자 바로 등짝을 내리쳤다.
"어허, 착한 손 해야지."
"내 손은 무조건 착한 손이다. 아해가 좋아서 이러는 건데 어떻게 나쁜 손이 될 수 있겠나."
내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빠르게 달려서 박지현의 오토바이 바로 옆으로 붙었다.
"이야 진짜 빠르네 아무리 A급 각성자여도 그렇게 이렇게 여유롭게 따라올줄은 몰랐는데?"
"근데 따라가셔도 되는 거에요? 가다가 B급 게이트 같은게 발생하면 어떡해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 다른팀이 미리가서 다 준비하고 있고 나는 30분안에만 도착하면 되는거지, 고위 게이트를 막는 방법은 지금까지 너희한테 알려줬던 거랑은 많이 다르단다."
그러고는 속도를 높혀서 살짝 거리를 벌렸다.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의미인가?'
거리가 꽤 멀다는 말이 허언은 아닌듯 나름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데에도 5분가까이 걸렸다. 거리로 따지면 8km는 족히 뛰어온 것 같았다.
'빈민가의 경계선 부분인가?'
게이트 주변엔 아무도 모여 있지 않았다.
"작업시작하자."
경비대원들이 빠르게 내려서 주변에 방벽을 치고 트랩을 깔고 각종 장비들을 설치했다.
능수능란하게 움직이며 빠르게 일처리를 진행하자 모든 세팅을 끝마치는 데 5분이 걸리지 않았다.
"내가 구경만 하고 있으라고 한 이유가 뭔지 알겠지? 단시간에는 숙달될 수 없는 일이라 그래, 그리고 미리 누가 뭘할지를 짜놓기도 했고."
"멋있네요."
"그치, 우리가 좀 멋있어."
박지현이 방긋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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